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의 인문학] ‘피로한 인간’과 ‘소진된 인간’의 차이는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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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Опубликовано: 12 сен 2024
  • 방송명: 라디오매거진 위크앤드(KBS1라디오, 97.3Mhz)
    코너명: 생활 속의 인문학 (이호건 작가)
    진행: 오태훈 아나운서
    주제: ‘피로와 소진’에 대하여
    방송일: 2024년 8월 11일
    [주요 내용]
    -재독철학자인 한병철 교수는 [피로사회]라는 책에서 오늘날의 사회를 ‘성과사회’라고 명명하면서 성과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사회시스템이 사람들로 하여금 더 많은 피로를 느끼게 만든다고 주장하였음.
    “규율사회는 부정성의 사회이다. 성과사회는 부정성에서 벗어나 무한정한 ‘할 수 있음’의 사회이다.” ([피로사회])
    -긍정성이 과잉이 된 성과사회에서는 끝없는 성과 압박으로 인해 피로와 탈진, 우울증을 초래하고, 그 과정에서 성과가 미진한 사람은 낙오자로 만들어 버림. 이처럼 현대인들은 더 높은 성과를 위해 달려야 하고,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해 쉼 없이 뛰어야 함.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는 [소진된 인간]이라는 짧은 에세이에서 피로와 소진을 구분하면서 “소진된 인간은 피로한 인간을 훨씬 넘어선다”고 주장하였음. 들뢰즈에 따르면, 피로한 상태가 심해지면 소진 상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 둘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음.
    “피로한 인간에게는 더 이상 어떤 가능성도 남아있지 않다. 그러므로 그는 최소한의 (객관적인) 가능성도 실현할 수 없다. (…) 피로한 인간은 단지 실현을 소진했을 뿐이다.”
    “소진된 인간은 모든 가능한 것을 소진하는 자이다. 피로한 인간은 더 이상 실현할(réaliser) 수 없다. 그러나 소진된 인간은 더 이상 가능하게(possibiliser) 할 수 없다.”
    -피로한 인간은 실현가능성을 소진해버린 존재이지만, 피로를 조금 회복하면 본래 역할을 계속 수행할 수는 있는 상태임. 반면, 소진된 인간은 ‘모든 가능한 것을 소진한 자’로 고정된 역할을 다시 반복할 가능성 자체를 소진해버린 상태를 말함.
    -피로한 인간은 바닥에 누운 상태로 그 어떤 가능성도 없이 주어진 역할만을 반복하고 있기에 새로운 변화의 기회를 갖지 못함. 소진된 인간은 현재 상태에서의 실현 가능성은 소진했지만, 그로 인해 반복할 역할이 사라졌고, 그로부터 역설적이게도 새로운 선택지가 열린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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