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 영상시] 생명의 서 _ 청마 유치환 / 낭송 _ 하늘바다 여운종 / 하루 한 편 시 읽어주는 남자 402번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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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Опубликовано: 20 сен 2024
  • 하루 한 편 시 읽어주는 남자 402번째 작품
    (2022년 8월 3일)
    생명의 서(生命─書)
    _ 청마 유치환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懷疑)를 구(救)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愛憎)을 다 짐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으로 나는 가자.
    거기는 한 번 뜬 백일(白日)이 불사신같이 작열(灼熱)하고
    일체가 모래 속에 사멸한 영겁(永劫)의 허적(虛寂)에
    오직 알라의 신(神)만이
    밤마다 고민하고 방황하는 열사(熱沙)의 끝.
    그 열렬한 고독(孤獨) 가운데
    옷자락을 나부끼고 호올로 서면
    운명처럼 반드시 '나'와 대면케 될지니
    하여 '나'란 나의 생명이란
    그 원시의 본연한 자태를 다시 배우지 못하거든
    차라리 나는 어느 사구(沙丘)에 회한(悔恨) 없는 백골을 쪼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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