걸음을 멈추고/나희덕

Поделиться
HTML-код
  • Опубликовано: 21 сен 2024
  • #시낭독#시낭송#모닝시#치유시#힐링시#강화유리#나희덕#걸음을멈추고
    걸음을 멈추고 / 나희덕
    그 나무를
    오늘도 그냥 지나치지 못했습니다
    어제의 내가 삭정이 끝에 매달려 있는 것 같아
    이십 년 후의 내가 그루터기에 앉아 있는 것 같아
    한쪽이 베어져나간 나무 앞에
    나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덩굴손이 자라고 있는 것인지요
    내가 아니면서 나의 일부인,
    내 의지와는 다른 속도와 방향으로 자라나
    나를 온통 휘감았던 덩굴손에게 낫을 대던 날,
    그해 여름이 떠올랐습니다
    당신을 용서한 것은
    나를 용서하기 위해서였는지 모릅니다
    덩굴자락에 휘감긴 한쪽 가지를 쳐내고도
    살아있는 저 나무를 보세요
    무었이든 쳐내지 않고서는 살 수 없었던
    그해 여름, 그러나 이렇게 걸음을 멈추는 것은
    잘려나간 가지가 아파오기 때문일까요
    사라진 가지에 순간 꽃이 피어나기 때문일까요

Комментарии • 5

  • @hyunsook3775
    @hyunsook3775 2 года назад +1

    잔잔한 낭송 멋져요
    음성도 넘 좋아요

    • @lavita6565
      @lavita6565  2 года назад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날 되세요...^^♡

  • @안자호-x9k
    @안자호-x9k 2 года назад +1

    좋은 시 좋은 낭송인데ᆢ
    시인과 낭송가의 뜻?과는 전혀 다르게
    지난 여름 쳐냈더 칡넝쿨이 떠올라 몸서리를ᆢ

    • @lavita6565
      @lavita6565  2 года назад

      ㅎㅎ
      저도 낫질 실습 하러 한번 가겠습니다...^^
      손맛이 어떨지 상상하며...

    • @안자호-x9k
      @안자호-x9k 2 года назад

      강화유리님이 실습할 수 있을만큼의 칡넝쿨이 아직 남아있지 않지만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