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coal sketch 목탄화 / 고양이. A 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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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Опубликовано: 6 фев 2025
- 고양이.
어릴적 마당에서 고양이를 키웠었다.
잘 다듬어진 윤기나는 하얀색에
누런 무늬가 멋드러지게
빛깔을 냈던 고양이
"나비".
왜 고양이 이름이 "나비"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동네 개들의 이름이
대부분 "메리"였던 것 처럼
우리 동네 고양이들의 이름은
대부분 "나비"였던 기억이다.
엄마가
은색 대접에 생선과 사료를 담아주시면
매번 고양이에게
밥을 가져다주는 것을
허겁지겁 자청했던 사람은
대여섯 살의 나였다.
평소에는 잘 다가오지 않아서
애가 탔었는데
대놓고 다가와 애교부리며
맛나게 먹는 고양이를 쓰다듬고 있으면
따사로운 오후의 햇살 같은
특별한 냄새가 났다.
개에게서는 거친 들풀 냄새가 난다면
고양이에게서는 둥둥 떠다니는
허브냄새가 났다.
어떨때는 내 코끝이 시리기도 했다.
또 어떨때는 햇살에 바짝 건조시킨
이불냄새도 났다.
우리 "나비" 냄새는 그랬었다.
딸랑딸랑
방울소리를 내며
마당 한켠을 포근히 채워줬던
내 대여섯살의 고양이 "나비"가
이따금
햇살이 따뜻한 날
그 냄새가 내코를 스치지면
꿈꾸듯 나비처럼
눈에 아련하게 보인다.
고양이닷!
@@여행가방-l4p 요즘 딸래미가 고양이에 빠져서 저도 자주 영상 보다보니 너무 매력있는 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