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몇 초 동안 동안 들려오는 멜로디... 그것은 지금껏 잊고 살아왔던 나의 어느 유년 시절의 기억을 건드리고, 순간 나는 그때의 기억 속으로 들아가는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다시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것처럼... 이어서 흘러나오는 멜로디는 정말 그 순간을 선명하게 되뇌이게 하는 느낌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다. 순간 나를 극히 감정적인 상태로 만들어버리는 선율. 선선한 어느 가을밤. 문득 잠에서 깨어나 무언가에 이끌린 듯이 방문을 열고 거실로 향했던 나. 거실로 이어지는 복도는 무척이나 어두웠으나, 투명한 베란다 창문을 지나서 거실 바닥에 은은하게 서려 있던 달빛은 복도 끄트머리까지 어스름히 밝히고 있었다. 그 복도 끝에 번진 달빛을 만지고 싶어졌다. 구름에 가려져 흐려지다가도 이내 그것이 걷히자 조금 더 순수하게 흘러나오던 달빛은 내 눈가에 아른거렸고, 나는 정말로 무언가에 홀린 듯이 거실을 향해 한걸음씩 한걸음씩 발걸음을 내딛었다. 귓가엔 자그마한 발소리와 어린아이의 얕고 차분한 숨소리만 들려왔다. 너무나 고요했으며 나의 숨소리만큼이나 차분했던 밤. 복도 끝에 다다르자 왼쪽 편에는 넓은 거실이 있었고, 그 너머의 베란다와 거실의 창문은 열려있었다. 거실 창문 양 끝에 걷힌 커튼은 열린 베란다 창문 사이로 불어오는 부드러운 밤바람에 의해 약간씩 흔들리고 있었다. 거실 한 쪽 벽면에 놓인 짙은 카키색의 가죽 소파 위엔 아버지가 누워 주무시고 계셨다. 나는 아버지를 보자 문득 매우 어둡고 고요한 이곳이 낯설게 느껴졌고, 이윽고 생겨나는 왠지 모를 두려움은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솟구치려고 하자, 나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았다. 다만, 그때 나는 베란다 창문에 걸려있는 조그맣고 새하얀 달과 모래알 같이 작게 빛나는 몇몇의 별들과, 저 멀리까지 이어진 한밤의 도심 풍경과 주황빛의 수 많은 가로등이 마치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이 펼쳐져 있었다. 곧 내 머리칼을 어루만지는 시원한 바람이 스쳐 지나갔고, 나는 잠시 동안 그대로 서서 베란다에 담긴 그 조용한 도심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계속해서 불어오는, 어린아이의 가슴 속 깊은 곳까지 시원하게 훑고 지나가는 가을바람. 코로 느껴지는 밤공기, 춥지 않을만큼의 서늘함. 그러나 가슴 시리게 설레는 기분. 나는 몽글몽글 피어나던 공포심은 이미 잊어버린 채 베란다를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거실 바닥에 서린 빛이 발목까지 올라왔고, 등 뒤로는 꼬마 그림자가 천천히 걸음마를 떼고 있었다. 무엇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경험이라고는 없는 어린아이가, 아름답다라는 정의 또한 말로 표현할 수 조차 없는 꼬마가, 하물며 두 눈과 가슴와 피부로 직접 느끼는 아름다움은 과연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러나 나는 이것을 어찌 잊어 왔단 말인가. 오염되지도 않은 공기, 모두가 잠든 깊은 밤, 고요함. 그리고 구름 속에서 피어나는, 아름답게 뻗어나오는, 여러 줄기로 쪼개진 가느다란 달빛. 베란다 창문 턱에 올라서서 방충망에 몸을 기댄채로 조그만 손을 뻗어 달을 잡아보겠다고 허우적거리던 나. 뻗은 손가락 사이로 비춰지는 달빛에 눈이 부시면서도 신이 나던 나. 달빛 놀이에 한창 빠져 있던 중 옷이 펄럭이고, 머리카락이 이마 뒤로 확 젖혀지고, 눈을 찌푸릴 만큼 강한 바람이 한 차례 시원하게 들이닥쳤다. 그렇게 커튼은 독수리가 날개를 펼치 듯 강하게 펄럭거렸다. 순간 나는 마치 하늘을 날아다니는 듯한 자유분방함과 심장이 터질 듯한 상쾌함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그 기분은 과연 이것이야말로 다시 한 번 더 느끼고픈 내 유년시절의 향수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강렬했다. 그렇게 얼마 동안 모험을 즐기던 나는 다시 밀려오는 졸음을 찾지 못하고 다시 방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그날 밤의 모험은 까맣게 잊고선 행복하게, 평온하게 잠들어 버리고.... 그때로 돌아가게 만드는 듯한 선율에 다시 한 번 설렌다. 아아, 다시 돌아가고 싶은 소중한 추억이여.. 올해의 가을밤은 꼭 그때와도 같기를 바라며, 오늘은 쉽게 잠들 수 없는 밤을 보내는 중일지도...
2:04 절정으로 가다가 한계에 도달해 결국 끝나버린 달빛을 표현한것같음.. 페달 표현이 진짜 예술인거같아요/... 숨이 턱 하고 끊어지는 느낌
피아노와 영혼이 합일이 된 모습 매우 소중한... 여기 피아노가 간직한 비밀을 소중하게 매우 소중하게 여기는 단 한사람...조성진 님...
처음 몇 초 동안 동안 들려오는 멜로디... 그것은 지금껏 잊고 살아왔던 나의 어느 유년 시절의 기억을 건드리고, 순간 나는 그때의 기억 속으로 들아가는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다시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것처럼... 이어서 흘러나오는 멜로디는 정말 그 순간을 선명하게 되뇌이게 하는 느낌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다. 순간 나를 극히 감정적인 상태로 만들어버리는 선율.
선선한 어느 가을밤. 문득 잠에서 깨어나 무언가에 이끌린 듯이 방문을 열고 거실로 향했던 나. 거실로 이어지는 복도는 무척이나 어두웠으나, 투명한 베란다 창문을 지나서 거실 바닥에 은은하게 서려 있던 달빛은 복도 끄트머리까지 어스름히 밝히고 있었다. 그 복도 끝에 번진 달빛을 만지고 싶어졌다.
구름에 가려져 흐려지다가도 이내 그것이 걷히자 조금 더 순수하게 흘러나오던 달빛은 내 눈가에 아른거렸고, 나는 정말로 무언가에 홀린 듯이 거실을 향해 한걸음씩 한걸음씩 발걸음을 내딛었다. 귓가엔 자그마한 발소리와 어린아이의 얕고 차분한 숨소리만 들려왔다. 너무나 고요했으며 나의 숨소리만큼이나 차분했던 밤.
복도 끝에 다다르자 왼쪽 편에는 넓은 거실이 있었고, 그 너머의 베란다와 거실의 창문은 열려있었다. 거실 창문 양 끝에 걷힌 커튼은 열린 베란다 창문 사이로 불어오는 부드러운 밤바람에 의해 약간씩 흔들리고 있었다. 거실 한 쪽 벽면에 놓인 짙은 카키색의 가죽 소파 위엔 아버지가 누워 주무시고 계셨다. 나는 아버지를 보자 문득 매우 어둡고 고요한 이곳이 낯설게 느껴졌고, 이윽고 생겨나는 왠지 모를 두려움은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솟구치려고 하자, 나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았다.
다만, 그때 나는 베란다 창문에 걸려있는 조그맣고 새하얀 달과 모래알 같이 작게 빛나는 몇몇의 별들과, 저 멀리까지 이어진 한밤의 도심 풍경과 주황빛의 수 많은 가로등이 마치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이 펼쳐져 있었다. 곧 내 머리칼을 어루만지는 시원한 바람이 스쳐 지나갔고, 나는 잠시 동안 그대로 서서 베란다에 담긴 그 조용한 도심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계속해서 불어오는, 어린아이의 가슴 속 깊은 곳까지 시원하게 훑고 지나가는 가을바람. 코로 느껴지는 밤공기, 춥지 않을만큼의 서늘함. 그러나 가슴 시리게 설레는 기분. 나는 몽글몽글 피어나던 공포심은 이미 잊어버린 채 베란다를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거실 바닥에 서린 빛이 발목까지 올라왔고, 등 뒤로는 꼬마 그림자가 천천히 걸음마를 떼고 있었다.
무엇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경험이라고는 없는 어린아이가, 아름답다라는 정의 또한 말로 표현할 수 조차 없는 꼬마가, 하물며 두 눈과 가슴와 피부로 직접 느끼는 아름다움은 과연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러나 나는 이것을 어찌 잊어 왔단 말인가.
오염되지도 않은 공기, 모두가 잠든 깊은 밤, 고요함. 그리고 구름 속에서 피어나는, 아름답게 뻗어나오는, 여러 줄기로 쪼개진 가느다란 달빛. 베란다 창문 턱에 올라서서 방충망에 몸을 기댄채로 조그만 손을 뻗어 달을 잡아보겠다고 허우적거리던 나. 뻗은 손가락 사이로 비춰지는 달빛에 눈이 부시면서도 신이 나던 나.
달빛 놀이에 한창 빠져 있던 중 옷이 펄럭이고, 머리카락이 이마 뒤로 확 젖혀지고, 눈을 찌푸릴 만큼 강한 바람이 한 차례 시원하게 들이닥쳤다. 그렇게 커튼은 독수리가 날개를 펼치 듯 강하게 펄럭거렸다. 순간 나는 마치 하늘을 날아다니는 듯한 자유분방함과 심장이 터질 듯한 상쾌함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그 기분은 과연 이것이야말로 다시 한 번 더 느끼고픈 내 유년시절의 향수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강렬했다.
그렇게 얼마 동안 모험을 즐기던 나는 다시 밀려오는 졸음을 찾지 못하고 다시 방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그날 밤의 모험은 까맣게 잊고선 행복하게, 평온하게 잠들어 버리고....
그때로 돌아가게 만드는 듯한 선율에 다시 한 번 설렌다.
아아, 다시 돌아가고 싶은 소중한 추억이여..
올해의 가을밤은 꼭 그때와도 같기를 바라며, 오늘은 쉽게 잠들 수 없는 밤을 보내는 중일지도...
워후 작가하시는 거 어때요
와‥ 어제밤 연대에서 앵콜로 이 곡 듣고 읽으니 충분히 이해됩니다
아름다운 추억과 멋진 음악
듣자마자 왜, 이 곡이 달빛인지
알았다. 그 아름다움을
연주할수 있다는 것이, 들을 수 있었다는것이 의미를 표현해준다.
영화 트와일라잇에서 에드워드가 벨라에게 연주해 주는 장면을 본후 드뷔쉬 달빛에 빠져든 클알못 입니다
조성진님이 달빛 연주하는 손을 볼수 있는 영상이 너무 좋습니디ㅡ
눈물 날 정도로 아름다워요.
들어본 달빛 중에 최고입니다
음정하나하나가 가슴에 콕콕 박히는 느낌은 뭘까… ㅠㅠ 정말 독보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님👍👍👍👍
어떻게 이렇게 치죠..? 어떻게?? 정말 대단하다…
가을밤에 어울리네요.잘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아름답네요.😊
달빛이 피아노를 연주한듯...와...한국인이라는게 정말 자랑스럽고 행복하다..
피아노 건반하나하나로 영혼을 불어넣어 도자기를 빚어내는 도자기공처럼 조성진옆에 아우라가 남네요.
진짜 여리여리하다
피아노 잘 치는 왕자님 같다
실제로 듣고 싶다...
피아노의 건반을 '두드림'을 넘어 작곡자가 만든 저 넘어 영혼의 언덕을 이미 걷고 있는 사람 조성진!
이 노래를 들으니까 왜이리 내가 못해준 사람들에게 미안하지..
입술 살포시 닫고 끝날때까지 듣고 갑니다
프레데터같은 외계전투종족이 지구를 정복할때 조성진은 살려둘것 같다. 왠지….
음악을 잘모르는 내가 들어도 가슴을 울리는 피아노
❤️🧡💛💚💙💜
피아노 소리가 아니라 달빛 그림이 그려진다
조성진님의 달빛은 한 여름밤 호수에 비친 달빛이 잔물결에 부서지며 빛나는 느낌이라면 임동혁님의 달빛은 한 겨울밤 설원에 빛나는 달빛같은 느낌
0:16
저 자리에 내가 있었어야 했는데, 슈베르트 19번 ㅜㅜ
레알 공짜로 들어도 되는것인지...
이거 인터뷰 영상은 검색해도 안나와요. 어캐 찾는지 아시는분 ㅠ
vlive.tv에서 조성진 검색하면 나옴
아 이거 그거다 빗소리 에셈알 도입부분
치기는 쉽지만
아름답게 치기는 매우 어려운 곡..
옥구슬이 쟁반에 굴러가는 듯한
Zd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