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극 '부설학교' (1986년 노래모임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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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Опубликовано: 26 авг 2024
  • 민중가요 [사계], [귀례 이야기]란 노래를 기억하시나요? ‘노래를찾는사람들’(노찾사)의 1989년 2집 음반에 수록돼 널리 알려진 작품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 두 곡은, 노찾사의 모체인 노래모임 ‘새벽’이 1986년에 만든 미발표 노래극 [부설학교] 속에 있던 노래입니다. 첫 음반 발표도, 같은 해 비합법음반 [그날이 오면]에 수록되면서 세상에 나온 것이고요. 우리는 당시 새벽에서 이 [부설학교]를 만든 사람들입니다. 노래모임 새벽이 창립된 지 40년이 되는 2024년, 그러니까 이 노래극이 만들어진 지 38년 만에, 이 옛 작품을 복원해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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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모임 새벽은 1984년 창립된, 한국 최초의 노래운동 단체입니다. 창립 때부터 극 혹은 서사적 흐름을 가진 노래 공연 작품을 매해 만들어 발표했었지요. 1984년 [가지꽃], [또다시 들을 빼앗겨], 1985년 [불꽃], 1987년에는 [신(新) 이수일과 심순애], [평온한 저녁을 위하여]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1986년에 만든 작품이 바로, 지금 소개해 드릴 [부설학교], 오디오극 형태의 노래극입니다.
    노래극 [부설학교]는 이혜숙의 단편소설 [부설학교](소설집 『슬픈 해후』에 수록, 창작과비평사, 1985)를 각색한 작품입니다. 산업체에서 학교를 설립하고 운영하면서 노동자 대상의 중등교육을 하는 ‘산업체부설학교’라는 제도가 1977년부터 있었습니다. 이를 다룬 소설 [부설학교]는 당시 노동 현장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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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 극회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는 표신중과 이영미가 각색 극본을 완성하고, 표신중의 연출로 연기 경험도 전무한 ‘1986년 당시의 새벽’의 구성원들이 기초적인 대사 연기와 발성 훈련부터 해가면서 연기와 노래를 모두 감당했습니다. 당연히 총 5곡의 노래는 모두, 우리가 새로 만들고 연주하고 불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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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상도동에 있던 새벽의 지하 연습실에서 밤새워 창작하고 연습하고, 덜덜거리는 릴녹음기로 녹음까지 끝냈습니다. 녹음은 런스루(run through) 방식은 아니었고, 장면과 노래를 하나씩 따로 녹음한 후 연출자 표신중이 편집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편집을 끝낸 후 완성본을 함께 듣는 내부 모임까지 했는데, 음반으로 발표하지는 못해서 미발표 작품이 되고 말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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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이 흘러 최종편집된 테이프와 대본은 분실됐고 1993년 새벽도 문을 닫았습니다. 남아있던 릴테이프 몇 개를 새벽과 노찾사에서 활동했던 노래 창작자 문대현이 거두어 보관하다가 2005년경에 노찾사 20주년 기념공연을 준비하면서 노찾사 대표를 맡게 된 한동헌에게 자료가 넘겨졌습니다. 한동헌은 새벽 출신인 동아방송대 교수 송현주에게 맡겨 자료를 디지털 파일로 변환했고, 이 디지털 음원을 역시 새벽 출신인 가수 윤선애가 받아 보관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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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윤선애의 제안으로 이들 자료를 정리하기 시작했는데, 그간 행방이 묘연했던 [부설학교]의 원본 녹음 음원 일부가 남아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하지만 마그네틱테이프 상태로 오래 보관되다 보니 심하게 손상된 상태였습니다. 대부분의 음원이 겨우 대사나 가사 정도 구별만 될 정도였고, 그마저도 쉽지 않은 것이 많았습니다. 대본도 없어졌으니 조각조각 난 음원이 원래 어떤 순서였는지도 알 수 없었고요. 그래서 복원 작업은 쉽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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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과 노찾사에서 활동했던 엔지니어 신현중이 일차적으로 음원들을 복구했습니다. 하지만 손상 정도가 워낙 심해서, 다시 전문 음악 엔지니어 이찬욱이 잡음을 제거하고 컴프레싱을 하고 손상된 부분을 손질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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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각 음원의 순서를 맞추어야 했겠죠? 극본이 소실된 상태였으니 원작 소설을 참조하고 당시의 기억을 되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1986년 당시 이 창작 작업의 주축이었던 이창학(예명 이성지)과 이영미가 대사 연기 부분과 노래들의 순서를 짜맞추고 보정했습니다. 작품 참가자였던 이광기가 오디오 대사 파일을 텍스트로 변환했고, 이를 이창학이 음원과 대조해 다듬고, 다시 이영미가 최종적으로 극본 형태로 재구성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금 시청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극본 안에 해설과 지문을 새로 써넣어 가독성 있는 극본의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물론 음질이 너무 나빠서 아무리 들어도 해독이나 판단이 안 되는 부분은, 괄호 안에 ‘해독 불가’라고 써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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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곡의 악보는, 당시 여러 노래책에 수록되었던 것을 모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발간 『노래는 멀리멀리』에서 4곡을 가져왔고, 나머지 1곡 [전진 또 전진하자]는 이창학이 채보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마지막 부분의 대사 연기 장면은 완전히 소실된 터라, 원작 소설의 해당 부분을 가져오고 줄거리 요약한 것을 낭독해 내용을 채웠습니다. 당시의 극 장면을 대신할 순 없지만, 지금의 시청자들이 작품 전체의 내용을 대강이라도 파악했으면 하는 생각에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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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설명이 끝났습니다. 노래모임 새벽이 1986년에 만든 노래극 [부설학교], 38년 만에 복원해서 여러분께 공개합니다.
    ■ 만든 사람들
    (1) 1986년 노래극 [부설학교]
    원작: 이혜숙 (소설 ‘부설학교’)
    극본(대표집필): 표신중·이영미
    연출: 표신중
    효과: 표신중
    녹음: 표신중
    귀례: 윤인숙
    송선생: 여계숙
    재순: 이연규
    순덕: 김미영
    성희: 이영미
    박대리: 안치환
    이과장: 이성지
    사장: 이광기
    학생들·여공들: 여성 참가자 모두
    직원들: 남성 참가자 모두
    노래 창작과 가창: [부설학교] 이성지 작사·작곡, 합창
    [귀례 이야기] 이성지 작사·작곡, 윤인숙 노래
    [사계] 문승현 작사·작곡, 합창
    [부슬비 오는 밤에] 여계숙 작사·작곡, 이연규 노래
    [전진 또 전진하자!] 이성지 작사·작곡, 합창
    (2) 2024년 노래극 [부설학교] 복원
    기획·총진행: 이성지
    글·구성: 이성지, 이영미
    음원 복원: 신현중, 이찬욱
    AI 기술지원: 이광기
    음원편집: 신현중
    동영상제작: 박정민
    해설자: 윤선애, 김영성

Комментарии • 3

  • @yoon-suhgyahng9581
    @yoon-suhgyahng9581 Месяц назад +1

    수고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yoon-suhgyahng9581
    @yoon-suhgyahng9581 Месяц назад +2

    2024년은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의 전신으로, 1984년에 표신중이 창립한 해방 이후 최초의 노래운동 단체, 노래모임 의 창립 40년이 되는 해이다.(일제강점기에는 가 있었다.)
    이 뜻깊은 해를 맞아, 1986년 돌아가신 표신중 형님께서 이영미와 함께 대본을 집필하고 직접 연출을 맡았던 노래극 의 음원들과 함께 복원되었다. 대중들은 노래극 는 잘 몰라도, 이 노래극에 포함됐던 ‘빨간 꽃 노란 꽃 빨간 꽃 노란 꽃 꽃밭 가득 피어도 ...’로 시작하는 노래 는 잘 알 것이다.

    2004년 김민기의 노래극 공연 실황이 복원된 만큼이나 의의가 크고 반가운 소식이다.
    문화운동을 하던 사람들의 추억으로만 남아있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과거의 소중한 문화들이 기록되고 그 기록들이 복원되어 대중들에게 알려져야 비로소 참다운 역사가 될 수 있다.

    • @user-wx2bi1vs3n
      @user-wx2bi1vs3n Месяц назад

      양윤석 형! 반가워요.^^ 혹시 착각하실까봐 알려드려요. 출연자 중 이연규는, 이화여대 한소리 출신이에요. 고대극회 ㅊᆢㄹ신 연극배우 이연규와는 동명이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