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수능특강 고전산문 / 화왕계(설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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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Опубликовано: 8 фев 2025
  • 화왕계 (설총)
    1. 풀이 화왕(花王)께서 처음 이 세상에 나왔을 때, 향기로운 동산에 심고, 푸른 휘장으로 둘러싸 보호하였는데, 삼촌가절(三春佳節)을 맞아 예쁜 꽃을 피우니, 온갖 다른 꽃보다 빼어나게 아름다웠다. 멀고, 가까운 곳에서 여러 가지 꽃들이 다투어 화왕을 뵈오러 왔다. 깊고 그윽한 골짜기의 맑은 정기를 타고난 탐스러운 꽃들과 양지 바른 동산에서 싱그러운 향기를 내며 피어난 꽃들이 앞을 다투어 모여 왔다. 문득 한 가인(佳人)이 앞으로 나왔다. 붉은 얼굴에 옥 같은 이와 신선하고 탐스러운 감색 나들이 옷을 입고 아장거리는 무희처럼 얌전하게 화왕에게 아뢰었다. "이 몸은 백설(白雪)의 모래 사장을 밟고, 거울같이 맑은 바다를 바라보며 자라났습니다. 봄비가 내릴 때는 목욕하여 몸을 먼지를 씻었고, 상쾌하고 맑은 바람 속에 유유자적(悠悠自適)하면서 지냈습니다. 이름은 장미(薔薇)라 합니다. 임금님의 높으신 덕을 듣고, 꽃다운 침소에 그윽한 향기를 더하여 모시고자 찾아왔습니다. 임금님께서 이 몸을 받아 주실는지요?" 이때, 베옷을 입고, 머리에는 가죽때를 두르고, 손에는 지팡이, 머리는 흰 백발을 한 장부 하나가 둔중한 걸음으로 나와 공손히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이 몸은 서울 밖 한길 옆에 사는 백두옹(白頭翁)입니다. 아래로는 창망한 들판을 내려다보고, 위로는 우뚝 솟은 산 경치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가마히 보옵건대, 좌우에서 보살피는 신하는 고량(膏粱)과 향기로운 차와 술로 수라상을 받들어 임금님의 식성을 흡족하게 하고, 정신을 맑게 해 드리고 있사옵니다. 또, 고리짝에 저장해 둔 양약(良藥)으로 임금의 양기를 돕고, 금석(金石)의 극약(劇藥)으로써 임금의 몸에 있는 독을 제거해 줄 것입니다. 그래서 이르기를. '비록 사마(絲麻)가 있어도 군자된 자는 관괴(管 )라고 해서 버리는 일이 없고, 부족에 대비하지 않음이없다.'고 하였습니다. 임금께서도 이러한 뜻을 가지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한 신하가 아뢰되, "두 사람이 왔는데, 임금께서는 누구를 취하고 누구를 버리겠습니까?" 하니, 화왕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장부의 말도 도리가 있기는 하나, 그러나 가인을 얻기 어려우니 이를 어찌할 꼬?" 장부가 앞으로 나와, "자게 온 것은 임금의 총명이 모든 사리를 잘 판단한다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 뵈오니 그렇지 않으십니다. 무릇 임금된 자로서 간사하고 아첨하는 자를 가까이하지 않고, 정직한 자를 멀리하지 않는 이는 드뭅니다. 그래서, 맹자(孟子)는 불우한 가운데 일생을 마쳤고, 풍당(馮唐)은 낭관(郎官)으로 파묻혀 머리가 백발이 외었습니다. 예로부터 이러하오니 저인들 어찌하겠습니까?" 라고 말씀 드렸다. 화왕께서는 마침내, "내가 잘못했다. 잘못했다." 고 되폴이했다.
    2. 감상 및 해설 꽃을 의인화해서 정치를 풍자한 우언(寓言)이다. 백두옹이라고 자처하는 인물이 화왕앞에 나타나서, 그동안의 생활태도를 바꾸어야 한다고 충간한 말은 새겨 두어야 할 뜻을 지니고 있다. 서울 밖 한길 가에 산다고 하면서, 자연의 경치를 말한 데서는 선비의 고결한 품성에 관한 은근한 자부심이 나타나 있다. 화려한 서울을 벗어나 살기 때문에 마음의 바른도리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임금에게 하는 말은, 부귀만 누리며 만족할 것이 아니라 원기를 돋구고 독을 제거하는 약이 또한 필요한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인데, 그 약이야 말로 백두옹이 제시해 줄 수 있는 마음의 바른도리다. 설총은 이런 구실을 하는 백두옹으로 자처하고자 했고, 신문왕은 그 점을 인정했기 때문에 벼슬을 높였을 것이다. 식물을 의인화해서 사람의 처신을 나타낸 이 글은 문학적 표현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후대 문학에 깊은 영향을 주었고, 의인문학의 맥락에 닿으며, 특히 花史와 같은 작품의 선구적 형태노릇을 했다. 설총은 결국은 불리한 위치를 감수하면서 정치에 관여하고자 했기 때문에 문학적 표현을 통해 풍간하는 방법을 적극 활용하고, 문학의 폭을 그만큼 넓혔다.
    3. 지은이 설총(薛聰) : 신라 신문왕(神文王 ; 618∼692) 때의 한문학자. 원효 대사(元曉大師)의 아들이며 신라 10 현(十賢)의 한 사람이다. 삼곡사기(三國史記)에 '以方言讀九經(방언으로써 구경을 읽다.)'했다는 것으로 보아, 유교 경전을 우리말로 풀이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한자의 음과 훈을 빌어서 국어 표기의 수단으로 이두(吏讀)를 만들었다는 설도 있다.
    4. 주제 : 꽃을 의인화하여 임금에게 충고함. 임금을 풍간(諷諫)함.
    5. 출전 : 삼국사기
    6. 어구 및 어법풀이 當三春而發艶:삼춘을 당하여 농염을 발하니, 삼춘은 孟春, 仲春, 季春을 뜻함. 自邇及遐艶艶之靈과 夭夭之英:가까운 곳으로부터 먼곳에 이르기까지 아름답 고 빼어난 꽃들이 無不奔走上謁:분주히 임금을 알현하지 않음이 없다. 妾은 履雪白之沙汀:이 몸은 눈같이 흰 모래사장을 밟다. 첩은 문맥상 일반명 사가 일인칭대명사로 쓰이는 자로 臣, 僕, 愚등과 같다. :허리를 구부정하게 구부리다. 竊謂:말씀 드린다면, 竊은 '몰래'라는 뜻으로 신하가 임금한테 말씀드릴 때 상투적으로 쓰는 말.
    7. 참고 -형식:창작설화. 우의적(寓意的)인 단편산문 -의의:우리나라 문학에서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 등 소설적 구성을 보인 최초의 작품이다. -내용:온갖 꽃을 능가하는 花王(모란)이 나타나매 장미꽃이 아름답게 치장을 하고 아양을 떤다. 한편 백두옹(白頭翁;할미꽃)은 검소한 차림으로 나타나 신하되기를 청한다. 화왕은 장미와 백두옹을 놓고 어느쪽을 취할까 하고 망설이다가 의리를 존중하고 직신(直臣)을 취하는 뜻에서 장미를 버리고 백두옹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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