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일 작가님과 동년배(아마도)의 20대 청년입니다. 작가님의 채널에 올라와있는 모든 인터뷰와 라디오 방송 등등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아 보실지 모르겠지만 의견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각 영상 댓글창에 좀 긴 댓글을 남겨봅니다. 하지만 작가님의 인생역정과 신념, 열정에 감명을 받은 것과 별개로, 해당 세미나에서 밝힌 작가님의 소신, '대화와 교류가 먼저'라는 제안에 제 생각은 '원론적으로는 동의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무망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평화통일과 대화라는 작가님의 기본 통일 어젠다에는 백번 동의를 합니다. (제 개인적인 정치성향은 중도진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전쟁이나 남북의 무력통일이 이루어지는 날에는 전쟁터에 갈 수밖에 없는 20대 청년의 한 사람인데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2000년대 초반에 입국하셨다 하셨으니 그동안 조 작가님도 그동안 정부가 여당이 여러번 바뀜에도 남한이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수없이 기본적으로는 '북한과 대화'라는 기조를 지켜오셨음은 잘 알고 계실겁니다. 남한 지도자들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일종의 정치적 치적으로 치부해왔던 것도 있고, 자국에 대한 무력 도발과 저열한 언사를 통한 협박을 수시로 가하는 국가에 대해서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일관적으로 말입니다. 천안함, 연평도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가장 험악했던 이명박 정부때도, 통일대박이라는 참 통일에 대한 이해가 얕은 단어가 정부 기조였던 박근혜 정부였을 때도 대한민국 정부는 기본적으로 북한과 어떻게든 대화하고자 하는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야당에게 북한 비위맞추기 여념없다는 비판까지 들을 정도로 유화일변도였던 지난 문재인 정부 때는 말할 필요도 없고 이번 보수 정권, 대북 선제타격이라는 공약을 들고 나온 윤석열 정부 때조차 '담대한 구상'이라는 어젠다 아래 말입니다. 하지만 김대중 정부 이래로 사실상 정권 성향과 무관하게 햇볕정책이라는 이름 하에(전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20년간 북한과의 유화정책은 사실상 전부 햇볕정책의 변형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추진했던 북한과의 대화, 교류 우선 정책은 이제 실패를 인정해야만 한다고 봅니다. 이런 말하면 '그럼 전쟁하자는 거냐?'라는 반박이 바로 날아오는 현실은, 그것도 제가 지지하는 진보진영에서 날아오는 걸 뼈 아플 정도로 압니다만, 그럼에도 정책이란 현실에 발을 디뎌야 하기에 이런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왜 그런 결론을 내렸느냐 묻는다면 크게 세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번째로, 우리가, 남한이 대화하는 대상은 북한이라는 국가가 아니라는 겁니다. 이게 뭔 소리냐 하겠지만 조 작가님이 다른 영상에서 '통일이라는 단어가 오히려 통일을 저해하고 가로막고 있다'라는 말씀 처럼 저는 우리 대북 정책이 성과를 내려면 언론과 사회일반에서 '남북'대화, '남북'관계 라는 명칭부터 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은 북한이라는 국가와 대화하는 게 아니고 김정은이라는 개인, 독재자와 대화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남북관계가 아니고 남한 - 김정은 관계라고 칭해야 옳습니다. 작가님은 우리가 북한이라는 국가를 국가로 인정해야 하며, 서로를 국가로 인정해오는 것과는 별개로 공존해왔다라고 주장하셨지만, 남한이 정치적으로 북한이라는 집단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과는 별개로 북한이란 곧 김정은 (김씨왕조)이고, 김정은이 곧 북한입니다. 안타깝지만 2400만의 북한 주민은 북한이라는 남한 정부과 대화하거나 단체나 정당을 결성해서 국가의 정책결정 과정에 전혀 개입할 수 없다는 걸 잘 아실 겁니다. 한국 같은 민주주의 국가는 정당이 바뀌면 대화 방법도 기조도 바뀌며 중국 공산당만해도 내부 파벌이라는 게 있지만 북한은 그게 불가능합니다. 이런 관계로 저는 아래의 모든 글에서 남북한 관계라기보다는 남한 - 김정은 관계라는 명칭을 쓰겠습니다. 두번째로, 현재 북한(사실상 김정은)의 정책 기조상 대화상대는 우리, 그러니까 대한민국이 아닙니다. 미국입니다. '통미봉남'이라는 북한의 외교전술에 대해서는 작가님도 익히 아실 거라 봅니다.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의 대화, 하노이 회담 정책이 실패로 돌아간 이유가 이건데요, 북한은, 그러니까 김정은에게 원하는 걸 남한은 제공할 능력이 없습니다. 그게 뭐냐하면 바로 대북 제재 해제, 그리고 핵 보유국 인정 인데, 이건 사실상 전세계의 경제적, 군사적 패권을 쥐고 있는 미국을 제외하면 김정은에게 제공해줄 수 있는 나라가 없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남한은 이걸 북한에게 제공하는 게 불가능합니다. 김정은에게 있어 남한은 잠시 내부적 식량, 경제적 위기를 넘길 만만한 호구거나, 아니면 미국으로 건너가는 징검다리입니다. 지난 하노이 회담에서도 나중에 공개된 문서에 따르면 김정은은 미국과 대화의 모멘텀이 형성되자 문재인(즉 한국정부) 전 대통령을 대화에서 최대한 배제하려 했습니다. 거칠게 말하면 내 목적 달성 다했고 단물 빠졌으니 넌 좀 빠져라 그거죠. 애초에 김정은은 한국측이 제시한 종전선언이니 평화 통일로 가는 길이니 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는 증거입니다. 내가 상대방에게 원하는 걸 제공할 수 없는데 대화가 어떻게 성립가능하겠습니까?
그리고 세번째 이유로, 사실은 이게 제가 말하고 싶은 본론에 가까운데 과거 임수경 방북부터 이산가족 상봉에 이르기까지 남북교류가 어느정도 가능했던 옛날과는 달리, 북한과 남한 양쪽 모두, 그리고 양국의 집권자부터 대내적 환경이 너무나 변했다는 겁니다. 그동안 북한은 고난의 행군을 겪었고 남한은 한류라는 강력한 문화적 무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흔히들 하는 말로 '술에 물탄듯, 물에 술탄듯'이라는 말이 있죠. 술과 물이 어느 정도 이상 차이가 나지 않고, 물에 술을, 술에 물을 타 마셔도 별 문제가 없기에, 즉 공존이 가능하기에 있는 말입니다. 과거 남과 북은 술과 물이었습니다. 체제 차이는 있어도, 공존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2022년에 이르러 남과 북은' 술과 물'이 아니고 '불과 물'입니다. 정확히는, 김정은 1인 독재 체제와 자유 민주주의 대한민국이 불과 물이 되었다고 봐야 옳습니다. 2019년에 왜 김정은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라는 법을 제정하고 오징어 게임 본 북한 청소년들을 공개 총살할까요? 이제 북한과 남한이라는 두 국가는 공존이 가능해도 김정은 체제와 남한은 속성적으로 공존이 불가능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김정은 체제가 북한이라는 나라를 자신들의 왕국으로 유지해온 방식은 거짓과 기만으로 높은 탑을 쌓아올리는 것과 다를 바 아닙니다. 과거 중국이나 소련, 베트남도 언론통제와 검열이라는 거짓으로 국가를 유지했지만, 중간에 개혁개방을 해서 경제적 성과라는 출구전략을 찾아냈죠. 그런데 북한의 경우는 그 거짓말이 너무 높고 오래돼서, 이제는 중간에 수습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조경일 작가님도 주장하는 남과 접촉과 교류가 늘어날 수록 외부의 정보가 어떤 식으로든 유입될 것이고, 그건 북한이라는 국가에게는 좋은 일일지 몰라도 김정은 체제에게는 그야말로 악몽같은 일입니다. 2400만 북한 주민들도 눈과 귀와 머리가 있는데, 탈북자들이 대한민국에 들어와서 정착하며 늦던 빠르던 하는 생각 '우리가 못 먹고 못 사는 건 결국 저놈의 김씨 일가 때문이구나'하는 생각을 늦던 빠르던 하게 될 겁니다. 노예들이 진실을 알아버리는 겁니다. 그 방식이 개성공단이든 아니면 북중 국경에서 유입되는 한류문화던, 늦던 빠르던 외부, 정확히는 이제는 대한민국의 존재 자체가 김정은 체제에게는 독입니다. 자유민주주의체제를 하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성공한, 북한과 동일 민족, 동일 문화를 가진 5200만의 인구집단이 남쪽에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이제 와서는 김정은에게는 견딜 수 없는 위협인 것입니다. 설령 대한민국 정부가 김정은에게 아무런 위해를 가할 의사가 없다고 해도 말입니다. (사실 이건 2차 남북전쟁 같은 게 현재에 와서 더는 불가능한 이유기도 합니다) 즉 남과 김정은체제가 교류를 할 수록 북한이라는 국가는 발전할수도 있겠지만, 김정은 체제는 유지가, 아주 좋게 봐줘도 그들의 궁극적 목표인 김씨일가 영구집권은 불가능합니다. 물이 아무리 불과 친해지고 싶고, 또 불도 내심 그럴 마음이 있다고 해도 물과 불은 공존이 불가능합니다. 물이 다가가기만 해도 불에게는 존재의 위협인데 어떻게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김정은은 아무런 대남 관계 개선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어도, 엄벌에도 불구하고 북중국경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한류문화, 한국음악, 한국드라마 막는 거만 해도 벅찬데, 왜 자기 체제 위협을 배가시킬 남한과의 접촉을 하겠습니까. 끓는 물이 초반에는 별 변화가 없어도 언젠가는 100도에 달하듯, 북한 인민들의 당과 지도자에 대한 불만과 배신감이 터져나올 거고 그게 김정은의 걱정입니다. 김정은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현실적인 걱정이고, 저도 그 생각에 동의합니다. 제가 김정은이라도 남한이라는 존재 자체를 북한 인민들에게 안 알릴 겁니다. 이게 바로 작가님이 주장하시는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이 김정은 체제가 존속하는 한 일정 수준 이상으로 진전되기 힘든 이유입니다. 그리고 현재로서는 천지개벽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북한 = 김정은이고요. 하다 못해 중국 처럼 조선로동당 내에 남한과의 대화를 원하는 다른 파벌이라도 존재하면 작가님의 의견에 물론 저도 찬성을 하겠습니다. 거듭 말하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들과 똑같이 평화를, 평화통일을 지향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 방식이 조 작가님처럼 남북간 인정과 대화를 바탕으로 하길 바랍니다. 하지만 아무리 우리 눈이 이상을 바라보더라도, 동시에 우리 발은 현실에 딛고 있어야 합니다.
쓰다보니 글이 생각이상으로 길어졌습니다만, 이전부터 제가 몸담고 있는 진보 진영 내에 만연한 햇볕정책 찬양 - 유지론자들을 지켜보고 있자니 너무 답답해서 한마디 남겼습니다. 현실에서, 김정은 체제는 비유로나 실제로나 말 그대로 흡혈귀입니다. 북한 주민들의 고혈을 하루라도 빨지 않으면 굶어서 사망하는 흡혈귀죠. 정상인이 아무리 햇볕 비추는 곳으로, 양지바른 곳으로 나와 대화하자고 백번 말해도 흡혈귀가 햇빛 비치는 곳으로 나갈리는 없습니다. 자기가 타죽으니까요.... 세상의 많고 많은 사람들, 범죄자, 악당 들도 햇볕은 쬐고 살아야하지만 북한은, 김정은 체제는 이제 단순히 국제사회의 범죄자 정도가 아니고 흡혈귀 수준으로 체제의 유전자가 달라졌습니다.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으로 이루어진 정당과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20년간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게 바로 제가 첫 말머리에 조 작가님의 소견이 현실에서는 이루어지기 힘들거라고 말한 이유입니다. 남한 - 김정은 체제간 합의통일은 이제 두 주체 간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흡수통일로 갈 수밖에 없을 겁니다. 만약 제한된 영상 시간이나 기타 이유로 조 작가님의 생각이 영상에 나타난 것과 다르거나, 혹은 부차적인 설명을 하고 싶으시다면 언제든지 받아들이겠습니다. 다시 한 번 조 작가님의 인생역정에 건투를 빌며 글 줄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참 어려운 주제인데 깊은 고민을 하고 계셨네요. 어쩌면 정답이 없을 수도 있는거라 어려운것 같아요. 진보가 옳고 보수가 틀리고, 보수가 옳고 진보가 틀리고 이런 양비론을 가장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로 주고받기엔 한계가 있어 혹 기회가 된다면 따로 뵈면 좋겠어요. 기회가 되겠지요?
@@peace_agora 답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저도 어디 가서 깊은 고민이라 내세우기는 좀 낯간지러운, 그냥 평소에 하던 생각을 종합해서 써본 겁니다. 시간 되면 하시는 강연 한 번 찾아뵙고 싶은데 혹시 근래에 비슷한 주제로 강연을 하시거나 하면 제가 찾아가 한 번 다른 분들과 함께 들어보고 싶습니다. 혹시 일반 대중 상대로 강연 하시는 장소나 날짜, 아니면 해당 정보를 알 수 있는 주최 단체 정보를 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작가님 강연 너무 감명깊게 잘 들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오늘처럼 오프라인에서 자주 뵙고 싶어요^^
너무 감사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저도 그렇게 하고 싶어요!🤩
유미님 정보통신기술판매 봉사소(유튜브 채널)에서 화면록화를 재밌게 보고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조경일 작가님과 동년배(아마도)의 20대 청년입니다.
작가님의 채널에 올라와있는 모든 인터뷰와 라디오 방송 등등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아 보실지 모르겠지만 의견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각 영상 댓글창에 좀 긴 댓글을 남겨봅니다.
하지만 작가님의 인생역정과 신념, 열정에 감명을 받은 것과 별개로, 해당 세미나에서 밝힌 작가님의 소신, '대화와 교류가 먼저'라는 제안에 제 생각은 '원론적으로는 동의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무망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평화통일과 대화라는 작가님의 기본 통일 어젠다에는 백번 동의를 합니다.
(제 개인적인 정치성향은 중도진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전쟁이나 남북의 무력통일이 이루어지는 날에는 전쟁터에 갈 수밖에 없는 20대 청년의 한 사람인데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2000년대 초반에 입국하셨다 하셨으니 그동안 조 작가님도 그동안 정부가 여당이 여러번 바뀜에도 남한이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수없이 기본적으로는 '북한과 대화'라는 기조를 지켜오셨음은 잘 알고 계실겁니다.
남한 지도자들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일종의 정치적 치적으로 치부해왔던 것도 있고, 자국에 대한 무력 도발과 저열한 언사를 통한 협박을 수시로 가하는 국가에 대해서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일관적으로 말입니다.
천안함, 연평도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가장 험악했던 이명박 정부때도, 통일대박이라는 참 통일에 대한 이해가 얕은 단어가 정부 기조였던 박근혜 정부였을 때도 대한민국 정부는 기본적으로 북한과 어떻게든 대화하고자 하는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야당에게 북한 비위맞추기 여념없다는 비판까지 들을 정도로 유화일변도였던 지난 문재인 정부 때는 말할 필요도 없고 이번 보수 정권, 대북 선제타격이라는 공약을 들고 나온 윤석열 정부 때조차 '담대한 구상'이라는 어젠다 아래 말입니다.
하지만 김대중 정부 이래로 사실상 정권 성향과 무관하게 햇볕정책이라는 이름 하에(전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20년간 북한과의 유화정책은 사실상 전부 햇볕정책의 변형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추진했던 북한과의 대화, 교류 우선 정책은 이제 실패를 인정해야만 한다고 봅니다.
이런 말하면 '그럼 전쟁하자는 거냐?'라는 반박이 바로 날아오는 현실은, 그것도 제가 지지하는 진보진영에서 날아오는 걸 뼈 아플 정도로 압니다만, 그럼에도 정책이란 현실에 발을 디뎌야 하기에 이런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왜 그런 결론을 내렸느냐 묻는다면 크게 세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번째로, 우리가, 남한이 대화하는 대상은 북한이라는 국가가 아니라는 겁니다.
이게 뭔 소리냐 하겠지만 조 작가님이 다른 영상에서 '통일이라는 단어가 오히려 통일을 저해하고 가로막고 있다'라는 말씀 처럼 저는 우리 대북 정책이 성과를 내려면 언론과 사회일반에서 '남북'대화, '남북'관계 라는 명칭부터 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은 북한이라는 국가와 대화하는 게 아니고 김정은이라는 개인, 독재자와 대화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남북관계가 아니고 남한 - 김정은 관계라고 칭해야 옳습니다.
작가님은 우리가 북한이라는 국가를 국가로 인정해야 하며, 서로를 국가로 인정해오는 것과는 별개로 공존해왔다라고 주장하셨지만, 남한이 정치적으로 북한이라는 집단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과는 별개로 북한이란 곧 김정은 (김씨왕조)이고, 김정은이 곧 북한입니다.
안타깝지만 2400만의 북한 주민은 북한이라는 남한 정부과 대화하거나 단체나 정당을 결성해서 국가의 정책결정 과정에 전혀 개입할 수 없다는 걸 잘 아실 겁니다.
한국 같은 민주주의 국가는 정당이 바뀌면 대화 방법도 기조도 바뀌며 중국 공산당만해도 내부 파벌이라는 게 있지만 북한은 그게 불가능합니다.
이런 관계로 저는 아래의 모든 글에서 남북한 관계라기보다는 남한 - 김정은 관계라는 명칭을 쓰겠습니다.
두번째로, 현재 북한(사실상 김정은)의 정책 기조상 대화상대는 우리, 그러니까 대한민국이 아닙니다. 미국입니다.
'통미봉남'이라는 북한의 외교전술에 대해서는 작가님도 익히 아실 거라 봅니다.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의 대화, 하노이 회담 정책이 실패로 돌아간 이유가 이건데요, 북한은, 그러니까 김정은에게 원하는 걸 남한은 제공할 능력이 없습니다.
그게 뭐냐하면 바로 대북 제재 해제, 그리고 핵 보유국 인정 인데, 이건 사실상 전세계의 경제적, 군사적 패권을 쥐고 있는 미국을 제외하면 김정은에게 제공해줄 수 있는 나라가 없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남한은 이걸 북한에게 제공하는 게 불가능합니다.
김정은에게 있어 남한은 잠시 내부적 식량, 경제적 위기를 넘길 만만한 호구거나, 아니면 미국으로 건너가는 징검다리입니다.
지난 하노이 회담에서도 나중에 공개된 문서에 따르면 김정은은 미국과 대화의 모멘텀이 형성되자 문재인(즉 한국정부) 전 대통령을 대화에서 최대한 배제하려 했습니다.
거칠게 말하면 내 목적 달성 다했고 단물 빠졌으니 넌 좀 빠져라 그거죠.
애초에 김정은은 한국측이 제시한 종전선언이니 평화 통일로 가는 길이니 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는 증거입니다.
내가 상대방에게 원하는 걸 제공할 수 없는데 대화가 어떻게 성립가능하겠습니까?
그리고 세번째 이유로, 사실은 이게 제가 말하고 싶은 본론에 가까운데 과거 임수경 방북부터 이산가족 상봉에 이르기까지 남북교류가 어느정도 가능했던 옛날과는 달리, 북한과 남한 양쪽 모두, 그리고 양국의 집권자부터 대내적 환경이 너무나 변했다는 겁니다.
그동안 북한은 고난의 행군을 겪었고 남한은 한류라는 강력한 문화적 무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흔히들 하는 말로 '술에 물탄듯, 물에 술탄듯'이라는 말이 있죠.
술과 물이 어느 정도 이상 차이가 나지 않고, 물에 술을, 술에 물을 타 마셔도 별 문제가 없기에, 즉 공존이 가능하기에 있는 말입니다.
과거 남과 북은 술과 물이었습니다.
체제 차이는 있어도, 공존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2022년에 이르러 남과 북은' 술과 물'이 아니고 '불과 물'입니다.
정확히는, 김정은 1인 독재 체제와 자유 민주주의 대한민국이 불과 물이 되었다고 봐야 옳습니다.
2019년에 왜 김정은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라는 법을 제정하고 오징어 게임 본 북한 청소년들을 공개 총살할까요?
이제 북한과 남한이라는 두 국가는 공존이 가능해도 김정은 체제와 남한은 속성적으로 공존이 불가능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김정은 체제가 북한이라는 나라를 자신들의 왕국으로 유지해온 방식은 거짓과 기만으로 높은 탑을 쌓아올리는 것과 다를 바 아닙니다.
과거 중국이나 소련, 베트남도 언론통제와 검열이라는 거짓으로 국가를 유지했지만, 중간에 개혁개방을 해서 경제적 성과라는 출구전략을 찾아냈죠.
그런데 북한의 경우는 그 거짓말이 너무 높고 오래돼서, 이제는 중간에 수습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조경일 작가님도 주장하는 남과 접촉과 교류가 늘어날 수록 외부의 정보가 어떤 식으로든 유입될 것이고, 그건 북한이라는 국가에게는 좋은 일일지 몰라도 김정은 체제에게는 그야말로 악몽같은 일입니다.
2400만 북한 주민들도 눈과 귀와 머리가 있는데, 탈북자들이 대한민국에 들어와서 정착하며 늦던 빠르던 하는 생각 '우리가 못 먹고 못 사는 건 결국 저놈의 김씨 일가 때문이구나'하는 생각을 늦던 빠르던 하게 될 겁니다.
노예들이 진실을 알아버리는 겁니다.
그 방식이 개성공단이든 아니면 북중 국경에서 유입되는 한류문화던, 늦던 빠르던 외부, 정확히는 이제는 대한민국의 존재 자체가 김정은 체제에게는 독입니다.
자유민주주의체제를 하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성공한, 북한과 동일 민족, 동일 문화를 가진 5200만의 인구집단이 남쪽에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이제 와서는 김정은에게는 견딜 수 없는 위협인 것입니다.
설령 대한민국 정부가 김정은에게 아무런 위해를 가할 의사가 없다고 해도 말입니다. (사실 이건 2차 남북전쟁 같은 게 현재에 와서 더는 불가능한 이유기도 합니다)
즉 남과 김정은체제가 교류를 할 수록 북한이라는 국가는 발전할수도 있겠지만, 김정은 체제는 유지가, 아주 좋게 봐줘도 그들의 궁극적 목표인 김씨일가 영구집권은 불가능합니다.
물이 아무리 불과 친해지고 싶고, 또 불도 내심 그럴 마음이 있다고 해도 물과 불은 공존이 불가능합니다.
물이 다가가기만 해도 불에게는 존재의 위협인데 어떻게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김정은은 아무런 대남 관계 개선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어도, 엄벌에도 불구하고 북중국경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한류문화, 한국음악, 한국드라마 막는 거만 해도 벅찬데, 왜 자기 체제 위협을 배가시킬 남한과의 접촉을 하겠습니까.
끓는 물이 초반에는 별 변화가 없어도 언젠가는 100도에 달하듯, 북한 인민들의 당과 지도자에 대한 불만과 배신감이 터져나올 거고 그게 김정은의 걱정입니다.
김정은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현실적인 걱정이고, 저도 그 생각에 동의합니다.
제가 김정은이라도 남한이라는 존재 자체를 북한 인민들에게 안 알릴 겁니다.
이게 바로 작가님이 주장하시는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이 김정은 체제가 존속하는 한 일정 수준 이상으로 진전되기 힘든 이유입니다.
그리고 현재로서는 천지개벽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북한 = 김정은이고요.
하다 못해 중국 처럼 조선로동당 내에 남한과의 대화를 원하는 다른 파벌이라도 존재하면 작가님의 의견에 물론 저도 찬성을 하겠습니다.
거듭 말하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들과 똑같이 평화를, 평화통일을 지향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 방식이 조 작가님처럼 남북간 인정과 대화를 바탕으로 하길 바랍니다.
하지만 아무리 우리 눈이 이상을 바라보더라도, 동시에 우리 발은 현실에 딛고 있어야 합니다.
쓰다보니 글이 생각이상으로 길어졌습니다만, 이전부터 제가 몸담고 있는 진보 진영 내에 만연한 햇볕정책 찬양 - 유지론자들을 지켜보고 있자니 너무 답답해서 한마디 남겼습니다.
현실에서, 김정은 체제는 비유로나 실제로나 말 그대로 흡혈귀입니다.
북한 주민들의 고혈을 하루라도 빨지 않으면 굶어서 사망하는 흡혈귀죠.
정상인이 아무리 햇볕 비추는 곳으로, 양지바른 곳으로 나와 대화하자고 백번 말해도 흡혈귀가 햇빛 비치는 곳으로 나갈리는 없습니다.
자기가 타죽으니까요....
세상의 많고 많은 사람들, 범죄자, 악당 들도 햇볕은 쬐고 살아야하지만 북한은, 김정은 체제는 이제 단순히 국제사회의 범죄자 정도가 아니고 흡혈귀 수준으로 체제의 유전자가 달라졌습니다.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으로 이루어진 정당과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20년간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게 바로 제가 첫 말머리에 조 작가님의 소견이 현실에서는 이루어지기 힘들거라고 말한 이유입니다.
남한 - 김정은 체제간 합의통일은 이제 두 주체 간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흡수통일로 갈 수밖에 없을 겁니다.
만약 제한된 영상 시간이나 기타 이유로 조 작가님의 생각이 영상에 나타난 것과 다르거나, 혹은 부차적인 설명을 하고 싶으시다면 언제든지 받아들이겠습니다.
다시 한 번 조 작가님의 인생역정에 건투를 빌며 글 줄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참 어려운 주제인데 깊은 고민을 하고 계셨네요. 어쩌면 정답이 없을 수도 있는거라 어려운것 같아요. 진보가 옳고 보수가 틀리고, 보수가 옳고 진보가 틀리고 이런 양비론을 가장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로 주고받기엔 한계가 있어 혹 기회가 된다면 따로 뵈면 좋겠어요. 기회가 되겠지요?
@@peace_agora 답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저도 어디 가서 깊은 고민이라 내세우기는 좀 낯간지러운, 그냥 평소에 하던 생각을 종합해서 써본 겁니다. 시간 되면 하시는 강연 한 번 찾아뵙고 싶은데 혹시 근래에 비슷한 주제로 강연을 하시거나 하면 제가 찾아가 한 번 다른 분들과 함께 들어보고 싶습니다. 혹시 일반 대중 상대로 강연 하시는 장소나 날짜, 아니면 해당 정보를 알 수 있는 주최 단체 정보를 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바닐라크림콜드브-b4j 안녕하세요. 답글이 늦어 죄송합니다. 종종 강연을 하긴 하는데, 사전에 공지하거나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앞으로는 페이스북에 알림도 해볼생각입니다.
남조선 인민해방전선 김명국 참모장 동지의 따님 정유나도 있네 😅😅😅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참여하신 참모장동지 따님🤣🤣🤣
굿티비는
뭐지! 처음 보는 티비인데?
기독교 방송국입니다^^
개독은. 전광훈 싫죠? ㅋㅋ
@@김정민-m4s3r 뭐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죠~ 각자 생각이 다를테니까요
@@peace_agora 예 ㅎㅎ 전 카톡릭입니다 ㅋㅋ 전광훈 싫으면 개독이 아닌거같네여 ㅎㅎ
@@김정민-m4s3r 네네 항상 인간이 문제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