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자막] 나의 죽음(Моя смерть) · 콘토라(Контор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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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Опубликовано: 26 янв 2025

Комментарии • 24

  • @gavriil_chelovekov
    @gavriil_chelovekov  7 месяцев назад +9

    "사무소"(Контора)는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 레닌그라드에서 활동했던 언더그라운드 밴드입니다. "이단"(Ересь)은 이들의 데뷔 앨범이자 어쿠스틱 앨범으로, 조악한 녹음 환경에도 불구하고 열정이 가려지지 않는 앨범입니다. 안타깝게도 해당 밴드는 큰 성공은 거두지 못하고 사라졌고, 이 외 몇몇 부틀랙이 남아 있습니다. 해당 앨범은 카세트 앨범으로만 유통되었으나, 이후 당시 멤버 중 한 명이 리마스터링을 거쳐 재발매하게 됩니다.
    그리고 몇 년 뒤 이들은 밴드 이름을 "임금님과 익살꾼"(Король и Шут)로 바꾸게 됩니다. 제 채널 자주 들리신 분들이라면 아마 이 이름이 더 익숙할 겁니다.
    "콘토라"는 카롤 이 슈트의 전신으로 총 5인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이후 키시의 중심이 되는 알렉산드르 "발루" 발루노프, 안드레이 "크냐시" 크냐제프, 미하일 "고르쇽" 고르셰뇨프 3인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키노"와 "가린 이 기페르볼로이디"의 관계와 비슷하겠군요)
    고르쇽의 집에서 테이프 레코더로 녹음한 이 앨범(정식 명칭 "이단 혹은 인간 예슈아 하노츠리를 추모하며Ересь, или Памяти человека ГаНоцри Иешуа". 불가코프의 걸작 "거장과 마르가리타"의 레퍼런스입니다. 누가 러시아인 아니랄까봐 데뷔 앨범부터 문학 갬성으로 그득하군요)은 빈말로도 좋은 음질을 자랑하지는 않으며 수록곡 중 한 곡("Пьянка")을 제외한 나머지는 카롤 이 슈트 시절에도 빛을 보는 일 없이 완전히 묻혔습니다. 해당 앨범의 장르는 호러 펑크로 분류되는데, 그럼에도 우리가 흔히 아는 슬라브 민담꾼스러운 노래라기보다는 좀 암울한 성향의 노래들이 많습니다.
    다만 이 앨범의 수록곡들은 극초창기(심지어 당시 고르쇽은 아예 중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키시 주요 3인방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노래 쓰는 것도 쉽지가 않아서 한 곡 쓰는 데 하루 넘게 걸리는 일도 많았지만, 당시 락커 꿈나무들이던 3인방은 이 앨범에 상당한 애정을 쏟았고 특히 고르쇽은 녹음 과정에서 극도로 섬세하게 작업했다고 합니다. 대다수 노래는 고르쇽이 보컬과 멜로디 작곡, 발루가 가사 작성을 맡은 구조였습니다. (크레딧을 보면 두 사람의 지분이 상당히 큰 편입니다)
    어쿠스틱 기타 둘, 베이스 기타 하나, 맥주통(타악기용. 드럼이 없어서 맥주통을 두드리고 크냐시가 이어폰 양쪽을 잡고 서로 두들기는 참 안습한 방식으로 녹음했다고 합니다) 하나를 主로 하여 (뭐 플루트 등 이것저것 다른 악기들을 사용하긴 했는데, 일단은) 연주한 이 노래들이 그리 인기를 끌었다고는 못 하겠으나, 최근에 앨범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그 중에서 괜찮은 노래를 하나 소개하려 가져왔습니다. 제가 들었던 버전은 카세트를 그대로 딴 버전이라 음질이 진짜 죽여줬는데 2015년 발루가 할리우드의 스튜디오에서 리마스터링을 해서 재발매해서 다행히 귀갱 수준은 벗어났습니다.
    딱 우울한 하루를 끝마치고 오른 어둑어둑한 밤길에 어울릴 법한 노래, 한 번 즐겨(?)보시길.

  • @LVCIVSBRVTS
    @LVCIVSBRVTS 7 месяцев назад +6

    죽을듯이 우울함을 껴안고 사는 모든 이에게 무한안 우정을 보내리...

    • @이종욱-f6w
      @이종욱-f6w 7 месяцев назад

      너무 멋진 말이에요

    • @gavriil_chelovekov
      @gavriil_chelovekov  7 месяцев назад

      무한한 우정 중 일부는 자기 자신의 몫으로 남겨둡시다. 모든 이들을 밝히는 심지가 결국 바스라 사라지는 꼴은 보고 싶지 않으니까 말이죠...

  • @Tsoi_alive
    @Tsoi_alive 7 месяцев назад +2

    아니 카롤 이 슈트의 전신이라곤 믿기지 않을 분위기의 노래네요

    • @gavriil_chelovekov
      @gavriil_chelovekov  7 месяцев назад

      "어쿠스틱" 앨범부터는 발라드스러운 노래도 많이 발표하곤 했는데, 그래도 이렇게 대놓고 시궁창으로파고들어가는 스타일은 확실히 키시로 이름 바꾼 뒤부터는 찾기 힘든 스타일이긴 합니다.

  • @brrrrrrrrrrrrrrrrrrrrt
    @brrrrrrrrrrrrrrrrrrrrt 7 месяцев назад +4

    러시아 특유의 감성이 참 좋은 것 같아요..

    • @gavriil_chelovekov
      @gavriil_chelovekov  7 месяцев назад +2

      "러시아라는 나라를 세 단어로 표현하면?"
      "ничего, смерть и тоска" (無, 죽음 그리고 恨)
      - 예전에 디스코드에서 본 어느 명언

  • @rifded1
    @rifded1 7 месяцев назад

    우리나라에선 느껴보지 못한 그런 노래의 느낌이 드네요

    • @gavriil_chelovekov
      @gavriil_chelovekov  7 месяцев назад

      우리나라에서까지 느끼고 싶은 그런 감정은 아니군요 ㅋㅋㅋ

    • @rifded1
      @rifded1 7 месяцев назад

      @@gavriil_chelovekov 맞긴합니다 ㅋㅋㅋ

  • @august9254
    @august9254 7 месяцев назад

    포세프도 그렇고 러시아의 유명한 밴드들의 초창기 부틀렉은 진짜 뭐가 있는것 같습니다. 때묻지 않은 순수함같은게 느껴는데, 문제가 가사가 번역된게 잘 없다는거죠...

    • @Morgenmann
      @Morgenmann 7 месяцев назад +2

      어린 시절의 열정과 미숙한 음악

    • @gavriil_chelovekov
      @gavriil_chelovekov  7 месяцев назад

      그래도 콘토라는 가사가 공개되어 있다는 점에서 양반이고, 포세프도 음원이 이리 저리 공개되어 있다는 점에서 평균은 합니다. 이걸 보고 다행이다 싶은 게 참 안습이긴 합니다만.

    • @august9254
      @august9254 7 месяцев назад

      ​@@gavriil_chelovekov 음원이 유실되거나 아예 녹음이 안된 것 보다야 나은거죠. 그런 김에 혹시 포세프의 Возвращение Домой(Там...) 가능할까요?

    • @gavriil_chelovekov
      @gavriil_chelovekov  7 месяцев назад

      @@august9254 сделай сам 앨범 발매되면 함 올려보죠. 이미 발매되었다는 정보가 돌고 있던데...

  • @김이박-u8t
    @김이박-u8t 7 месяцев назад

    분위기 쥑이네

  • @개구락지-j7m
    @개구락지-j7m 7 месяцев назад +2

    생각해보면 러시아라고 밝고 희망찬 노래가 없는 거는 아닐텐데 유독 러시아/동구권 쪽 음악이 염세적이고 무거운 느낌이 두드러지는게 신기하긴 하네요

    • @gavriil_chelovekov
      @gavriil_chelovekov  7 месяцев назад

      어쩌면 그런 노래만 접해서 그런 걸지도 모르죠 ㅎㅎ 당장 마시나 브레메니나 주파르크, 아프토그라프 같은 것만 봐도 좀 더 화사하고 활기찬 편이니...

    • @Dohan06
      @Dohan06 3 месяца назад

      90년대의 혼란에 여전히 헤어나오지 못한 느낌도..

  • @상원이-r2r
    @상원이-r2r 7 месяцев назад

    의외로 크냐즈하고 고르쇽이 긴 인연을 가지고 있었군요.. 고르쇽 생긴걸로 봐서 돈벌려고 뭉친 사이인줄 알았는데

    • @상원이-r2r
      @상원이-r2r 7 месяцев назад

      그나저나 러시아사람들은 거장과 마르가리타 참 좋아하는군요. 아리야의 피에는 피로도 같은 모티브였던것 같은데....

    • @gavriil_chelovekov
      @gavriil_chelovekov  7 месяцев назад +2

      @@상원이-r2r ㅋㅋㅋ 두 사람이 어디 깡촌에서 굴러먹다 온 고프닉 산적 꼬라지긴 하지만 그래 보여도 학창 시절부터 같이 놀던 사이긴 합니다.
      + 조악한 번역본으로 읽어도 씨바 쩐다 하는 생각이 드는 명작인데 이걸 원어로 원작으로 읽은 사람들은 어떤 느낌이겠읍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