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농부]장승리-신은숙(낭송:나종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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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Опубликовано: 23 сен 2024
  • 장승리
    신은숙
    장승리(長承里)는 양양 서면(西面)에 있고 사람보다 집이 많아 생각도 많다 시인의 이름도 아니고 장승도 가고 없지만 한때 번영으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던 곳이다 철든 동네였지만 철 없어진 지 오래인 장승리에서는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
    죽은 사람들이 절벽에서 걸어 나온다 울타리 없는 사택들 따개비처럼 붙어 있다 신작로 난전엔 철철 넘치는 흥정이 있다 다리 아래 빨래터엔 소문이 번개처럼 구워진다 분교엔 허허 웃는 머리 허연 선생님 팔에 철 가루 같은 아이들이 달라붙는다 목욕탕 극장 이발소 양지마을 출렁다리도 여전히 관절을 앓는다
    푸르른 날 더 푸른 철광산 부르면 잿빛으로 길게 이어지는 하늘 아래 있지만 없는 것들로 가득한 이상한 철의 나라 녹슨 강삭철도처럼 울지 않는 도르래처럼 굳건한 그 이름

Комментарии • 6

  • @나는농부요
    @나는농부요 Год назад +2

    그립습니다.
    지나간 그 날들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 @징검다리-e5o
      @징검다리-e5o  Год назад +1

      생각은 느리게 변하는데 주변은 너무 빨리 변해가니 마음이 어지럽기도 합니다.

  • @배달검
    @배달검 2 года назад +2

    예전 마을에 장승이 많아서 장승리인가 보군..구수하면서도 발음이 좋군.자막이 없어도 귀에 쏙쏙 들어옴니디~^^

  • @kesolee11
    @kesolee11 2 года назад +2

    잊혀지고 사라져가는 것들의 아쉬움, 그곳에서의 삶과 애환, 그리고 머물렀던 자들의 그리움. 그곳은 마음에서 살아나 가슴으로 흐른다.

    • @징검다리-e5o
      @징검다리-e5o  2 года назад

      새로운 것에 밀려나는 추억들이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