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주먹들 ㅣ작시:변희수ㅣ낭송:이유선ㅣ제작:진진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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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Опубликовано: 7 фев 2025
- 그 바닷가에서 조막만한 돌 하나 주웠다
주먹을 꼭 쥐면 주먹 속에 잠기는 돌이었다
주먹들을 보면 괜히 화가 나고 슬퍼진다
활짝 펴 보일 수 없을 때
또 하나의 주먹이 숨어 있는 손
슬프다는 건
주먹 속에 주먹을 숨기듯 주먹을 아주 조금 내밀어 보이거나
아무도 모르게 주먹 속의 손금을 슬쩍
흘리는 것
주먹을 말아 귀에 대면
먹먹해지고 주먹이 우는 소리가 들린다
파도가 칠 때마다 해변의 주먹들은 자꾸자꾸 생겨나지만
주먹을 호주머니 속에 넣고 거니는 이들은
주먹의 세계를 조금 이해한 자들이고
그런 이들은 함부로 주먹을 흘리지 않는 이들이다
어떤 슬픔은 꼭 쥐고 있으면
마침맞게 굳어서 반질거리기도 한다
해변의 주먹들 / 변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