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죽음 | 정태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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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Опубликовано: 19 сен 2024
  • 우리들의 죽음
    “맞벌이 영세 서민 부부가 방문을 잠그고 일을 나간 사이 지하 셋방에서 불이나 방 안에서 놀던 어린 자녀들이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질식해 숨졌다. 불이 났을 때 아버지 權씨는 경기도 부천의 직장으로, 어머니 李씨는 합정동으로 파출부 일을 나가 있었으며, 아이들이 방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방문을 밖에서 자물쇠로 잠그고, 바깥 현관문도 잠가 둔 상태였다.
    연락을 받은 李씨가 달려와 문을 열었을 때, 다섯 살 혜영양은 방 바닥에 엎드린 채, 세 살 영철군은 옷더미 속에 코를 묻은 채 숨져 있었다.
    두 어린이가 숨진 방은 3평 크기로 바닥에 흩어진 옷가지와 비키니 옷장 등 가구류가 타다만 성냥과 함께 불에 그을려 있었다.
    이들 부부는 忠南 계룡면 금대 2리에서 논 900평에 농사를 짓다가 가난에 못 이겨 지난 88년 서울로 올라 왔으며, 지난해 10월 현재의 지하방을 전세 4백만 원에 얻어 살아왔다.
    어머니 李씨는 경찰에서 ‘평소 파출부로 나가면서 부엌에는 부엌칼과 연탄불이 있어 위험스럽고, 밖으로 나가면 길을 잃거나 유괴라도 당할 것 같아 방문을 채울 수 밖에 없었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평소 李씨는 아이들이 먹을 점심상과 요강을 준비해 놓고 나가 일해 왔다고 말했다. 이들이 사는 주택에는 모두 6개의 지하방이 있으며, 각각 독립 구조로 돼있다.”
    젊은 아버지는 새벽에 일 나가고 어머니도 돈 벌러 파출부 나가고
    지하실 단칸방엔 어린 우리 둘이서 아침 햇살 드는 높은 창문 아래 앉아
    방문은 밖으로 자물쇠 잠겨있고, 윗목에는 싸늘한 밥상과 요강이
    엄마, 아빠가 돌아올 밤까지 우린 심심해도 할 게 없었네
    낮엔 테레비도 안 하고 우린 켤 줄도 몰라
    밤에 보는 테레비도 남의 나라 세상
    엄마, 아빠는 한 번도 안나와 우리 집도, 우리 동네도 안나와
    조그만 창문의 햇볕도 스러지고 우린 종일 누워 천정만 바라보다
    잠이 들다 깨다 꿈인지도 모르게 또 성냥불 장난을 했었어
    배가 고프기도 전에 밥은 다 먹어치우고 오줌이 안 마려운데도 요강으로
    우린 그런 것 밖엔 또 할 게 없었네, 동생은 아직 말을 잘 못하니까
    후미진 계단엔 누구 하나 찾아오지 않고 도둑이라도 강도라도 말야
    옆방에는 누가 사는지도 몰라 어쩌면 거긴 낭떠러지인지도 몰라
    성냥불은 그만 내 옷에 옮겨 붙고, 내 눈썹, 내 머리카락도 태우고
    여기 저기 옮겨 붙고 훨, 훨 타올라 우리 놀란 가슴, 두 눈에도 훨, 훨
    “ 엄마, 아빠, 우리가 그렇게 놀랐을 때
    엄마, 아빠가 우리와 함께 거기 있었다면...”
    방문은 꼭꼭 잠겨서 안 열리고 하얀 연기는 방 안에 꽉 차고
    우린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만 흘렸어,
    엄마, 아빠.... 엄마, 아빠....

    “우린 그렇게 죽었어
    그 때, 엄마, 아빠가 거기 함께 있었다면...
    아니, 엄마만이라도 함께만 있었다면...
    아니, 우리가 방 안의 연기와 불길 속에서 부둥켜안고 떨기 전에,
    엄마, 아빠가 보고싶어 방문을 세차게 두드리기 전에,
    손톱에서 피가 나게 방 바닥을 긁어대기 전에,
    그러다가 동생이 먼저 숨이 막혀 어푸러지기 전에,
    그때,엄마, 아빠가 거기 함께만 있었다면...
    아니야, 우리가 어느 날 도망치듯 빠져나온 시골의 고향 마을에서도
    우리 네 식구 단란하게 살아갈 수만 있었다면...
    아니, 여기가 우리처럼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축복을 내리는
    그런 나라였다면...
    아니, 여기가 엄마, 아빠도 주인인 그런 세상이었다면...
    엄마, 아빠! 너무 슬퍼하지 마
    이건 엄마, 아빠의 잘못이 아냐, 엄마, 아빠의 잘못이 아냐
    여기, 불에 그을린 옷자락의 작은 몸뚱이, 몸둥이를 두고 떠나지만
    엄마, 아빠... 우린 이제 천사가 되어 하늘 나라로 가는거야
    그런데, 그 천사들은 이렇게 슬픈 세상에는 다시 내려 올 수가 없어
    언젠가 우린 다시 하늘 나라에서 만나겠지
    엄마, 아빠...
    우리가 이 세상에서 배운 가장 예쁜 말로 마지막 인사를 해야겠어
    엄마, 아빠... 엄마, 아빠...
    이제, 안녕... 안녕...”
    ( 1990. 3. ) 코러스, 낭송 / “꽃다지”
    정태춘 작사, 작곡

Комментарии • 30

  • @HyeonamLee
    @HyeonamLee 2 года назад +16

    세상에서 가장 슬플노래, 일 것 같아요. 눈물을 펑펑, 이 노래를 부르시는 정태춘님 마음은 어떠실까요? 아이들에게 미안합니다. 그래도 우리 이만큼이라도 왔잖아요. 힘내시게요.
    - 앎으로 가는 계단 중에서.
    이말을 위안삼아, 살아봅니다.
    인류의 동행자, 변화의 큰물결, 마샬 비안 서머즈.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 @johnchapman5125
      @johnchapman5125 2 года назад +2

      공감합니다.

    • @anakistan7313
      @anakistan7313 2 года назад

      돈 벌었겠지
      이당시 대학축제 꽤 짭짤했음
      십원도 못깎아 준다고 버티던 류금신이 생각나네
      열밭아서 충주 서울 땍시비 더 줘서 보내고 류금신이라는 이름 기억에서 지워버림

  • @로즈마리-i4f
    @로즈마리-i4f 2 года назад +9

    오늘 아치의 노래 두번째로 봤습니다. 첫날엔 많이 울었지만 오늘은 괜찮을줄 알았어요. 우리들의 죽음..또 여기서 는물꼭지가 터졌어요.
    담담하게 읊어내리는 나레이션에..너무 가슴이 아팠답니다. 강렬한 메세지...어린 천사들의 아픔을 기억할게요.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바꿀수가 없어요...뭘해야할까 고민되게하는 곡입니다..

  • @marupress
    @marupress 5 лет назад +21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너무 마음이 아파서 한동안 외면했습니다. 지금도 노래를 들으면서 자꾸 마음이 울컥거립니다. 가난 때문에 죽어야만 하는 어린아이의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참혹합니다.

  • @붉은도깨비
    @붉은도깨비 3 года назад +8

    이 사연과 노래는 언제나 분노가 치밀어 미칠것같아요

  • @와일드가든디자인강혜
    @와일드가든디자인강혜 5 лет назад +17

    25년도 더 전인가 싶네요. 차 안에서 듣다가 펑펑 우느라 운전도 못했었는데. 세월지나 카세트테이프도 없어지고, 곡명을 몰라 뒤지고 찾다 이제 찾아 듣습니다.정태춘,박은옥님 고밉습니다.

    • @anakistan7313
      @anakistan7313 2 года назад

      펑펑 울었는데 제목이 생각나지 않는다?
      댓글마저 주작하는 이유는 뭔지?

  • @dongkuklee373
    @dongkuklee373 3 года назад +11

    인천 형제중 동생이 죽었다는 뉴스에 댓글로 이 링크가 있어 들어왔습니다.
    그냥 먹먹해지고 눈물이 흐르네요~

  • @강마루-k9x
    @강마루-k9x 3 года назад +7

    꼭 나어릴쩍 일기장을 꺼내어 읽어주는 노래같아요. 나어릴때랑 너무똑같아 눈물이... 지금은 그때를 힘삼아 행복^^ . 그누가 이런노랠 한숨 한숨 내뱃을수있까요.

  • @정옥희-e4h
    @정옥희-e4h Год назад +1

    현실들 참으로 어이없죠
    수고에 늘 고맙습니다

  • @아임러브그림그리기
    @아임러브그림그리기 3 года назад +6

    25년 전에도 울고
    지금도 울고 있습니다.

  • @miaou1136
    @miaou1136 2 года назад +4

    아직도 이 노래만 들으면 참 가슴이 아프네요.....특히 반지하 침수로 며칠전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이 노래를 다시 찾게 되네요...

  • @배윤기-y7v
    @배윤기-y7v 4 года назад +5

    나의 20대, 멘토로 마음에 두고 살아던 정태춘님...
    이런저런 사정으로 아직 뵙지도 못한분...존경합니다.

  • @화니여니-z2p
    @화니여니-z2p Год назад +1

    토요미스테리보고 알았어요ㅠ 그시절엔 이유가있었겄죠ㅠ 미치도록 아푸네요

  • @3pcrc58
    @3pcrc58 4 года назад +7

    들을 때마다 울컥하게 되는 노래에요. 30년전 이야기가 아직도 이어지는, 변하지 않은 현실에 .아직 더 해야 할 일이 남아있네요. 혹시 가사가 있는 동영상을 별도로 올려주실 수 있을까요? 강의나 교육에 도움이 될 것 같네요.

  • @기보기-u9j
    @기보기-u9j 4 года назад +5

    지금도 지하 방이 많아요. 아 아 아 ~

  • @Sakura-Rui
    @Sakura-Rui Год назад +1

    오랫만에 듣습니다
    눈물이 그치지 않습니다
    지금도 여전히...조국은.
    60을 바라보는 저는 외국에 도망갔지만.
    조국은 ,.
    존경드립니다.
    20대 집회에서
    뵙을때가..
    건강조심하십시요

  • @jeongdonghwa9880
    @jeongdonghwa9880 3 месяца назад +1

    35년전에는공장
    기숙사에서 울고
    30년전에는방학동
    옥탑방에서 울고
    25년전에는
    상계동산동네에서울고
    20년전에는
    여의도에서 울고
    15년전에는
    강남에서 울었다
    10년전부터는
    울지도 못한다
    심장이 터져서
    이제 흔적도 없다.

  • @두루두루-s9s
    @두루두루-s9s 5 лет назад +9

    이 시대의 예언자 같은 정태춘님

    • @anakistan7313
      @anakistan7313 2 года назад

      이노래로
      코묻은 학생들 돈 슈킹 마니 했었지

  • @myungkim1271
    @myungkim1271 4 года назад +6

    2020.09 계속되는 현실 ㅠ

  • @ceeeee426
    @ceeeee426 2 года назад +3

    독립된 구조의 6개 지하방
    부러 먼들었다는 거잖아
    악덕 건물주....

  • @이정연-j4w
    @이정연-j4w 3 года назад

    너무 아파 외면하고픈…ㅠㅜ
    아아…

  • @user-gt4hh2xv3r
    @user-gt4hh2xv3r 3 года назад +8

    공장에서, 가정에서, 건설공사장에서 지금도 사람들이 죽고 다칩니다. 수십년 동안 계속 돼온 일입니다. 그런데도 여야 정치꾼들은 말로만 법 만든다고 하고, 수구언론과 일베알바들은 빨갱이들이라고 죽일듯이 눈 부라리며 달려듭니다. 세상의 제단에 바쳐진 희생양들입니다. 이 노래가 그들을 잊지말라고, 더이상 계속 희생자를 만들지 말라고 , 법을 만들고 제도를 고치라고 일깨우고 있습니다.

  • @꾼파수-e2v
    @꾼파수-e2v 3 года назад

    ㅜㅜ 고등학교때.. 들었어요

  • @임동훈-q4y
    @임동훈-q4y 2 года назад

    손이 닿지 않는 이 땅에 그들에게 도움이 있는 지도자가 나오길

  • @꼬꼬맘-w6l
    @꼬꼬맘-w6l Год назад

    다시 들어도 슬퍼;;지금은 맞아죽고 굶어죽이고~창...

  • @가영이-r6d
    @가영이-r6d 2 года назад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