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을 멈추고/나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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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Опубликовано: 21 сен 2024
- #시낭독#시낭송#모닝시#치유시#힐링시#강화유리#나희덕#걸음을멈추고
걸음을 멈추고 / 나희덕
그 나무를
오늘도 그냥 지나치지 못했습니다
어제의 내가 삭정이 끝에 매달려 있는 것 같아
이십 년 후의 내가 그루터기에 앉아 있는 것 같아
한쪽이 베어져나간 나무 앞에
나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덩굴손이 자라고 있는 것인지요
내가 아니면서 나의 일부인,
내 의지와는 다른 속도와 방향으로 자라나
나를 온통 휘감았던 덩굴손에게 낫을 대던 날,
그해 여름이 떠올랐습니다
당신을 용서한 것은
나를 용서하기 위해서였는지 모릅니다
덩굴자락에 휘감긴 한쪽 가지를 쳐내고도
살아있는 저 나무를 보세요
무었이든 쳐내지 않고서는 살 수 없었던
그해 여름, 그러나 이렇게 걸음을 멈추는 것은
잘려나간 가지가 아파오기 때문일까요
사라진 가지에 순간 꽃이 피어나기 때문일까요
잔잔한 낭송 멋져요
음성도 넘 좋아요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날 되세요...^^♡
좋은 시 좋은 낭송인데ᆢ
시인과 낭송가의 뜻?과는 전혀 다르게
지난 여름 쳐냈더 칡넝쿨이 떠올라 몸서리를ᆢ
ㅎㅎ
저도 낫질 실습 하러 한번 가겠습니다...^^
손맛이 어떨지 상상하며...
강화유리님이 실습할 수 있을만큼의 칡넝쿨이 아직 남아있지 않지만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