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농부]아버지의 엑셀-신은숙(낭송 : 나종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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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Опубликовано: 23 сен 2024
  • 아버지의 엑셀
    신은숙
    예순 넘어 면허 따신 아버지
    중고 엑셀 자동차 한 대 장만하셨다
    이른 아침이면 마당에 나가
    차를 닦으셨다 낯선 콧노래 부릉부릉 흘러나왔다
    못투성이 고단한 몸과 연장을 실어 나르던
    아버지의 엑셀은 지치지 않는 펌프 같았다
    속이 좋지 않다고 동네 병원을 다녀오신 아버지
    암 그림자 몰래 싣고 큰 병원 찾아가셨다
    넓은 주차장 한구석
    엑셀은 묵묵히 여름을 나고 찬 서리를 맞고 있었다
    아무도 임종을 보지 못했다
    그날 이후 시동이 걸리지 않던 자동차
    나는 그가 간 곳이 단지
    폐차장이 아니라는 것을 믿는다

Комментарии • 4

  • @푸른은하-l2h
    @푸른은하-l2h Год назад +1

    아버지에 대한 시가 좋네요~~^^

    • @징검다리-e5o
      @징검다리-e5o  Год назад

      저도 이 시를 낭송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추억들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던 기억이 납니다.

  • @kesolee11
    @kesolee11 2 года назад +1

    낭송시를 들으며 가슴 한켠으로 먹먹함과 눈가로 물방울이 맺히네요. 우리 모두의 아버지가 그러하셨기에. 우리도 그런 아버지의 뒤를 따라 그리할지도 모를 것이기에.
    아버지에게 엑셀은 아버지의 모든 것을 실어나르는 도구였을 듯 싶네요. 농시를 짓기 위한 씨앗도 연장도, 그리고 자식에 대한 사랑까지도. 그리고 아버지의 속에서 자라난 그 못쓸 녀석조차도~

    • @징검다리-e5o
      @징검다리-e5o  2 года назад

      20여년 전에 떠나가신 아버지는 아직까지도 저의 가슴속에 묵직하게 자리하고 계십니다.
      아버지처럼 살 수만 있다면... 아버지가 된 저의 지금의 소망이기도 합니다.
      신은숙 시인의 "아버지의 엑셀"을 읽으니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바위처럼 무겁게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