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經에「당체꽃(唐棣:앵두나무)이 봄바람에 하늘거리니 어찌 님을 그리워하지 아니하랴만 집이 멀어 어찌하랴」하였는데, 공자가 뒤를 이어 이르길「연모(戀慕)함이 부족해서 그렇지 진정 그립다면 어찌 집이 멀다 하리오」하였다. 「唐棣之華,偏其反而。豈不爾思?室是遠而。」子曰:「未之思也,夫何遠之有?」 子罕:31 【註解】 얼핏 보면 그리운 연인을 두고 마음 애태워하는 통속 연애시로 읽히지만 실은 인(仁)을 적극적으로 찾고 구하려 하면 인(仁)은 항상 가까이 있다는 수도(修道)의 원리를 일시(逸詩) 한편의 비유를 들어 탄식하는 장이라는게 주자의 해석이다.「仁이 멀리 있다고만 하지 말고, 그대가 진심으로 仁을 원하기만 한다면 仁은 언제나 그대 곁에 머물고 있다」는 술이(述而)편의 내용과 같다는 것이다. 늘 그렇듯『詩經』은 필요한 자(字)를 추출하여 말하려는 의도만 취하려는 단장취의(斷章取義)의 용도로 많이 인용된다. 당체(唐棣)는 산앵두(郁李)이고, 화(華)는 꽃이다. 편(偏)은 하늘하늘 나부낀다는 ‘편편(翩翩)’의 뜻이고, 반(反) 역시 산들산들 흩날리는 모양이다. 「산앵두꽃 바람에 하늘하늘 나부끼고 잎새 산들거리네(唐棣之華,偏其反而)」라는 앞의 두 구절만 보면 영락없는 남녀간 연애시다. 하지만 공자가 진짜 언급하고자 했던 것은 뒷 두 구절이다. 주자의 주장에 의하면 공자가「어찌 임 생각에 애태우지 않으리오만, 집이 멀어 어떡하나?(豈不爾思?室是遠而)」라는 구절을 끌어내 임 그리워하듯 인(仁)을 간절해 하는 사람이 없는 현실을 한탄한 것이라고 한다. 진정 사모하는 마음이 그지없고 그리움이 북받쳐 오른다면 물리적 거리가 무슨 대수이며 구하러 가지 못할 곳이 어디 있겠느냐는 것이다. 집이 멀다는 것은 핑계고 갈구하는 진심이 부족한 것임(未之思)을 일깨우고 있다. 한편 고주(古註)는 前章(30章)과 이 장을 하나의 장으로 묶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30장의 핵심이랄 수 있는「권(權)」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주자의 주장처럼 공자는 인(仁)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산앵두의 비유를 들어 권도(權道)를 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보통 나무는 먼저 잎이 나온 후에 꽃이 핀다. 그리고 꽃가루를 수정해 열매를 맺는다. 그런데 잎이 나오기도 전에 꽃이 먼저 피는 나무들이 있다. 진달래, 매화나무, 목련 등과 같이 주로 겨울에 강한 나무들이다. 산앵두나무 역시 진달래과에 속하는 활엽관목으로 꽃잎이 먼저 벌어진다. 원래는 잎이 먼저 나고 꽃이 피는 것이 맞지만 산앵두처럼 꽃이 먼저 피어도 결국에는 열매를 맺는 것은 매한가지라며 처음에는 경도(經道)에 어긋나지만 결과적으로는 도(道)에 합당한 권(權)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해석한다(何晏註).「偏其反而」의 ‘편(偏)도 하늘거리다(翩翩)는 의태어가 아닌 한 가지를 고집하는 외곬이라는 원래의 의미로 읽어「산앵두나무 꽃은 반대를 고집하는 외곬」이라고 한다. 여기서는 주자의 주장을 취했다. 저의 개똥주석~^
아주 생각을 많이 하게하는 의견에 감사드리비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논어 강의를 듣게된 올 한 해 너무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더욱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詩經에「당체꽃(唐棣:앵두나무)이 봄바람에 하늘거리니 어찌 님을 그리워하지 아니하랴만 집이 멀어 어찌하랴」하였는데, 공자가 뒤를 이어 이르길「연모(戀慕)함이 부족해서 그렇지 진정 그립다면 어찌 집이 멀다 하리오」하였다.
「唐棣之華,偏其反而。豈不爾思?室是遠而。」子曰:「未之思也,夫何遠之有?」 子罕:31
【註解】
얼핏 보면 그리운 연인을 두고 마음 애태워하는 통속 연애시로 읽히지만 실은 인(仁)을 적극적으로 찾고 구하려 하면 인(仁)은 항상 가까이 있다는 수도(修道)의 원리를 일시(逸詩) 한편의 비유를 들어 탄식하는 장이라는게 주자의 해석이다.「仁이 멀리 있다고만 하지 말고, 그대가 진심으로 仁을 원하기만 한다면 仁은 언제나 그대 곁에 머물고 있다」는 술이(述而)편의 내용과 같다는 것이다. 늘 그렇듯『詩經』은 필요한 자(字)를 추출하여 말하려는 의도만 취하려는 단장취의(斷章取義)의 용도로 많이 인용된다.
당체(唐棣)는 산앵두(郁李)이고, 화(華)는 꽃이다. 편(偏)은 하늘하늘 나부낀다는 ‘편편(翩翩)’의 뜻이고, 반(反) 역시 산들산들 흩날리는 모양이다. 「산앵두꽃 바람에 하늘하늘 나부끼고 잎새 산들거리네(唐棣之華,偏其反而)」라는 앞의 두 구절만 보면 영락없는 남녀간 연애시다. 하지만 공자가 진짜 언급하고자 했던 것은 뒷 두 구절이다. 주자의 주장에 의하면 공자가「어찌 임 생각에 애태우지 않으리오만, 집이 멀어 어떡하나?(豈不爾思?室是遠而)」라는 구절을 끌어내 임 그리워하듯 인(仁)을 간절해 하는 사람이 없는 현실을 한탄한 것이라고 한다. 진정 사모하는 마음이 그지없고 그리움이 북받쳐 오른다면 물리적 거리가 무슨 대수이며 구하러 가지 못할 곳이 어디 있겠느냐는 것이다. 집이 멀다는 것은 핑계고 갈구하는 진심이 부족한 것임(未之思)을 일깨우고 있다.
한편 고주(古註)는 前章(30章)과 이 장을 하나의 장으로 묶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30장의 핵심이랄 수 있는「권(權)」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주자의 주장처럼 공자는 인(仁)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산앵두의 비유를 들어 권도(權道)를 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보통 나무는 먼저 잎이 나온 후에 꽃이 핀다. 그리고 꽃가루를 수정해 열매를 맺는다. 그런데 잎이 나오기도 전에 꽃이 먼저 피는 나무들이 있다. 진달래, 매화나무, 목련 등과 같이 주로 겨울에 강한 나무들이다. 산앵두나무 역시 진달래과에 속하는 활엽관목으로 꽃잎이 먼저 벌어진다. 원래는 잎이 먼저 나고 꽃이 피는 것이 맞지만 산앵두처럼 꽃이 먼저 피어도 결국에는 열매를 맺는 것은 매한가지라며 처음에는 경도(經道)에 어긋나지만 결과적으로는 도(道)에 합당한 권(權)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해석한다(何晏註).「偏其反而」의 ‘편(偏)도 하늘거리다(翩翩)는 의태어가 아닌 한 가지를 고집하는 외곬이라는 원래의 의미로 읽어「산앵두나무 꽃은 반대를 고집하는 외곬」이라고 한다. 여기서는 주자의 주장을 취했다.
저의 개똥주석~^
댓글 경지에 오르셨군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