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향기 - 원무현 (낭송 김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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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Опубликовано: 7 фев 2025
- 책 향기
원무현 시
김윤아 낭송
보수동 헌책방골목이 하루를 닫는다
자정, 일제히 내려지는 철제문
이윽고 눈을 뜨는 정적
지식을 탐하며 몰려다니던 빛나는 눈동자들 떠나고
59개 책방들이 너나없이 입을 굳게 닫는
이 골목의 0시는 이 세상엔 없는 세계가 열리는 시각
외부세계와 차단된 책방 내부는 댐의 물밑처럼 어둡다
자정이 지나면 지은이의 피조물들이 하나 둘 셋 넷……
수초 속 물고기처럼 문자의 숲에서 빠져나온다
오늘은 2500년 전 혓바닥을 뽑아내고 새로운 혓바닥을 해 넣은
정비석의 손무와 최인호의 공자가 만날 것이다
기원전의 모습으로 21세기의 언어를 사용하며
병법과 군주론을 놓고 격론을 벌일 것이다
거품을 물었던 난상토론이 끝난 아침
셔터가 올려 지면
그들의 입 냄새가 쏟아져 나올 것이다
그 냄새에 이끌려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다
코를 벌름거릴 것이다, 책 향기라며
빈집의 약속, 영상에 올려주신 BGM이 너무도 좋아 질문 드립니다. 제목이 매우 궁금합니다. 아띠님, 좋은 작품들 감사합니다!
그대 그리운 저녁 (Evening Yearning For You) - 정은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