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을 통해 알게 되어 들어왔습니다. 카프카의 변신, 읽고서도 뭔소리인지 잘 몰랐는데 작가님의 해석에 무릎을 탁 치게 되네요. 잠자가 변신했을 때 처음에는 잘 해주던 동생도 시간이 지나가면서 변해버리는 모습에서 우리가 정체성을 읽어버리게 되었을 때 주변인들의 반응과 비슷하게 겹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다시한번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얼마전 밤새껏 유튜브에 올라온 을 오디오북으로 들었습니다ㆍ 예전엔 '귀신 신나락 까먹는 소리' 같던 이야기들이 "이리 재미있고 감동적일 데가 있다니 ~" ~감동이었습니다~ 저는 전체적으로 '19세기부터 20세기 사이에 동유럽 유대인들의 모습'을 섬뜩할 정도로 유대인이 유대인을 표현한 듯 느꼈습니다ㆍ 1ㆍ "작가 카프카의 성 씨 '카프카'는 '까마귀'라는 뜻"이라기에 깜짝 놀랐습니다ㆍ 우리말 '겨레'는 '케레이' 즉 '까마귀'라는 뜻의 중앙아시아ㆍ몽골 지역에서 쓰는 말에서 왔고, '까마귀'가 하늘을 날으는 모습을 상징해 케레이족(제사장 계층)은 열 십자(+) 모형을 부족의 상징으로 삼게 되었다는 누군가의 말이 기억에 떠올랐습니다ㆍ '까마귀'는 하늘로 올라가 인간과 하느님을 연결해 주신 메신저 역할도 한다고 보아 샤먼(제사장)의 상징이라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덪붙여 까마귀는 '반포지효(에미가 늙으면 새끼 까마귀가 어미 까마귀에게 먹이를 물어다 준다는 동물 중 유일하게 '효'를 한다는 이야기)'의 동물이기도 하기 때문이라 봅니다ㆍ 공자 사상의 핵심은 '인'이지만, 실천윤리로는 '효'이기 때문에 '효'는 까마귀 토템과도 깊은 연관이 있는 듯 합니다ㆍ 유대인들이, 아버지는 '아바' 엄마는 '옴마'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고 유대인과 한민족이 혈연적으로 가깝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어서 새삼 카프카가 달리 보였습니다 ^^ 케레이(까마귀의 중앙아시아 발음)가 한반도로 와선 겨레로 변했듯이, 중동ㆍ이스라엘 쪽에선 카프카로 변했더라도 이상할 건 없겠죠 ^^ 더구나 고대 이스라엘이 서기 70년에 망하고 2000년을 떠돌았는데 그 정도 발음의 유사성을 남기고 있다는 게 더 신기하죠^^ 2ㆍ 유대인들이 2000년 세월 동안 세계 각지로 떠돌면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이 소설 변신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ㆍ 우리는 흔히 "유대인은 탈무드를 공부하고 유대인 복장을 하는 등 유대인의 전통을 끝까지 지켰다"는 식으로 ~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실은 카프카 아버지처럼 '유대인처럼 살고 싶지도 않았고, 유대전통도 다 버리고, 그냥 살고 있는 곳에서 뿌리 내리고 그 나라 시민으로 가족들과 평화롭게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부류들도 많았다'는, 심지어 유대 전통을 자식들이 알게 하고 싶지도 않았고 자식들이 유대 전통에 관심만 가져도 혼내주는 부모들도 꽤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도 알게 해 주는 소설이고, 3ㆍ이 소설 변신은 '카프카가 살던 당시의 동유럽 유대인의 입장, 그런 가정 및 사회분위기 속에서 카프카의 입장' 등을 진솔하게 상징적으로 (벌레)로 표현한 면이 있고 4ㆍ 카프카 자신이 법학을 공부해 보험회사(공기업)에 취직하고, 실적을 높여 주는 유능한 사원임에도 여전히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ㅡ 자신은 유대 전통도 모르고 지키지도 않지만ㅡ 혈통이 유대 혈통이라는 이유만으로, 동료들로부터 '벌레ㆍ기생충(평발이라서 군대도 안가고, 국민으로서의 혜택만 누린다는 의미로) 취급을 받는 스트레스가 차라리 '진짜벌레' 라도 되었으면 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듯 싶습니다ㆍ 5ㆍ또한 아버지가 "유대전통도 버리고 사회에 적응해서 출세해 보라"고 법대 가라해서 법대 나와 좋은 직장 취직해도 사회적으로 여전히 벌레 취급 당하는 차가운 반응을 통해, 아버지의 방식도 틀렸다는, 마치 일본 교포들이 일본에서 일본식으로 창씨 개명해도 여전히 '조센징'이듯이, 그런 비애를 제목이 '변신'으로 한 소설을 쓰게 했으리라 여겨집니다 ^^ 6ㆍ 많은 평론들이, "가족간의 소통 부재"를 다루는 소설이기도 하다는데, 그건 극히 부분적인 면으로 보입니다ㆍ 7ㆍ카프카 아버지 입장처럼 "유대인이 아닌 오스트리아ㅡ체코 제국 국민으로 살고자 온갖 노력도 소용없고, 카프카는 뭐가 문제나 싶어 책이나 유대인 유랑 극단 공연을 보면서 ㅡ 카프카는 이디시어(유대인들이 쓰는 독일어)를 몰라 알아듣지도 못 하면서도 공연을 빠짐없이 보는 노력으로 ㅡ '유대인을 공부해 보려는 것'조차 집에선 아버지와 충돌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거지(아버지가 벌레에게 사과를 던지는 장면) 이건 가족간의 소통 부재가 아니라 '실존' 문제라서 실존주의 철학자들은 카프카를 실존주의자로 분류하는 데 단편적으로 보입니다ㆍ 전혀 유대인 같지 않은 실상임에도 피가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벌레 취급받는 게 '실존' 문제일 뿐 실존주의 철학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게 제 소견이죠ㆍ 8ㆍ 일부 평가는, 변신 소설이 카프카의 자서전적 소설이라기도 하는데, 위와 같은 의미에선 맞는 면이 있고, 카프카가 죽으면서 시온주의자로 이스라엘 건설 운동에 뛰어든 절친한 친구에게 "다 불태워달라"고 부탁했다는데, 법정 스님이 죽으면서 했다는 유언과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이 '변신' 소설은 카프카 자신과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이 "유대인임을 얼마나 창피해 했는지, 유대인 취급받지 않기 위해 얼마나 몸부림쳐 왔는지" 를 적나라하게 까발리는 거라서 죽은 뒤에 아버지와 가족들이 유대인 사회ㅡ당시 프라하에 1만2천명 유대인 거주ㅡ에 손가락질 당할 걸 우려한 행동으로 추측됩니다ㆍ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죠^^ 만일, 일본 교포 3세ㆍ4세가 "한국인 피가 섞여 있다는 사실 때문에 ㅡ창씨개명 했음에도, 유수한 공기업 직원으로 취직했음에도ㅡ 알게 모르게 차별을 받는다면(아마 현재 그렇겠죠?), 그래서 글재주가 있어 그런 내용의 자기와 가족사를 소설 형식으로 써놨는데, 가족들이 어찌 생각할 지 몰라 발표도 못 했는데 자기가 죽고나서 발표되면 가족들은 주변에서 놀림 받을 우려가 있고, 한국에 소개되면 유승준 꼴이 될텐데 ㅡ 물론 죽어서 모르것지만ㅡ 고민에 고민하다 태우라 부탁했것죠ㅠㅠ 법정 스님은 지하에서 성철 스님을 만나면 거기서도 "또 싸울까봐" 저서들을 다 태우라 했다는데, 제자들은 당연히 유언을 무시했고요^^ 태울거면 살았을 때 직접 태우지 숨을 거두면서 "태우라" 유언한 건, 제자들이 안 태울 줄 뻔히 알면서도 "성철 스님 만나면 ' 난 태우라 했다'고 책임회피하려고 시늉만 했다"는 세평도 있더라구요^^ 9ㆍ 저는, 만일 카프카가 글을 독일어가 아닌 당시 모국어?인 체코어로 썼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ㆍ 그랬다면, 더 황당한 일이 벌어졌겠죠? 즉 일본 교포 3세ㆍ4세가 일본에서 일본어로 "조선인도 아니고 일본인도 아닌 자기들의 삶"을 쓴 소설을 출판하면 누가 몇 권이나 사주겠습니까? 아니면 한국에서 사주겠습니까? ^^ 10ㆍ 그런 의미에선, 카프카가 소설 쓰는 걸 극도로 혐오했지만, 아버지가 아들의 출세를 위해 법대를 가라하고, 당시 '오스트리아ㅡ체코제국'에서 상류층들이 쓰는 독일어를 배우게 하였던 것이 엉뚱하게도 카프카가 독일어로 글을 쓰게 됐고, 어느 나라나 제2의 외국어로 채용하는 독일어라는 덕분에ㅡ 독일ㆍ프랑스ㆍ스위스ㆍ이태리ㆍ오스트리아 등등은 독일어로 일반인들과도 대화가 가능하거든요ㅡ 비록 사후이긴 하지만 세계적인 작가로 알려지게 되었으니, 결과적으론 아버지의 공로가 절대적이었네요 ^^ 만일 카프카가 체코어로 글을 썼다면, '이름 없는 작가'로 묻혔을 공산이 컸겠죠? 11ㆍ 누구나 일면으론 카프카 입장처럼 '변신'이 필요할 텐데, 카프카가 주인공이 죽는 것으로 처리했고 ㅡ카프카는 자기 생전엔 유대인이 '벌레' 취급 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시대가 오긴 어렵다고 본 듯ㅡ 실제 카프카는 나치를 겪지 않았으나 누이동생들은 가스실에 끌려가 다 죽었다니, 오싹 하기도 했습니다ㆍ 12ㆍ카프카 소설 '변신'은 일면으론 우리들의 이야기이고, 어려운 현실 속에서 '벌레'로 변신하여 '현실도피'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환골탈태'하여 '세상에 무언가 득이 되는 일'을 해놓고 가야겠다는 각오를 다짐하게 하는 작품이기도 하군요 ^^ 오늘도 명강의를 해주신 문교수님께 감사를 올립니다 ~💕
C S 루이스의 Mere Christianity 에도 조에와 바이오스의 개념이 나오는데 이 영상에서 말해 주신 조에, 바이오스와 어떻게 보면 반대? 라서 흥미롭네요. 물 공기 음식같은 연료를 소모해야 유지되는 바이오스를 넘어서 새로운 창조물로서 조에라는 생명을 갖는 것을 영적인 거듭남, 또 하나의 변신이나 진화의 단계로 루이스는 설명했는데 카프카 책에서는 사회적인 연대로 이어진 바이오스 없이 혼자 존재하는 조에로 고립되는 것이 벌레로 변신한 것으로 해석돤다 하니...바이오스와 조에 중 어느 것이 더 나중에 있는 단계라고 이해하는 것조차 내 인식의 한계였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제가 말씀드린 조에와 바이오스 개념은 아감벤의 책에서 인용한 거였어요. 어떻게 보면 루이스는 반대로 해석했군요! 전에 조에를 새로운 삶, 초월적 삶의 개념으로 설명하시는 목사님 설교를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신학적 개념에서는 이 두 용어가 다르게 해석되는 걸까요? 새로운 궁금증과 읽어야 할 책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프란츠 카프카의 내면 깊숙히 자리한 고통의 장소, 아버지와 끊임없이 갈등속에 함께 존재해야"만"하는 결코 벗어날 수 없는 갇혀버린 자신의 세계, 타자에 의해 지배됨을 알고 있음에도 결코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자유를 갈망하나 자유를 모르는 타자에의해 여전히 본질적인 사물적인삶, 그 깊은 수렁에서 비참한 인생을 살다간 카프카...
3년만에 교수님의 리뷰를 다시 듣다보니, 카프카의 '변신'을, '당대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역사적 가치도 충분한 소설'로 접근한다면, 1차 대전 직후 유대계 독일인, 독일계(체코계) 유대인 사회의 내부 갈등 내지 그 유대인 가족 간의 내부 갈등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그리고 결국 그 갈등들은 자체적으로나 다른 방식으로도 해결되지 못 하고 결국 2차대전으로 홀로코스트 방식으로 해결될 수 밖에 없을 거라는 예언자적 메시지로도 읽힐 수 있겠군요. 카프카를 정신질환 측면에서 분석하는 글을 슬쩍 읽고 지나간 적이 있는데 '영감'이 없이는 대작을 쓰기 어렵기에 카프카 작품을 '예언자'적 측면에서 접근해 읽어보는 방식도 꽤 흥미롭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꼭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상황이랄까요, '긍정적 미래'를 위해서라도 정신차려야겠다는, 경각심을 주는 느낌도 드는군요^^
실제 카프카의 여동생 세 명이 모두 가스실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말씀대로 이 소설은 일종의 '예언서'로 읽히기도 합니다. 예언자는 자신이 무엇을 말하는지도 모르고 말하는 사람이 되겠고요. 시대정신에 관한 예민한 감각을 지닌 작가의 글은 단순한 허구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참으로 좋아요. 목소리 톤도 음성도 귀에 쏙쏙 들어와서 계속 머물게 됩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수업에 활용할 영상을 찾다가 이 영상을 보게되었습니다. 경험에 기반한 심오한 해석이 정말 인상깊네요.
좋은 영상 감사합니다:)
따뜻한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종종 들러주세요 :)
듣고듣고들어도 좋은 강의입니다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
교육의방식에 대한 내가배운 것에대해 생각해보는....공감합니다
공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학부 경험, 유학 경험을 토대로 다양하고 깊은 해석에 공감합니다.
질문, 의심, 다시 질문, 의심, 답, 더 나은 답, 과정의 연속입니다.
좋은 영상 잘 봤습니다.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대로 끝없는 질문과 답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책걸상을 통해 알게 되어 들어왔습니다. 카프카의 변신, 읽고서도 뭔소리인지 잘 몰랐는데 작가님의 해석에 무릎을 탁 치게 되네요. 잠자가 변신했을 때 처음에는 잘 해주던 동생도 시간이 지나가면서 변해버리는 모습에서 우리가 정체성을 읽어버리게 되었을 때 주변인들의 반응과 비슷하게 겹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다시한번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소중한 감상 남겨주셔서 감사드려요. 종종 들러주세요. 고맙습니다 :)
저는 치매에 걸리신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을 때 호상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할머님의 삶이 굉장히 하찮아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죽음과 상실 앞에 '호'를 붙이는 건 어찌보면 참 잔인한 일 같아요. 우리 모두가 '잠자'일 수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깔끔한 서평 감사합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인상적으로 잘 봤습니다.
좋은 영상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20대때 카프카 작품중에서 유일하게 읽었던 작품입니다만....그당시 읽으면서 전혀 생각지 못했던 이 책의 내용을 살펴볼 기회가 된 것 같네요. 항상 좋은 영상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
늘 좋은 말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얼마전 밤새껏 유튜브에 올라온 을 오디오북으로 들었습니다ㆍ
예전엔 '귀신 신나락 까먹는 소리' 같던 이야기들이 "이리 재미있고 감동적일 데가 있다니 ~" ~감동이었습니다~
저는 전체적으로 '19세기부터 20세기 사이에 동유럽 유대인들의 모습'을 섬뜩할 정도로 유대인이 유대인을 표현한 듯 느꼈습니다ㆍ
1ㆍ "작가 카프카의 성 씨 '카프카'는 '까마귀'라는 뜻"이라기에 깜짝 놀랐습니다ㆍ 우리말 '겨레'는 '케레이' 즉 '까마귀'라는 뜻의 중앙아시아ㆍ몽골 지역에서 쓰는 말에서 왔고, '까마귀'가 하늘을 날으는 모습을 상징해 케레이족(제사장 계층)은 열 십자(+) 모형을 부족의 상징으로 삼게 되었다는 누군가의 말이 기억에 떠올랐습니다ㆍ '까마귀'는 하늘로 올라가 인간과 하느님을 연결해 주신 메신저 역할도 한다고 보아 샤먼(제사장)의 상징이라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덪붙여 까마귀는 '반포지효(에미가 늙으면 새끼 까마귀가 어미 까마귀에게 먹이를 물어다 준다는 동물 중 유일하게 '효'를 한다는 이야기)'의 동물이기도 하기 때문이라 봅니다ㆍ
공자 사상의 핵심은 '인'이지만, 실천윤리로는 '효'이기 때문에 '효'는 까마귀 토템과도 깊은 연관이 있는 듯 합니다ㆍ
유대인들이, 아버지는 '아바' 엄마는 '옴마'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고 유대인과 한민족이 혈연적으로 가깝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어서 새삼 카프카가 달리 보였습니다 ^^
케레이(까마귀의 중앙아시아 발음)가 한반도로 와선 겨레로 변했듯이, 중동ㆍ이스라엘 쪽에선 카프카로 변했더라도 이상할 건 없겠죠 ^^
더구나 고대 이스라엘이 서기 70년에 망하고 2000년을 떠돌았는데 그 정도 발음의 유사성을 남기고 있다는 게 더 신기하죠^^
2ㆍ 유대인들이 2000년 세월 동안 세계 각지로 떠돌면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이 소설 변신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ㆍ
우리는 흔히 "유대인은 탈무드를 공부하고 유대인 복장을 하는 등 유대인의 전통을 끝까지 지켰다"는 식으로 ~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실은 카프카 아버지처럼 '유대인처럼 살고 싶지도 않았고, 유대전통도 다 버리고, 그냥 살고 있는 곳에서 뿌리 내리고 그 나라 시민으로 가족들과 평화롭게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부류들도 많았다'는, 심지어 유대 전통을 자식들이 알게 하고 싶지도 않았고 자식들이 유대 전통에 관심만 가져도 혼내주는 부모들도 꽤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도 알게 해 주는 소설이고,
3ㆍ이 소설 변신은 '카프카가 살던 당시의 동유럽 유대인의 입장, 그런 가정 및 사회분위기 속에서 카프카의 입장' 등을 진솔하게 상징적으로 (벌레)로 표현한 면이 있고
4ㆍ 카프카 자신이 법학을 공부해 보험회사(공기업)에 취직하고, 실적을 높여 주는 유능한 사원임에도 여전히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ㅡ 자신은 유대 전통도 모르고 지키지도 않지만ㅡ 혈통이 유대 혈통이라는 이유만으로, 동료들로부터 '벌레ㆍ기생충(평발이라서 군대도 안가고, 국민으로서의 혜택만 누린다는 의미로) 취급을 받는 스트레스가 차라리 '진짜벌레' 라도 되었으면 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듯 싶습니다ㆍ
5ㆍ또한 아버지가 "유대전통도 버리고 사회에 적응해서 출세해 보라"고 법대 가라해서 법대 나와 좋은 직장 취직해도 사회적으로 여전히 벌레 취급 당하는 차가운 반응을 통해, 아버지의 방식도 틀렸다는, 마치 일본 교포들이 일본에서 일본식으로 창씨 개명해도 여전히 '조센징'이듯이, 그런 비애를 제목이 '변신'으로 한 소설을 쓰게 했으리라 여겨집니다 ^^
6ㆍ 많은 평론들이, "가족간의 소통 부재"를 다루는 소설이기도 하다는데, 그건 극히 부분적인 면으로 보입니다ㆍ
7ㆍ카프카 아버지 입장처럼 "유대인이 아닌 오스트리아ㅡ체코 제국 국민으로 살고자 온갖 노력도 소용없고, 카프카는 뭐가 문제나 싶어 책이나 유대인 유랑 극단 공연을 보면서 ㅡ 카프카는 이디시어(유대인들이 쓰는 독일어)를 몰라 알아듣지도 못 하면서도 공연을 빠짐없이 보는 노력으로 ㅡ '유대인을 공부해 보려는 것'조차 집에선 아버지와 충돌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거지(아버지가 벌레에게 사과를 던지는 장면) 이건 가족간의 소통 부재가 아니라 '실존' 문제라서 실존주의 철학자들은 카프카를 실존주의자로 분류하는 데 단편적으로 보입니다ㆍ
전혀 유대인 같지 않은 실상임에도 피가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벌레 취급받는 게 '실존' 문제일 뿐 실존주의 철학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게 제 소견이죠ㆍ
8ㆍ 일부 평가는, 변신 소설이 카프카의 자서전적 소설이라기도 하는데, 위와 같은 의미에선 맞는 면이 있고, 카프카가 죽으면서 시온주의자로 이스라엘 건설 운동에 뛰어든 절친한 친구에게 "다 불태워달라"고 부탁했다는데, 법정 스님이 죽으면서 했다는 유언과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이 '변신' 소설은 카프카 자신과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이 "유대인임을 얼마나 창피해 했는지, 유대인 취급받지 않기 위해 얼마나 몸부림쳐 왔는지" 를 적나라하게 까발리는 거라서 죽은 뒤에 아버지와 가족들이 유대인 사회ㅡ당시 프라하에 1만2천명 유대인 거주ㅡ에 손가락질 당할 걸 우려한 행동으로 추측됩니다ㆍ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죠^^
만일, 일본 교포 3세ㆍ4세가 "한국인 피가 섞여 있다는 사실 때문에 ㅡ창씨개명 했음에도, 유수한 공기업 직원으로 취직했음에도ㅡ 알게 모르게 차별을 받는다면(아마 현재 그렇겠죠?), 그래서 글재주가 있어 그런 내용의 자기와 가족사를 소설 형식으로 써놨는데, 가족들이 어찌 생각할 지 몰라 발표도 못 했는데 자기가 죽고나서 발표되면 가족들은 주변에서 놀림 받을 우려가 있고, 한국에 소개되면 유승준 꼴이 될텐데 ㅡ 물론 죽어서 모르것지만ㅡ 고민에 고민하다 태우라 부탁했것죠ㅠㅠ
법정 스님은 지하에서 성철 스님을 만나면 거기서도 "또 싸울까봐" 저서들을 다 태우라 했다는데, 제자들은 당연히 유언을 무시했고요^^
태울거면 살았을 때 직접 태우지 숨을 거두면서 "태우라" 유언한 건, 제자들이 안 태울 줄 뻔히 알면서도 "성철 스님 만나면 ' 난 태우라 했다'고 책임회피하려고 시늉만 했다"는 세평도 있더라구요^^
9ㆍ 저는, 만일 카프카가 글을 독일어가 아닌 당시 모국어?인 체코어로 썼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ㆍ
그랬다면, 더 황당한 일이 벌어졌겠죠? 즉 일본 교포 3세ㆍ4세가 일본에서 일본어로 "조선인도 아니고 일본인도 아닌 자기들의 삶"을 쓴 소설을 출판하면 누가 몇 권이나 사주겠습니까? 아니면 한국에서 사주겠습니까? ^^
10ㆍ 그런 의미에선, 카프카가 소설 쓰는 걸 극도로 혐오했지만, 아버지가 아들의 출세를 위해 법대를 가라하고, 당시 '오스트리아ㅡ체코제국'에서 상류층들이 쓰는 독일어를 배우게 하였던 것이 엉뚱하게도 카프카가 독일어로 글을 쓰게 됐고, 어느 나라나 제2의 외국어로 채용하는 독일어라는 덕분에ㅡ 독일ㆍ프랑스ㆍ스위스ㆍ이태리ㆍ오스트리아 등등은 독일어로 일반인들과도 대화가 가능하거든요ㅡ 비록 사후이긴 하지만 세계적인 작가로 알려지게 되었으니, 결과적으론 아버지의 공로가 절대적이었네요 ^^
만일 카프카가 체코어로 글을 썼다면, '이름 없는 작가'로 묻혔을 공산이 컸겠죠?
11ㆍ 누구나 일면으론 카프카 입장처럼 '변신'이 필요할 텐데, 카프카가 주인공이 죽는 것으로 처리했고 ㅡ카프카는 자기 생전엔 유대인이 '벌레' 취급 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시대가 오긴 어렵다고 본 듯ㅡ 실제 카프카는 나치를 겪지 않았으나 누이동생들은 가스실에 끌려가 다 죽었다니, 오싹 하기도 했습니다ㆍ
12ㆍ카프카 소설 '변신'은 일면으론 우리들의 이야기이고, 어려운 현실 속에서 '벌레'로 변신하여 '현실도피'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환골탈태'하여 '세상에 무언가 득이 되는 일'을 해놓고 가야겠다는 각오를 다짐하게 하는 작품이기도 하군요 ^^
오늘도 명강의를 해주신 문교수님께 감사를 올립니다 ~💕
오늘도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한 댓글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세요!
새로운 해석이 인상적이네요 잘 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
질문^^ 후반부 흑백영상 인상적이었습니다^^
옛 영상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겨우 3년 전인데 너무 오래 전처럼 느껴지네요.
C S 루이스의 Mere Christianity 에도 조에와 바이오스의 개념이 나오는데 이 영상에서 말해 주신 조에, 바이오스와 어떻게 보면 반대? 라서 흥미롭네요. 물 공기 음식같은 연료를 소모해야 유지되는 바이오스를 넘어서 새로운 창조물로서 조에라는 생명을 갖는 것을 영적인 거듭남, 또 하나의 변신이나 진화의 단계로 루이스는 설명했는데 카프카 책에서는 사회적인 연대로 이어진 바이오스 없이 혼자 존재하는 조에로 고립되는 것이 벌레로 변신한 것으로 해석돤다 하니...바이오스와 조에 중 어느 것이 더 나중에 있는 단계라고 이해하는 것조차 내 인식의 한계였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제가 말씀드린 조에와 바이오스 개념은 아감벤의 책에서 인용한 거였어요. 어떻게 보면 루이스는 반대로 해석했군요! 전에 조에를 새로운 삶, 초월적 삶의 개념으로 설명하시는 목사님 설교를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신학적 개념에서는 이 두 용어가 다르게 해석되는 걸까요? 새로운 궁금증과 읽어야 할 책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프란츠 카프카의 내면 깊숙히 자리한 고통의 장소, 아버지와 끊임없이 갈등속에 함께 존재해야"만"하는 결코 벗어날 수 없는 갇혀버린 자신의 세계, 타자에 의해 지배됨을 알고 있음에도 결코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자유를 갈망하나 자유를 모르는 타자에의해 여전히 본질적인 사물적인삶, 그 깊은 수렁에서 비참한 인생을 살다간 카프카...
3년만에 교수님의 리뷰를 다시 듣다보니, 카프카의 '변신'을, '당대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역사적 가치도 충분한 소설'로 접근한다면, 1차 대전 직후 유대계 독일인, 독일계(체코계) 유대인 사회의 내부 갈등 내지 그 유대인 가족 간의 내부 갈등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그리고 결국 그 갈등들은 자체적으로나 다른 방식으로도 해결되지 못 하고 결국 2차대전으로 홀로코스트 방식으로 해결될 수 밖에 없을 거라는 예언자적 메시지로도 읽힐 수 있겠군요. 카프카를 정신질환 측면에서 분석하는 글을 슬쩍 읽고 지나간 적이 있는데 '영감'이 없이는 대작을 쓰기 어렵기에 카프카 작품을 '예언자'적 측면에서 접근해 읽어보는 방식도 꽤 흥미롭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꼭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상황이랄까요, '긍정적 미래'를 위해서라도 정신차려야겠다는, 경각심을 주는 느낌도 드는군요^^
실제 카프카의 여동생 세 명이 모두 가스실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말씀대로 이 소설은 일종의 '예언서'로 읽히기도 합니다. 예언자는 자신이 무엇을 말하는지도 모르고 말하는 사람이 되겠고요. 시대정신에 관한 예민한 감각을 지닌 작가의 글은 단순한 허구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번역이 어설프고 오자가 많은 '성'을 읽다가 관두고 딴거 읽으려던 때 발견한 운명의 영상입니다 ㅎㅎㅎ 감사~❤❤❤
얼토당토 않은 바보같은 질문이 무엇이었을지 궁금해지네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지금은 기억이 희미하지만... 카프카의 전기적 요소, 단어, 문체 등등 다양하게 엉뚱한 질문들이었던 것 같아요 ㅎㅎ
선생님 수업을 듣고있는 딸의 추천 받아 들어왔더니 시간이 아깝지 않네요. 호모 사키에르...라...
귀한 인연이시네요.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유튜브는 성경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혹시 고루하거나 지루하다는 뜻은 아니겠지요...? ㅎㅎ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
인트로 배경음악이 궁금해요.^^
유튜브 오디오 라이브러리에서 골랐던 음악 같은데... 아, 찾았습니다. [Urban Lullaby]라는 곡이네요.
감사드립니다~~~!^^
7분 11분 정도에 화면바뀌는 흑백장면이 나옵니다. 의도하신건지 모르시는 건지 몰라서 알려드려요. 재밌게 보고 있어요.
네, 일부러 넣어본 장면들인데 이상하게 느끼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CCTV나 몰래카메라 같은 이미지를 써서 카프카적인(?) 느낌을 더하려고 했던 것이 원래 의도였습니다만... 설명해야 하면 이미 실패한 것이겠죠 ㅎㅎ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카프카.
시간의 차를두고 읽으면 그때
마다 느끼는 지점이 다르기도
하는 그의 글입니다.
잘듣고갑니다.
고전이란 시간에 따라 달리 읽히는 글인 것 같아요. 감상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