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대의 산조가야금을 위한 고다 Simmering - 작곡 황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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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Опубликовано: 26 сен 2024
  • 세 대의 산조가야금을 위한 고다 Simmering
    작곡: 황재인
    “고다"는 고기나 뼈 따위를 무르거나 진액이 빠지도록 끓는 물에 푹 삶는다는 뜻의 동사이다. 어떠한 재료를 고아내는 과정에는 물의 끓음이 전제되지만, "고다"가 주는 인상은 "끓다"와 완전히 구별된다고 느낀다. 격렬하고 역동적인, 그리고 때때로 분노와도 연결되는 극한의 이미지를 가진 “끓다”와는 완전히 다르게, “고다”에게는 차분하고 정적이면서도 강한 정취가 있는 것 같다는 개인적 인상이 있다. 가야금 현을 뜯은 뒤 왼손으로 눌러 여운을 내는 주법의 소리를 들을 때, 나는 그것이 “무엇인가 우러나오는 소리”라는 인상을 받아왔다. 이 인상은 특히 저음에서 이 주법을 사용했을 때 증폭된다고 느낀다. 나는 이런 가야금의 저음에 매력을 느꼈고,
    이 곡은 이 “우러나오는 소리”를 재료로 곡을 써보려는 시도이다.
    ‘물’의 모습을 떠올릴 때, 아주 고요한 가운데 가끔 갖은 이유에 의해 진동하는 모습을 자연스레 떠올릴 수 있다.
    이것은 가열되기 전의 물이다. 고요하던 이 물에 열이 가해지면 물에 대류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하고, 둥글고 둥글게 대류를 거듭할수록 재료에서 우러나온 갖은 성분이 물을 점차 복잡한 화합물로 만든다. 그 과정의 끝에는 피상적인 형태로만
    간신히 존재하는 재료와, 매우 복잡해진 화학적 구성을 갖는 물이 남는다. 물은 고요에서 복잡으로 진행하며
    동시에 재료는 껍데기만 남게 되는, 재료를 고는 일련의 과정을 음악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가야금I 박다솜
    가야금II 김솔
    가야금III 박나영
    [서울가야금앙상블 제4회 정기연주회]
    2020년 1월 30일 목요일 19:30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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