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시 낭송] - 국수 [낭송- 물처럼 김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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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Опубликовано: 12 ноя 2024
  • 백석 시 낭송 모음 - 국수
    국민대학교 글로벌인문대학장님이시자,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에서 마을 훈장으로서, 지식의 나눔을 활발발하게 펼치고 계시는 정선태 교수님께서 '마을훈장 정선태 시인 백석을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백석의 시 40여편에 대하여 일대 사자후를 토하신 것을 토대로,
    이를 수강한 제자들과 훈장님께서 직접 낭송한 백석시를 영상으로 편집한,
    백석 시 낭송 재생목록입니다.
    마을훈장 정선태 시인 백석을 만나다.
    제 2강 밥이여, 생명이여!
    2-1 백석의 행장
    2-2 산문과 시의 비교 (산문 : '가재미,나귀' - 시 : '膳友辭(선우사)')
    2-3 스토리텔링의 시대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2-4 먹을거리와 유년의 기억 ('국수')
    2-5 전통,고유성,역사 ('湯藥(탕약)')
    2-6 공감의 상상력1 ('修羅(수라)')
    2-7 공감의 상상력2 ('노루')
    2-8 슬픔, 생명의 사상이 도달한 지점 ('꼴두기')
    국수
    눈이 많이 와서
    산엣새가 벌로 나려 멕이고
    눈구덩이에 토끼가 더러 빠지기도 하면
    마을에는 그 무슨 반가운 것이 오는가보다
    한가한 애동들은 어둡도록 꿩사냥을 하고
    가난한 엄매는 밤중에 김치가재미로 가고
    마을을 구수한 즐거움에 싸서 은근하니 흥성흥성 들뜨게 하며
    이것은 오는 것이다
    이것은 어느 양지귀 혹은 능달쪽 외따른 산 옆 은댕이 예데가리밭에서
    하룻밤 뽀오얀 흰 김 속에 접시귀 소기름불이 뿌우연 부엌에
    산멍에 같은 분틀을 타고 오는 것이다
    이것은 아득한 옛날 한가하고 즐겁던 세월로부터
    실 같은 봄비 속을 타는 듯한 여름볕 속을 지나서 들쿠레한 구시월 갈바람 속을 지나서
    대대로 나며 죽으며 죽으며 나며 하는 이 마을 사람들의 으젓한 마음을 지나서 텁텁한 꿈을 지나서
    지붕에 마당에 우물둔덩에 함박눈이 푹푹 쌓이는 여느 하룻밤
    아배 앞에 그 어린 아들 앞에 아배 앞에는 왕사발에 아들 앞에는 새끼사발에 그득히 사리워 오는 것이다
    이것은 그 곰의 잔등에 업혀서 길여났다는 먼 옛적 큰마니가
    또 그 짚등색이에 서서 재채기를 하면 산넘엣 마을까지 들렸다는
    먼 옛적 큰아바지가 오는 것같이 오는 것이다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겨울밤 쩡하니 익은 동치미국을 좋아하고 얼얼한 댕추가루를 좋아하고 싱싱한 산꿩의 고기를 좋아하고
    그리고 담배 내음새 탄수 내음새 또 수육을 삶는 육수국 내음새 자욱한 더북한 삿방 쩔쩔 끓는 아르궅을 좋아하는 이것은 무엇인가
    이 조용한 마을과 이 마을의 으젓한 사람들과 살뜰하니 친한 것은 무엇인가
    이 그지없이 고담하고 소박한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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