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난 골족- 백석/낭송박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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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Опубликовано: 20 сен 2024
  • 설날을 맞이해 여우가 있을정도로 깊은골짜기의
    살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을 소년의 관점에서 이야기하며 친족 공동체의 명절 풍경을 자세히 묘사함으로써 잊혀져가는 전통과 정서를 감각적으로 표현한 시이다.
    토속적이고 구수한 사투리가 정겹다.
    여우난골족
    백석
    명절날 나는 엄매 아배 따라 우리집 개는 나를 따라 진할머니 진할아버지가 있는 큰 집으로 가면
    얼굴에 별자국이 솜솜 난 말수와 같이 눈도 껌벅거리는 하루에 베 한 필을 짠다는 벌 하나 건너 집엔 복숭아 나무가 많은 신리 ( 新理 ) 고무 고무의 딸 이녀 ( 李女) 작은 이녀
    열 여섯에 사십 ( 四十) 이 넘은 홀아비의 후처가 된 포족족하니 성이 잘 나는 살빛이 매감탕 같은 입수과 젖꼭지는 더 까만 예수쟁이마을 가까이 사는 토산 ( 土山) 고무 고무의 딸 승녀 ( 承女 ) 아들 승( 承) 동이 육십리( 六十里) 라고 해서 파랗게 뵈이는 산을 넘어 있다는 해변에서 과부가 된 코끝이 빨간 언제나 흰옷이 정하든 말 끝에 설게 눈물을 짤때가 많은 큰골 고무 고무의 딸 홍녀 ( 洪女) 아들 홍(洪) 동이 작은 홍 ( 洪) 동이
    배나무접을 잘하는 주정을 하면 토방돌을 뽑는 오리치를 잘 놓는 먼섬에 반디젓 담그려 가기를 좋아하는 삼촌
    삼촌 엄매 사춘누이 사춘동생들이 그득히들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안간에들 모여서 방안에서는 새옷의 내음새가 나고 또 인절미 송구떡 콩가루차떡의 내음새도 나고 끼때의 두부와 콩나물과 볶운 잔디와 고사리와 도야지비계는 모두 선득선득하니 찬것들이다
    저녁술을 놓은 아이들은 외양간섶 밭마당에 달린 배나무동산에서 쥐잡이를 하고 숨굴막질을 하고 꼬리잡이를 하고 가마 타고 시집가는 놀음 말 타고 장가가는 놀음을 하고 이렇게 밤이 어둡도옥 북적하니 논다
    밤이 깊어가는 집안에 엄매들끼리 아르간에서들 웃고 이야기하고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웃간 한 방을 잡고 조아질하고 쌈방이 굴리고 바리깨돌림하고 호박떼기하고 제비손이구손이하고 이렇게 화디의 사기방등에 심지를 몇 번이나 돋구고 홍게닭이 몇 번이나 울어서 졸음이 오면 아릇목싸움 자리싸움을 하며 히드득거리다 잠이 든다
    그래서는 문창에 텅납새의 그림자가 치는 아침 시누이 동세들이 욱적하니 흥성거리는 부엌으론 샛 문틈으로 장지문틈으로 무이징게국을 끓이는 맜있는 내음새가 올라오도록 잔다
    #여우난골족#백석#낭송박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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