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helfofsputnik8561 답글 위로 감사합니다. 다행히도 20대에는 선물처럼 절 좋은 친구라고 생각해주는 좋은 인연들을 만나서 그걸로도 만족하고 늘 하루하루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제 영혼까지 죽여놨던 악연들은 재처럼 정말 우연이라도 볼일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영화 버닝에서 팬터마임, 고양이, 우물, 춤을 추는 무희가 해미를 나타내는 기호들이다. 이런 수식어를 이창동 감독은 하루키에게서 잘 떠왔다. 망가지지 않게 그릇에 잘 담아와서 그것을 화면에 골고루 펼쳐서 해미를 만들어냈다. 해미는 하루키의 헛간을 태우다에 나오는 그녀로서, 여러 사람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것이 영화 속에서 말하는 동시 존재이기도 하다. 나 자신을 지칭할 때 저는 이런 사람, 또는 이건 싫어요, 이건 좋아요, 이 맛은 꽤, 이건 별로,라고 할 때 그것이 정말 나 자신인지 확신을 가질 수 없다. 상대방에 따라 내가 싫어도 상대방이 좋아하면 따라가는 경우가 있고, 나를 가장한 내 속의 또 다른 추한 마음의 내가 있다는 것도 안다. 내 속에도 여러 명이 동시 존재하고 있다. 해미는 마치 상실의 시대의 미도리의 모습처럼 보인다. 메타포가 뭐지? 하면서도 종수에게 자신도 모르게 꽤 많은 메타포를 안겨준다. 종수는 그 메타포의 끈을 잡고 해미를 찾으려고 한다. 그런 모습은 양을 쫓는 모험에서도, 댄스 댄스 댄스에서도 심지어는 15살 소년 다무라 카프카에서도 잘 나타난다. 벤의 모습은 이 사회의 중심이 되는 하나의 구심축 같은 존재다. 어느 시대에나, 어느 나라에나, 어느 시점에도 존재하는 축. 물질로 이루어져 사람들을 돌아가게 만들고 사람들이 그 축을 따라 움직이며 서로 공격하기도 하고 사랑하기도 하는 거대한 사회의 중심이 되는 축. 굳건한 진실 같은 것이다. 절대 무너지지 않고 단단한 물질로 이루어져 시대가 아무리 흘러도 구성원만 바뀔 뿐 근간을 이루는 물질은 변하지 않는다. 그 축은 동시에 우물 같은, 무서운 것이기도 하다. 세계의 곳곳에 있는 우물에 한 번 빠지면 어둠에 갇혀 위를 보며 언제 빠져나갈지 모르는 공포에 갇혀 시간을 보낸다. 그 속에서 흔들리는 가능성 하나만 믿고 누군가를 기다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진실과 마주한 현실이 무섭기만 하다. 마지막으로 해미는 남자에게 휘둘리지 않는다. 벤에게도 종수에게도 해미는 자신의 주관대로 움직이고 행동한다. 이창동 감독은 해미를 비추는 빛, 조명을 결핍되게, 모자라게 해미를 표현함으로 해미는 일반적인 사람과는 다름을 말하지만 자연의 빛을 받은 해미는 그야말로 자연의 아름다움이 된다. 해미는 혼자 스스로 노을이 되어 타올랐는지, 아니면 어떤 무엇에 의해서 타버렸는지 모른다. 하지만 해미는 이 세상은 결락을 지닌 존재와 좀 더 깊은 결락을 지닌 존재가 같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다. ‘헛간을 태우다’도 ‘버닝’도 흡족하게 감상한 글과 영화였어요. 오늘도 잘 듣고 갑니다.
버닝을 처음 봤을땐 '헛간을 태우다' 와는 전혀 다른 얘기라 실망했어요. 두번째 볼땐 감독이 같은 재료로 다른 걸 만들고 싶었구나 생각이 들어 버닝은 버닝 그 자체로 보게 됐구요. 저는 종수라는 인물이 헛간을 태우다에서의 '나'와는 전혀 다른 인물로 설정되어 있어서 거기에 집중해서 본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해미에 대한 해석 무척 재밌었어요. 버닝에 대해 좀 아쉬웠던 건 종수라는 인물과 벤을 계급적 차이를 많이 두면서 미스터리어스한 느낌이 사라져버리지 않았나 하는 거에요. 감독님이 버닝을 통해 하고 싶었던 얘기가 하루키의 그것과는 전혀 관련없는 얘기라 의도된 것이겠지만요. 남겨주시는 글 흥미롭게 읽고 있어요. (공부하는 느낌 ㅎㅎ)
컨텐츠의 모든것이 정말 완벽하게 좋습니다.
즐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
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단편집인데요.
이 작품 외에 , 도 몇 번씩 읽을 정도로 참으로 좋아합니다.
생생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밤의 어둠 속에서 나는 때때로 불에 타서 무너져가는 헛간을 생각한다"
하루키의 단편에서 마지막 한 줄의 힘이 무척 큰 것 같아요. 여운이 길게 남는, 오랫동안 생각하게 하는 문장들♥️
전 한 졸업앨범 1-2번 열어보고 태운거 몇년지난 지금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볼일없지만 저를 뭣같이 만들었던 동창들을 인생에서 더 이상 만나지지 않길 바랍니다.
씁쓸한 기억이 있으셨군요 ㅠㅠ 태워진 앨범과 함께 좋지 않았던 일들도 재가 되어 버리면 좋겠어요.
@@bookshelfofsputnik8561 답글 위로 감사합니다. 다행히도 20대에는 선물처럼 절 좋은 친구라고 생각해주는 좋은 인연들을 만나서 그걸로도 만족하고 늘 하루하루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제 영혼까지 죽여놨던 악연들은 재처럼 정말 우연이라도 볼일없었으면 좋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다음에 다시 들어야겠어요
들을때마다 약간 느낌이 달라지는 것도 하루키의 매력이죠^^
영화 버닝에서 팬터마임, 고양이, 우물, 춤을 추는 무희가 해미를 나타내는 기호들이다. 이런 수식어를 이창동 감독은 하루키에게서 잘 떠왔다. 망가지지 않게 그릇에 잘 담아와서 그것을 화면에 골고루 펼쳐서 해미를 만들어냈다. 해미는 하루키의 헛간을 태우다에 나오는 그녀로서, 여러 사람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것이 영화 속에서 말하는 동시 존재이기도 하다. 나 자신을 지칭할 때 저는 이런 사람, 또는 이건 싫어요, 이건 좋아요, 이 맛은 꽤, 이건 별로,라고 할 때 그것이 정말 나 자신인지 확신을 가질 수 없다. 상대방에 따라 내가 싫어도 상대방이 좋아하면 따라가는 경우가 있고, 나를 가장한 내 속의 또 다른 추한 마음의 내가 있다는 것도 안다. 내 속에도 여러 명이 동시 존재하고 있다.
해미는 마치 상실의 시대의 미도리의 모습처럼 보인다. 메타포가 뭐지? 하면서도 종수에게 자신도 모르게 꽤 많은 메타포를 안겨준다. 종수는 그 메타포의 끈을 잡고 해미를 찾으려고 한다. 그런 모습은 양을 쫓는 모험에서도, 댄스 댄스 댄스에서도 심지어는 15살 소년 다무라 카프카에서도 잘 나타난다.
벤의 모습은 이 사회의 중심이 되는 하나의 구심축 같은 존재다. 어느 시대에나, 어느 나라에나, 어느 시점에도 존재하는 축. 물질로 이루어져 사람들을 돌아가게 만들고 사람들이 그 축을 따라 움직이며 서로 공격하기도 하고 사랑하기도 하는 거대한 사회의 중심이 되는 축. 굳건한 진실 같은 것이다. 절대 무너지지 않고 단단한 물질로 이루어져 시대가 아무리 흘러도 구성원만 바뀔 뿐 근간을 이루는 물질은 변하지 않는다. 그 축은 동시에 우물 같은, 무서운 것이기도 하다. 세계의 곳곳에 있는 우물에 한 번 빠지면 어둠에 갇혀 위를 보며 언제 빠져나갈지 모르는 공포에 갇혀 시간을 보낸다. 그 속에서 흔들리는 가능성 하나만 믿고 누군가를 기다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진실과 마주한 현실이 무섭기만 하다.
마지막으로 해미는 남자에게 휘둘리지 않는다. 벤에게도 종수에게도 해미는 자신의 주관대로 움직이고 행동한다. 이창동 감독은 해미를 비추는 빛, 조명을 결핍되게, 모자라게 해미를 표현함으로 해미는 일반적인 사람과는 다름을 말하지만 자연의 빛을 받은 해미는 그야말로 자연의 아름다움이 된다. 해미는 혼자 스스로 노을이 되어 타올랐는지, 아니면 어떤 무엇에 의해서 타버렸는지 모른다. 하지만 해미는 이 세상은 결락을 지닌 존재와 좀 더 깊은 결락을 지닌 존재가 같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다.
‘헛간을 태우다’도 ‘버닝’도 흡족하게 감상한 글과 영화였어요. 오늘도 잘 듣고 갑니다.
버닝을 처음 봤을땐 '헛간을 태우다' 와는 전혀 다른 얘기라 실망했어요. 두번째 볼땐 감독이 같은 재료로 다른 걸 만들고 싶었구나 생각이 들어 버닝은 버닝 그 자체로 보게 됐구요.
저는 종수라는 인물이 헛간을 태우다에서의 '나'와는 전혀 다른 인물로 설정되어 있어서 거기에 집중해서 본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해미에 대한 해석 무척 재밌었어요.
버닝에 대해 좀 아쉬웠던 건 종수라는 인물과 벤을 계급적 차이를 많이 두면서 미스터리어스한 느낌이 사라져버리지 않았나 하는 거에요. 감독님이 버닝을 통해 하고 싶었던 얘기가 하루키의 그것과는 전혀 관련없는 얘기라 의도된 것이겠지만요.
남겨주시는 글 흥미롭게 읽고 있어요. (공부하는 느낌 ㅎㅎ)
다는 너무 슬프고 요는 너무 외롭네요
목소리가 참 편안해요~!잘듣고가용^^!
감사합니다 😊 주말 잘 보내세요!
10번째 듣고 있어요!
오오 외우시겠는데요? ㅎㅎ 열번씩이나 들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