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스무살 새색시가 기다려온 84세 남편...그 짧은 만남 (KBS 23.02.21)

[세계기록유산 KBS 이산가족찾기 생방송 40주년 기념, 시사기획 창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中에서]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는 2000년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모두 21차례 이어졌는데요.
지난 2015년, 헤어진 지 65년 만에 만난 한 가족이 있습니다.
[녹취]
남편) 이순규야?
아내) 응.
딱 열흘만 훈련하고 돌아온다던 19살 남편은, 스무 살 새색시였던 이순규 씨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당시 뱃속에 있던 아들은 65살, 아내는 백발의 할머니가 되어 남편 오인세 씨를 만났습니다.
[녹취]
아내) 살아줘서 고마워요.
며느리) 아들도 한번 안아줘야지요, 아들.
아들) 반갑습니다,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가 있다.
아들) 65년 만입니다.
아버지) 65년 만이다.
아들) 저도 이제 아버지 없는 자식이 아니고, 아버지 있는 자식이라 당당하게 서겠습니다. 정말 반갑습니다.(울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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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장균/상봉가족 아들
"중절모를 쓰고 오시더라고. 딱 보니까 ‘아, 저분이 우리 아버지구나’ 딱 그게 벌써 직감적으로 느껴지더라고. 혈육은 금방 알아봐요."
[녹취]
며느리) 손톱도 닮았어요.
아들) 65년 만에 처음 뵀는데도 낯설지가 않아요.
기자) 아버지는 어떤 마음이셨어요?
아버지) 같아.
아들) 그동안 돈 많이 들어갔어요. 제사 지내느라고. 그 돈 내놔요, 아버지.
[녹취]
남편) 내가 열아홉에 집 떠나서 오늘 처음 만났는데 항상 내 머릿속에 기억돼있단 말이야.
아내) 안 잊어버리고?
남편) 그럼.
[인터뷰]이순규/ 상봉가족 아내
"아들이 그래도 아버지 얼굴이라도 보고 아버지라고 불러보기도 하고 그러니까 사실은 기뻤어요. 애비 없는 홀애미 자식이라 저렇게 버릇없이 가르쳤다고 이렇게 할까 무서워서 종아리를 많이 때렸어요. 그래서 그게 가슴이 아퍼요."
2박 3일간의 짧은 만남으로 긴 세월의 한이 다 사라질 리 없는데요.
[녹취]
"저 모자 쓰고 웃는 이가 신랑이여. 이 사람이여."
옛 사진 한 장으로만 아버지 얼굴을 그려왔던 오장균 씨. 가족이 함께 보내지 못하는 시간만큼 그리움은 커져만 갑니다.
[인터뷰] 오장균/상봉가족 아들
"내 손으로 밥을 해서 거기다가 농사지은 서리태도 좀 넣고, 밥 한 끼 내가 대접 못한 게 그게 제일 아쉬워요. 정말... 어떤 때는... 내가 왜 태어나서 이런 고통을 받아야 되는지. 그런 생각까지 들 때도 있어요. 그러니까 인간의 감정이 솟을 때는 막 펑펑 울어요.
버스 창문을 사이에 두고 가족은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해봅니다.
"아버지, 편지예요. 편지. 가서 읽어보셔."
[인터뷰]오장균/ 상봉가족 아들
"보름달 뜰 때 내가 그거 쳐다보고 아버지 생각할 테니까 아버지도 보름달 뜰 때 우리 가족 생각을 하셔. 그 편지에다 내가 그렇게 적었어. 구구절절이 다 하면 나 눈물 나서 안돼."
[인터뷰] 이순규/ 상봉가족 아내
"잘 살라고 그 소리만 했지 하도 감시원이 많으니까 얘기를 못 하잖아요 몇십 년 만에 신랑 만났는데 한번 끌어안아 보고도 싶지 그래 아니야? 그런데 그걸 못 했어요."
어머니 이순규 씨는 시집올 당시 가지고 온 새 살림살이며 아버지 물건들을 여전히 고이 간직하고 있는데요. 평생을 기다려온 그 마음이 느껴집니다.
[녹취] 이순규/ 상봉가족 아내
"결혼할 때 친정에서 해가지고 간 겨, 이건 신랑 거. 그때 신랑있을 때 썼지."
[인터뷰]오장균/상봉가족 아들
"가족이라고 하는 단어는 사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이지만 내 핏줄이 어디 가서 있는지도 모르고,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고. 이산가족 되시는 그런 분들이 만나가지고 또 이산가족이 또 됐잖아. 그거 얼마나 안타까운 얘기예요."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33,676명
사망자 91,456명
한 달 평균 300~400명씩,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고 있습니다.
생이별 73년째...
생존자 4만 2천여 명에게는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남북이산가족 #상봉 #전쟁 #분단 #고향 #통일 #가상현실 #VR #남북회담 #영상편지 #적십자 #가족 #휴전선 #생이별 #향수 #프루스트 #잃어버린_시간
취재기자 : 김진희
촬영기자 : 안용습
영상편집 : 성동혁
자료조사 : 황현비
조연출 : 진의선
방송일시 : KBS 1TV 2023년 2월 21일(화) 밤 10시
'시사기획 창' 홈페이지
program.kb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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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il8919]

할머님, 건강하시길 빕니다.

[@Charliewhale315]

순규할머니 오래사세요 ㅠㅠ 너무좋아요 23년에도 근황뵐수있는게

[@user-ha341]

아…분단의 아픔. 할머니는 얼마나 원통할까…

[@김성만-b4g]

아이고 슬퍼라

[@10000roses]

할머니 어느덧 93세가 되셨네요ㅜㅜ 아드님도 백발 할아버지가 되시고ㅠㅠ 마지막 한번만 더 만나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ㅠㅠㅠㅠ안타까워요..

[@TV-rl4ol]

제 아버지도 이산가족이신데 31년전에 눈을 감으셨어요 ㅠ

[@gracekim5315]

할머니~건강하세요~

[@역사잼]

보면서 참 답답했습니다
공산주의와 평양에 사는 북돼지가 너무 원망스럽네요

[@김재금-z1o]

인고의!세월을 보내신 북쪽 아버님도 남쪽어머니도 얄굿은 운명
입니다

[@comet_h]

이왕하는거 일주일은만나게해주면좋겠다. 기다린세월이 몇십년인데 2-3일이 얼마나 1분같이 짧겠어... 좀 밥이라도한끼지어서 같이먹을수도있게해주고 그러면좋겠다..그리고 감시좀하지마라..ㅋㅋㅋ 가족들만나는데 뭔감시를해...

[@user-mx5sd8iu3g]

3일인데도 것도 하루에 몇시간씩이예요

[@user-wq5bp4vf9g]

이게 한국이라면 가능하고 매 정부마다 요청을 했대요 근데 북한은 한국만큼 시스템이 만들어 있지 않은데다가 명단도 없어서 전국 곳곳 찾아다녀야 해서 쉽지가 않다네요 북한 상봉자들 멀끔해보이게 잘먹이고 한복도 입히고 교육도 시켜야 해서 들어가는 시간과 돈이 많아서 껄끄러워 한다네요

[@김지훈-i7b]

제친할아버지도 북한에 처와 아들을 두고 혼자 내려오셨는데 하루빨리 자유롭게 왕래할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user-sc2xm3ku5m]

와 할머니 아직도 정정 하시네요

[@user-hq8dl7lm7n]

할머님 최근근황 궁금합니다ㅜㅜ

[@curtbrake]

어떤놈(검얼로 댓글 삭제) 때문에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 겨누고 서로 죽인 가슴 찢어진 이 역사..
저 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이 아려옵니다.
같이 아픕니다.. 어서 북쪽 정권이 망해서 통일이 되기를 바랍니다..

[@hskim9331]

인자 끝물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