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포이 소설] 🍏 풋풋했던 그 사랑이라서, 더 좋았나 봐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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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Опубликовано: 14 ноя 2024

Комментарии • 94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52

    [prologue]
    “y/n, 도와준다더니 세 시간이 넘게 대체 뭘하고 있는건데”
    문 밖에서 짜증 섞인 언니 목소리가 들린다.
    사실 욕 먹어도 싸긴 하다. 이사 도와준다고 와서는 몇 시간째 추억팔이 중이니까.
    “내가 오늘 밤까지는 꼭 정리해놓을게. 꼭. 오랜만에 집에 오니까 옛날 생각이 좀 나서”
    “필요 없는 건 좀 버려. 그 퀴퀴 묵은 고물들도 좀 버리고.”
    이제는 문까지 열고 들어와 잔소리를 하는 언니다.
    "이게 다 중요한 거야. 언니 같이 감정이 메마른 로봇이 이걸 어떻게 이해하겠어.”
    “하..... 이렇게 난장판을 만들어 놓으면 어떻게 정말. 정리를 한다더니 돼지우리를 만들어 놨네. 내일 이삿짐 센터 오기 전에 싹 다 정리해놔.”
    “마법만 쓰면 금방 뚝딱 끝날 텐데. 마법부에서도 한국까지는 감시 안 하지 않을까? 안 그래?”
    “또 뭐라는 거야. 그 이상한 마법학교 졸업한지가 언젠데 언제까지 마법 타령하려고. 정신 좀 차리고 이 쓰레기장 빨리 치워.”
    “농담이야 농담. 농담 한 번 받아주는 법이 없어. 로봇이 따로 없다니까”
    잔소리가 다 끝났는지 언니는 한숨만 내쉬고는 방을 나갔다.
    그렇게 다시 조용해진 방에는 나와 오래된 물건들만이 남겨졌다.
    깃펜, 잉크, 지팡이와 망토, 그리고 교과서들까지.
    호그와트 시절 쓰던 물건들을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네.
    언니는 이게 얼마나 소중한 건데 버리라고 하는거야.
    추억이라는 게 있지 정말.
    물론 돼지우리가 따로 없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이걸 치울 생각을 하니 한숨만 푹푹 나오니까.
    지저분한 바닥을 대충 눈으로 훑으며 머리를 굴리던 중 편지 하나에 눈길이 닿았다.
    _드레이코 루시우스 말포이가 y/n에게_
    겉봉투에는 반듯하고 정갈한 글씨로 내 이름이 적혀 있었다.
    마른 침을 삼키며 떨리는 손으로 봉투를 열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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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심스레 펼친 편지지를 펼쳐보니 폴라로아드 사진 한 장이 끼워져 있었다.
    그리고 사진 속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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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진하게 웃는 흑발 소녀와 어색한 표정의 금발 소년이 서 있었다.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42

      [episode 1]
      “Queen to A5”
      팬시 파킨슨의 목소리와 함께 내 소중한 킹은 처참히 부서졌다.
      “마법사 체스는 정말 야만적이라니깐.”
      잇따라 작게 속삭이는 헤르미온느의 목소리도 들렸고.
      내겐 마법사 체스가 야만적이고 말고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파킨슨과의 내기를 져버린 바람에
      저 못되쳐먹은 슬리데린 친구의 소원을 하나 들어줘야 한다는 게 가장 슬프고 중요한 사실이지.
      “말포이한테 좋아한다고 고백해봐. 잡종년이 시원하게 차이고 소문나는 꼴이 보고 싶네. 그게 내 소원이야.”
      팬시 파킨슨이 특유의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무슨 저런 소원이 다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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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시작은, 팬시 파킨슨의 일상적인 시비였다.
      그 날따라 기분이 매우 저조했던 나도 한 몫했고.
      마법약 수업에서 난 반시계 방향으로 저어야 하는 물약을 시계 방향으로 저었고, 그 결과 물약은 강력하게 폭발해 버렸다.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는 않았지만, 그 이유로 스네이프 교수님에게 독설을 들은 난 기분이 상당히 나쁜 상태였다.
      문제는 이 이후부터 시작됐다.
      수업이 끝난 뒤, 헤르미온느는 나를 위로해주러 호그스미드에 데려왔고
      여기서 파킨슨을 마주쳐 버리는 바람에 일이 커졌다.
      머저리 같은 파킨슨은 미끄러운 바닥에서 균형을 잃고 내 머리에 버터 맥주를 쏟아 버렸다.
      파킨슨이 워낙 성격 파탄자긴 하지만 이번 일은 명백히 실수였다.
      하지만 스네이프 교수님께 대차게 까였던 나에겐 사악한 파킨슨의 고의로 보이기 충분했다.
      “이젠 잡종잡종 나불대는 것도 모자라서 머리에 버터맥주까지 부어야 성이 풀리나봐, 파킨슨?”
      “실수라니까 말귀를 못 알아듣네 잡종년이.”
      그렇게 열심히 싸우던 중 마법사 체스 내기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고, 나는 팬시에게 압도적으로 졌다.
      결국 난 팬시 파킨슨의 말 같지도 않은 소원을 들어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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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탱이가 없네. 말포이를 좋아했던 건 내 인생에서 하루도 채 안된다고.
      호그와트행 열차 타기 전에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레이트 홀에서 기숙사 배정 받고 저녁식사 할 때까지니까 대충 반나절도 안되겠다.
      팬시 파킨슨이 말포이에 집착하는 건 알았지만 5년 전에 그 싸가지 놈을 고작 반나절 좋아했다고 지금 질투하는 거야?
      멍청한데다 찌질하기까지한 파킨슨.”
      기숙사 침대에 누워 베개를 두들겨 패며 파킨슨을 신랄하게 까도 화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그렇게 감정적으로 내기를 하는 게 아니었어, y/n. 바보 같은 파킨슨을 굳이 상대할 필요는 없었다고 봐, 나는. 결국 내기도 져버리는 바람에 이 꼴이 났잖아. 그러게 내 말을 들었어야지 칠칠아.”
      이성적인 헤르미온느다운 발언이었지만 썩 위로가 되지는 않았다.
      “아니아니 헤르미온느, 자퇴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룸메이트에게 그렇게 모질게 말할 필요는 없잖아..? 그 입만 열면 잡종잡종거리는 팬시 코 좀 눌러 주려 했다 이 꼴이 난 건 내가 더 속터진다고.”
      “y/n, 장난 고백이 그렇게 싫으면 그냥 대충 해. 말포이한테 가서 ‘나너좋아하는데장난이야’ 이 한마디 대충 뱉고 오라고. 바보 같게도 파킨슨이 고백 기준도 제대로 안 정해줬으니 알게 뭐야.”
      몇 시간 째 징징대는 내가 귀찮았는지 헤르미온느는 점점 더 대충 대꾸해주고 있었다.
      물론 내가 그 헤르미온느의 영혼 없는 대꾸에 깊은 감명을 받을 줄 그녀는 몰랐을 거다.
      헤르미온느의 말에 영감을 얻은 난 아무도 안 보는 밤에 말포이에게 후딱 장난 고백을 할 계획을 세워버렸다.
      “y/n, 차분하게 생각을 해봐. 지금이 몇 신데 나가겠다는 거야. 걸리면 죽는다니까. 제발 좀 정신 차려. 제발제발제발”
      헤르미온느는 이런 날 뜯어 말렸고.
      “이 시간에 싸돌아다녀 본 게 한 두 번도 아닌데 뭐. 괜찮아. 내가 언제부터 준법정신이 투철했다고. 안 그래?”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슬리데린 기숙사까지 어떻게 가서 어떻게 돌아오려고. 말포이 방을 찾을 수는 있겠어?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이 시간에 돌아다니다 필치 씨한테 걸리면 지옥을 맛본다는 소문이 자자해.”
      “안 걸리면 장땡이지 뭐. 말포이야 독방 쓰니까 금방 찾을 수 있을거고, 걔가 이 시간에 자는 착한 새나라의 어린이는 아니니까 완벽하네. 게다가, 남학생들은 여학생 기숙사를 못 들어와도, 여학생들은 남학생 기숙사 출입이 가능해. 호그와트 시설마저 나를 돕고 있는걸. 이건 신의 계시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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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날 난 정말, 정말로 생각이 없었던 게 분명하다.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41

      [episode 2]
      아까 그 필치 씨에게 안 걸릴 거라던 자신감은 대체 어디서 왔던 걸까.
      예전엔 필치 씨 밤에 돌아다니는 학생들에게 고문까지 했다던데.
      슬슬 잃어버렸던 겁이 돌아오며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이 놈의 슬리데린 기숙사는 지하에 있어서 더 음침했다.
      비도 안 왔는데 물 떨어지는 소리는 왜 나는 걸까 정말.
      기분 나쁘게 축축한 느낌이 들었다.
      그나저나 말포이는 제일 좋은 방을 쓸 텐데 그 제일 좋은 방이란 게 어디려나.
      금방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 컴컴한 기숙사는 거기가 거기 같아 보였다.
      뭐가 보여야 찾던 말던 하지.
      “루모스”
      “거기 누구야”
      이상할 정도로 재수없는 날이다. 불을 키자마자 들키는 게 더 힘들겠어.
      “녹스”
      서둘러 불을 껐다.
      망했다. 고문당하긴 싫다고.
      난 돌잔치에서 실도 잡았단 말이야.
      오래오래 장수해야 된다고.
      “거기 서.”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간담이 서늘해졌다.
      빠르게 달린다고 달렸지만 누군가가 내 팔을 잡아채는 건 순식간이었다.
      “죄송해요 필치 씨 제가 잘못했어요. 정말 오늘만 그런거에요.
      고문만 하지 말아주세요 제발. 아니 제가요 사정이 있는데요...”
      “그리핀도르가 왜 여기 있지?”
      필치 씨로 추정되는 사람이 내 말을 끊었다.
      고개를 돌려 얼굴을 보니 필치 씨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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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한참을 찾고 있던 드레이코 말포이의 얼굴이 보였다.
      고문은 피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들었다.
      “필치 씨가 아니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고문 걱정은 안해도 되겠어.
      엄마 아빠 돌잔치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정말...
      앞으로 착하게 살게요....”
      “헛소리는 거기까지 하고 내 말에나 대답해. 그리핀도르가 왜 여기있지?”
      말포이가 말을 잇자 무서워서 잊고 있었던 사실이 생각났다.
      맞다, 나 여기 고백하러 온 거네.
      “아, 그게 말이야, 드레이코. 음 그게 있지. 내가 너를 좋아하거든. 그래서 그 얘기하려고 왔어. 어이없지? 넌 내가 누군지도 모를텐데. 안 궁금하겠지만 난 그리핀도르의 y/n이라고..”
      “안 궁금해.”
      그 짧은 말을 끝으로 말포이는 순식간에 복도 끝으로 걸어 사라졌다.
      나 장난이라고 말 못 했는데.
      아니 진짜 좋아한다고 오해하면 어떡해.
      “아니 야! 사실 장난이었어! 나 너 안 좋아해!!!!”
      그 말이 말포이에게 닿았는진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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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n, 일어나. y/n, 일어나라고.
      얘는 어제 대체 몇 시에 들어 온 거야.
      나 나간다고 다시 자고 그러지 말고 오전 수업 잘 찾아서 들어!”
      “아 5분마안...”
      내 착하고 똑똑한 룸메이트는 내 잠투정은 무시한 채 그 말을 끝으로 아침식사를 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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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은 쿨하게 포기해야겠네..."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다시 어젯밤을 떠올려 보았다.
      그리핀도르로 다시 돌아오려는데 그 뚱뚱한 귀부인이 문을 안 열어줬던 건 정말 아찔했다.
      부인이 울면서 노래를 불러대는 통에 들키는 게 아닐까 조마조마했으니까.
      ...
      앞으로는 절대로, 밤에 싸돌아 댕기지 않을 거다.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42

      [episode 3]
      오전 수업은 트릴로니 교수님의 점술이었다.
      늦잠까지 잤는데 북쪽 탑까지 가야 한다는 사실에 짜증이 밀려왔다.
      게다가 거긴 한여름에도 난로를 틀어놔서 앉아만 있어도 땀이 주륵주륵 난다고.
      교수님의 이해할 수 없는 수업은 말할 것도 없고.
      수업은 다행히도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온 힘을 다해 뛰어간 탓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땀을 뒤집어쓰게 되었지만.
      예상했지만 쓸데없이 따뜻한 교실은 땀을 식히기엔 매우 불쾌한 환경이었다.
      자리를 잡고 앉으려는데 팬시의 기분 나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지저분하니까 말포이가 싫어하지.
      냄새나는 땀투성이 여자애, 누가 좋아하겠어.”
      소식 하나는 빠르네, 얄미운 파킨슨.
      어젯밤에 장난 고백하러 갔던 걸 벌써 알고 있었다.
      “그 고백이 장난이었던 건 네가 더 잘 알 텐데, 파킨슨.”
      “오밤중에 장난 고백하러 갈 만큼 정성인 사람도 있나봐, y/n?”
      “네가 시켜서 한 거잖아, 그건 또 무슨 신종 개소리야.”
      어이가 없어 대꾸했지만 내 말은 슬리데린 아이들의 비웃음에 묻혀 버렸다.
      다행히 트릴로니 교수님이 수업을 시작하는 덕에 조롱은 잦아들었지만 난 수업에 집중할 수 없었다.
      내 계획에 한밤중에 말포이한테 고백했다 차이는 그리핀도르 잡종년이 되는 건 없었는데.
      대체 난 어젯밤에 무슨 바보짓을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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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이 끝나고 긴 나선계단을 내려가던 중 말포이와 그 무리를 마주쳤다.
      트릴로니 교수님의 다음 수업을 듣는 모양이었다.
      “저기 말포이, 어제 그 고백은 정말 진심이 아니었어. 파킨슨이랑 내기를 해서 져버린 바람에 그런 벌칙을 하게 된거야. 파킨슨이 어떤 앤지 알잖ㅇ ..”
      내가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말포이는 나를 지나쳐 계단을 올라가버렸다.
      크레이브와 고일은 나를 보며 기분 나쁘게 낄낄거렸고.
      저 싸가지들.
      죽었다 깨어나도 내가 슬리데린을 좋아하는 일은 없을 거다.
      심지어 지금은 5년 전에 말포이를 고작 반나절 좋아했던 일이 인생에서 제일 후회스러운 일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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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 전 말포이를 좋아했던 건 정말 잠깐이었다.
      9와 4분의 3 정거장에서 잠시 마주친 말포이는 내 눈에 정말 멋있어 보였다.
      깔끔한 금발 머리와 파란 눈, 그리고 귀족스러운 말투까지,
      한국에서 온 내게 말포이는 준수한 영국 부잣집 도련님, 그 자체였다.
      그렇게 말포이를 처음 본 순간, 말포이에겐 꼭 말을 걸어볼 거라는 귀여운 다짐을 하기도 했다.
      물론 말포이가 기숙사 배정 이후 식사 자리에서 험한 말을 찍찍해대는 걸 보고는 호감은 싹 사라져버렸지만.
      용기 내서 서툰 영어로 말포이에게 말을 걸었던 난 태어나서 처음으로 조롱과 막말을 경험할 수 있었다.
      “안녕, 난 그리핀도르의 y/n인데 넌 이름이 뭐야? 아까 낮에 기차역에서 너 봤었는ㄷ..”
      “난 잡종한텐 이름을 알려주지 않아. 그 더러운 입으로 내 이름은 부르지 않았으면 하거든.”
      내 말을 끊고 막말을 해대는 말포이에게 슬리데린 아이들은 환호했고, 난 얼굴을 붉히며 내 자리로 돌아와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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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게걸스럽게 먹으니까 말포이가 싫어하는거야.”
      점심 식사 자리에서도 팬시는 계속해서 헛소리를 시전했다.
      아침을 걸렀던 난 점심을 조금 많이 먹었고, 팬시는 계속해서 나를 놀리는 중이었다.
      “조용히 좀 해 팬시, 밥 좀 먹자.”
      “그렇게 많이 먹으니까 말포이가 싫어하는거야.
      말포이는 돼지는 싫어한다고.”
      “아 어쩌라고. 말포이가 싫어하라고 해. 난 먹을ㄱ..”
      “난 복스럽게 먹는 건 좋아해, 팬시.”
      팬시 옆에서 조용히 수프를 떠먹던 말포이가 끼어들었다.
      물론 이번에도 내 말은 끊으면서였다.
      팬시는 당황한 듯 보였고 말포이는 언제나 그렇듯 아무 표정이 없었다.
      내가 어젯밤에 고백한 것도 팬시에게 일러바친 주제에 이건 또 무슨 태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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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어이가 없었다.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46

      [episode 4]
      오후 수업은 마법약이었다.
      어제 수업에서 스네이프 교수님께 독설을 들었던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짜릿해서 최대한 구석에 자리 잡았다.
      곧이어 해리포터 무리, 팬시 파킨슨과 말포이 무리가 들어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말포이와 포터 무리는 역시나 서로 으르렁거렸다.
      그 모습이 재밌어서 교과서를 펼치면서도 눈길을 뗄 수 없었다.
      스네이프 교수님은 축소 마법약에 관해 수업하셨다.
      “쥐의 비장, 거머리즙이 들어간다. 또, ……”
      점심시간이 막 끝나고 듣는 교수님의 중저음은 자장가가 따로 없었다.
      졸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결국에는 교수님의 두꺼운 교과서에 머리를 얻어맞을 수 밖에 없었다.
      다른 학생들이 키득거리는 소리에 부끄러워 뺨에 열이 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그 순간, 건너편 자리에 앉은 말포이와 눈이 마주쳤다.
      말포이의 입가에 피식하며 올라가는 입꼬리가 보였다.
      왠지 모르게 약이 올랐다.
      설명을 졸면서 들었는데 마법약이 제대로 만들어질 리가 없었다.
      생각나는 재료가 쥐의 비장과 거머리즙 밖에 없는 탓에 왕창 때려 넣었더니 색이 이상해졌다.
      아까 교수님은 밝은 초록색이라고 했는데 왜 내 약은 예쁜 오렌지 빛인거지.
      “네빌 롱바텀 군, 어떻게 했길래 축소 마법약이 하찮은 오렌지색을 띄는거지. 이런 것도 제대로 못하나. 이런 실패한 마법약은 매우 위험하다는 걸 모르진 않을텐데. 롱바텀 군의 멍청한 두꺼비에게 이걸 먹이고 나서야 정신을 차릴텐가.”
      교수님은 네빌에게 독설을 퍼붓고 있었다.
      물론 내겐 네빌을 불쌍해할 여유가 없었다.
      내 축소 마법약 또한 네빌처럼 ‘하찮은’ 오렌지색이었으니까.
      내 자리까지 오시기 전에 어떻게든 해 보아야 했다.
      뭐든 해 보겠다고 우왕좌왕하던 중, 초록색 약을 건네는 손이 시야에 들어왔다.
      약병을 받은 다음, 고개를 올려보니 익숙한 금발 머리가 보였다.
      말포이였다.
      스네이프 교수님이 이쪽으로 걸어오는 탓에 서둘러 고개를 돌리느라 말포이의 표정은 보지 못했지만.
      이게 뭐지.
      왜 날 도와주는거람.
      궁금한 게 많았지만, 내가 망친 약과 말포이가 건네준 약을 바꿔치기하느라 생각은 거기에서 멎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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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n, 오늘 하루는 잘 보냈어?”
      헤르미온느가 기숙사 문을 열고 들어오며 물었다.
      언제나 그랬듯, 헤르미온느의 옆구리엔 책 여러 권이 끼워져 있었다.
      “음.. 글쎄.. 그냥 그런 하루였어. 점술 수업은 똑같이 재미없고, 밥은 맛있고, 마법약은 항상 그렇듯이 어렵고... 저녁에 나온 요크셔 푸딩 되게 맛있던데. 먹어봤어, 헤르미온느?”
      “그래, 그거 맛있더라.”
      헤르미온느가 웃으며 대답했다.
      내 말이 웃겼나 난 잠시 의아했다.
      “네가 영국은 마법을 얻고 음식을 포기한 게 분명하다고 말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여기 사람 다 됐네, y/n.”
      헤르미온느가 말을 덧붙이고 나서야 그녀가 왜 웃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여기서 5년을 살았는데, 이제 적응할 때도 됐지. 살아남으려면 우선 먹어야 돼. 그리고 블랙푸딩은 아직도 못 먹겠는걸. 돼지 피로 만든 소시지라니, 어딘가 꺼림칙해. 아 근데 한국에도 소 피로 만든 요리가 있긴 해. 물론 난 그것도 안 먹어. 뭔가 먹으면 기분이 이상하단 말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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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르미온느는 여느날과 다름없이 내 별것 없는 수다를 한참이나 들어주었다.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42

      [episode 5]
      “지각이네요, y/n양.”
      맥고나걸 교수님의 그 깐깐한 목소리가 강의실에 울려 퍼졌다.
      “움직이는 계단이 오늘따라 이상해서요. 제시간에 나왔는데도 계단이 자꾸 이상한 길로 안내해 늦었습니다. 죄송해요.”
      “변명은 그 정도면 괜찮습니다. 자리 잡고 앉아서 수업 준비하세요.”
      교수님이 이마를 찌푸리며 말씀하셨다.
      항상 느끼지만 맥고나걸 교수님은 변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계단이 말썽이었던 건 진짜란 말이야.
      이 학교는 가끔씩 이렇게 사람을 곤란하게 하곤 한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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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제는 다음 시간까지예요. 그리고, 과제와 간단한 시험에서 성과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보충수업을 들어야 합니다. 요즘 들어 이 사실을 잊고 있는 듯한 학생들이 많은 듯해 한 번 더 공지하는 겁니다. 연말에 owl 시험도 있으니, 다들 열심히 공부하길 바랍니다.”
      맥고나걸 교수님은 끝까지 잔소리를 멈추지 않으셨다.
      교수님의 변신술 과제는 항상 어려웠는데, 이번엔 어떻게 해치우지.
      생각만 해도 한숨이 푹푹 나왔다.
      저번엔 룸메이트인 헤르미온느가 도와줘서 어떻게든 끝냈지만, 헤르미온느는 항상 바쁘기에 이번에도 손을 빌리기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게다가 헤르미온느는 요즘 들어 집요정들을 위한 서명 운동 캠페인까지 준비하고 있었기에 평소의 배로 분주한 일상을 보내는 중이었다.
      “이번엔 제발 혼자 좀 하는거야, y/n.”
      작게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도서관을 향했다.
      점심 식사 시간이었지만 어제 점심 저녁을 약간, 아니 꽤 심한 과식을 했는지 속이 좋지 않았기에 식사는 딱히 하고 싶지 않았다.
      사실 팬시 파킨슨이 돼지라고 놀려대는 걸 듣고는 괜히 발끈해 더 많이 먹어댔던 탓도 있다.
      배고프면 개구리 초콜릿이나 젤리 같은 자잘한 간식을 까먹으면 되기에 점심에는 큰 미련을 두진 않았다.
      .
      .
      .
      도서관에 들어서자 예상했듯이 학생들이 거의 없었다.
      다들 그레이트 홀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듯 했다.
      “변신술 관련 책이 어디에 있으려나.... 「all about transfiguration」, a로 시작하니까 여기쯤에 있을 텐데.....”
      “그건 신간이라 신간 서가에 있어.”
      누군가가 건너편 책장에서 말했다.
      “으헉”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말소리가 들려오니 깜짝 놀라 이상한 소리가 절로 나왔다.
      “뭘 그렇게 놀라.”
      누군가가 걸어 나오며 담담한 어조로 짧게 내뱉었다.
      서가에서 걸어 나오는 걸 보니 말포이였다.
      쟤는 맨날 어디서 저렇게 튀어나오는 거람.
      고학년 때 배우는 순간이동을 벌써 배운건 아닐까.
      “뭐해, 신간 서가 안 갈 거야?”
      내가 딴생각하는 게 보였는지 말포이가 삐딱하게 물어왔다.
      “갈 거야. 신경 좀 끄시지그래.”
      삐딱한 말포이에 질 수 없어 나도 공격적으로 쏘아붙이곤 자리를 옮기려던 찰나, 말포이에게 장난 고백이라고 말하지 못했던 게 생각났다.
      “아 맞아, 그리고 그때 고백했던 건 파킨슨 때문에 억지로 한 거야. 너한텐 별로 안 중요하겠지만 기억해주길 바래..”
      “알아, 들어서 알고 있어.”
      말포이가 의외의 대답을 내놓았다.
      누구에게 들었나 물어보려다 어차피 파킨슨일 것 같아 딱히 질문을 하진 않았다.
      망할 놈의 파킨슨, 나한테 고백하라고 시켜 놓고 실컷 놀리더니 내기였다는 건 진작에 얘기했나 봐...?
      .
      .
      .
      파킨슨 탓에 기분이 나빠 씩씩거리며
      신간 서가를 찾아 이동했다.

  • @dracomalfoy1080
    @dracomalfoy1080 3 года назад +1

    엄훠나 와드요…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새 회차 올라왔습니다!! 오늘도 들러서 우리 여주랑 말포이 보고 가세용

  • @슈크림붕어빵-f1l
    @슈크림붕어빵-f1l 3 года назад +1

    와드요!

  • @2pagarden.162mm____
    @2pagarden.162mm____ 3 года назад +1

    와드요!!!!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새 글 업로드했습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해용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업로드했습니다!! 공지도 있어요..!! (살짝 알려드리면 1부가 완결되었어요 ✨)

  • @지그-e6n
    @지그-e6n 3 года назад +1

    와드요!!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1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1

      업로드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말포이와 여주의 이야기가 나올 예정이에요!!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1

      새 회차 나왔습니다!! 오늘로 1부가 완결되었어요. 재밌게 감상하시고 공지 읽어주세용..!

  • @yjp2114
    @yjp2114 3 года назад +1

    엄훠 와드요💕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3화 올라왔어요!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8화랑 9화 업로드했습니다!! 재밌게 봐주세요 XD

  • @루비-z4p8d
    @루비-z4p8d 3 года назад +1

    너무재밌다,,와드박고가겠습닏ㄱㆍ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3화 업데이트 됐습니다!! 좋아해주셔서 감사해요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3일만에 업로드했습니다!! 말포이랑 우리 여주 보고 가세요 🤍🤍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업로드 했습니다!! 오늘은 공지도 있어서 봐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 @윤지원-o5c
    @윤지원-o5c 3 года назад +1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소설 와 미쳤어요 그냥 와 그냥 와 말포이 와 그냥 와 사랑합니다 그 어ㅓ 와 제발 오래 연재해주세요 저 와드 와아아아ㅏㅇ 사랑합니다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와 진짜 너무너무 감사해요..... 저도 사..사랑해욥!

    • @윤지원-o5c
      @윤지원-o5c 3 года назад +1

      @@말봉봉이 저 지금 풍차에요~!~!,!! 돌아버려~!~!~!~!~!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돌려돌려~!~~!!! 우리 여주랑 포이가 썸을 탑니다 ~~!~~!!!!

    • @윤지원-o5c
      @윤지원-o5c 3 года назад

      @@말봉봉이 저 지금 이마 짚었어요. 아시겠어요? 사랑한다구요. 사랑해요. 썸 미쳤어요. 썸 스킵하고 결혼해 둘이. 사랑해요 선생님. 제가 많이 사랑하고요. 미쳤어요 그냥 저 진심인편입니다 사랑해요 많이 엄청 많이 사랑해요 하 미쳐써영!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윤지원-o5c 미쳤다미쳤다...!!!! 저도 독자님 굉장히 사랑합니다 ❣❤💖💞🥰 이 보잘 것 없는 하트뿅뿅으로는 표현할 수도 없이 사랑해요..!!!!

  • @햄스터는귀여워-j4w
    @햄스터는귀여워-j4w 3 года назад +1

    와드용용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1

      2화 업데이트용용..! 소설 보러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벌써 9화까지 나왔습니다!!! 부족한 소설이지만 재밌게 봐주시면 좋겠네요 :)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1

      벌써 30화까지 해서 1부가 완결되었습니다. 재미있게 보시고 공지도 읽어주세용!!

  • @아잉-m6y
    @아잉-m6y 3 года назад +1

    와드역!!@@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올라왔습니다!! 이번에는 말포이 시점이에요...!! 재미있게 봐주세용 🥰🥰

    • @아잉-m6y
      @아잉-m6y 3 года назад

      @@말봉봉이 하 너무 설레요.... 작가님 사랑합니다💚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아잉-m6y 칭찬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도 사랑해욧..!!!!! 오늘도 꽤 많이(?) 올렸으니 재미있게 보시고 공지도 봐주세요. 살짝 알려드리자면... 1부가 완결되었습니당 (●'◡'●)

    • @아잉-m6y
      @아잉-m6y 3 года назад

      @@말봉봉이 진짜 제스탈이에요 ㅠㅠ 설렘 풋풋 그자체 사랑합니다 ㅠㅠㅠ💚💚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아이구 진짜 감사합니다...! ㅜㅠㅠㅠ 열심히 글 써서 꼭 조만간 가져올게요!! 지금 설렘 풋풋 아련 꽁냥거리는 글을 열심히 쓰고 있으니까 기대해셔도 좋습니닷!!! ✨✨

  • @friendship2950
    @friendship2950 3 года назад +1

    작가님 초면에 실례지만 매일 찾아올께요
    그러니까 사랑한다구요~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1

      이런 주접 정말 사랑합니다... 저도 사랑해요옹 🤍🤍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1

      새 회차를...!! 5개나...!! 올려보았습니다...!!! 게다가 오늘은 공지도 있어요. 시간 내서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1

      ruclips.net/video/zye0OmiI0qA/видео.html 2부가 업로드되었습니다! 이번 글도 재미있게 봐주세요 ( •̀ ω •́ )✧

    • @friendship2950
      @friendship2950 3 года назад

      @@말봉봉이 2부영상이 재생이 안되네요ㅠㅠ 무슨일 있는건가요?ㅠㅠ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저작권 문제로 차단된 것 같습니다... ㅜㅠ 일단 어떻게든 조치를 해볼게요 😭😭

  • @눈팅잘하는사람이었던
    @눈팅잘하는사람이었던 3 года назад +1

    ㅇㅁㅇ 다음편 나오면 알려주실 수 있나요?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네! 소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

    • @눈팅잘하는사람이었던
      @눈팅잘하는사람이었던 3 года назад +1

      @@말봉봉이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다음편 나왔습니다!! 새로운 사건이에요..! 신선하고 재밌게 읽히면 좋겠네용

    • @눈팅잘하는사람이었던
      @눈팅잘하는사람이었던 3 года назад +1

      @@말봉봉이 감사합니다!

    • @말봉봉이
      @말봉봉이  3 года назад

      @@눈팅잘하는사람이었던 새 글이 나왔습니다..! 요며칠 폭업해서 읽을 재미가 날거에요 :) 재밌게 감상하시고 공지도 읽어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