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취암, 산청 여행

Поделиться
HTML-код
  • Опубликовано: 23 сен 2024
  • 절벽에 걸린 절, 정취암에서 바라본 세상은 평화롭다
    가까이서 바라보면 아프고 힘든 일도 있는 곳이다.
    그러나 업을 쌓는 삶이라도 다시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대성산(大聖山) 정취암(淨趣庵)
    절암현정취(絶巖懸淨趣)
    산천일망통(山川一望通)
    만학백운기(萬壑白雲起)
    구문담진적(扣門淡塵跡)
    사찰 여행 9594jh.blog.me/...
    정취암 가는 길은 오르면서도 아름답지만, 올라서 바라보니 아스팔트길이 산과 하나 되어 곱다. 지리산의 한 줄기 대성산은 산청의 동남쪽에 있는 산으로 성스러운 기운이 금강산을 닮았다고 소금강이라 불린다는 이유를 알 듯하다.
    율곡사를 만나고 마천 안국사로 가다가 만난 안내판이 정취암이다. 급히 방향을 바꾸어 가파른 구비길을 오른다. ‘걸어서 올라가면 300m’라는 안내판을 보고 차를 세웠지만 가파른 길이 아니라 ‘차타고 3km'의 도로를 선택했다.
    오르다가 멀리 산위에 걸린 암자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깨끗하게 달린 암자, 정취암(淨趣庵)이다.
    정취암은 시한 편으로 설명할 수 있을 듯하다.
    절암현정취(絶巖懸淨趣) 기암절벽에 달린 정취암은
    산천일망통(山川一望通) 산천이 한 눈에 들어오고
    만학백운기(萬壑白雲起) 골짜기에 흰 구름 펴오르니
    구문담진적(扣門淡塵跡) 문을 두드리면 찌든 마음 맑게 씻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사천왕처럼 서 있는 소나무 길을 걸으면 정취암이 보일 듯 말듯할 무렵, 산천이 눈 아래 펼쳐진다.
    발아래는 걸어서 300m 길 끝을 차타고 와서 만난다. 계단 길을 내려다보면서 차로 온 것을 잘했다고 생각하니 편리함을 너무 추구하는 것은 아닐지? 놀랍게도 이곳까지 주인을 태우고 왔을 자전거가 있는 것 아닌가? 이 주인은 어떤 사람일까 생각했다. 나중에 보니 젊은 청년이었다. 비박을 하면서 여행하는 모습이 대견하고 부럽기도 했다. 10년 전 자전거 타고 해안선을 타고 국도를 타면서 돌아다녔던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정취암은 절벽에 축대를 쌓고 터를 만들고 고운 돌담을 둘렀다. 정취암에 들어서자 백구 두 마리가 있다. 절에 있는 많은 개들의 이름이 해탈이라는 생각에 ‘해탈아’라고 불러보지만 개는 무심 그 자체이다. 사람들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던 이놈들이 출타하신 스님께서 돌아오시자 꼬리가 떨어지도록 흔들면서 마중한다. 그러나 스님께서 타시고 오신 BMW를 보고는 마티즈를 타신 프란체스코 교황이 새삼 존경스러웠다. 종교인들이 돈 버는 일은 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신도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할 때, 이런 모습은 아쉬움이 남는다. 다시 개 이야기로 돌아오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보신탕을 먹었다. 그러나 절에서 만난 개로 인해서 보신탕을 끊었다.
    바로 황간 반야사에서 만난 삽사리 때문이다
    청산이 9594jh.blog.me/...
    정취암 중심 법당은 관음보살님 모신 원통보전이다. 지리산 자락의 많은 사찰들은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 불탔다. 정취암도 그러한 아픔을 벗어나지는 못한 듯하다. 원래 모신 보살님은 전란으로 소실되고 후대에 만들어진 관음보살님께서 영산회상도 앞에 앉아계셨다. 다양한 모습으로 현신하시면서 중생을 보살피는 자비가 산 아래 모든 곳에 퍼지길 빌어본다. 원통보전 위로는 절벽이 수호신처럼 웅장하였다.
    원통보전 오른쪽에는 오묘한 쌍거북바위가 있었다. 쌍거북바위 위로 올라가면 삼성각이 있는데 건물 뒤쪽에 사자를 탄 산신령님이 돌이 되어 앉아 계신다. 그런데 왜 앞에 삼성각을 지웠을까? 아무리 도통한 신령님이라도 눈앞에 있는 시원한 풍경을 못 보시니 답답하실 듯하다.
    삼성각을 내려오면 바위 아래 광배를 단 부처님 돌 틈에 모셨고, 옆에는 약사여래불 모신 약사전이다. 약사전 위에도 바위가 용솟음 치고 있다.
    약사전 옆으로 길을 오르면 아래서 쳐다본 용바위로 올라갈 수 있다. 보기와는 달리 평평한 돌 반석이다. 반석이라도 끝에 서니 아찔하다. 아래쪽에서 바라본 용바위에 걸린 정취암이 위에서 바라보면 반석이 지키고 있는 편안한 절이었다.
    정취암 오는 길 바라보다가, 반석 끝에 매달린 고사목 옆에 푸르게 자라는 나무의 생명력을 생각한다. 그리고 다시 내려가야 할 사람 사는 세상의 평화로운 풍경을 바라보았다. 멀리서 보면 평화로운 곳도 가까이서 보면 아프고 힘든 세상일지도 모르지만 다시 내려가야 하는 것이 우리 삶이 아니던가?
    산청 정취암

Комментари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