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얼마나 즐길 수 있을까, 9와 4분의 3승강장에 앉아 기차를 기다리는 설렘을 느끼는것을... 봄도 지나고 햇빛이 쨍쨍한 늦여름에 알맞게 나뭇가지엔 푸른 나뭇잎이 돋아났고 하늘은 밝은 코발트 블루 색으로 빛났다. 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방향을 따라 모든게 지나가려는 느낌이 들었다. 대부분 다들 미련없이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지만, 난 아직도 새롭게 시작될 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것 같다. 짧다면 짧을 시간동안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부디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호그와트이기를... 호그와트로 가는 기차 안은 생각보다 아늑했다. 너무 조용하지도, 너무 시끄럽지도 않은 알맞은 기분 좋은 소음이 울렸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기차는 출발했다. “여기 자리 있어?” “아... 아니, 없어..!” “다행이네. 좀 앉을게.” 백금발에 큰 키를 가지고 검은색 정장을 입은 남자아이가 말을 걸어왔다. 이 아이는 누굴까... “왜?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아, 아냐...” “흐음...” “왜..?” “넌 처음보는 얼굴 같아서.” “아, 나는...” “어? 고일?” 이름모를 남자아이는 자신의 친구로 보이는 또 다른 남자아이를 따라 나갔다. “뭐야... 사람 무안하게..” 기차가 멈추고, 다들 기차에서 내려 호그와트 입구를 향해 가고 있었다. “짐이 이렇게 많았었나...” 짐들 때문에 걷지도 못할 상황에 당황하고 있었는데, 한 남자아이가 다가왔다. “저기, 안녕?” “힉..! 안녕...” “아, 놀랐다면 미안해. 난 네가 힘들어 보이길래 그냥 좀 도와주고 싶어서...” “아... 고마워..! 그럼 이거 하나만 들어 줄 수 있어?” “그래. 그나저나 넌 이름이 뭐야? 작년엔 못 봤던걸로 기억하는데... 그리핀도르가 아니라서 그런가?” “아... 나는 y/n이야. 올해 전학 온거라... 모르는게 당연할거야!” “그래? 전학생은 처음이네... 나는 해리 포터야.” “해리 포터... 헉..! 그럼 네가..?” “아... 아마 네가 생각하는게 맞을거야.” “와, 만나서 반가워..!” “응, 나도 반가워.” 소문으로 들어만 봤던 해리 포터를 보게 되다니... 그것도 옆에서 내 짐을 들어 주다니..! 모든게 신기하기만 했다. “y/n, 근데 넌 어쩌다 전학을 오게 된 거야? 그럼 수업도 따라가기 힘들텐데..” “아 그게... 사실 통계 문제 때문에 마법부 통지를 올해 받았어. 나는 머글 세계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오게 된거야. 수업은 일단 나이에 맞는 수업을 하지만 나중에 보충 수업을 한다고 들었어. 처음 일년간은 시험에 조금의 특혜가 있고...” “그렇구나. 올해 한 해는 조금 고생하겠네...” “하하, 열심히 해야지 뭐..” “다 왔다! 난 일단 먼저 가야해서 가 볼게.” “응, 고마워 해리..!” 호그와트는 생각보다 더, 아니 훨씬 좋은 곳이었다. 분위기도 신나고, 또 유쾌하고 좋은 학생들이 많을 것 같았다. “모두들 주목-“ 호그와트의 교장, 덤블도어 교수님이 유리잔을 톡톡 치며 말씀하셨다. “올해는 새로운 학생이 호그와트로 전학 왔습니다. 이례적인 일이지만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반겨주길 바랍니다!” 우렁찬 박수 소리가 연회장을 가득 채웠고, 곳곳에선 장난스러운 함성 소리도 들려왔다. “그럼, 새로운 학생을 위해 기숙사 배정을 해야겠죠? y/n 학생, 앞으로 나오세요.” 내가 일어나자, 모두가 나를 주목했다. “여기 앉아서 모자를 쓰고 기다리면 된단다.” 마법의 모자가 기숙사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디보자... 음, 어렵군. 정말 어려워... 용기와 함께 지혜도 가지고 있고, 배려심도 넘쳐. 이 모든것에 뒤쳐지지 않을 야망도 가지고 있군. 물론 그 아이보다는 부족하지만... 그 애 뺨칠 능력이야.” 모두 ‘그 아이’가 해리 포터 라는걸 눈치 채고 있었고, 교수님은 물론 학생들도 한 곳으로 집중이 몰렸다. 마법의 모자가 말을 잠시 멈추자, 연회장엔 긴장이 맴돌았다. “어딜 가도 잘 해낼거야. 어디가 좋을까... 어디가 너의 무한한 가능성을 펼쳐 줄 수 있을까...” 다시 한번 긴장이 찾아올때쯤, 마법의 모자가 외쳤다. “그래, 슬리데린!” 연회장이 술렁였다. 몇몇은 박수를 쳤지만, 일부 뿐이었다. “y/n? 그런 이름은 처음 들어보는데, 순혈이 아니지 않아?” “어떻게 슬리데린이 된 거지?” “포터와 비슷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 그리핀도르로 가야 하는 거 아냐?” 교수님들도 모두 당황하신 듯, 잠깐동안 연회장은 분위기가 좋지 않게 흘러갔었다. “다들 조용- y/n 학생을 축하해줍시다.” 금세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지만, 다들 표정엔 의문을 품고 있었다.
2. “야, 너 아까 기차에서 만났던 걔 맞지?” 아까 그 남자아이가 말을 걸었다. “아, 응... 안녕?” “안녕은 무슨... 너 순혈이야?” “어?” “순혈이냐고.” “순혈... 아닌 것 같은데..?” “뭐? 설마설마 했는데, 순혈이 아니라고?” “응..” “어떻게 순혈도 아닌 주제에 슬리데린에 온 거야?” “나도 잘 모르겠어.” “허... 어이가 없네.” “...” “너, 포터랑 비슷할 정도로 대단하다면서? 어디 그 대단한 능력좀 보여주지 그래?” “내가..? 아니 난 대단하지 않은데... 마법도 한 번도 써본적이 없어..!” “와, 알면 알수록 너 진짜 어이없다. 거짓말 하는 거야?” “아냐..! 진짜 아니야...” “흠... 그래 뭐.” 그 아이는 질문을 퍼부어 대더니 다른 아이들 사이에 껴서 금세 사라지고 말았다. “진짜.. 어이없는게 누군데...” 뒷통수에다 대고 소리를 질러 주고 싶었지만, 소심한 나는 작게 중얼거릴 수 밖에 없었다. 호그와트에서의 첫 수업이 시작되었다. 교실을 찾지 못해 조금 헤맨 탓에 지각을 하긴 했지만... “오늘은...” 수업이 시작되자, 모두들 책을 펼쳐 수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때, 아까 그 아이가 내 뒷목에 작게 구긴 종이 조각을 던지며 말을 걸었다. “야!” “뭐, 뭐야..? 왜 그래?” “너, 이 주문은 아냐?” “아니... 잘 모르겠는데?” “역시 잡종이라 어쩔 수 없나?” “잡종..?” “어, 너 같은 순혈이 아닌 마법사들을 칭하는 말이지.” “미안한데... 그런 별명으로 불리는거 별로 좋아하지 않아. 사과해 줄 수 있을까?” “오, 생각보다 성격있는 스타일이었네? 잡종.” “하지 말라니까..!” “거기, 왜이리 소란스러운거죠?” “아.. 아니에요..!” “y/n 학생은 수업에 적응하기 힘들텐데, 누구 도와줄 사람 없나요?” “아, 저 혼자 해도 괜찮...” “제가 도와주겠습니다, 교수님!” “너..!” 그 아이가 한쪽 입꼬리를 올려 웃어 보였다. “말포이..? 그래요, 그럼 말포이 학생이 도와주도록 하세요.” 저 애 이름이 말포이 인가? “내가 도와줄게, 잡종.” 그 아이는 장난스러운 말투와 함께 윙크를 해 보였다. “그렇게 부르지 말라니까...” “너 내 이름은 알아?” “...말포이 아냐?” “드레이코. 드레이코 말포이야. 말포이는 성이고..” “내 이름은 y/n이니까 잡종이라고 그만 좀 부르면 안 돼?” “고민해 볼게, y/n 잡종!” “하...”
3. 드레이코는 아직도 나를 잡종이라고 부른다. 날 놀리려고 하루 종일 날 따라다니는데, 하필 수업 일정도 완전히 겹쳐서 피할 수 도 없다. “드레이코, 제발 나 좀 그만 놀리면 안 돼? 아니면 차라리 나한테서 떨어지던가...” “난 널 도와줘야 하는걸. 그리고 너 나조차 없으면 슬리데린에 친구 없잖아, 안 그래?” 정말 얄밉게도 맞는 말만 쏙쏙 골라서 한다. 사실 순혈이 아닌 나는 슬리데린에서 은근한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기에, 드레이코조차 없다면 정말로 완전히 혼자가 되어 버린다. “네가 내 친구야? 그렇게 맨날 놀리면서..” “원래 놀리면서 친해지는거라 하잖아.” “하여간 쓸데없이 말만 잘 해...” 티격태격 하면서도 붙어다니는걸 보면 이미 정들어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야, 나 도서관 간다. 좀 이따 저녁 먹을때 봐!” 세상 유쾌하고 장난치기를 좋아하는 드레이코의 가장 큰 반전은 드레이코가 성적이 전교에서 1, 2등을 다툴 정도라는 것이었다. “하... 나는 언제쯤 호그와트에 익숙해 지려나...” “y/n... 맞지?” “어? 해리?” “응. 첫날 보고 오늘 처음으로 본 거 맞지?” “아, 응. 오랜만이야!” 그리고 잠시 침묵이 맴돌았다. 하긴, 나랑 해리는 그날 짐을 들어 주면서 잠깐 이야기를 나눈게 끝이였기 때문에 어색할 수 밖에 없었다. “있지, 실례되는 질문일 수 있지만... 너 혹시 순혈 가문이야?” “아... 난 순혈은 아니야. 어머니가 머글이셔서..” “그래? 근데 어떻게 슬리데린이 된 거야?” “그러게... 사실 나도 모르겠어.” “난 네가 후플푸프나 그리핀도르에 배정 받을 줄 알았는데... 좀 아쉬우면서도 놀랍네.” “응..? 아쉽다고?” “아, 그냥... 너랑 친하게 지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해서. 하하..” “아...” “수업은 안 힘들어? 기초를 배우지 않으면 어려웠을텐데...” “사실 좀 힘들긴 해. 그래도 어쩌겠어... 그리고 교수님들께서 많이 신경 써 주셔서 괜찮아!” “괜찮다니 다행이네. 아, 그리고 혹시 너만 괜찮다면... 수업 끝나고 나도 조금 도와줘도 될까?” “어? 네가 날 도와준다고..?” “응. 혹시 싫으면..” “아, 아냐! 그래주면 나야 고맙지...” “다행이다. 그럼 언제부터 할까?” “음... 내일부터 어때?” “그래! 내일 수업 다 끝나고 뒤쪽 정원에서 만나자.” “응..!” 믿기지가 않는다. 꿈이라도 꾸는 건 아닐까? 이쪽 세계에서는 이름을 날릴대로 날린 유명한 해리 포터가 나에게 개인 마법 수업을 해 준다니... 물론 정식 교수는 아니었지만, 충분히 놀랄 일이었다. “야, 너 어디 갔었던 거야? 한참 찾았네.” “아, 드레이코...” “뭐야? 볼이 왜이렇게 빨개?” “어.. 어? 내 볼이 빨개..?” “응. 엄청 빨간데다 엄청 뜨거운데? 너 뭐하고 있었길래 이렇게 뺨이 달아오른거야?” “아무것도 아니야..!” “뭐야...” 방금 해리랑 얘기를 한 것 때문일까? 아냐, 설마 그것 때문이겠어... 애써 생각을 떨쳐 냈다. 저녁을 먹으면서도, 잠들 준비를 하면서도, 심지어 잠들기 직전까지도 해리와의 약속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아니, 어쩌면 잠들기 직전까지 생각난게 아니라 그 생각때문에 잠에 들 수 없었던 것이었다. “내일 수업 늦겠다... 제발 잠이나 자자..” 스스로에게 몇번이나 다짐했지만 소용 없었다.
4. 어젯밤 겨우 잠에 들고, 고작 몇시간 뿐이었지만 잠을 자고 일찍 일어났다. 아직 수업이 끝나고 해리와의 수업이 시작되려면 한참 남았지만,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아침부터 비가 많이 왔지만, 날씨와 다르게 마음만은 화창했다. “잡종, 나 빼고 혼자 수업 가기야? 진짜 섭섭하게 구네.” 저 지긋지긋한 잡종 소리... 하지 말라 해도 계속 하니 어쩔 수 없다. 내가 알아서 걸러 듣는 수 밖에... “뭐, 나랑 다르게 잘나신 드레이코 말포이님은 나같은 잡종 말고도 같이 가실 친구들이 많지 않으신가?” 유치하지만, 꽤나 통쾌했다. “너 설마 어제 내가 했던 말 아직도 품어두고 있었던거야? 그리고 그것때문에 지금 삐져서 이러는 거고?” “삐지긴 누가?” “맞네, 삐진거.” “됐네요~” “야, 야! 같이가!” - “아, 드디어 수업 끝났다! 빨리 가서 저녁 먹자.” “너 먼저 가. 난 가볼데가 있어서...” “어디 가는데? 같이 가줘?” “아냐, 괜찮아.” “...그래 뭐. 빨리 갔다 와.” 드디어.. 해리에게 마법 수업을 받는다. 상기된 얼굴이 드러나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 할 까봐 심호흡도 여러번 해보고 다짐도 했지만 다 무용지물이었다. “아, 왔어? 하필 오늘 비가 오긴 하는데, 여기는 덜 맞으니까 괜찮지?” “응..” “볼이 빨간데... 어디 아픈 거 아냐?” “아.. 아냐!! 괜찮아...” “음... 그래. 괜찮다니까.. 바로 시작할게. 넌 어떤 과목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 “나는 마법의 약에서 이 부분이 가장 어렵더라.” 꿈만 같다, 지금 이 순간이. “아, 이건 어떻게 하냐면...” 노을이 하늘을 붉은 빛으로 물들이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지금, 해리의 목소리를 들으며 눈을 마주보는게 내 심장을 뛰게 하는데는 충분했다. “음, 이정도면 알겠지?” “응! 이해됐어.” “더 모르는건 없고?” “음... 이정도면 오늘은 거의 다 된 것 같아.” “그래, 그럼 우리도 빨리 저녁 먹으러 가자. 곧 저녁 시간 끝날 것 같으니까...” “그래..!” 저녁 시간의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지만, 연회장엔 아직 많은 학생들이 남아 있었다. “그쪽 테이블에 토스트가 거의 없네... 이거 먹어, y/n.” “앗, 고마워..!” 해리는 토스트가 든 접시를 건네며 살짝 웃어 보였다. “너 왜 이제 왔... 뭐야? 포터?” 드레이코가 나를 발견하곤 내게 다가오며 말하다 해리와 마주쳤다. “...말포이.” “포터, 너 왜 얘랑 같이 온거야? 그동안 둘이 같이 있었던 거야?” “맞아, 나랑 같이 있었...” 해리가 대답하려는 그때, 곳곳에서 술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뭐? 전학생이랑 해리랑 단 둘이 있었다고? 무슨 일로?” “뭐야... 해리랑 벌써 친해진거야? 둘이 무슨 사이길래?” 해리도 그 말들을 들었는지, 내 눈치를 살피곤 한숨을 한번 쉬고 다시 말을 이었다. “같이 있진... 않았지.” 다행이다... 만약 해리가 저렇게 답해주지 않고 솔직하게 말했다면 난 지금 이 순간 이후로 호그와트 최고의 이야깃거리가 될지도 몰랐다. “...정말이야?” 이번엔 드레이코가 나에게 물었다. “어, 정말이지..!” “그래. 그럼 일단 나와 봐.” “뭐? 야, 나 아직 음식엔 손도 못 댔는데.. 어딜 나가라는거야? 좀 이따 얘기해.” “하... 그럼 옆에 있을게.” “응..? 뭐 그러던가...” 뭐지... 이 기분은.
5. 드레이코와 해리 사이에서 다른 아이들의 시선까지 받으며 뭔갈 먹는다는것은 생각보다 훨씬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근데 너희... 꼭 내 옆에 앉아야 할까?” “왜? 싫어? 네가 싫으면 저쪽으로 갈게.” “아니... 해리 넌 괜찮은데...” 드레이코가 날 계속 쏘아보고 있었다. “나는 네 옆에 있으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나?” “아니... 그냥 네가 계속 째려보니까 하는 소리지. 도대체 왜 그런 눈으로 쳐다보는거야?” “내가 언제 째려봤다고... 빨리 먹기나 해.” 시치미 떼기는... 내가 다 봤는데. “됐어, 다 먹었어. 해리, 나 먼저 갈게! 드레이코, 빨리 나와.” “응 잘가...” 계속 해리를 째려보는 드레이코를 겨우 끌고 밖으로 나왔다. “왜 그랬던거야? 부담되게... 해리도 불편해 하고, 나도 먹다 체할 뻔 했잖아.” “뭐가? 그냥 앉아있는 것도 안돼?” “진짜... 왜 그러는건데? 뭐가 문제야? 너 질투라도 하니?” 내가 뱉어놓고도 어이 없는 말이었지만, 화가 나서 아무렇게나 튀어 나오는 말을 주체하기 힘들었다. “...질투 하면 어쩔건데?” “뭐?” “아냐, 아무것도 아니라고.” “뭐야... 어쨌든 다음부턴 제발 그러지 마. 내가 뭘 하든 신경쓰지 말라고.” “...” 너무 심했던 건 아닐까 싶기도 했지만, 괜찮을 거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였다. “드레이코, 화났어?” “...” “미안, 방금은 내가...” “괜찮아.” “정말 미안ㅎ...” “나 들어갈게.” 사실 드레이코의 행동이 이해가 되진 않지만, 상처를 받은 듯 한 드레이코의 반응에 덤덤하기란 쉽지 않은 일 이었다. - 다사다난했던 하루가 지나고, 또 새로운 아침이 밝았다. 드레이코는... 어제 일로 조심스러워진 건지 평소와는 다르게 나에게 잘 다가오지 않는 것 같았다. 연회장에서 만나게 된다면 말이라도 걸어 보려고 했지만, 연회장엔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다. “야, 말포이 걔 오늘 왜 안 보이지?” “그러게?” “내가 어제 보니까 비 맞다가 열 나서 누워있던데? 나 걔 옆방이잖아.” “진짜? 걔가 웬일이래?” 드레이코가 아프다고? 비를 맞아...? 아니 도대체 왜...?
6. 하루종일 머릿속에서 드레이코 생각이 떠나가질 않는다. 도대체 왜 아프다는거지... 오늘 수업 끝나고 한번 가 봐야 하나? 너무 괜한 관심인가... “y/n, 오늘도 끝나고 수업 할 거지?” “아, 해리... 그게...” “왜? 무슨 일 있어?” “음... 미안한데 해리, 오늘 하루만 수업 빼줄 수 있을까? 내가 급하게 할 일이 있어서...” “아... 그럼 어쩔 수 없지. 내일 하자!” “응..! 정말 고마워.” 해리랑 수업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일단 드레이코에게 가봐야 할 것 같다. “...드레이코?” 아무 대답이 없었다. 저녁 시간이라 텅 빈 기숙사에는 정적이 맴돌았다. “여기 없는건가...” 그때, 구석 한편에서 기침소리가 들려왔다. “드레이코? 거기 있는거야?” 기침 소리가 난 곳으로 가보니, 드레이코가 누워있었다. “야... 너..!” 드레이코의 머리는 식은땀에 젖어 헝클어져 있었고, 답답해서 풀어헤친 듯 한 넥타이도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찡그린 표정에 바싹 마른 입술이 그를 더 아파 보이게 만들었다. “이정도로 심했던거야..? 너 진짜...” “누구야..?” “나야, y/n..!” “y/n..? 네가 왜 여기에..” “바보야, 어제 비 맞아서 이런거라며? 비는 왜 맞아서...” “됐어.. 괜찮아.” “괜찮기는..! 너 지금 엄청 아파 보여... 기다려, 물에 적신 수건 가져올테니까.” “진짜 괜찮은데..” 바보도 아니고 왜 저 꼴이 될 때까지 비를 맞고 있었던 거야... 사람 속상하게... 물을 받은 대야와 수건을 가지고 다시 돌아가자, 드레이코는 가쁘게 숨을 쉬며 아까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리고 있었다. “땀좀 봐... 수건 올리면 좀 나아질거야, 조금만 참아..” “...고마워.” “말 하지 말고, 그냥 한숨 푹 자고 일어나.” “손좀 잡아줘.” “뭐..?” “싫으면 말고.” 잠시 고민했지만 힘없이 파르르 떨리는 드레이코의 손을 보고 나서 망설임 없이 드레이코의 손을 두 손으로 감쌌다. 그러자 드레이코는 안심이 된 듯 눈을 감곤 잠에 들었다. “어제 일이 그렇게 속상했나... 근데 얘가 아무리 속상해도 그렇게 무모한 짓을 할 것 같진 않은데...” 혹시나 드레이코가 깰까봐 낮게 읊조리며 드레이코의 얼굴을 보았다. “가끔 네 속을 정말 모르겠단 말이지, 이 얼굴 속에 무슨 감정을 숨기고 있는건지..”
살아가면서 얼마나 즐길 수 있을까, 9와 4분의 3승강장에 앉아 기차를 기다리는 설렘을 느끼는것을...
봄도 지나고 햇빛이 쨍쨍한 늦여름에 알맞게 나뭇가지엔 푸른 나뭇잎이 돋아났고 하늘은 밝은 코발트 블루 색으로 빛났다.
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방향을 따라 모든게 지나가려는 느낌이 들었다.
대부분 다들 미련없이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지만, 난 아직도 새롭게 시작될 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것 같다.
짧다면 짧을 시간동안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부디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호그와트이기를...
호그와트로 가는 기차 안은 생각보다 아늑했다. 너무 조용하지도, 너무 시끄럽지도 않은 알맞은 기분 좋은 소음이 울렸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기차는 출발했다.
“여기 자리 있어?”
“아... 아니, 없어..!”
“다행이네. 좀 앉을게.”
백금발에 큰 키를 가지고 검은색 정장을 입은 남자아이가 말을 걸어왔다. 이 아이는 누굴까...
“왜?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아, 아냐...”
“흐음...”
“왜..?”
“넌 처음보는 얼굴 같아서.”
“아, 나는...”
“어? 고일?”
이름모를 남자아이는 자신의 친구로 보이는 또 다른 남자아이를 따라 나갔다.
“뭐야... 사람 무안하게..”
기차가 멈추고, 다들 기차에서 내려 호그와트 입구를 향해 가고 있었다.
“짐이 이렇게 많았었나...”
짐들 때문에 걷지도 못할 상황에 당황하고 있었는데, 한 남자아이가 다가왔다.
“저기, 안녕?”
“힉..! 안녕...”
“아, 놀랐다면 미안해. 난 네가 힘들어 보이길래 그냥 좀 도와주고 싶어서...”
“아... 고마워..! 그럼 이거 하나만 들어 줄 수 있어?”
“그래. 그나저나 넌 이름이 뭐야? 작년엔 못 봤던걸로 기억하는데... 그리핀도르가 아니라서 그런가?”
“아... 나는 y/n이야. 올해 전학 온거라... 모르는게 당연할거야!”
“그래? 전학생은 처음이네... 나는 해리 포터야.”
“해리 포터... 헉..! 그럼 네가..?”
“아... 아마 네가 생각하는게 맞을거야.”
“와, 만나서 반가워..!”
“응, 나도 반가워.”
소문으로 들어만 봤던 해리 포터를 보게 되다니... 그것도 옆에서 내 짐을 들어 주다니..! 모든게 신기하기만 했다.
“y/n, 근데 넌 어쩌다 전학을 오게 된 거야? 그럼 수업도 따라가기 힘들텐데..”
“아 그게... 사실 통계 문제 때문에 마법부 통지를 올해 받았어. 나는 머글 세계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오게 된거야. 수업은 일단 나이에 맞는 수업을 하지만 나중에 보충 수업을 한다고 들었어. 처음 일년간은 시험에 조금의 특혜가 있고...”
“그렇구나. 올해 한 해는 조금 고생하겠네...”
“하하, 열심히 해야지 뭐..”
“다 왔다! 난 일단 먼저 가야해서 가 볼게.”
“응, 고마워 해리..!”
호그와트는 생각보다 더, 아니 훨씬 좋은 곳이었다. 분위기도 신나고, 또 유쾌하고 좋은 학생들이 많을 것 같았다.
“모두들 주목-“
호그와트의 교장, 덤블도어 교수님이 유리잔을 톡톡 치며 말씀하셨다.
“올해는 새로운 학생이 호그와트로 전학 왔습니다. 이례적인 일이지만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반겨주길 바랍니다!”
우렁찬 박수 소리가 연회장을 가득 채웠고, 곳곳에선 장난스러운 함성 소리도 들려왔다.
“그럼, 새로운 학생을 위해 기숙사 배정을 해야겠죠? y/n 학생, 앞으로 나오세요.”
내가 일어나자, 모두가 나를 주목했다.
“여기 앉아서 모자를 쓰고 기다리면 된단다.”
마법의 모자가 기숙사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디보자... 음, 어렵군. 정말 어려워... 용기와 함께 지혜도 가지고 있고, 배려심도 넘쳐. 이 모든것에 뒤쳐지지 않을 야망도 가지고 있군. 물론 그 아이보다는 부족하지만... 그 애 뺨칠 능력이야.”
모두 ‘그 아이’가 해리 포터 라는걸 눈치 채고 있었고, 교수님은 물론 학생들도 한 곳으로 집중이 몰렸다.
마법의 모자가 말을 잠시 멈추자, 연회장엔 긴장이 맴돌았다.
“어딜 가도 잘 해낼거야. 어디가 좋을까... 어디가 너의 무한한 가능성을 펼쳐 줄 수 있을까...”
다시 한번 긴장이 찾아올때쯤, 마법의 모자가 외쳤다.
“그래, 슬리데린!”
연회장이 술렁였다. 몇몇은 박수를 쳤지만, 일부 뿐이었다.
“y/n? 그런 이름은 처음 들어보는데, 순혈이 아니지 않아?”
“어떻게 슬리데린이 된 거지?”
“포터와 비슷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 그리핀도르로 가야 하는 거 아냐?”
교수님들도 모두 당황하신 듯, 잠깐동안 연회장은 분위기가 좋지 않게 흘러갔었다.
“다들 조용- y/n 학생을 축하해줍시다.”
금세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지만, 다들 표정엔 의문을 품고 있었다.
2.
“야, 너 아까 기차에서 만났던 걔 맞지?”
아까 그 남자아이가 말을 걸었다.
“아, 응... 안녕?”
“안녕은 무슨... 너 순혈이야?”
“어?”
“순혈이냐고.”
“순혈... 아닌 것 같은데..?”
“뭐? 설마설마 했는데, 순혈이 아니라고?”
“응..”
“어떻게 순혈도 아닌 주제에 슬리데린에 온 거야?”
“나도 잘 모르겠어.”
“허... 어이가 없네.”
“...”
“너, 포터랑 비슷할 정도로 대단하다면서? 어디 그 대단한 능력좀 보여주지 그래?”
“내가..? 아니 난 대단하지 않은데... 마법도 한 번도 써본적이 없어..!”
“와, 알면 알수록 너 진짜 어이없다. 거짓말 하는 거야?”
“아냐..! 진짜 아니야...”
“흠... 그래 뭐.”
그 아이는 질문을 퍼부어 대더니 다른 아이들 사이에 껴서 금세 사라지고 말았다.
“진짜.. 어이없는게 누군데...”
뒷통수에다 대고 소리를 질러 주고 싶었지만, 소심한 나는 작게 중얼거릴 수 밖에 없었다.
호그와트에서의 첫 수업이 시작되었다. 교실을 찾지 못해 조금 헤맨 탓에 지각을 하긴 했지만...
“오늘은...”
수업이 시작되자, 모두들 책을 펼쳐 수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때, 아까 그 아이가 내 뒷목에 작게 구긴 종이 조각을 던지며 말을 걸었다.
“야!”
“뭐, 뭐야..? 왜 그래?”
“너, 이 주문은 아냐?”
“아니... 잘 모르겠는데?”
“역시 잡종이라 어쩔 수 없나?”
“잡종..?”
“어, 너 같은 순혈이 아닌 마법사들을 칭하는 말이지.”
“미안한데... 그런 별명으로 불리는거 별로 좋아하지 않아. 사과해 줄 수 있을까?”
“오, 생각보다 성격있는 스타일이었네? 잡종.”
“하지 말라니까..!”
“거기, 왜이리 소란스러운거죠?”
“아.. 아니에요..!”
“y/n 학생은 수업에 적응하기 힘들텐데, 누구 도와줄 사람 없나요?”
“아, 저 혼자 해도 괜찮...”
“제가 도와주겠습니다, 교수님!”
“너..!”
그 아이가 한쪽 입꼬리를 올려 웃어 보였다.
“말포이..? 그래요, 그럼 말포이 학생이 도와주도록 하세요.”
저 애 이름이 말포이 인가?
“내가 도와줄게, 잡종.”
그 아이는 장난스러운 말투와 함께 윙크를 해 보였다.
“그렇게 부르지 말라니까...”
“너 내 이름은 알아?”
“...말포이 아냐?”
“드레이코. 드레이코 말포이야. 말포이는 성이고..”
“내 이름은 y/n이니까 잡종이라고 그만 좀 부르면 안 돼?”
“고민해 볼게, y/n 잡종!”
“하...”
3.
드레이코는 아직도 나를 잡종이라고 부른다. 날 놀리려고 하루 종일 날 따라다니는데, 하필 수업 일정도 완전히 겹쳐서 피할 수 도 없다.
“드레이코, 제발 나 좀 그만 놀리면 안 돼? 아니면 차라리 나한테서 떨어지던가...”
“난 널 도와줘야 하는걸. 그리고 너 나조차 없으면 슬리데린에 친구 없잖아, 안 그래?”
정말 얄밉게도 맞는 말만 쏙쏙 골라서 한다. 사실 순혈이 아닌 나는 슬리데린에서 은근한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기에, 드레이코조차 없다면 정말로 완전히 혼자가 되어 버린다.
“네가 내 친구야? 그렇게 맨날 놀리면서..”
“원래 놀리면서 친해지는거라 하잖아.”
“하여간 쓸데없이 말만 잘 해...”
티격태격 하면서도 붙어다니는걸 보면 이미 정들어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야, 나 도서관 간다. 좀 이따 저녁 먹을때 봐!”
세상 유쾌하고 장난치기를 좋아하는 드레이코의 가장 큰 반전은 드레이코가 성적이 전교에서 1, 2등을 다툴 정도라는 것이었다.
“하... 나는 언제쯤 호그와트에 익숙해 지려나...”
“y/n... 맞지?”
“어? 해리?”
“응. 첫날 보고 오늘 처음으로 본 거 맞지?”
“아, 응. 오랜만이야!”
그리고 잠시 침묵이 맴돌았다. 하긴, 나랑 해리는 그날 짐을 들어 주면서 잠깐 이야기를 나눈게 끝이였기 때문에 어색할 수 밖에 없었다.
“있지, 실례되는 질문일 수 있지만... 너 혹시 순혈 가문이야?”
“아... 난 순혈은 아니야. 어머니가 머글이셔서..”
“그래? 근데 어떻게 슬리데린이 된 거야?”
“그러게... 사실 나도 모르겠어.”
“난 네가 후플푸프나 그리핀도르에 배정 받을 줄 알았는데... 좀 아쉬우면서도 놀랍네.”
“응..? 아쉽다고?”
“아, 그냥... 너랑 친하게 지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해서. 하하..”
“아...”
“수업은 안 힘들어? 기초를 배우지 않으면 어려웠을텐데...”
“사실 좀 힘들긴 해. 그래도 어쩌겠어... 그리고 교수님들께서 많이 신경 써 주셔서 괜찮아!”
“괜찮다니 다행이네. 아, 그리고 혹시 너만 괜찮다면... 수업 끝나고 나도 조금 도와줘도 될까?”
“어? 네가 날 도와준다고..?”
“응. 혹시 싫으면..”
“아, 아냐! 그래주면 나야 고맙지...”
“다행이다. 그럼 언제부터 할까?”
“음... 내일부터 어때?”
“그래! 내일 수업 다 끝나고 뒤쪽 정원에서 만나자.”
“응..!”
믿기지가 않는다. 꿈이라도 꾸는 건 아닐까? 이쪽 세계에서는 이름을 날릴대로 날린 유명한 해리
포터가 나에게 개인 마법 수업을 해 준다니... 물론 정식 교수는 아니었지만, 충분히 놀랄 일이었다.
“야, 너 어디 갔었던 거야? 한참 찾았네.”
“아, 드레이코...”
“뭐야? 볼이 왜이렇게 빨개?”
“어.. 어? 내 볼이 빨개..?”
“응. 엄청 빨간데다 엄청 뜨거운데? 너 뭐하고 있었길래 이렇게 뺨이 달아오른거야?”
“아무것도 아니야..!”
“뭐야...”
방금 해리랑 얘기를 한 것 때문일까? 아냐, 설마 그것 때문이겠어... 애써 생각을 떨쳐 냈다.
저녁을 먹으면서도, 잠들 준비를 하면서도, 심지어 잠들기 직전까지도 해리와의 약속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아니, 어쩌면 잠들기 직전까지 생각난게 아니라 그 생각때문에 잠에 들 수 없었던 것이었다.
“내일 수업 늦겠다... 제발 잠이나 자자..”
스스로에게 몇번이나 다짐했지만 소용 없었다.
4.
어젯밤 겨우 잠에 들고, 고작 몇시간 뿐이었지만
잠을 자고 일찍 일어났다. 아직 수업이 끝나고 해리와의 수업이 시작되려면 한참 남았지만,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아침부터 비가 많이 왔지만, 날씨와 다르게 마음만은 화창했다.
“잡종, 나 빼고 혼자 수업 가기야? 진짜 섭섭하게 구네.”
저 지긋지긋한 잡종 소리... 하지 말라 해도 계속 하니 어쩔 수 없다. 내가 알아서 걸러 듣는 수 밖에...
“뭐, 나랑 다르게 잘나신 드레이코 말포이님은 나같은 잡종 말고도 같이 가실 친구들이 많지 않으신가?”
유치하지만, 꽤나 통쾌했다.
“너 설마 어제 내가 했던 말 아직도 품어두고 있었던거야? 그리고 그것때문에 지금 삐져서 이러는 거고?”
“삐지긴 누가?”
“맞네, 삐진거.”
“됐네요~”
“야, 야! 같이가!”
-
“아, 드디어 수업 끝났다! 빨리 가서 저녁 먹자.”
“너 먼저 가. 난 가볼데가 있어서...”
“어디 가는데? 같이 가줘?”
“아냐, 괜찮아.”
“...그래 뭐. 빨리 갔다 와.”
드디어.. 해리에게 마법 수업을 받는다. 상기된 얼굴이 드러나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 할 까봐 심호흡도 여러번 해보고 다짐도 했지만 다 무용지물이었다.
“아, 왔어? 하필 오늘 비가 오긴 하는데, 여기는 덜 맞으니까 괜찮지?”
“응..”
“볼이 빨간데... 어디 아픈 거 아냐?”
“아.. 아냐!! 괜찮아...”
“음... 그래. 괜찮다니까.. 바로 시작할게. 넌 어떤 과목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
“나는 마법의 약에서 이 부분이 가장 어렵더라.”
꿈만 같다, 지금 이 순간이.
“아, 이건 어떻게 하냐면...”
노을이 하늘을 붉은 빛으로 물들이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지금, 해리의 목소리를 들으며 눈을 마주보는게 내 심장을 뛰게 하는데는 충분했다.
“음, 이정도면 알겠지?”
“응! 이해됐어.”
“더 모르는건 없고?”
“음... 이정도면 오늘은 거의 다 된 것 같아.”
“그래, 그럼 우리도 빨리 저녁 먹으러 가자. 곧 저녁 시간 끝날 것 같으니까...”
“그래..!”
저녁 시간의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지만, 연회장엔 아직 많은 학생들이 남아 있었다.
“그쪽 테이블에 토스트가 거의 없네... 이거 먹어, y/n.”
“앗, 고마워..!”
해리는 토스트가 든 접시를 건네며 살짝 웃어 보였다.
“너 왜 이제 왔... 뭐야? 포터?”
드레이코가 나를 발견하곤 내게 다가오며 말하다 해리와 마주쳤다.
“...말포이.”
“포터, 너 왜 얘랑 같이 온거야? 그동안 둘이 같이 있었던 거야?”
“맞아, 나랑 같이 있었...”
해리가 대답하려는 그때, 곳곳에서 술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뭐? 전학생이랑 해리랑 단 둘이 있었다고? 무슨 일로?”
“뭐야... 해리랑 벌써 친해진거야? 둘이 무슨 사이길래?”
해리도 그 말들을 들었는지, 내 눈치를 살피곤 한숨을 한번 쉬고 다시 말을 이었다.
“같이 있진... 않았지.”
다행이다... 만약 해리가 저렇게 답해주지 않고 솔직하게 말했다면 난 지금 이 순간 이후로 호그와트 최고의 이야깃거리가 될지도 몰랐다.
“...정말이야?”
이번엔 드레이코가 나에게 물었다.
“어, 정말이지..!”
“그래. 그럼 일단 나와 봐.”
“뭐? 야, 나 아직 음식엔 손도 못 댔는데.. 어딜 나가라는거야? 좀 이따 얘기해.”
“하... 그럼 옆에 있을게.”
“응..? 뭐 그러던가...”
뭐지... 이 기분은.
5.
드레이코와 해리 사이에서 다른 아이들의 시선까지 받으며 뭔갈 먹는다는것은 생각보다 훨씬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근데 너희... 꼭 내 옆에 앉아야 할까?”
“왜? 싫어? 네가 싫으면 저쪽으로 갈게.”
“아니... 해리 넌 괜찮은데...”
드레이코가 날 계속 쏘아보고 있었다.
“나는 네 옆에 있으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나?”
“아니... 그냥 네가 계속 째려보니까 하는 소리지. 도대체 왜 그런 눈으로 쳐다보는거야?”
“내가 언제 째려봤다고... 빨리 먹기나 해.”
시치미 떼기는... 내가 다 봤는데.
“됐어, 다 먹었어. 해리, 나 먼저 갈게! 드레이코, 빨리 나와.”
“응 잘가...”
계속 해리를 째려보는 드레이코를 겨우 끌고 밖으로 나왔다.
“왜 그랬던거야? 부담되게... 해리도 불편해 하고, 나도 먹다 체할 뻔 했잖아.”
“뭐가? 그냥 앉아있는 것도 안돼?”
“진짜... 왜 그러는건데? 뭐가 문제야? 너 질투라도 하니?”
내가 뱉어놓고도 어이 없는 말이었지만, 화가 나서 아무렇게나 튀어 나오는 말을 주체하기 힘들었다.
“...질투 하면 어쩔건데?”
“뭐?”
“아냐, 아무것도 아니라고.”
“뭐야... 어쨌든 다음부턴 제발 그러지 마. 내가 뭘 하든 신경쓰지 말라고.”
“...”
너무 심했던 건 아닐까 싶기도 했지만, 괜찮을 거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였다.
“드레이코, 화났어?”
“...”
“미안, 방금은 내가...”
“괜찮아.”
“정말 미안ㅎ...”
“나 들어갈게.”
사실 드레이코의 행동이 이해가 되진 않지만, 상처를 받은 듯 한 드레이코의 반응에 덤덤하기란 쉽지 않은 일 이었다.
-
다사다난했던 하루가 지나고, 또 새로운 아침이 밝았다.
드레이코는... 어제 일로 조심스러워진 건지 평소와는 다르게 나에게 잘 다가오지 않는 것 같았다.
연회장에서 만나게 된다면 말이라도 걸어 보려고 했지만, 연회장엔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다.
“야, 말포이 걔 오늘 왜 안 보이지?”
“그러게?”
“내가 어제 보니까 비 맞다가 열 나서 누워있던데? 나 걔 옆방이잖아.”
“진짜? 걔가 웬일이래?”
드레이코가 아프다고? 비를 맞아...? 아니 도대체 왜...?
6.
하루종일 머릿속에서 드레이코 생각이 떠나가질 않는다. 도대체 왜 아프다는거지... 오늘 수업 끝나고 한번 가 봐야 하나? 너무 괜한 관심인가...
“y/n, 오늘도 끝나고 수업 할 거지?”
“아, 해리... 그게...”
“왜? 무슨 일 있어?”
“음... 미안한데 해리, 오늘 하루만 수업 빼줄 수 있을까? 내가 급하게 할 일이 있어서...”
“아... 그럼 어쩔 수 없지. 내일 하자!”
“응..! 정말 고마워.”
해리랑 수업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일단 드레이코에게 가봐야 할 것 같다.
“...드레이코?”
아무 대답이 없었다. 저녁 시간이라 텅 빈 기숙사에는 정적이 맴돌았다.
“여기 없는건가...”
그때, 구석 한편에서 기침소리가 들려왔다.
“드레이코? 거기 있는거야?”
기침 소리가 난 곳으로 가보니, 드레이코가 누워있었다.
“야... 너..!”
드레이코의 머리는 식은땀에 젖어 헝클어져 있었고, 답답해서 풀어헤친 듯 한 넥타이도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찡그린 표정에 바싹 마른 입술이 그를 더 아파 보이게 만들었다.
“이정도로 심했던거야..? 너 진짜...”
“누구야..?”
“나야, y/n..!”
“y/n..? 네가 왜 여기에..”
“바보야, 어제 비 맞아서 이런거라며? 비는 왜 맞아서...”
“됐어.. 괜찮아.”
“괜찮기는..! 너 지금 엄청 아파 보여... 기다려, 물에 적신 수건 가져올테니까.”
“진짜 괜찮은데..”
바보도 아니고 왜 저 꼴이 될 때까지 비를 맞고 있었던 거야... 사람 속상하게...
물을 받은 대야와 수건을 가지고 다시 돌아가자, 드레이코는 가쁘게 숨을 쉬며 아까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리고 있었다.
“땀좀 봐... 수건 올리면 좀 나아질거야, 조금만 참아..”
“...고마워.”
“말 하지 말고, 그냥 한숨 푹 자고 일어나.”
“손좀 잡아줘.”
“뭐..?”
“싫으면 말고.”
잠시 고민했지만 힘없이 파르르 떨리는 드레이코의 손을 보고 나서 망설임 없이 드레이코의 손을 두 손으로 감쌌다.
그러자 드레이코는 안심이 된 듯 눈을 감곤 잠에 들었다.
“어제 일이 그렇게 속상했나... 근데 얘가 아무리 속상해도 그렇게 무모한 짓을 할 것 같진 않은데...”
혹시나 드레이코가 깰까봐 낮게 읊조리며 드레이코의 얼굴을 보았다.
“가끔 네 속을 정말 모르겠단 말이지, 이 얼굴 속에 무슨 감정을 숨기고 있는건지..”
헐 미친 엔딩이 2개라니... 심장 터져요 항상 볼 때 해리가 너무 안쓰러웠는데 엔딩이 2개라서 진짜 너무 좋네용 너무 좋아서 날아갈 듯
감사합니다... 🥰
ㅇㅈㅇㅈㅇㅈ
드레이코는 좀 투닥투닥 거리면서 편한데 설레고 해리는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이에요ㅠㅠㅠㅠㅠㅠ머야 둘다 너무좋자나ㅠㅠㅜㅠㅠㅜㅠ
그죠그죠... ㅠㅠㅜ 😭💖💖
이분이 대단한게 뭐냐면... 이 13개를 다 올렸다는게 제일 대단해.. 게다가 분량도 거의 꽉꽉있고...
저는 원래 글을 쓸때 한편한편 올리는것보단 스토리를 한번에 다 짜놓고 업로드 하는게 더 편하고 여러분이 더 읽기 쉬우실 것 같아서 그랬던 건데... 좋게 봐주시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
@@kimalbonghee ♡♡이븐도 구독을 때려박으드려야하납
대답해주시면 바로 말씀하신대로 합죠
아무리 흔해도 어떻게 풀어쓰고 누구랑 누구 넣을지도 중요한데요... 엔딩 두개 있는것도 너무 좋고... 진짜 쵝오예요... 감사함다 몰입 잘하고 가요 후하후하
헉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
엔딩이 두개라니..두개라니..!!!!!!8ㅁ8!!!
두개라니!!!! 🥺🥺
@@kimalbonghee 8ㅁ8
뭐 신종 고문 방법인 건가 해리랑 디키라니...후ㅜㄱ후욱...
행복ㄱ..🥸❤️
🥰🥰
다음편시급해요 눈물뚝뚝흘리는중
이번 소설은 완결까지 다 나온거라... ㅠㅜㅜㅜ 다음 소설 기대해 주세용 🥰🥰
다른 말 필요 없고 슨생님 사랑해요ㅠㅠ
저도 사랑합니다... 🥺💗
해리엔딩 사랑합니다,,, 말포이엔딩도 너무 좋아요 ㅠㅠㅠㅠ
해리 엔딩도 좋아하시는 분 계실 것 같아서 넣었는데... 좋아해주시니 다행이네요 😍😍
지금은 자야 돼서 안되고 내일 아침에 정주행하겠슴다!! 김말봉희가 뭔가 했더니 김말포이 ㅋㅋㅋㅋㅋㅋ작명센스 대단하세요😚
앜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당 😍😍
선생님 해리 엔딩도 있다뇨..... 다음엔 세드릭 어떠십니까... 인싸 후플푸프 세드릭...
세드릭도 한번 써 보려 했는데... 세드릭은 새드엔딩으로 끝날까봐..
@@kimalbonghee 새드도 괜찮은 것 같은데ㅜ
@@yuna-ur9wz 함 고민 해 보겟슴다...!
@정유리 아닠ㅋㅋㅋ이런 아재개그를 봤낰ㅋㅋ
@@kimalbonghee 세드릭도 해피해피해피피앤딩해주세여
진짜 선생님이 제 삶의 원동력💓
저도 여러분들이 제 삶의 원동력...💖💖
아니 대체 뭐가 죄송하단겁니까?!? 그렇게 제 심장을 뚜드려 패서?!? 용서해드리죠 다음에도 또 그러면 찾아가서 절할겁니다❤️❤️ 글을(쾅)왜이렇게(코ㅓㅇ)잘쓰세요 진짜(쾅쾅) ❤️❤️
헉 감사합니다 💖💖
대박😝🧙♀️
😆💖
작가님..얼마전에 알게되서 소설 정주행중입니다!!! 사랑해여♡
헉.. 제가 더 사랑해요 🥰
☺😊 오늘도 넘 재밌어요!
감사합니다 😊💞
죄송하긴요 ㅠㅠㅠㅠ진짜 너무너무너무 설레고 재밌고 다 합니다.. 진짜 설레요ㅠㅠㅠㅠㅠ
헉... 정말 너무 감사합니다 💖💖
저도 말포이소설 쓰는데 항상 여기서 노래들으면서 써요ㅎㅎ 노래늘 감사해요
저야말로 감사드려요.. 😍
와 대박대박 미쳐따 오늘 첨 봤는데 너무너무너무 글 잘쓰시는거 아입니까 ㅠㅠㅠㅠ💗💗
앗 정말 너무 감사합니당.. 🥰🥰
@@kimalbonghee 구독 했어용 히히 앞으로도 찾아올게요❤️
이게 바로 뼈를 갈았다는 신작인가요..?
읽기전에 마음부터 고르고 시작합니다..
뼈를 갈고 싶었으나... 개인 사정으로 인해 뼈를 갈진 못하고 뼈를 긁는 정도는 했읍네다...
@@kimalbonghee ㅋㅋㅋㅋㅋ
와 작가님 필력도 스토리도 정말 미쳐버리겠네요.. 엔딩 2개에 이런 필력까지,, 모든 것을 가지셨군요 부럽고 존경합니다 🥺
어머나세상에 언벌리버블,, 작가님 글도 너무너무 좋은걸요 ㅠㅠㅠㅠ 💗💗 감사합니다,, 🥰
해리 진짜 존나 좋다 후욱후욱
사실 해리 외전 뺄려다가 너무 섭남의 그 안타까움 때문에 넣었죠... 😭😭
말포이 주름도 잘생겼어 ㅜㅜ
맞아요 맞아... 😭💞
이번 신작도 넘무 재밋네요 ㅜㅜㅜㅜ하흐허허허허허허허헣ㅎㅎㅎㅎ(๑˃̶͈̀o˂̶͈́๑)
ㅎㅎㅎㅎㅎ 감사합니답 😭😭💖
뒷북이지만 조용히 열독(?) 하고있는 팬으로서 노래 추천 드리고 싶었어요!!;-; 받아주실진 모르겠지만
혹시나 글 쓰시는 데 도움 될까 올려봅니다
Stephanie Poetri- Selfish 입니다❤
헉 넵 한번 꼭 들어보고 글 써보도록 할게요.. 🥰💗
@@kimalbonghee 헐헐 답글 주시다니 너무 감사드려요ㅠㅠㅠ❣
자까님 혹시... 집착광공과 집착광수 조합 한번만 볼 수 있을까요... 서로를 조여가는... 그런 엉키고 퇴폐적인 관계를 보고 싶습네다...
안그래도 그런거 하나 써뒀지용 😉 내일쯤 올라가요!!
@@kimalbonghee 사사사ㅏ살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
기억조작 됨이 아니라 이미 조작 됬어요
앜ㅋㅋㅋㅋㅋㅋ 😉😉💖
혹시 여주가 말포이보다 귀족 가문이여서 다 깔보고 다니는 스토리로 신청같은거 해도 되나요..? 뭔가 상상이 안가는 스토리여서 보고싶어요..
오오... 저도 상상이 안 가서 잘 소화할지는 모르겠지만 ㅋㅋㅋㅋ 한번 준비는 해 볼게요 다음주쯤 올라갈려나... 🥺🥺
꺄미쳤다ㅜㅜㅜ 저도 드레헤르같은 소설쓰는데 이런거 써보고시프유ㅠ
십
말봉이 좋아한지 일주일도 안된 사람임니다.. 왜 성이 김씨인지 물어봐도 될까유? 혹시 말봉희 님 성이라면 죄삼닥..
그건 아니지만... 굉장이 한국적인 이름중에 가장 흔한게 김씨 아니겠습닉까!!!!! 사실 저도 요즘 그냥 김 뺄까 고민 중입니당... ㅋㅋㅋ
@@kimalbonghee 어머 그렇군요 ㅋㅋㅋㅋㅋ 저도 말봉이 조아해요 디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