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우민미술상 수상작가전 김윤수 《푸르스름한 걸음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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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Опубликовано: 24 авг 2024
  • 푸르스름한 걸음걸이 A Walk in Blueness
    전시기간 : 2024.7.10(수) - 9.7(토)
    전시장소 : 우민아트센터
    관람시간 : 오전 10시 - 오후 7시 (3-10월 기준)
    매주 일요일, 설, 추석에는 휴관합니다.
    참여작가 : 김윤수
    주최 : 우민아트센터
    후원 : 우민재단, 충청북도, 청주시
    “현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면 설국이었다.”기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의 첫 문장을 따라가는 동안 나는 이내 흰 눈이 대기를 메우며 소리를 닫고 깊이를 지우는 적요한 풍경 앞에 선다. 모든 경계가 사라지는 풍경 속으로 아득하게 흩어지고 있었다. 책장을 넘기는 눈과 손이 글자와 글자 사이, 행간의 무한 속에서 한동안 머물기도 혹은 빠르게 건너뛰기도 하며 물리적인 시간과 공간의 규칙을 넘어서는 완전한 산책을 가능케 한다. 여행하지 않고 떠도는 것, 작업도 그러하다.
    경계를 흩트리고, 사이를 배회하고, 끝없는 변주를 흥얼거린다. 바람에 의해 형상을 달리하는 사막처럼, 조각 드로잉 그림 글쓰기 책이 유기적으로 흐르고, 사유는 그 사이 어디 즈음을 떠돌며 무아행(無我行)을 연습한다. 그렇게 걸음걸이(마음의 모습)에 가까운 풍경이 된다.
    새벽, 바다, 하늘, 먼 산의 푸르스름함. 만질 수 없으나 늘 곁을 맴도는 파랑은 삶과 죽음,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여기와 저편, 인간과 자연 같은 경계들에 관해 생각하게 한다. 나는 오랫동안 바다 저편 의 어원을 지닌 울트라마린에 매료되었고, 파스텔, 물감, 안료 등을 수집하여 시공간의 순간이동 장치처럼 사용해왔다. 이것이 그저 한 낱 말장난에 지나지 않을 지라도, 거기에는 두발을 대지에 딛고 가장 푸른 곳으로 향했던 담담한 시간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이번 전시는 두 곳의 장소로 당신을 안내한다. 처음 마주하는 곳은 무아행(無我行)의 정원《멀고도 가까운》이다. 바람 되기를 연습했던 흔적들이 대기로 흐르고〈바람이 쉼이 없이 세상의 모든 경계를 어루만져준다〉(2015), 시간의 결로 쌓여지며 형상을 드러내고〈바람의 표면〉(2011-18), 끝없이 이어지는 들꽃을 따라 걷는다〈바람이 밤새도록 꽃밭을 지나간다〉(2016). 푸른 실로 수놓았던 마음 〈그 밤, 바바라에게〉(2015)이 대지에 밤으로 내리고〈바다 저편-그 밤들〉(2016-24), 무수한 층위의 표면으로 이루어진 경계들〈멀고도 가까운〉(2023) 사이로 흩어지고, 슬쩍 놓인 푸른 돌〈깊이〉(2023-24)이 머무는 심연으로 침잠한다.
    두 번째 《푸르스름한 걸음걸이》에서는 배회하는 마음을 장소로 전환시켜본다. 허밍을 흥얼거리듯이 펼쳐진 수평선이 울트라마린의 변주로 일렁거리고, 의미는 글과 이미지 사이에서 떠돈다. 당신이 그렇게, 그녀의 바다에서 그의 하늘까지가 되고, 그녀의 산과 그의 구름 사이 어느 망망한 곳을 표류하고, 행간을 가로지르고 사이로 흩어지며, 가장 푸른 곳을 걷는 산책자가 되기를. 그 어느 즈음 발끝에서 속삭이는 달빛의 파도를, 마음을 밝혀주는 별빛을, 경계를 수놓는 들꽃을, 모든 것으로 도착하는 순간들을 만나게 되기를 바란다. - 작가노트
    김윤수 (b.1975)
    1975년생인 김윤수는 중앙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한 후 동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했다. 갤러리 소소(2021), (2017), 알떼에고/수토메 (2015),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2008)등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경기도미술관(2024), 피크닉(2022), 닻미술관(2020), 부산현대미술관(2020), 청주시립 대청호미술관(2019),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2018)등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2006), 고양미술창작스튜디오(2009), 화이트블럭(2014)의 레지던시를 거쳤으며, 제22회 우민미술상(2023)을 수상했다. 부산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OCI미술관, 닻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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