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포이 단편 소설] Kiss and F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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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Опубликовано: 14 ноя 2024

Комментарии • 14

  • @앙녕-q4e
    @앙녕-q4e  3 года назад +37

    [ Kiss and Fight ]
    “꺼져.”
    “내가 꺼진다고 달라질 건 없을 것 같은데.”
    어느 한 여자가 벽에 느긋하게 기대어 서 있는 한 남자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쏘아붙였다. 그러나 남자는 여자가 무엇을 하든지 딱히 나갈 생각은 없어 보였다. 단지 꿋꿋이, 그 자리에 서 있을 뿐이었다.
    무슨 생각인 건지 꽤 오랜 정적이 흘렀음에도, 그 남자는 그녀의 두 눈을 계속해서 응시했다. 그 검은 눈동자를 계속 주시하면서 그는 그녀의 눈동자가 마치 블랙홀과도 같다는 걸 알아냈다. 그 두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그 속으로 빨려들어 갈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그녀의 눈동자를 보고 있으면 꼭 위험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한 번 빠지면 다시는 못 빠져나올 블랙홀처럼 말이다. 그냥, 피해야 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그는 그것을 딱히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눈동자를 계속해서 마주치려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그녀는 그런 행동들이 매우 거슬렸다. 마음에 들지도 않았고, 왜 이러는지 이해조차 할 수 없었다. 그렇게 행동한다해서 그에게 이득이 갈 것은 전혀 없었는데도 그는 한결같이 행동했다.
    “너 때문에, 다 망쳤어.”
    “네가 부족한 탓이겠지.”
    “닥쳐, 니가 뭘 안다고 지껄여.”
    패배하지 않을 것만 같던 그녀의 두 눈동자가, 그의 회색빛 눈동자에 의해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그녀는 억울했다. 그녀는 못돼먹게 행동한 게 하나도 없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 누군가와 경쟁하고 있어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그녀는 누구보다 노력했고, 누구보다 강인했다.
    그런 그녀가 무너질 일은 절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오늘만큼은 그녀도 자신의 두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을 막을 순 없었다.
    그녀는 누군가 이 억울함을 대신 품어주었으면 했다. 그녀는 누구에게 뒤처질만한 짓은 하지 않았으니, 그녀는 왜 하필 이 억울함의 주인공이 자신인가 생각했다.
    그렇기에 그녀는 그 억울함을 자신의 눈물로 흘려보내고 있었다. 그녀의 볼을 타고 내려가 차디찬 바닥에 도착한 눈물은 그대로 증발해버리고 말았다. 마치 억울함을 대신 없애준다며 그녀를 위해 희생해주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그녀는 이렇게라도 자신의 억울함이 사라지길 바랐다.
    그녀는 지금 눈앞에 있는 게 누구인지 신경 쓸 겨를조차 없었다. 지금 그녀의 최우선은 단지 자신의 억울함을 표출해내는 것이었다.
    그녀는 절대 자신이 노력하지 않아서 이렇게 된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보다 뛰어난 그의 탓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보다 노력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가 보기에 적어도 그는, 그녀만큼은 노력한 게 없었다.
    그런 그가 바로 자신의 앞에 서 있다는 게, 문에 기대어 울고 있는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는 게, 그녀를 미치도록 화가 나게 만들었다.
    “꺼지라고… 했을 텐데.”
    그녀가 다시 그를 향해 쏘아붙이자, 그는 자신이 기대고 있던 문에서 일어나 다시 중심을 잡았다. 그녀는 그제서야 저 끈질긴 것이 가나 보다 생각했다.
    그녀는 지금 그 앞에서 이리 무방비하게 울고 있다는 것이 그렇게 자존심이 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더 이상 그를 노려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도저히 이 처지로는, 그를 마주 보는 것이 너무나도 창피했다.
    그녀는 단 한 번도 이리 망가진 적은 없었다. 그 앞에서 눈물을 보인 적도 없었고, 그의 눈을 못 마주친 적도 없었다. 그러나 이번이야말로 그녀는, 그에게 졌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정말로 그녀보다 훨씬 더 뛰어났으니 말이다. 성적이든, 마법이든, 그를 이겨보려 이를 악물고 버텨온 그녀였지만 결과는 늘 한결같았다.
    곧 나갈 것처럼 자세를 잡던 그는 어느새 그녀의 앞까지 와 있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그녀의 앞에 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녀는 그제서야 고개를 들어 그를 마주했다.
    그러자 그의 회색빛 눈동자와 그녀의 검은 눈동자가 마주쳤다.
    그의 눈동자에는 가끔 하늘색 빛이 반짝이는 것도 같았다. 그는 눈동자도 그녀의 것보다 훨씬 예뻤다. 그녀의 어두운 눈동자와는 달리 그의 눈동자는 항상 빛나고 있었으니까.
    그가 어떤 말을 해도 그녀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가 자신보다 뛰어나단 걸 인정하고 난 뒤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의 행동은 그녀의 생각을 완전히 빗나가 버렸다. 그는 그녀의 앞에 선 뒤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또다시 그녀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그녀의 입술 위로 포근한 느낌이 느껴졌다. 그가, 그녀와 입을 맞춘 것이었다. 그녀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파악할 새도 없었다. 한순간이었다.
    그녀는 당황스러운 마음에 그의 가슴을 있는 힘껏 내리쳤다. 그러나 그는 그녀의 그런 행동에도 밀려날 기세가 전혀 없어 보였다. 그럴수록 허리를 잡고 더 조여올 뿐이었다.
    그도 분명 지지 않으려 노력했을 것이다. 물론 그녀만큼은 아니었을지라도, 그도 그녀를 하나의 라이벌 상대로 보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가, 그녀와 입을 맞추었다.
    도대체, 내 눈 앞에 있는 이 남자의 마음은 도통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녀는 단 한 번도 그와 입을 맞출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 한 일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더 당황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녀는 그를 하나의 적으로만 생각해왔는데, 그는 다른 마음이었던 것일까?
    그가 그녀에게 다른 마음을 품고있지 않고서야, 이리도 충동적인 짓을 저지를 순 없었다.
    숨이 가빠 올 때쯤, 그는 조심스럽게 그녀와 멀어졌다. 그녀는 아직도 이게 무슨 일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눈치가 빠른 편인 그녀였지만, 이번만큼은 어쩔 수 없었다. 당황스러웠다.
    그는 멍하게 서 있는 그녀의 눈을 또다시 잠시동안 바라보더니, 그제서야 입을 뗐다.
    “이기고 싶으면, 더 노력해.”
    그렇게 말한 그는 그대로 문밖을 서서히 빠져나갔다. 그녀는 그가 나간 뒤로도, 한동안 그 자리에서 멍하니 문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눈물은, 이미 식은 지 오래였다.

  • @담르
    @담르 3 года назад +1

    아 미친.. 왜 이제 봤지.. 작가님 진짜 하...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님이셔요.. 😭😭💕💕 쓰시는 것마다 어째 내 취향인지...❤

    • @앙녕-q4e
      @앙녕-q4e  3 года назад +1

      우왁 ㅜㅜㅜㅜ 감사합니다 ㅜㅜㅜㅜㅜㅜㅜ 💕💕

  • @kd7033
    @kd7033 3 года назад +1

    미쳐따,,,, 설레죽어요 ㅠㅠ 계속 진다면 항상 키ㅅ,, 받을 수 있는 ㅎㅎ,,

    • @앙녕-q4e
      @앙녕-q4e  3 года назад +1

      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정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아하-u4v
    @아하-u4v 3 года назад +2

    헐.. 오랜만이에요 ㅠㅠ 작가님 ㅠㅠ 진짜 작가님이 노래 선곡은 맛깔져요❤️❤️❤️❤️❤️첫곡 진짜 ㅠㅠ🥺❤️❤️❤️ 혹시 쟤 마음을 가져가신건가요?🥺❤️❤️
    +
    단편이여서 그런지 더 미련이 남아요 😢 단편은 항상 사랑이죠..😭❤️

    • @앙녕-q4e
      @앙녕-q4e  3 года назад

      으아 감사합니다 ㅠㅠㅠㅠ 저도 단편 좋아해요.. ❤️ 씁쓸한 맛이죠 ㅎㅎ

  • @조아진-p7q
    @조아진-p7q 3 года назад +1

    미쳤다 진짜

  • @푸른참치
    @푸른참치 3 года назад

    아씨 나 죽어요 진짜

  • @김민서-m6e
    @김민서-m6e 3 года назад

    와드요!

  • @jjnnttkk8000
    @jjnnttkk8000 3 года назад

    살아계셨군요.!(?)

    • @앙녕-q4e
      @앙녕-q4e  3 года назад

      저.. 저 안 죽었습니다....

  • @아잉-b2c
    @아잉-b2c 3 года назад

    와드여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