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4개월차 접영입문 하다.

화목반 담임 선생님이 다른 운동을 하다가 부상을 당했다. 그래서 몇 주간 다른 선생님 지도를 받고 있다. 이 선생님은 기존 선생님들과 코칭 방식이 약간 다른 것 같다. 몸에 힘을 빼는 걸 더 많이 체크해 주신다고 할까. 이런 방식은 수영 입문 4개월차인 나 같은 수린이에게 매우 유익하게 느껴진다. 왜냐하면 몸에 긴장이 들어가는 것 때문에 호흡과 자세까지 다 망가지기 때문이다. 수영은 그런 면에서 내 몸의 긴장을 스스로 확인하고 이완하는 연습을 할 수 있는 놀라운 운동인 것 같다.
원래 화목반은 수영 입문반으로 개설되었다. 그런데 수력이 상당한 회원들이 우리 반에 꽤 들어왔다. 나는 그 사실을 처음에는 몰랐지만 재등록이 거듭될수록 깨닫게 되었다. 이런 현상은 다른 수영장에서도 늘 있는 일인가 보다. 처음에 부푼 목표를 갖고 수영에 입문했는데 초보반에 웬 물개들이 들어와서 기를 죽여 놓으니 말이다. 나는 배움의 기본은 절대평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그동안 견뎠는지도 모른다. 그에 대한 보상인지는 몰라도, 회원들이 대거 빠져나니 이제 좀 제대로 지도를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내가 수영 코치였다면 어땠을까? 너무 많은 회원들을 감당하려면 업무 강도도 높고 회원 개개인을 다 신경 쓰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지금 월수금 반이 딱 그렇다. 입문자와 경력자가 반씩 섞여 있으니 초보 회원들이 포기할 만도 하다. 그런데 선생님이 우리 반을 50m 기준으로 둘로 쪼갠 덕분에 회원들이 어느 정도 자기 페이스에 맞춰 배울 수 있어 잘 버티고 있는 것 같다. 4개월을 채워가니 수영을 어떻게 배워야 할지 조금씩 감이 잡힌다. 회원 수가 가능하면 적은 반에서 주 2-3회 강습을 받고 나머지는 자유수영으로 혼자 훈련하는 것이 이상적일 것 같다. 그래서 네 가지 영법 기초를 모두 배우면 월수금 반에서는 나올 생각이다. 물론 회원 수가 갑자기 확 줄어든다면 꾸준히 나갈 것이다.
오늘은 접영의 기초 동작인 웨이브를 배웠다. 화목 반에 잘하는 회원들이 몇 명 있는 덕분에 그들의 진도에 나도 묻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내 몸이 남자치고는 유연한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웨이브 동작은 어색했다. 여러 가지 운동을 동시에 배우면서 느끼는 것은 몸의 유연성은 기본인 것 같다. 우리 반에 할머니가 한 분 있는데 경력이 몇 년 되는 것 같다. 굳이 중고급반에 가지 않는 이유는 모르겠는데 새로운 영법을 배우자 마자 바로 습득하는 기적을 보여주신다. 오늘 선생님이 내 웨이브를 잡아 주는데 할머니가 내 자세를 보고는 웃음을 감추질 못한다. 나는 이것이 일종의 한국형 배움의 무의식적 마인드가 아닐까 생각한다. 남과의 비교를 통해서 자신의 실력을 평가하고 우월감을 느껴야 직성이 풀리는 심리랄까. 그런 생각을 하니 지금까지 나는 오직 나의 실력을 기준으로 수영을 포기하지 않고 배우고 있다는 것을 새삼 알아채게 된다. 늘 그렇듯이 모든 배움은 결국 나와의 경쟁이다. 이것을 잊는 한 우물 안에서만 놀게 될 것이다. 물공포를 극복하고 접영까지 오게 된 나 자신이 기특하다.

[@user-pl3ts2zj8o]

맞아요. 뭐든 남과 경쟁보다 자신과의 어제의 나와의 경쟁이라고 생각하고 임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수영장을 포기 안 하고 사 개월차에 진입할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아요.

[@lumenmove]

수영을 꾸준히 하시는 분들은 다른 것도 잘하실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함께 꾸준한 수영인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

[@user-pl3ts2zj8o]

@@lumenmove 감사합니다😄

[@user-en3gc8ui2i]

짝짝짝 저도 이번에 4개월차 접어들었습니다 같이 열심히 운동해요 수영 만만하게봤다가 정신차리고있는중입니다 ㅋㅋㅋ 화이팅!!!!

[@lumenmove]

수영 동기시군요!! 처음이라 어렵지만 평생 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운동이네요. 올해 함께 물개로 거듭나기를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