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가지를 흔드는 매미 소리에 묻혀 내 울음은 아직은 노래 아니다. 차가운 바닥 위에 토하는 울음, 풀잎 없고 이슬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지하도 콘크리트 벽 좁은 틈에서 숨 막힐 듯, 그러나 나 여기 살아 있다 귀뚜르르 뚜르르 보내는 타전 소리가 누구의 마음 하나 울릴 수 있을까. 지금은 매미 떼가 하늘을 찌르는 시절 그 소리 걷히고 맑은 가을이 어린 풀숲 위에 내려와 뒤척이기도 하고 계단을 타고 이 땅 밑까지 내려오는 날 발길에 눌려 우는 내 울음도 누군가의 가슴에 실려 가는 노래일 수 있을까. -시집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에서 ▶나희덕=1966년 충남 논산 출생.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 '어두워진다는 것' 등. 김수영문학상 등 수상.
높은 가지를 흔드는 매미 소리에 묻혀
내 울음은 아직은 노래 아니다.
차가운 바닥 위에 토하는 울음,
풀잎 없고 이슬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지하도 콘크리트 벽 좁은 틈에서
숨 막힐 듯, 그러나 나 여기 살아 있다
귀뚜르르 뚜르르 보내는 타전 소리가
누구의 마음 하나 울릴 수 있을까.
지금은 매미 떼가 하늘을 찌르는 시절
그 소리 걷히고 맑은 가을이
어린 풀숲 위에 내려와 뒤척이기도 하고
계단을 타고 이 땅 밑까지 내려오는 날
발길에 눌려 우는 내 울음도
누군가의 가슴에 실려 가는 노래일 수 있을까.
-시집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에서
▶나희덕=1966년 충남 논산 출생.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 '어두워진다는 것' 등. 김수영문학상 등 수상.
이 노래는 제가 작곡한 노래가 아닙니다... 안치환 가수가 작곡한 노래이니 보시면 수정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