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곡(허남철시인)(시집:살다가 살다가) 장닭이 훼를 치는 새벽부터 아버지 산소에 저녁노을 질 때까지 가물어 말라비틀어진 가지 부여잡고 행여 뿌리 마를까 호밋자루 바삐 놀려 수북하게 북 주며 비 내리길 기원하더니홍수로 넘실대는 냇가에 깜짝 놀라 밭고랑 무너질까 혼비백 산달려가 물꼬를 틔우느라 쏟아지는 폭우에도 땀방울은 온몸을 흥건하게 적시었네 모진세월 뼛속 깊게 삭히고 삭히시며 보란 듯 일구어낸 자식농사 자랑 터니 이제 겨우 뿌린 씨싹 틔우는데 가실걷이도 못한 체 어디를 가신 게요 마을회관마실 갔다 오는 길 잃은 게요 밭에 나가 지슴 매다 현기증 나신게요 먼저 가서 기다리는 아버지 그리워 안부 묻다가 붙들려 못 오는 게요 이제 쉬고 싶다는 한마디 말도 없이 남아있는 우릴랑은 어쩌라고 어딜 그리 바삐 가서 여적지 못 온단 말이오 뜨는 해 부끄럽고 곡기도 죄스러워 하염없이 쏟아지는 눈물 가득 잔 채워 어머님 전 바치오니 안락영면 하옵소서.
사모곡(허남철시인)(시집:살다가 살다가)
장닭이 훼를 치는 새벽부터 아버지 산소에 저녁노을 질 때까지 가물어 말라비틀어진 가지 부여잡고 행여 뿌리 마를까 호밋자루 바삐 놀려 수북하게 북 주며 비 내리길 기원하더니홍수로 넘실대는 냇가에 깜짝 놀라 밭고랑 무너질까 혼비백
산달려가 물꼬를 틔우느라 쏟아지는 폭우에도 땀방울은 온몸을 흥건하게 적시었네 모진세월 뼛속 깊게 삭히고 삭히시며 보란 듯 일구어낸 자식농사 자랑 터니 이제 겨우 뿌린 씨싹 틔우는데 가실걷이도 못한 체 어디를 가신 게요 마을회관마실 갔다 오는 길 잃은 게요 밭에 나가 지슴 매다 현기증 나신게요 먼저 가서 기다리는 아버지 그리워 안부 묻다가 붙들려 못 오는 게요 이제 쉬고 싶다는 한마디 말도 없이 남아있는 우릴랑은 어쩌라고 어딜 그리 바삐 가서 여적지 못 온단 말이오 뜨는 해 부끄럽고 곡기도 죄스러워 하염없이 쏟아지는 눈물 가득 잔 채워 어머님 전 바치오니 안락영면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