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단상] 태원준 - 엄마, 일단 가고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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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Опубликовано: 24 сен 2024
- 굉장히 짧은 시간 동안
아버지와 할머니가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저에게는 아버지와 할머니였지만
어머니께는 남편과 친정어머니셨죠.
어머니께서 많이 힘들어하셨고
또 많은 슬픔에 잠기셨기 때문에
여행으로 어머니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지 않을까하고
어머니와 함께 배낭을 메게 됐습니다.
여행을 하면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것들을 하고 싶다던,
하지만
그게 뭔지는 모르겠다던 엄마였다.
오늘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누구의 아내, 엄마, 딸이 아닌
엄마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하는 일.
엄마는 베이징 천단공원 한 가운데서 낯선 이들과 어울려
이마에 땀이 맺히도록 춤을 추고 있다.
나도 누나도 집 걱정도 모두 잊고서
아무런 걱정 없이 어린 아이처럼 순간을 즐기는 모습.
내가 엄마와 함께 여행을 하고 싶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 작은 사건이 마음에 파장을 일으킨다.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엄마와 아들이구나.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와 함께
길을 떠난다는 사실 만으로도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될 자격이 있다.
해맑은 미소를 짓는 엄마의 모습이
내겐 영락없는 아이다.
세계라는 테마파크에 첫 발을 내디딘
호기심 가득한 아이.
낭독|태원준
BGM|박주원 - Manouche Waltz (Feat. 전제덕)
제작/배급|우면동워터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