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만난 시] 눈물 - 김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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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Опубликовано: 12 ноя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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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김미희
울고 나서야 알았다
울어도 울어도 눈물은 마르지 않는다는 것을
삼키는 것도
삼켜보고 나서야 알았다
삼켜도 삼켜도 목이 마르다는 것을
찾아오지 않으리란 걸 알면서도
차곡 차곡 접어두었던 기억들은 아직
길들지 않은 채 틈새에 갇혀있다가
제풀에 발효된 마음이 흐른다
눈물을 흘린다는 것은
이렇듯 마음이 흐르고 있다는 것
차라리 들키고 싶었던 비밀의 문을 따고
과거의 나에게 미래의 나를 대면
누수로 흐르는 것이 제격인 것을
제 몫만큼 그저 조용히 흐르면 되는데
종착역이 어디인가를
두리번거릴 필요가 없다
울자
울어야 지나온 자리에 눈물이 고이고
고인 눈물에 별 하나 반짝 돋는
아 이 투명의 전율
울고 나서야 본다
삼키고 나서야 만져진다
― 문학매거진 《시마(詩魔)》 2024년 가을, 20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