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력이 강인한 여자를 연민하는 남자-91토지(13)/박경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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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Опубликовано: 12 янв 2025
- 임이네의 생명력은 용이의 우울증을 치유하고 남성기능을 회복시킬 정도로 막강했습니다. 임이네가 용이 아이를 임신하자 강청댁은 통곡하고 월선이는 눈물짓습니다.
임이네에게 임신은 남자 그늘에 의지해 생계를 해결할 수 있는 안락한 생존법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임신한 몸이 되자 쾌재를 불렀을 법합니다. 이제 굶어 죽을 걱정에서 놓여나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더 이상 혼자서 절박하게 가난과 싸우지 않아도 되는 길을 임신이 열어준 것입니다. 임이네의 생명력은 그 누구도 당해 낼 재간은 없을 듯합니다.
함안댁과 임이네의 각각 다른 인간성과 생명력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요? 이 세상이 자기 먹을 것에만 탐닉하는 생명력으로만 들끓었다면 그 또한 인류를 절멸 위기에 봉착시켰을 수 있습니다. 인류는 이타성을 발휘할 수 있는 문화를 창조하고 번성시킴으로써 인류 진화를 영속시켰을 것입니다. 당시의 유교 문화 역시 사람 사는 세상을 짐승 세계와 달리 만들고자 한 염원의 일환이었을 수 있습니다. 덕행의 모범을 세상에 퍼뜨린 유교 규범이 그 횡포에도 불구하고 무가치한 것만은 아닌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을지 모릅니다.
울분 속에 죽게 된 강청댁에 이어 앞으로 임이네 생명력은 누구를 겨냥해 돌진하게 될까요? 젊은 날의 임이네 교태는 나이들어가면서 탐욕으로 변질됩니다. 그건 당연한 수순일 듯합니다. 임이네의 억척스러운 생명력과 탐욕은 장차 용이를 괴롭히고, 자식도 괴롭히고, 임이네 자신까지도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생명력은 아름답지만 지나친 생명력은 그 주변에 해악을 끼치게 된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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