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시작 전, 해리포터 원작 세계관에 나오는 사람만이 아닌 이 소설에서는 가상 인물이(가상에서 꾸며진 인물) 있으므로, 그런 가상 인물은 원작 세계관에서 보실 수 없다는 점 참고하고 읽어주세요. “순수 혈통의 피를 이어가거라.” 순수 혈통 가문의 대표를 상징하는 말이었다. 나는 부모님 두분 모두 마법사이시고, 때때로 그 전부터 쭉 우리 가문 모두는 순수 혈통을 중요시하던 슬리데린 기숙사 출신이었다. 물론 나도, 현재 슬리데린 기숙사 호그와트 6학년 학생이다. 때는 따분한 방학의 끝자락이었다. 곧 호그와트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방에서 캐리어에 지팡이, 교과서, 그 외 짐들을 챙기고 있을 때였다. “y/n, 아버지가 부르신단다. 내려가보렴.” “네.” 두 번 노크한 뒤 제 방으로 들어온 어머니는, 아버지가 나를 부르신다며 내려가보라고 하셨다. 아, 이번엔 또 어떤 말들을 하시려고. 나는 겉으로는 티내지 않았지만 굉장한 귀찮음과 짜증이 벌써부터 몰려왔다. “아버지, 부르셨다면서요?” “거기 앉거라.” 역시 적응 안되는 분위기. 무거운 공기가 탁 내려앉은 아버지의 서재였다. 아버지는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아 책에 들러붙은 먼지를 훌훌 털어내시면서 얘기했다. “네 배우자 될 사람이 오늘 저녁에 온단다. 평소보다 신경 써서 준비하고 있도록 해.” “...네? 아버지, 지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가문과 가문의 결합을 위한 일이야. 애초부터 네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예전처럼 말을 따르거라.” “아버지, 약혼자가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는 그런 거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어요!” 내가 소리를 지르자 아버지는 조용히 나를 노려보셨다. 나는 아버지의 그 눈빛에 알아서 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거는 정말 너무했다. 어떻게 아직 호그와트 졸업도 안 했는데 약혼자라니? 말도 안 돼. 정말로. 아버지는 그만 올라가서 맞이할 준비를 하라며 눈길을 주셨다. 나는 마음 같아서는 아버지에게 당차게 싫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다. 나는 아버지를 만족시켜야만 하는 사람이었으니. 시간은 어느덧 열두 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나는 아버지의 어쩔 수 없는 계획에 협조해야만 했다. 대충 말끔해 보이는 흰색 짧은 원피스를 입고서는 곧바로 저녁 식사 준비를 도우기 시작했다. 준비가 끝나갈 때쯤,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먼 길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안쪽으로 안내해 드리지요.” 아버지가 깍듯이 손님을 대하셨다. 나와 어머니도 곧바로 손을 한 번 닦아내고 손님 맞이에 급급했다. “안녕하세요.” “그래... 네가 y/n이지? 말 많이 들었다.” “네, 감사합니다.” 아버지보다 조금 더 큰 키에, 정장을 입으신 분이었다. 아마도 내 약혼자...라는 사람의 아버지인 것만 같았다. 그리고 뒤이어 내 또래로 보이는 흑발에 올백 머리를 하고 온 남자가 들어왔다. 아, 쟤가 그 내 약혼자라고 하는 사람인가. “y/n?” “네.” “왜 어색하게 높여서 불러. 우리 동갑이라는데, 그냥 말 놓지.” “...어, 그래.” 굉장히 건방졌다. 와... 어떻게 초면에 바로 말을 놓고, 주머니에 손 쏙 넣고 얘기를 나눌 수가 있지? 짜증 나네... 동갑인 거 알았어도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지. 나는 몰래 입술을 꽉 깨물고는, 자리에 앉았다. 아... 모든 게 귀찮다. 벌써 이 식사 자리에 몇 시간동안 앉았는지, 엉덩이에 병이 날 것만 같았다. 중간 중간 화장실 핑계를 대며 나오긴 했다만, 언제까지고 오래 버틸 수만은 없으니까 이거 원. 내 약혼자라고 불리는 또래 남자애 이름은 카일 로스트이다. 로스트 가문... 들어본 적 있었다. 그렇게 불편한 식사 자리 도중, 갑자기 카일이 일어나며 말했다. “아무래도, 저와 y/n은 미래에 각별한 사이가 될 테니, 둘이서 진솔한 대화를 나눠보고 싶어서요. 저희 둘은 이만 빠지고 가봐도 될까요?” 뭐? 갑자기 나와 진솔한 얘기? 딱 봐도 가식이었다. 그냥 자기 혼자 빠지고 싶어서 내 핑계 대고 빠져나가려는 거겠지. 그래도 어차피 나도 이 식사 자리는 불편했으니, 조금은 잘된 편이었다. 아버지가 흔쾌히 내 방에 올라가보라며 허락하셨다. 그렇게 우리 둘은 내 방으로 함께 올라가기 시작했다. “야, y/n.” “뭐.” “미안한데, 나 너한테 관심 없거든?” “허.” 얘가 단단한 망상에 빠져있는 건가? 함께 내 방으로 올라와 갑자기 불쑥 침대에 앉더니 하는 말이 관심 없다는 말이었다. 누구는 관심 있는 줄 아나. “나도 너 같은 건 관심 일체도 없어서.” “아, 그러셔? 나한테 관심 있는 줄 알았는데.” “네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거니까 그 생각은 접어.” “그래 뭐, 별로 필요도 없던 생각이었거든.” 카일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건방지고 예의없는 사람이었다. 하필이면 이런 놈이랑 약혼 관계라니, 두통이 오는 것만 같았다. “얼굴은 봐줄 만 한데... 어쩌지, 지금 어항 자리가 꽉 찼거든.” “뭐?” “너 비집고 들어올 만한 자리가 없어서, 안타깝게 됐네.” “그게 무슨 소리야.” “이해를 못하는 거야? 너 말고 나 만날 사람은 널렸다고. 나중에 우리가 결혼을 하든 말든, 너 혼자 살 궁리나 하고 있으라고~” “미친놈.” “성격이 미쳤어도, 얼굴로 다 커버되서 뭐.” 뭔 이런 놈이 다 있지? 내가 본 사람들 중에서도 더 미친놈같다. 아, 하필이면 진짜 이런 놈이 내 약혼자라고? 말도 안 돼! 자존감이 머리 끝까지 차오른 놈이었다. 그렇게 온종일 짜증불만 가득한 하루가 무르익고 있었다. “아버지, 이건 너무해요.” “예의를 갖추거라.” “...너무하신 선택 같습니다.”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끝났다. 이내 로스트 가문이 다시 돌아가고, 적막만 남은 거실에서 내가 말했다. 너무 다급해서 깜빡하고 말을 높여 부르지 못했다. 아버지의 꾸중을 듣고서는 곧바로 말투를 고쳤다. “카일 로스트라는 애 말이에요. 알고보니 여자가 많은 모양이고, 그걸 자랑스럽게 여기는 애예요. 성격이 올바르지 못해요.” “그래서.” “...이 약혼 관계, 저는 원치 못해요. 도저히 아버지가 하시라고 하셔도 저는 이 약혼, 없던 일로 하고 싶어요.” “y/n, 너는 곧잘 여태까지 내 말씀 들어서 손해 본 일이 무엇이 있었지?” “네? 아니, 그건...” “이번에도 여태까지 했던 것처럼 내 말을 듣는 충실한 딸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저는 매번 아버지 말씀에 따라야 되나요? 왜 늘 저와 한 번의 상의도 안 하시고요? 그게 최소한의 예의잖아요!” “소리를 낮추거라. 더 이상 듣기 싫다. 오늘 이후로부터 한 번 더 파혼 얘기를 꺼내면, 그때는 알아서 보도록 하거라.” “...” 순간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감정이 울컥하고, 손은 부르르 떨리고, 충동적인 생각이 들었다. 가출. 나도 처음에는 이런 생각까지 든 정도는 없었다. 그냥 가끔 아버지의 말씀을 따르고 화가 나 혼자 조용히 독서로 스트레스를 풀고 끝낸 게 끝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정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아버지한테 저는... 뭐예요?” “올라가보거라.” “자식? 딸? 아니면, 아버지의 인형이에요?” “올라가라고 했다.” “아버지는 늘 제 마음도 모르시고 혼자서만 생각하시고 선택하셨어요!” “y/n!” “저 이대로 살기 싫어요. 아버지는 절 딸로 생각하긴 하셔서 혼자 그렇게 약혼까지 다 성립하셨어요?” 나는 그러고는 곧바로 방으로 올라갔다. 방으로 올라가는 내내 자꾸만 눈물이 흘렀다. 나는 조용히 눈가를 쓱쓱 닦아내며 이를 꽉 물고서는 곧바로 짐을 싸기 시작했다. 눈물이 계속 눈앞을 가렸다. 나는 정말 아버지가 나를 존중만 조금이라도 해줬으면 하는 마음에 대놓고 소리를 지른 것이었다. 하지만 나를 존중해 주지 않는 아버지의 행동에, 그만 화가 나 짐을 싸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짐을 어느정도 필요한 것들만 싸놓고 곧바로 문으로 나섰다. “y/n, y/n!” 아버지는 계속해서 제 이름을 크게 부르셨다. 하지만 나는 아버지의 부름에 답할 생각이 없었다. 호그와트 캐리어를 들고서는 곧바로 계단에서 내려와 문으로 가기 시작했다. “y/n! 네가 지금 여기서 나가면...” 아버지는 내 이름을 마지막으로 크게 부르시고, 말씀하셨다. 나는 문의 바로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네가 여기서 나가면... 다시는 집으로 돌아올 생각 말거라. 아예 부모 연 관계를 끊어버릴 수도 있다.” “...아버지는 제가 어릴 때부터 시작해서 제가 자라는 과정 중에서도 늘 똑같은 말과, 행동과, 그 무서운 눈빛으로 저한테 똑같이 대하셨어요.
02:::::🥀💚 더 이상 아버지의 딸로 살기도 싫을 정도로요.” y/n! 나지막히 들리는 내 이름과, 나는 주먹을 꽈악 쥐고서는 곧바로, 쾅... 문이 닫히는 소리를 끝으로 집에는 영영의 무거운 적막이 흘렀다. 집을 나서자 차갑고 싸늘한 공기만이 나를 맞이했다. ... 나는 아무 말도, 아무 정신도 없이 집을 나오고서는 그 후의 대책을 마련해두지 못한 것이었다. 생애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반항하고 가출을 한 것이라, 나는 집에서 얼마 멀지도 않은 길거리에 그대로 앉아버렸다. 아... 집 나올 줄 알았으면 옷이라도 챙기고 나올 걸. 급하게 나오느라 겉옷 하나 없이 원피스 차림으로 꼬박 하루를 지내야 했다. 마저 눈물로 축축해진 눈가를 닦아내고 한숨을 쉬었다. “이제 어쩌지?...” 대책이 없었다. 호그와트에 다니는 중에 나는 친구를 한 명이라도 사귀지 않았고, 혼자 묵묵히 학교에서의 제 할 일을 다하며 바삐 살아왔기에 대신 가서 묵을 집 한 채도 없었다. 대충 아무 건물이나 들어가 계단에 쪼그려 앉아 잠을 청하는 게 지금으로서는 최선이었다. 그렇게 한참 길거리에 앉아 얼마나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는지 모른다. 그렇게 훌쩍 훌쩍 길거리에 어둠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러던 때에, “y/n?” “...” 어디서 나타난 지도 모르겠는 또래 남자애로 추정되는 사람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어라, 심지어 내 이름도 알고 있네. 얼굴을 보니... 모르는 사람이었다. 뭐지? 스토컨가? 누구지? 어둠에서도 알아차릴 수 있는 금발색 머리와, 연두색 기가 도는 눈동자. “누구세요? 어떻게 제 이름을 아세요? 혹시 진짜... 저 스토킹이라도 하신 거예요?” “아, 아니. 그게 아니라.” “그럼 저를 어떻게 아시는데요? 저는 오늘 그쪽 초면인 것 같은데?” “호그와트 6학년, 슬리데린 기숙사.” “...뭐야, 너 누구야? 내 뒤를 캔 거야?” “뒤를 캐기는 무슨, 나도 호그와트 6학년이거든. 그것도 슬리데린으로.” “아. 뭐야.” 그러고 보니... 호그와트에서 비슷한 사람을 본 것 같기도 하고... 같은 호그와트를 다닌다는 말에, 조금은 경계를 풀었다. “그래 뭐... 그런데 왜 부른 거야.” “지나가는데 길거리에 혼자 앉아 우는 것 같길래.” “...상관 안 해도 돼. 네가 상관할 일도 아니고.” “이 늦은 시간에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기도 그렇고.” “...그래서?” “무슨 일인데 그래.” “뭐가? 나 아무 일도 없어. 그냥 산책하러 나온 거야.” “이제 거의 새벽인데? 이시간에 산책 나오는 사람도 있나.” “...그냥 지나가줄래? 너까지 신경 쓸 기분 아니야.” 얘는 뭐지, 금발 머리 남자애는 나한테 끈기 있게 질문을 퍼부었다. 우리가 언제 말 나눠봤다고... 초면이지만 그렇게 많은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눈 것 같다. “내 이름은 알긴 해?” “너? 내가 어떻게 알아.” “하긴, 초면이라 했으니.” “들어는 보자.” “말포이. 드레이코 말포이.” “어, 예전에 아버지한테 들어본 것 같기도 하네.” 드레이코 말포이... 예전에 아버지에게서 말포이 가문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곧바로 무관심해졌다. “안 가 집에?” “갈 거야. 이따가.” “이따 언제.” “네가 상관할 일 아니라니까.” “너 가출했지.” 뭐지? 얘는... 귀신인가? 어떻게 다 알지? 나는 눈이 휘둥그레지며 곧바로 표정 관리를 해 부정하기 시작했다. “아니거든, 그런 거...” “맞네. 네 표정이 그렇게 말하고 있네.” “뭐, 그래! 맞다. 그런데 그게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잖아? 좀 가줄래?” “갈래?” “뭐?” “우리 집으로 가자고.” 초면에 만난 말포이는, 그날 밤 나에게 집으로 가자고 했다.
03:::::🥀💚 “우리 집으로 가자고.” “뭐... 뭐? 야!” “응, 왜.” 얘... 대체 뭐야? 어떻게 그렇게 바로 자기 집으로 가자는 터무니 없는 말을! 내가 당황하고 있으니 말포이는 그걸 보고도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그게 그렇게 놀랄 일인가.” “야... 너는 어? 어떻게 그런 말을 대수롭지 않게 해!... 진짜...” “불순한 의도로 말한 거 아닌데. 너 지금 무슨 생각 하는 거야.” “아, 아니거든! 네가 뭘 안다고!” “시간도 늦었고, 마침 집에 빈 방이 있고. 그런 김에 하루 머물고 가라는 말이야. 너 보니까 길 잃은 어린 양 신세 같길래.” “돼, 됐어. 괜찮아.” “뭐, 그래 그럼. 간다.” 나는 한 번 더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 저렇게 바로 간다고?... 그럼 나는 이제 어디로 가지? 으악... 나는 조금의 고민 후 다시 가려는 말포이의 손목을 꽉 붙잡았다. “...하루만, 하루만 신세 좀 질게...” 말포이는 씨익 한쪽 입꼬리를 올리고난 뒤 곧바로 내 캐리어를 끌고 앞장서기 시작했다. 나는 그의 뒤를 졸졸 쫓아가기 시작했다. 정말, 광란의 새벽이었다. “여기서 지내.” 그렇게 말포이의 저택에 도착하고, 말포이는 곧바로 2층 구석에 있는 빈 방으로 나를 안내했다. 나는 말포이의 눈치를 힐끔 힐끔 보며, 천천히 방에 들어와 침대에 걸터앉았다. “...고맙다.” “천만에. 그럼 자, 갈게.” “...야!” 나는 가려는 말포이를 횡설수설하다가 다시 불렀다. 그러자 말포이는 뒤돌아 내 눈을 마주했다. “너... 지금 자게?” “아니, 원래 잘 안 자.” “그래? 그렇구나...” “왜 묻는데 그건?” “그, 나 미안한데...” 나는 한참을 말할까 말까 우물쭈물거렸다. 말포이는 얼른 말하라며 보챘다. 그, 이걸 말해도 되는 건가...? 으악... 나는 눈치를 보며 고개를 푹 숙이고 말했다. “내가... 사실은 혼자 잘 못 자거든? 트라우마 때문에... 그래서 말야...” “응.” “혹시, 내가 잠들 때까지만 옆에 잠깐 앉아만 있어줄 수 있어? 정말 내가 잠들 때까지만!” 나는 말하고서는 곧바로 눈을 질끈 감았다. 으아... 날 이상한 사람으로 보면 어쩌지? 내가 괜한 실수를 저지른 건 아닌가... 눈을 감고나자 무거운 적막이 흘렀다. 뭐지? 간 건가? 나는 조심스레 눈을 떠보니 내 앞에서는 말포이가 무릎을 쪼그려 앉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 뭐야?” “옆에 있어달라며. 얼른 자, 여기 있을 테니까.” “그렇게 있게...? 불편할 텐데. 저 의자 끌고 앉아있어.” “응.” 말포이는 곧바로 의자를 끌고 침대 옆에 앉았다. 나는 그런 말포이를 보고 천천히 침대에 누워 이불을 턱 끝까지 올리고서는 말했다. “나... 중간에 잠들면 너도 얼른 가서 쉬어. 그리고, 잠 안 자기는 무슨. 너 그러다가 병 나. 오늘은 꼭 자.” “알았어, 알았어. 눈 감아 이제.” “응... 고맙다.” 얇은 커튼 틈으로 들어오는 달빛 한 줄기와, 그 빛 한 줄기에 비친 말포이의 모습. 나는 안심하고 옆에서 스르르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던 것 같았다. “잘 자네.” 혼자 남은 말포이는 그 자리에서 삽십 여 분을 앉아있다 연달아 스르륵 무거운 눈꺼풀을 내려놓았다. “으, 으으...” 나는 부시시한 모양으로 잠에서 일어났다. 하아암... 몰려오는 하품과 함께 팔을 쭉 펴 기지개를 폈다. 아, 간만에 아무 걱정 없이 실컷 잔 것 같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편안함에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런데...뭐지? “...” “얘... 왜 여기서 자고 있냐...?” 옆을 돌아보니, 말포이가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턱을 괴고는 잠에 든 모양이었다. 설마 밤새 이렇게 잔 건가? 불편했겠다. 나는 걱정되는 마음에 말포이를 천천히 일으켜 곧바로 침대에 눕혔다. “어휴... 원래 안 잔다는 사람이, 아주 잠에 푹 빠지셨네. 그래, 이참에 잠 자면 좋지.” 나는 누운 말포이를 보며 조용히 웃어보였다. 아, 그런데... 이제 뭘 하지? 웃음도 잠시, 갑자기 앞으로 내게 닥쳐올 현실이 버거웠다. 어제 대형 사고를 쳐뒀으니... 집에는 다시 이 낯짝으로 못 돌아갈 것 같고, 그렇다고 다시 갈 데는 없고... “이거 아주 큰일이네...” 나는 한숨을 땅 꺼지랴 푹 쉬고서는 일단은 말포이 몰래 집 밖으로 나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세진 것도 있으니... 다음에 호그와트에서 만나면 이 신세를 다시 갚아야겠어. 나는 조용히 짐을 다시 싸려고 걸터앉고 있던 침대에서 일어나려던 때, “y/n.” “어?” “...어디 가.” “아... 깼어? 미안.” “어디...가려고.” “아... 나? 나 이제 그만 가 봐야지. 오늘 하루 신세 진 것은 너무 고마웠어. 방학 끝나고 호그와트에서 다시 만나면 그때...” “...야.” “어?” “좋아해, 너. 내가.” 잠결에 뱉은 말포이의 말이었다.
04:::::🥀💚 “좋아해, 너. 내가.” “...” 뭐지? 지금 말포이의 입에서 좋아한다는 말이 나온 건가? 그것도... 설마 나를? 순간 온갖 생각이 들었다. 말포이는 덜컥 좋아한다고 말을 한 뒤 말이 없어졌다. 어떻게 반응해야하지...? “어... 아직 잠에 덜 깼구나...?” “...” “나, 먼저 가 볼게 다음에... 보자.” “...y/n.” “...응?” 다시 얼른 짐을 챙기고 나가려고 하지 말포이가 재차 내 이름을 불렀다. 뭐야, 대체 뭔데! 왜 또 날 붙잡는 거지? 그 상황 속의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어찌할 저찌할 바가 없었다. “y/n.” “뭐, 뭐...” “가게?” “어, 어 이제 가려고. 나도 가야지 이제.” “...나 아는 척 해 줘.” “어?” “호그와트에서 다시 만나면, 나 아는 척 좀 해 달라고.” 이건 또 무슨 소리람... 아무튼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나는 어색한 이 상황을 얼른 탈출하기 위해 대충 대답을 둘러대고는 곧바로 진짜 캐리어를 끌고 재빨리 말포이의 저택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이제 조금은 다가가도 되는 거겠지.” 혼자 남은 말포이는 조용히 웃어 보이고는 그 자리에서 곧바로 다시 잠에 들기 시작했다. “으악...” 말포이의 저택에서 벗어난 나는, 대문 앞에서 당황해서 참고 있었던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휴... 잠결에 그런 거겠지? 설마 나한테 그런 거겠어... 나는 당황함도 잠시, 다시 한 번 깊은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어디로 가지? 이틀 뒤면 호그와트로 돌아가는데... 그냥 이틀을 무작정 길거리에서 버텨야하나?” 아니, 아니 솔직히 그럴 수는 없지... 이틀을 어떻게 길거리에서 버텨... 그때 내 배꼽시계는 참 일정하기도 하지, 꼬르륵 배가 고픈 모양이었다. 아, 안되겠다... 나는 몇 분 생각하고 난 뒤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아버지랑 화해는 하기 싫은데 진짜... 그렇지만 당장 갈 곳이 없으니 가야만 하는 곳은 집 밖에 없었다. 나는 한숨을 쉬고는 집으로 돌아갔다. “...아무도 없나?” 나는 그 무엇보다 조용히 아주 조용히 문을 열고 신발장으로 들어섰다. 까치발을 들고, 눈동자를 요리조리 굴리며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그러자 계단에서 어머니가 내려오셔서 나를 마주하셨다. “y/n!” “...” “괜찮은 거니? 대체 어디를 갔다 온 거야!” “아버지는... 어디 계세요?” “...지금 서재에 계신단다. 일단 목소리를 낮추자.” “...죄송해요.” “...죄송하긴, 내가 아버지와 얘기를 잘 해 보았으니 너무 걱정은 말고, 얼른 일단 올라가서 쉬어보거라.” 어머니는 나를 격려시켜주었다. 너무 죄송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나는 곧바로 제 방에 올라가려고 캐리어를 들고 계단에 발을 들이는 순간, “...아버지.” “...” 서재에서 나오신 아버지는 나와 눈이 딱 마주친 것이었다. 아... 어쩌지. 나는 그 자리 그대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아버지는 묵묵히 나에게로 걸어오기 시작하셨다. “...” “...” “네가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온 거냐.” “...” “다시는 얼굴 보기 싫었는데. 기어코 또 들어와서 나를...” “저도, 아버지 얼굴 보려고 온 거 아니에요.” “...뭐?” “...어차피 곧 호그와트로 돌아갈 테니, 그동안 아버지 얼굴 마주하고 싶지 않아요.” “지금 말버릇이 그게 뭔...!” 아버지는 곧바로 화를 내려다 옆에서 어머니가 재빨리 아버지를 말리기 시작하셨다. ...아버지는 고래고래 나에게 사죄는 커녕, 지금 아예 호적에서 안 판 걸 다행으로 여기라며 나에게 호통을 하셨다. 아버지의 호통에 나는 눈물이 핑 돌았다. 그리고 울컥했다. “아버지는 대체 절 왜 가지신 거예요?” “뭐?” “이렇게 절 아버지 생각대로만 살아가게 하시려고요? 저는 죽을 때까지 아버지 밑에서 매일 이렇게 지겹게 살아야해요?” “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 “왜 키우셨어요 그럼? 저는... 제가 집 나온 그날, 사실은 아버지가 저를 붙잡길 바란 거예요. 미안하다며, 진심 어린 사과 한 마디 받으려고 울컥해서 그런 건데, 왜 그날 아버지는 이리 쉽게 절 놓아주셨어요?” “...” “어떻게... 어떻게 딸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마음으로 지금까지 아버지를 봐왔을지, 왜 그 생각을 한 번도 못해보셨냐고요!” “...” “...저도 아버지한테 많은 거 바랐던 거 아니에요. 저는 그저, 아버지한테 사랑을 받고 싶었을 뿐인데. 그게 그토록 어려운 일이었나요. ...저는요, 지금까지도 아버지가 지독하게도 원망스러워요.” 입술이 벌벌 떨렸다. 나는 다시는 용서받지 못할 말을 한 것이었다. 아버지는 거친 숨을 몰아내쉬며 그 어떤 말도 나에게 하시지 않으셨다. 나는 지금 이 상황이 내게 얼마나 막중한 부담감을 주고 있는지 모른다. 그리고는 나는 곧바로 캐리어를 들고 계단에 올라가 방문을 세게 쾅 닫았다. 그게 끝이었다. 그후로는, 아버지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시간은 빠르게 달려갔다. 그날 방에서 틀어박힌 채 몇 시간을 울고 지쳐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이틀이란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나는 아침 일찍부터 짐을 꾸려 나와 혼자 호그와트로 가는 기차행에 올랐다. 아... 따분하다. 기차 맨 마지막 칸에 혼자 들어가 창밖을 바라보며 여러 생각을 떠올렸다. 빠르게 지나가는 나무와 강과 산들... 바깥 풍경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갑자기 내가 있는 칸의 문이 드르륵 열리기 시작했다. “왔냐?” 카일 로스트였다. 나와 약혼 관계를 맺었던 애. 자기가 문을 열어놓고는 나 보고 왔냐며 입꼬리를 올려보였다. 와, 어떻게 이렇게 기분이 갑자기 썩을 수가 있지. 카일은 대놓고 내 앞자리에 앉고는 말을 걸었다. “왜 혼자 있냐? 같이 앉을 친구가 없나 보네?” “적어도 너 같은 친구는 절대 안 사귀어.” “오, 당돌한데.” “꺼져. 부탁이 아니고 명령이야.” “그 명령, 못 들은 거로 할게?” “...” 진짜 욕이 나올 것만 같았다. 와... 하필이면 저런 놈과 진짜... 카일은 내가 짜증 나있는 표정을 보고는 흥미롭다며 앞에서 헤실헤실 쪼개고 있었다. “야, 그런데 애들은 아냐? 우리 약혼 관계라는 거.” “그딴 얘기 아무도 몰랐으면 하는데.” “그래? 나는 막 오히려 알리고 싶더라. 다들 우리에게 주목할 거 아니야.” “너 진짜...” “조금 꾸며내서... 나는 너랑 약혼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을 만나며 행복하게 잘 사는 놈이고, 너는 그런 나를 보며 슬퍼하지만 나를 놓을 수 없는 비련의 주인공. 재미는 보겠다. 그치?” “...진짜, 이게!” 나는 곧바로 망토춤에서 지팡이를 꺼내들어 카일에게 마법을 부리려는 순간, “...” “...넌 뭐냐, 쥐새끼가 하나 달려왔네?” “닥치고 나와.” 카일의 손목을 잡고 말한 건 다름이 아닌 말포이였다.
05:::::🥀💚 “닥치고 나와.” 말포이는 그 말을 끝으로 거칠게 카일을 끌고 칸을 벗어나려 했다. 카일은 헛웃음을 지어내며 말포이의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그만 말포이의 힘에 져버려서 그대로 말포이와 같이 칸에서 나갈 수 밖에 없었다. “뭐, 뭐야...!” 나는 급하게 문을 열고 카일과 말포이를 따라갔다. 문을 연 밖의 상황은, 말포이와 카일이 서로 마주한 채 둘 다 썩소를 지어보이고 있었다. “와... 네가 말포이 맞지? 안 그래도 얘기는 들었어. 그런데 이렇게 첫인상을 남길 줄은 몰랐네?” “옆 칸이 나라서, 벌써 y/n이랑 너랑 한 대화는 다 들었어.” “아, 그거? 네가 제일 첫 번째로 들었네? 그치, y/n.” 카일은 갑자기 내 눈을 바라보고서는 여유롭게 말했다. 진짜 미친놈... 나는 그런 카일의 말을 가볍게 씹었다. “어떤 관계인지 그딴 건 궁금하지도 않아. 그런데, 너 혼자 망상에 허우적대는 꼴은 웃기더라.” “뭐? 와, 너도 저 y/n만큼 당돌한 게 아니네?” “그 이름 꺼내지 마.” “야, 그런데 넌 y/n 쟤랑 무슨 사이냐?” “...” “친구? 그렇기에는... 얘가 y/n 좋아하기라도 하나?” 말포이는 순간 이를 꽉 물었다. 이를 꽉 무는 것과 동시에 주먹도 꽉 쥐어 부르르 떨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카일은 얄미운 웃음을 입가에 지어내며 눈썹을 들어올리고 있을 때, 나는 그만, “아, 아 **!” “내가 적당껏 하랬지.” “하, y/n? 이거 봐라. 둘이서 아주 영화를 찍고 있네.” “내가 너를 계속 참고 참았는데, 기어코 터뜨리게 만드네. 그 입 닥쳐, 이제.” 카일에게 선빵을 날린 건 나였다. 카일은 엎어진 채로 나와 말포이를 번갈아보며 미친 듯한 웃음을 자아내고 있었다. 곧바로 카일은 자신의 망토춤을 훌훌 털며 일어났다. “곧 보자?” 카일은 그러고는 덤덤히 저 반대편 복도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하아, 하. 나는 카일이 가자마자 숨을 몰아쉬었다. 말포이는 곧바로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나 아는 척 해 준거지?” “뭐래...” “얘기 좀 할래?” 말포이는 유유히 내가 자리잡고 있던 칸에 먼저 들어갔다. 나는 곧바로 뒤를 따라 칸에 들어가 말포이와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기차는 한참 호그와트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자리에 마주앉은 말포이와 나. 조금의 적막이 흐르고, 말포이가 내 이름을 꺼냈다. “y/n.” “응?” “나한테 말해줄 수 있어?” “응? 뭘?” “네 이야기.” “...” 내 이야기... 그간 나에게 있었던 일... 나는 말포이를 바라보았다. 말포이와 만난지는 얼마 안됐지만, 만나는 동안은 정말 내가 다 편안하고 잠깐이라도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것만 같았다. “...응. 할 수 있어.” 말포이를 믿어보기로 했다. “...그래서 그랬던 거야.” “더 한 놈이었네.” “말도 마, 안 그래도 힘들어 죽겠는데 저 자식까지 그러니까...” “잘했어.” “...응?” “잘했다고, 너.” “뭘... 하, 그런데 조금은 후회 돼. 이제 아버지 얼굴 어떻게 보면 좋지.” 말포이에게 그간 내게 일어났던 일들, 이유들 전부 다 설명했다. 말포이는 묵묵히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담담히 작은 위로까지 건네주었다. 그래도 말포이에게 다 말하니 속이 후련한 것만 같았다. “이제 y/n 넌 어떻게 할 거야?” “글쎄... 나도 막상 뭐부터 해야할지 잘... 하지만, 목표는 있지.” “뭔데.” “파혼. 나만 이렇게 당할 수는 없잖아. 나도 나름대로 나만의 꿈꾸는 미래가 있는데... 그 누구라도 망칠 수는 없지.” “당차네.” “그런데... 이 약혼을 어떻게 깨냐...그게 문제지 지금. 나에게 지금 대책이 없어.” “그래? 그럼, 도와줘?” “어...?” “네 약혼, 그거 내가 파혼시킬게.” 뭐? 내 약혼을... 말포이가 파혼시키겠다고? 대체 어떻게? 왜? 나는 당황해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떻게?” “이제부터 생각해봐야지.” “뭐야... 난 뭔 방법이 있는 줄 알았네.” “하나 있긴 한데,” “진짜? 뭔데?” “만나자, 우리.” “어?” “사랑하는 척 하자고.” 기차는 호그와트 앞 종착지에 멈춰서고, 우리는 서로를 믿어보기로 했다.
06::::::🥀💚 모든 호그와트 학생들이 기차에서 내려 하나 둘 호그와트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나는 어쩌다보니... 말포이와 함께 무리지어 호그와트로 가는 길이었다. 호그와트로 가는 길 중에 우리는 둘 다 묵묵히 걸어갈 뿐이었다. 옆으로 지나가는 울창한 나무들과,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오랜만에 오는 호그와트의 모습은 예전 그대로 우리를 담담히 반겨주고 있었다. 그러는 도중에 말포이가 말문을 뗐다. "y/n." "응?" "이제 우리 친구야?" '뭐? 야, 넌 뭔 그런 걸 묻냐?" "네가 생각했을 때는, 이제 우리 친구인 거 같아?" 뭐... 내가 생각한 우리 사이는, 친구가 맞지. 내 속사정을 다 아는 사람이자, 나를 도와주기로 한 유일한 사람이니까. 나는 고민하는 시늉을 하다가 말포이에게 말했다. "응, 우리 친구지." "친구, 좋네." "넌 원래 친구 없었냐?" "있는데." "그래? 그럼 뭐 됐고." 나는 가볍게 말포이에게 웃어보였다. 그러자 말포이도 가볍게 피식하고서는 조금이나마 편안한 분위기로 우리 둘 다 호그와트로 발걸음을 계속했다. 친구... 나에게 친구가 생기는 일도 오는구나. 지붕은 맑은 햇살을 품었고, 시끌벅적하지만 화기애애한 연회장이었다. 호그와트로 돌아오자마자 전교생 모두가 연회장으로 모여 각각 기숙사 별로 앉았다. 나는 먼저 맨 뒷 자리쪽에 자리잡아 태평히 기다리고 있을 때, 낯익은 얼굴이 내 눈 앞으로 불쑥 들어왔다. "같이 앉을까?" "...너 진짜, 사람 질리게 한다." "자주 생각 나고 좋지." 또 카일 로스트였다. 와... 얘는 나한텐 일체 관심도 없다더니, 왜 자꾸 호그와트에서 나를 지독히 쫓아오는 거냐고! 짜증이 나지만 더 이상 짜증 낼 힘도 없었기에 카일의 말을 일체 무시했다. "y/n, 우리 만날래?" "뭐?" "보다 보니까, 마음에 들었거든. 네가." "되도 않는 수작 그만 부려. 내가 너 같은 사람이랑 만나주기라도 할 것 같아?" "그래, 넌 그렇게 구는 모습이 썩 마음에 든단 말이지." "닥쳐." "알았어, 알았어. 내가 다 정리하면 돼? 이제 너한테만 올인할게." 카일과 나는 마치 창과 방패였다. 카일은 재차 나에게 만나자며, 잘해주겠다며 정말 지겹게 누룽지처럼 늘러붙고 있을 때, 나는 그런 카일을 하나씩 다 선을 그었다. 진짜 지겨워... 나는 카일을 조용히 노려보며 이빨을 꽉 물고 있을 때, 갑자기 내 눈 앞으로 또 낯익은 얼굴이 하나 나타났다. "적당껏 하지 그래." "와... 또 너야 말포이? 너도 참 대단하다." "주제도 모르고 부리는 재주가 영 별로네." "너 진짜 우리 y/n이랑 만나기라도 하냐?" 말포이였다. 카일은 그런 말포이를 보고 또 한 번 비소를 흘리기 바빴다. 그러다 진짜 나랑 말포이가 만나기라도 하는 것이냐 카일이 물었을 때, 말포이는 잠깐 주춤했다. 그러더니 내 눈을 한 번 바라보고는 말했다. "어, 사랑하는데?" "얘 뭐라냐. y/n, 얘한테도 닥치라고 해 봐 한 번." "닥치라고 했을 텐데, 카일." "아니~ 나 말고 얘, 재수없는 금발 머리." "말포이랑 나랑 만나는 거 맞아. 그만 좀 하고 가." 내 말을 끝으로 카일은 잠깐 벙쪄있었다. 조금의 적막 뒤에 카일은 입가를 만지작대며 웃으면서 말했다. 카일의 웃음은 볼 때마다 소름이 끼친다. 카일은 곧바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고서는 내 눈을 지독히 맞춰오며 말했다. "y/n, 언제 이렇게까지 준비해뒀대. 나 떼어놓으려고 얘랑 짜고 치는 중인 거지?" "..." "나 밀쳐내는 사람 꼬시는 재미도, 썩 볼 만 하지. 다음에는 우리 둘이 따로 보자?" 말을 끝으로 카일은 유유히 자리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카일이 떠난 자리에 남은 말포이와 나. 나는 힘이 없어 그 자리 곧바로 털썩 의자에 앉았다. 말포이는 내 앞에 마주앉았다. "y/n." "...오늘은 좀 지친다." "저런 거에 크게 신경 쓰지 마." "응... 그래야지." 말포이와 나의 사이에는 곧바로 적막이 찾아왔다. 그러고는 곧바로 연회장의 본격적인 새학기 맞이가 시작됐다. 주변은 다들 시끌벅적한데, 말포이와 나의 사이는 마냥 무거운 침묵이 우리를 갈라놓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폭풍같은 연회장이었다. 시간은 여전히 빠르게 지나갔다. 기숙사에 돌아가 짐을 다 풀고 이제 쉬려고 하니 벌써 어둠이 내려앉은 저녁이었다. 나는 침대에 걸터앉아 창 밖을 바라보며 한참을 넋놓고 있었다. 그러는 도중에, 갑자기 같은 기숙사 내에 여학생이 나에게 다가와 무언가를 건넸다. "전해달래." "뭐야, 편지네. 고마워." "카일이 전해달라더라." "..." 여학생은 내 손에 편지가 쥐여지는 것까지 확인하고서는 내 침실에서 벗어났다. 카일? 카일이 또 왜? 나는 불안감을 가득 안고는 편지를 천천히 열어 내용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우리 단기 방학 때에 가문끼리 만나서 파티하는 거 알지? 아마도 너희 가문이랑 우리 가문 말고 한 가문 더 있다던데, 말포이 가문도 이번에 같이 참석하게 됐다더라.' "뭐...? 파티? 처음 들었는데. 거기다... 말포이도?" 나는 처음 들은 파티 소식과, 거기에 말포이 가문과 로스트 가문까지 함께하는 곳이라니, 아마도 부모님과 아직도 서먹한 사이인지라 파티 소식을 전해듣지 못했던 것 같다. 아, 가기 싫다. 어쩔 수 없이 곧 아버지 얼굴을 뵐 수 밖에 없는 계기였다. 편지 내용을 더 읽어보았다. '기대 된다. 너도 그렇지 y/n? 아마도... 그 날 파티에서는 재미있는 사건이 하나 일어나겠지?' 왠지 모르게 싸늘한 기운이 도는 듯한 편지 내용이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지금 불미스럽게 유튜브 댓글을 다는데 분량이 길어져서 원래 업로드 하려던 1편을 어쩔 수 없이 현재 두 편으로 나눠 총 2편까지 업로드 했습니다. 말씀 드려야 할 것 같아서 답글 달아요! 3편은 나오는 대로 하트 눌러서 알려드릴게요! 급작스럽게 끊긴 1편 내용에 놀라셨다면 죄송합니다. ㅠㅠ!
01:::::🥀💚
*시작 전, 해리포터 원작 세계관에 나오는 사람만이 아닌 이 소설에서는 가상 인물이(가상에서 꾸며진 인물) 있으므로, 그런 가상 인물은 원작 세계관에서 보실 수 없다는 점 참고하고 읽어주세요.
“순수 혈통의 피를 이어가거라.”
순수 혈통 가문의 대표를 상징하는 말이었다. 나는 부모님 두분 모두 마법사이시고, 때때로 그 전부터 쭉 우리 가문 모두는 순수 혈통을 중요시하던 슬리데린 기숙사 출신이었다. 물론 나도, 현재 슬리데린 기숙사 호그와트 6학년 학생이다.
때는 따분한 방학의 끝자락이었다. 곧 호그와트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방에서 캐리어에 지팡이, 교과서, 그 외 짐들을 챙기고 있을 때였다.
“y/n, 아버지가 부르신단다. 내려가보렴.”
“네.”
두 번 노크한 뒤 제 방으로 들어온 어머니는, 아버지가 나를 부르신다며 내려가보라고 하셨다. 아, 이번엔 또 어떤 말들을 하시려고. 나는 겉으로는 티내지 않았지만 굉장한 귀찮음과 짜증이 벌써부터 몰려왔다.
“아버지, 부르셨다면서요?”
“거기 앉거라.”
역시 적응 안되는 분위기. 무거운 공기가 탁 내려앉은 아버지의 서재였다. 아버지는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아 책에 들러붙은 먼지를 훌훌 털어내시면서 얘기했다.
“네 배우자 될 사람이 오늘 저녁에 온단다. 평소보다 신경 써서 준비하고 있도록 해.”
“...네? 아버지, 지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가문과 가문의 결합을 위한 일이야. 애초부터 네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예전처럼 말을 따르거라.”
“아버지, 약혼자가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는 그런 거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어요!”
내가 소리를 지르자 아버지는 조용히 나를 노려보셨다. 나는 아버지의 그 눈빛에 알아서 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거는 정말 너무했다. 어떻게 아직 호그와트 졸업도 안 했는데 약혼자라니? 말도 안 돼. 정말로.
아버지는 그만 올라가서 맞이할 준비를 하라며 눈길을 주셨다. 나는 마음 같아서는 아버지에게 당차게 싫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다. 나는 아버지를 만족시켜야만 하는 사람이었으니.
시간은 어느덧 열두 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나는 아버지의 어쩔 수 없는 계획에 협조해야만 했다. 대충 말끔해 보이는 흰색 짧은 원피스를 입고서는 곧바로 저녁 식사 준비를 도우기 시작했다. 준비가 끝나갈 때쯤,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먼 길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안쪽으로 안내해 드리지요.”
아버지가 깍듯이 손님을 대하셨다. 나와 어머니도 곧바로 손을 한 번 닦아내고 손님 맞이에 급급했다.
“안녕하세요.”
“그래... 네가 y/n이지? 말 많이 들었다.”
“네, 감사합니다.”
아버지보다 조금 더 큰 키에, 정장을 입으신 분이었다. 아마도 내 약혼자...라는 사람의 아버지인 것만 같았다. 그리고 뒤이어 내 또래로 보이는 흑발에 올백 머리를 하고 온 남자가 들어왔다. 아, 쟤가 그 내 약혼자라고 하는 사람인가.
“y/n?”
“네.”
“왜 어색하게 높여서 불러. 우리 동갑이라는데, 그냥 말 놓지.”
“...어, 그래.”
굉장히 건방졌다. 와... 어떻게 초면에 바로 말을 놓고, 주머니에 손 쏙 넣고 얘기를 나눌 수가 있지? 짜증 나네... 동갑인 거 알았어도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지. 나는 몰래 입술을 꽉 깨물고는, 자리에 앉았다.
아... 모든 게 귀찮다. 벌써 이 식사 자리에 몇 시간동안 앉았는지, 엉덩이에 병이 날 것만 같았다. 중간 중간 화장실 핑계를 대며 나오긴 했다만, 언제까지고 오래 버틸 수만은 없으니까 이거 원. 내 약혼자라고 불리는 또래 남자애 이름은 카일 로스트이다. 로스트 가문... 들어본 적 있었다.
그렇게 불편한 식사 자리 도중, 갑자기 카일이 일어나며 말했다.
“아무래도, 저와 y/n은 미래에 각별한 사이가 될 테니, 둘이서 진솔한 대화를 나눠보고 싶어서요. 저희 둘은 이만 빠지고 가봐도 될까요?”
뭐? 갑자기 나와 진솔한 얘기? 딱 봐도 가식이었다. 그냥 자기 혼자 빠지고 싶어서 내 핑계 대고 빠져나가려는 거겠지. 그래도 어차피 나도 이 식사 자리는 불편했으니, 조금은 잘된 편이었다. 아버지가 흔쾌히 내 방에 올라가보라며 허락하셨다. 그렇게 우리 둘은 내 방으로 함께 올라가기 시작했다.
“야, y/n.”
“뭐.”
“미안한데, 나 너한테 관심 없거든?”
“허.”
얘가 단단한 망상에 빠져있는 건가? 함께 내 방으로 올라와 갑자기 불쑥 침대에 앉더니 하는 말이 관심 없다는 말이었다. 누구는 관심 있는 줄 아나.
“나도 너 같은 건 관심 일체도 없어서.”
“아, 그러셔? 나한테 관심 있는 줄 알았는데.”
“네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거니까 그 생각은 접어.”
“그래 뭐, 별로 필요도 없던 생각이었거든.”
카일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건방지고 예의없는 사람이었다. 하필이면 이런 놈이랑 약혼 관계라니, 두통이 오는 것만 같았다.
“얼굴은 봐줄 만 한데... 어쩌지, 지금 어항 자리가 꽉 찼거든.”
“뭐?”
“너 비집고 들어올 만한 자리가 없어서, 안타깝게 됐네.”
“그게 무슨 소리야.”
“이해를 못하는 거야? 너 말고 나 만날 사람은 널렸다고. 나중에 우리가 결혼을 하든 말든, 너 혼자 살 궁리나 하고 있으라고~”
“미친놈.”
“성격이 미쳤어도, 얼굴로 다 커버되서 뭐.”
뭔 이런 놈이 다 있지? 내가 본 사람들 중에서도 더 미친놈같다. 아, 하필이면 진짜 이런 놈이 내 약혼자라고? 말도 안 돼! 자존감이 머리 끝까지 차오른 놈이었다. 그렇게 온종일 짜증불만 가득한 하루가 무르익고 있었다.
“아버지, 이건 너무해요.”
“예의를 갖추거라.”
“...너무하신 선택 같습니다.”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끝났다. 이내 로스트 가문이 다시 돌아가고, 적막만 남은 거실에서 내가 말했다. 너무 다급해서 깜빡하고 말을 높여 부르지 못했다. 아버지의 꾸중을 듣고서는 곧바로 말투를 고쳤다.
“카일 로스트라는 애 말이에요. 알고보니 여자가 많은 모양이고, 그걸 자랑스럽게 여기는 애예요. 성격이 올바르지 못해요.”
“그래서.”
“...이 약혼 관계, 저는 원치 못해요. 도저히 아버지가 하시라고 하셔도 저는 이 약혼, 없던 일로 하고 싶어요.”
“y/n, 너는 곧잘 여태까지 내 말씀 들어서 손해 본 일이 무엇이 있었지?”
“네? 아니, 그건...”
“이번에도 여태까지 했던 것처럼 내 말을 듣는 충실한 딸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저는 매번 아버지 말씀에 따라야 되나요? 왜 늘 저와 한 번의 상의도 안 하시고요? 그게 최소한의 예의잖아요!”
“소리를 낮추거라. 더 이상 듣기 싫다. 오늘 이후로부터 한 번 더 파혼 얘기를 꺼내면, 그때는 알아서 보도록 하거라.”
“...”
순간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감정이 울컥하고, 손은 부르르 떨리고, 충동적인 생각이 들었다. 가출. 나도 처음에는 이런 생각까지 든 정도는 없었다. 그냥 가끔 아버지의 말씀을 따르고 화가 나 혼자 조용히 독서로 스트레스를 풀고 끝낸 게 끝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정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아버지한테 저는... 뭐예요?”
“올라가보거라.”
“자식? 딸? 아니면, 아버지의 인형이에요?”
“올라가라고 했다.”
“아버지는 늘 제 마음도 모르시고 혼자서만 생각하시고 선택하셨어요!”
“y/n!”
“저 이대로 살기 싫어요. 아버지는 절 딸로 생각하긴 하셔서 혼자 그렇게 약혼까지 다 성립하셨어요?”
나는 그러고는 곧바로 방으로 올라갔다. 방으로 올라가는 내내 자꾸만 눈물이 흘렀다. 나는 조용히 눈가를 쓱쓱 닦아내며 이를 꽉 물고서는 곧바로 짐을 싸기 시작했다.
눈물이 계속 눈앞을 가렸다. 나는 정말 아버지가 나를 존중만 조금이라도 해줬으면 하는 마음에 대놓고 소리를 지른 것이었다. 하지만 나를 존중해 주지 않는 아버지의 행동에, 그만 화가 나 짐을 싸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짐을 어느정도 필요한 것들만 싸놓고 곧바로 문으로 나섰다.
“y/n, y/n!”
아버지는 계속해서 제 이름을 크게 부르셨다. 하지만 나는 아버지의 부름에 답할 생각이 없었다. 호그와트 캐리어를 들고서는 곧바로 계단에서 내려와 문으로 가기 시작했다.
“y/n! 네가 지금 여기서 나가면...”
아버지는 내 이름을 마지막으로 크게 부르시고, 말씀하셨다. 나는 문의 바로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네가 여기서 나가면... 다시는 집으로 돌아올 생각 말거라. 아예 부모 연 관계를 끊어버릴 수도 있다.”
“...아버지는 제가 어릴 때부터 시작해서 제가 자라는 과정 중에서도 늘 똑같은 말과, 행동과, 그 무서운 눈빛으로 저한테 똑같이 대하셨어요.
02:::::🥀💚
더 이상 아버지의 딸로 살기도 싫을 정도로요.”
y/n! 나지막히 들리는 내 이름과, 나는 주먹을 꽈악 쥐고서는 곧바로, 쾅... 문이 닫히는 소리를 끝으로 집에는 영영의 무거운 적막이 흘렀다.
집을 나서자 차갑고 싸늘한 공기만이 나를 맞이했다. ... 나는 아무 말도, 아무 정신도 없이 집을 나오고서는 그 후의 대책을 마련해두지 못한 것이었다. 생애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반항하고 가출을 한 것이라, 나는 집에서 얼마 멀지도 않은 길거리에 그대로 앉아버렸다.
아... 집 나올 줄 알았으면 옷이라도 챙기고 나올 걸. 급하게 나오느라 겉옷 하나 없이 원피스 차림으로 꼬박 하루를 지내야 했다. 마저 눈물로 축축해진 눈가를 닦아내고 한숨을 쉬었다.
“이제 어쩌지?...”
대책이 없었다. 호그와트에 다니는 중에 나는 친구를 한 명이라도 사귀지 않았고, 혼자 묵묵히 학교에서의 제 할 일을 다하며 바삐 살아왔기에 대신 가서 묵을 집 한 채도 없었다. 대충 아무 건물이나 들어가 계단에 쪼그려 앉아 잠을 청하는 게 지금으로서는 최선이었다.
그렇게 한참 길거리에 앉아 얼마나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는지 모른다. 그렇게 훌쩍 훌쩍 길거리에 어둠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러던 때에,
“y/n?”
“...”
어디서 나타난 지도 모르겠는 또래 남자애로 추정되는 사람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어라, 심지어 내 이름도 알고 있네. 얼굴을 보니... 모르는 사람이었다. 뭐지? 스토컨가? 누구지?
어둠에서도 알아차릴 수 있는 금발색 머리와, 연두색 기가 도는 눈동자.
“누구세요? 어떻게 제 이름을 아세요? 혹시 진짜... 저 스토킹이라도 하신 거예요?”
“아, 아니. 그게 아니라.”
“그럼 저를 어떻게 아시는데요? 저는 오늘 그쪽 초면인 것 같은데?”
“호그와트 6학년, 슬리데린 기숙사.”
“...뭐야, 너 누구야? 내 뒤를 캔 거야?”
“뒤를 캐기는 무슨, 나도 호그와트 6학년이거든. 그것도 슬리데린으로.”
“아. 뭐야.”
그러고 보니... 호그와트에서 비슷한 사람을 본 것 같기도 하고... 같은 호그와트를 다닌다는 말에, 조금은 경계를 풀었다.
“그래 뭐... 그런데 왜 부른 거야.”
“지나가는데 길거리에 혼자 앉아 우는 것 같길래.”
“...상관 안 해도 돼. 네가 상관할 일도 아니고.”
“이 늦은 시간에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기도 그렇고.”
“...그래서?”
“무슨 일인데 그래.”
“뭐가? 나 아무 일도 없어. 그냥 산책하러 나온 거야.”
“이제 거의 새벽인데? 이시간에 산책 나오는 사람도 있나.”
“...그냥 지나가줄래? 너까지 신경 쓸 기분 아니야.”
얘는 뭐지, 금발 머리 남자애는 나한테 끈기 있게 질문을 퍼부었다. 우리가 언제 말 나눠봤다고... 초면이지만 그렇게 많은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눈 것 같다.
“내 이름은 알긴 해?”
“너? 내가 어떻게 알아.”
“하긴, 초면이라 했으니.”
“들어는 보자.”
“말포이. 드레이코 말포이.”
“어, 예전에 아버지한테 들어본 것 같기도 하네.”
드레이코 말포이... 예전에 아버지에게서 말포이 가문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곧바로 무관심해졌다.
“안 가 집에?”
“갈 거야. 이따가.”
“이따 언제.”
“네가 상관할 일 아니라니까.”
“너 가출했지.”
뭐지? 얘는... 귀신인가? 어떻게 다 알지? 나는 눈이 휘둥그레지며 곧바로 표정 관리를 해 부정하기 시작했다.
“아니거든, 그런 거...”
“맞네. 네 표정이 그렇게 말하고 있네.”
“뭐, 그래! 맞다. 그런데 그게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잖아? 좀 가줄래?”
“갈래?”
“뭐?”
“우리 집으로 가자고.”
초면에 만난 말포이는, 그날 밤 나에게 집으로 가자고 했다.
03:::::🥀💚
“우리 집으로 가자고.”
“뭐... 뭐? 야!”
“응, 왜.”
얘... 대체 뭐야? 어떻게 그렇게 바로 자기 집으로 가자는 터무니 없는 말을! 내가 당황하고 있으니 말포이는 그걸 보고도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그게 그렇게 놀랄 일인가.”
“야... 너는 어? 어떻게 그런 말을 대수롭지 않게 해!... 진짜...”
“불순한 의도로 말한 거 아닌데. 너 지금 무슨 생각 하는 거야.”
“아, 아니거든! 네가 뭘 안다고!”
“시간도 늦었고, 마침 집에 빈 방이 있고. 그런 김에 하루 머물고 가라는 말이야. 너 보니까 길 잃은 어린 양 신세 같길래.”
“돼, 됐어. 괜찮아.”
“뭐, 그래 그럼. 간다.”
나는 한 번 더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 저렇게 바로 간다고?... 그럼 나는 이제 어디로 가지? 으악... 나는 조금의 고민 후 다시 가려는 말포이의 손목을 꽉 붙잡았다.
“...하루만, 하루만 신세 좀 질게...”
말포이는 씨익 한쪽 입꼬리를 올리고난 뒤 곧바로 내 캐리어를 끌고 앞장서기 시작했다. 나는 그의 뒤를 졸졸 쫓아가기 시작했다. 정말, 광란의 새벽이었다.
“여기서 지내.”
그렇게 말포이의 저택에 도착하고, 말포이는 곧바로 2층 구석에 있는 빈 방으로 나를 안내했다. 나는 말포이의 눈치를 힐끔 힐끔 보며, 천천히 방에 들어와 침대에 걸터앉았다.
“...고맙다.”
“천만에. 그럼 자, 갈게.”
“...야!”
나는 가려는 말포이를 횡설수설하다가 다시 불렀다. 그러자 말포이는 뒤돌아 내 눈을 마주했다.
“너... 지금 자게?”
“아니, 원래 잘 안 자.”
“그래? 그렇구나...”
“왜 묻는데 그건?”
“그, 나 미안한데...”
나는 한참을 말할까 말까 우물쭈물거렸다. 말포이는 얼른 말하라며 보챘다. 그, 이걸 말해도 되는 건가...? 으악... 나는 눈치를 보며 고개를 푹 숙이고 말했다.
“내가... 사실은 혼자 잘 못 자거든? 트라우마 때문에... 그래서 말야...”
“응.”
“혹시, 내가 잠들 때까지만 옆에 잠깐 앉아만 있어줄 수 있어? 정말 내가 잠들 때까지만!”
나는 말하고서는 곧바로 눈을 질끈 감았다. 으아... 날 이상한 사람으로 보면 어쩌지? 내가 괜한 실수를 저지른 건 아닌가... 눈을 감고나자 무거운 적막이 흘렀다. 뭐지? 간 건가? 나는 조심스레 눈을 떠보니 내 앞에서는 말포이가 무릎을 쪼그려 앉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 뭐야?”
“옆에 있어달라며. 얼른 자, 여기 있을 테니까.”
“그렇게 있게...? 불편할 텐데. 저 의자 끌고 앉아있어.”
“응.”
말포이는 곧바로 의자를 끌고 침대 옆에 앉았다. 나는 그런 말포이를 보고 천천히 침대에 누워 이불을 턱 끝까지 올리고서는 말했다.
“나... 중간에 잠들면 너도 얼른 가서 쉬어. 그리고, 잠 안 자기는 무슨. 너 그러다가 병 나. 오늘은 꼭 자.”
“알았어, 알았어. 눈 감아 이제.”
“응... 고맙다.”
얇은 커튼 틈으로 들어오는 달빛 한 줄기와, 그 빛 한 줄기에 비친 말포이의 모습. 나는 안심하고 옆에서 스르르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던 것 같았다.
“잘 자네.”
혼자 남은 말포이는 그 자리에서 삽십 여 분을 앉아있다 연달아 스르륵 무거운 눈꺼풀을 내려놓았다.
“으, 으으...”
나는 부시시한 모양으로 잠에서 일어났다. 하아암... 몰려오는 하품과 함께 팔을 쭉 펴 기지개를 폈다. 아, 간만에 아무 걱정 없이 실컷 잔 것 같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편안함에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런데...뭐지?
“...”
“얘... 왜 여기서 자고 있냐...?”
옆을 돌아보니, 말포이가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턱을 괴고는 잠에 든 모양이었다. 설마 밤새 이렇게 잔 건가? 불편했겠다. 나는 걱정되는 마음에 말포이를 천천히 일으켜 곧바로 침대에 눕혔다.
“어휴... 원래 안 잔다는 사람이, 아주 잠에 푹 빠지셨네. 그래, 이참에 잠 자면 좋지.”
나는 누운 말포이를 보며 조용히 웃어보였다. 아, 그런데... 이제 뭘 하지? 웃음도 잠시, 갑자기 앞으로 내게 닥쳐올 현실이 버거웠다. 어제 대형 사고를 쳐뒀으니... 집에는 다시 이 낯짝으로 못 돌아갈 것 같고, 그렇다고 다시 갈 데는 없고...
“이거 아주 큰일이네...”
나는 한숨을 땅 꺼지랴 푹 쉬고서는 일단은 말포이 몰래 집 밖으로 나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세진 것도 있으니... 다음에 호그와트에서 만나면 이 신세를 다시 갚아야겠어. 나는 조용히 짐을 다시 싸려고 걸터앉고 있던 침대에서 일어나려던 때,
“y/n.”
“어?”
“...어디 가.”
“아... 깼어? 미안.”
“어디...가려고.”
“아... 나? 나 이제 그만 가 봐야지. 오늘 하루 신세 진 것은 너무 고마웠어. 방학 끝나고 호그와트에서 다시 만나면 그때...”
“...야.”
“어?”
“좋아해, 너. 내가.”
잠결에 뱉은 말포이의 말이었다.
04:::::🥀💚
“좋아해, 너. 내가.”
“...”
뭐지? 지금 말포이의 입에서 좋아한다는 말이 나온 건가? 그것도... 설마 나를? 순간 온갖 생각이 들었다. 말포이는 덜컥 좋아한다고 말을 한 뒤 말이 없어졌다. 어떻게 반응해야하지...?
“어... 아직 잠에 덜 깼구나...?”
“...”
“나, 먼저 가 볼게 다음에... 보자.”
“...y/n.”
“...응?”
다시 얼른 짐을 챙기고 나가려고 하지 말포이가 재차 내 이름을 불렀다. 뭐야, 대체 뭔데! 왜 또 날 붙잡는 거지? 그 상황 속의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어찌할 저찌할 바가 없었다.
“y/n.”
“뭐, 뭐...”
“가게?”
“어, 어 이제 가려고. 나도 가야지 이제.”
“...나 아는 척 해 줘.”
“어?”
“호그와트에서 다시 만나면, 나 아는 척 좀 해 달라고.”
이건 또 무슨 소리람... 아무튼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나는 어색한 이 상황을 얼른 탈출하기 위해 대충 대답을 둘러대고는 곧바로 진짜 캐리어를 끌고 재빨리 말포이의 저택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이제 조금은 다가가도 되는 거겠지.”
혼자 남은 말포이는 조용히 웃어 보이고는 그 자리에서 곧바로 다시 잠에 들기 시작했다.
“으악...”
말포이의 저택에서 벗어난 나는, 대문 앞에서 당황해서 참고 있었던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휴... 잠결에 그런 거겠지? 설마 나한테 그런 거겠어... 나는 당황함도 잠시, 다시 한 번 깊은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어디로 가지? 이틀 뒤면 호그와트로 돌아가는데... 그냥 이틀을 무작정 길거리에서 버텨야하나?”
아니, 아니 솔직히 그럴 수는 없지... 이틀을 어떻게 길거리에서 버텨... 그때 내 배꼽시계는 참 일정하기도 하지, 꼬르륵 배가 고픈 모양이었다. 아, 안되겠다...
나는 몇 분 생각하고 난 뒤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아버지랑 화해는 하기 싫은데 진짜... 그렇지만 당장 갈 곳이 없으니 가야만 하는 곳은 집 밖에 없었다. 나는 한숨을 쉬고는 집으로 돌아갔다.
“...아무도 없나?”
나는 그 무엇보다 조용히 아주 조용히 문을 열고 신발장으로 들어섰다. 까치발을 들고, 눈동자를 요리조리 굴리며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그러자 계단에서 어머니가 내려오셔서 나를 마주하셨다.
“y/n!”
“...”
“괜찮은 거니? 대체 어디를 갔다 온 거야!”
“아버지는... 어디 계세요?”
“...지금 서재에 계신단다. 일단 목소리를 낮추자.”
“...죄송해요.”
“...죄송하긴, 내가 아버지와 얘기를 잘 해 보았으니 너무 걱정은 말고, 얼른 일단 올라가서 쉬어보거라.”
어머니는 나를 격려시켜주었다. 너무 죄송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나는 곧바로 제 방에 올라가려고 캐리어를 들고 계단에 발을 들이는 순간,
“...아버지.”
“...”
서재에서 나오신 아버지는 나와 눈이 딱 마주친 것이었다. 아... 어쩌지. 나는 그 자리 그대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아버지는 묵묵히 나에게로 걸어오기 시작하셨다.
“...”
“...”
“네가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온 거냐.”
“...”
“다시는 얼굴 보기 싫었는데. 기어코 또 들어와서 나를...”
“저도, 아버지 얼굴 보려고 온 거 아니에요.”
“...뭐?”
“...어차피 곧 호그와트로 돌아갈 테니, 그동안 아버지 얼굴 마주하고 싶지 않아요.”
“지금 말버릇이 그게 뭔...!”
아버지는 곧바로 화를 내려다 옆에서 어머니가 재빨리 아버지를 말리기 시작하셨다. ...아버지는 고래고래 나에게 사죄는 커녕, 지금 아예 호적에서 안 판 걸 다행으로 여기라며 나에게 호통을 하셨다. 아버지의 호통에 나는 눈물이 핑 돌았다. 그리고 울컥했다.
“아버지는 대체 절 왜 가지신 거예요?”
“뭐?”
“이렇게 절 아버지 생각대로만 살아가게 하시려고요? 저는 죽을 때까지 아버지 밑에서 매일 이렇게 지겹게 살아야해요?”
“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
“왜 키우셨어요 그럼? 저는... 제가 집 나온 그날, 사실은 아버지가 저를 붙잡길 바란 거예요. 미안하다며, 진심 어린 사과 한 마디 받으려고 울컥해서 그런 건데, 왜 그날 아버지는 이리 쉽게 절 놓아주셨어요?”
“...”
“어떻게... 어떻게 딸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마음으로 지금까지 아버지를 봐왔을지, 왜 그 생각을 한 번도 못해보셨냐고요!”
“...”
“...저도 아버지한테 많은 거 바랐던 거 아니에요. 저는 그저, 아버지한테 사랑을 받고 싶었을 뿐인데. 그게 그토록 어려운 일이었나요.
...저는요, 지금까지도 아버지가 지독하게도 원망스러워요.”
입술이 벌벌 떨렸다. 나는 다시는 용서받지 못할 말을 한 것이었다. 아버지는 거친 숨을 몰아내쉬며 그 어떤 말도 나에게 하시지 않으셨다. 나는 지금 이 상황이 내게 얼마나 막중한 부담감을 주고 있는지 모른다.
그리고는 나는 곧바로 캐리어를 들고 계단에 올라가 방문을 세게 쾅 닫았다. 그게 끝이었다. 그후로는,
아버지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시간은 빠르게 달려갔다. 그날 방에서 틀어박힌 채 몇 시간을 울고 지쳐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이틀이란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나는 아침 일찍부터 짐을 꾸려 나와 혼자 호그와트로 가는 기차행에 올랐다.
아... 따분하다. 기차 맨 마지막 칸에 혼자 들어가 창밖을 바라보며 여러 생각을 떠올렸다. 빠르게 지나가는 나무와 강과 산들... 바깥 풍경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갑자기 내가 있는 칸의 문이 드르륵 열리기 시작했다.
“왔냐?”
카일 로스트였다. 나와 약혼 관계를 맺었던 애. 자기가 문을 열어놓고는 나 보고 왔냐며 입꼬리를 올려보였다. 와, 어떻게 이렇게 기분이 갑자기 썩을 수가 있지. 카일은 대놓고 내 앞자리에 앉고는 말을 걸었다.
“왜 혼자 있냐? 같이 앉을 친구가 없나 보네?”
“적어도 너 같은 친구는 절대 안 사귀어.”
“오, 당돌한데.”
“꺼져. 부탁이 아니고 명령이야.”
“그 명령, 못 들은 거로 할게?”
“...”
진짜 욕이 나올 것만 같았다. 와... 하필이면 저런 놈과 진짜... 카일은 내가 짜증 나있는 표정을 보고는 흥미롭다며 앞에서 헤실헤실 쪼개고 있었다.
“야, 그런데 애들은 아냐? 우리 약혼 관계라는 거.”
“그딴 얘기 아무도 몰랐으면 하는데.”
“그래? 나는 막 오히려 알리고 싶더라. 다들 우리에게 주목할 거 아니야.”
“너 진짜...”
“조금 꾸며내서... 나는 너랑 약혼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을 만나며 행복하게 잘 사는 놈이고, 너는 그런 나를 보며 슬퍼하지만 나를 놓을 수 없는 비련의 주인공. 재미는 보겠다. 그치?”
“...진짜, 이게!”
나는 곧바로 망토춤에서 지팡이를 꺼내들어 카일에게 마법을 부리려는 순간,
“...”
“...넌 뭐냐, 쥐새끼가 하나 달려왔네?”
“닥치고 나와.”
카일의 손목을 잡고 말한 건 다름이 아닌 말포이였다.
05:::::🥀💚
“닥치고 나와.”
말포이는 그 말을 끝으로 거칠게 카일을 끌고 칸을 벗어나려 했다. 카일은 헛웃음을 지어내며 말포이의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그만 말포이의 힘에 져버려서 그대로 말포이와 같이 칸에서 나갈 수 밖에 없었다.
“뭐, 뭐야...!”
나는 급하게 문을 열고 카일과 말포이를 따라갔다. 문을 연 밖의 상황은, 말포이와 카일이 서로 마주한 채 둘 다 썩소를 지어보이고 있었다.
“와... 네가 말포이 맞지? 안 그래도 얘기는 들었어. 그런데 이렇게 첫인상을 남길 줄은 몰랐네?”
“옆 칸이 나라서, 벌써 y/n이랑 너랑 한 대화는 다 들었어.”
“아, 그거? 네가 제일 첫 번째로 들었네? 그치, y/n.”
카일은 갑자기 내 눈을 바라보고서는 여유롭게 말했다. 진짜 미친놈... 나는 그런 카일의 말을 가볍게 씹었다.
“어떤 관계인지 그딴 건 궁금하지도 않아. 그런데, 너 혼자 망상에 허우적대는 꼴은 웃기더라.”
“뭐? 와, 너도 저 y/n만큼 당돌한 게 아니네?”
“그 이름 꺼내지 마.”
“야, 그런데 넌 y/n 쟤랑 무슨 사이냐?”
“...”
“친구? 그렇기에는...
얘가 y/n 좋아하기라도 하나?”
말포이는 순간 이를 꽉 물었다. 이를 꽉 무는 것과 동시에 주먹도 꽉 쥐어 부르르 떨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카일은 얄미운 웃음을 입가에 지어내며 눈썹을 들어올리고 있을 때, 나는 그만,
“아, 아 **!”
“내가 적당껏 하랬지.”
“하, y/n? 이거 봐라. 둘이서 아주 영화를 찍고 있네.”
“내가 너를 계속 참고 참았는데, 기어코 터뜨리게 만드네.
그 입 닥쳐, 이제.”
카일에게 선빵을 날린 건 나였다. 카일은 엎어진 채로 나와 말포이를 번갈아보며 미친 듯한 웃음을 자아내고 있었다. 곧바로 카일은 자신의 망토춤을 훌훌 털며 일어났다.
“곧 보자?”
카일은 그러고는 덤덤히 저 반대편 복도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하아, 하. 나는 카일이 가자마자 숨을 몰아쉬었다. 말포이는 곧바로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나 아는 척 해 준거지?”
“뭐래...”
“얘기 좀 할래?”
말포이는 유유히 내가 자리잡고 있던 칸에 먼저 들어갔다. 나는 곧바로 뒤를 따라 칸에 들어가 말포이와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기차는 한참 호그와트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자리에 마주앉은 말포이와 나. 조금의 적막이 흐르고, 말포이가 내 이름을 꺼냈다.
“y/n.”
“응?”
“나한테 말해줄 수 있어?”
“응? 뭘?”
“네 이야기.”
“...”
내 이야기... 그간 나에게 있었던 일... 나는 말포이를 바라보았다. 말포이와 만난지는 얼마 안됐지만, 만나는 동안은 정말 내가 다 편안하고 잠깐이라도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것만 같았다.
“...응. 할 수 있어.”
말포이를 믿어보기로 했다.
“...그래서 그랬던 거야.”
“더 한 놈이었네.”
“말도 마, 안 그래도 힘들어 죽겠는데 저 자식까지 그러니까...”
“잘했어.”
“...응?”
“잘했다고, 너.”
“뭘... 하, 그런데 조금은 후회 돼. 이제 아버지 얼굴 어떻게 보면 좋지.”
말포이에게 그간 내게 일어났던 일들, 이유들 전부 다 설명했다. 말포이는 묵묵히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담담히 작은 위로까지 건네주었다. 그래도 말포이에게 다 말하니 속이 후련한 것만 같았다.
“이제 y/n 넌 어떻게 할 거야?”
“글쎄... 나도 막상 뭐부터 해야할지 잘... 하지만, 목표는 있지.”
“뭔데.”
“파혼. 나만 이렇게 당할 수는 없잖아. 나도 나름대로 나만의 꿈꾸는 미래가 있는데... 그 누구라도 망칠 수는 없지.”
“당차네.”
“그런데... 이 약혼을 어떻게 깨냐...그게 문제지 지금. 나에게 지금 대책이 없어.”
“그래? 그럼, 도와줘?”
“어...?”
“네 약혼, 그거 내가 파혼시킬게.”
뭐? 내 약혼을... 말포이가 파혼시키겠다고? 대체 어떻게? 왜? 나는 당황해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떻게?”
“이제부터 생각해봐야지.”
“뭐야... 난 뭔 방법이 있는 줄 알았네.”
“하나 있긴 한데,”
“진짜? 뭔데?”
“만나자, 우리.”
“어?”
“사랑하는 척 하자고.”
기차는 호그와트 앞 종착지에 멈춰서고, 우리는 서로를 믿어보기로 했다.
06::::::🥀💚
모든 호그와트 학생들이 기차에서 내려 하나 둘 호그와트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나는 어쩌다보니... 말포이와 함께 무리지어 호그와트로 가는 길이었다. 호그와트로 가는 길 중에 우리는 둘 다 묵묵히 걸어갈 뿐이었다. 옆으로 지나가는 울창한 나무들과,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오랜만에 오는 호그와트의 모습은 예전 그대로 우리를 담담히 반겨주고 있었다. 그러는 도중에 말포이가 말문을 뗐다.
"y/n."
"응?"
"이제 우리 친구야?"
'뭐? 야, 넌 뭔 그런 걸 묻냐?"
"네가 생각했을 때는, 이제 우리 친구인 거 같아?"
뭐... 내가 생각한 우리 사이는, 친구가 맞지. 내 속사정을 다 아는 사람이자, 나를 도와주기로 한 유일한 사람이니까. 나는 고민하는 시늉을 하다가 말포이에게 말했다.
"응, 우리 친구지."
"친구, 좋네."
"넌 원래 친구 없었냐?"
"있는데."
"그래? 그럼 뭐 됐고."
나는 가볍게 말포이에게 웃어보였다. 그러자 말포이도 가볍게 피식하고서는 조금이나마 편안한 분위기로 우리 둘 다 호그와트로 발걸음을 계속했다. 친구... 나에게 친구가 생기는 일도 오는구나.
지붕은 맑은 햇살을 품었고, 시끌벅적하지만 화기애애한 연회장이었다. 호그와트로 돌아오자마자 전교생 모두가 연회장으로 모여 각각 기숙사 별로 앉았다. 나는 먼저 맨 뒷 자리쪽에 자리잡아 태평히 기다리고 있을 때, 낯익은 얼굴이 내 눈 앞으로 불쑥 들어왔다.
"같이 앉을까?"
"...너 진짜, 사람 질리게 한다."
"자주 생각 나고 좋지."
또 카일 로스트였다. 와... 얘는 나한텐 일체 관심도 없다더니, 왜 자꾸 호그와트에서 나를 지독히 쫓아오는 거냐고! 짜증이 나지만 더 이상 짜증 낼 힘도 없었기에 카일의 말을 일체 무시했다.
"y/n, 우리 만날래?"
"뭐?"
"보다 보니까, 마음에 들었거든. 네가."
"되도 않는 수작 그만 부려. 내가 너 같은 사람이랑 만나주기라도 할 것 같아?"
"그래, 넌 그렇게 구는 모습이 썩 마음에 든단 말이지."
"닥쳐."
"알았어, 알았어. 내가 다 정리하면 돼? 이제 너한테만 올인할게."
카일과 나는 마치 창과 방패였다. 카일은 재차 나에게 만나자며, 잘해주겠다며 정말 지겹게 누룽지처럼 늘러붙고 있을 때, 나는 그런 카일을 하나씩 다 선을 그었다. 진짜 지겨워... 나는 카일을 조용히 노려보며 이빨을 꽉 물고 있을 때, 갑자기 내 눈 앞으로 또 낯익은 얼굴이 하나 나타났다.
"적당껏 하지 그래."
"와... 또 너야 말포이? 너도 참 대단하다."
"주제도 모르고 부리는 재주가 영 별로네."
"너 진짜 우리 y/n이랑 만나기라도 하냐?"
말포이였다. 카일은 그런 말포이를 보고 또 한 번 비소를 흘리기 바빴다. 그러다 진짜 나랑 말포이가 만나기라도 하는 것이냐 카일이 물었을 때, 말포이는 잠깐 주춤했다. 그러더니 내 눈을 한 번 바라보고는 말했다.
"어, 사랑하는데?"
"얘 뭐라냐. y/n, 얘한테도 닥치라고 해 봐 한 번."
"닥치라고 했을 텐데, 카일."
"아니~ 나 말고 얘, 재수없는 금발 머리."
"말포이랑 나랑 만나는 거 맞아. 그만 좀 하고 가."
내 말을 끝으로 카일은 잠깐 벙쪄있었다. 조금의 적막 뒤에 카일은 입가를 만지작대며 웃으면서 말했다. 카일의 웃음은 볼 때마다 소름이 끼친다. 카일은 곧바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고서는 내 눈을 지독히 맞춰오며 말했다.
"y/n, 언제 이렇게까지 준비해뒀대. 나 떼어놓으려고 얘랑 짜고 치는 중인 거지?"
"..."
"나 밀쳐내는 사람 꼬시는 재미도, 썩 볼 만 하지. 다음에는 우리 둘이 따로 보자?"
말을 끝으로 카일은 유유히 자리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카일이 떠난 자리에 남은 말포이와 나. 나는 힘이 없어 그 자리 곧바로 털썩 의자에 앉았다. 말포이는 내 앞에 마주앉았다.
"y/n."
"...오늘은 좀 지친다."
"저런 거에 크게 신경 쓰지 마."
"응... 그래야지."
말포이와 나의 사이에는 곧바로 적막이 찾아왔다. 그러고는 곧바로 연회장의 본격적인 새학기 맞이가 시작됐다. 주변은 다들 시끌벅적한데, 말포이와 나의 사이는 마냥 무거운 침묵이 우리를 갈라놓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폭풍같은 연회장이었다.
시간은 여전히 빠르게 지나갔다. 기숙사에 돌아가 짐을 다 풀고 이제 쉬려고 하니 벌써 어둠이 내려앉은 저녁이었다. 나는 침대에 걸터앉아 창 밖을 바라보며 한참을 넋놓고 있었다. 그러는 도중에, 갑자기 같은 기숙사 내에 여학생이 나에게 다가와 무언가를 건넸다.
"전해달래."
"뭐야, 편지네. 고마워."
"카일이 전해달라더라."
"..."
여학생은 내 손에 편지가 쥐여지는 것까지 확인하고서는 내 침실에서 벗어났다. 카일? 카일이 또 왜? 나는 불안감을 가득 안고는 편지를 천천히 열어 내용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우리 단기 방학 때에 가문끼리 만나서 파티하는 거 알지? 아마도 너희 가문이랑 우리 가문 말고 한 가문 더 있다던데,
말포이 가문도 이번에 같이 참석하게 됐다더라.'
"뭐...? 파티? 처음 들었는데. 거기다... 말포이도?"
나는 처음 들은 파티 소식과, 거기에 말포이 가문과 로스트 가문까지 함께하는 곳이라니, 아마도 부모님과 아직도 서먹한 사이인지라 파티 소식을 전해듣지 못했던 것 같다. 아, 가기 싫다. 어쩔 수 없이 곧 아버지 얼굴을 뵐 수 밖에 없는 계기였다. 편지 내용을 더 읽어보았다.
'기대 된다. 너도 그렇지 y/n? 아마도...
그 날 파티에서는 재미있는 사건이 하나 일어나겠지?'
왠지 모르게 싸늘한 기운이 도는 듯한 편지 내용이었다.
카일이 죽었다!!!!아핰핰핰핰!!!!꺄하하하핳!!!!이제 지대로된 파티를!!!!!꺄할!!!(미침)
ㅋㅋㅋㅋㅋ
ㅋㄹㅋㄹㅋㄹㅋㄹ
순간 벨라트릭스 빙의되신 줄ㅋㅋㅋㅋㅋㅋㅋㅋㅋ음성지원되는 느낌ㅋㅋㅋㅋ
아하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벨라트릭스??....
진짜 너무나 좋은 글이였고 보면서 오열할정도로 몰입력이 장난아니였어요 작가님 제가 여태까지 읽었던 소설중 가장 좋았던 소설이지 않을까 싶어요 🥲
제가 아마도 장차 유명한 작가님이 되실분을 발견한것 같습니다만
완결까지 냈습니다! 너무 감사한 댓글... 사랑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나도 발견한거같습니다만
와드는 이 댓글 대댓글로 편하게 달아주셔도 됩니다! 댓글 단 시점에서, 다음 화가 나오는대로 하트를 눌러드려 알려드릴게요. 💚☺️ 늘 감사합니다!
너무 재밋어요 ㅠㅠ 와드요 !!! 🖤💚
글 너무 너무 재밌어요..이번 소설도 열심히 챙겨볼게요 와드요!
디키리즈님 소설은 항상 재밋네요오..와드박고 갈게요!
와드듣!!!
와드와드와드와드!111
이 소설 맛있네요 좀 색다른 방식.. 여즘 너무 비슷한게 많아서 별로였는લો 이런게 있었네..💕💕
완결까지 냈습니다! 제 계획이 완벽하게 이루어진 것 같네요! 사실 이 작품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다뤄보고 싶었기에 이 댓글을 보니 너무 기쁠 따름이에요 감사합니다💚☺️
소설 자체도 정말 재밌는데 이렇게 오밀조밀한 부분까지 다 풀어주시다니, 너무 좋긴한데요...
계속 그렇게 해주세요 :):)
이야기 미쳤음... 진심 너무 좋다 이 전개
완결까지 냈습니다! 생각보다 전개가 빨랐는데... 좋아해 주시니 너무 기쁠 따름이에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와...대박임니더..ㅠ 담편나오면 알려주세요ㅠ!!
완결까지 냈습니다! 별 거 없는 소설 기다리시느라 넘 고생하셨어요 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흫 아 너무 좋아요 이런거... 말포이가 보호해주고 하는거ㅓ엉어 작가님 담편 나오면 핱 눌러주실수 있나요?🙏
완결까지 냈습니다! 너무 이쁜 댓글 달아주셔서 감해요 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디키리즈 아녜요ㅜㅜㅜ 오히려 좋은 소설 써주신 작가님한테 더 감사하쥬 🥺❤️
와 .. 작가 지망생이신가요오?? 스토리를 구체적으로 잘 짜셨네요! 재능이 대단하시다 ㅜㅜ❤️💗👍🏼
머선 129.. 와드 박을 수 밖에 없네
완결까지 냈습니다! 기다리시느라 고생하셨죠...ㅠㅠ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와 대박 너무 재밌어요!!!❤️ 구독 누르고 다음편 기다릴게요☺️ 혹시 된다면 다음편 알림 부탁드립니다!⭐️
완결까지 냈습니다! 기다리시느라 넘 고생하셨어요 ㅠㅠ 감사합니다!💚☺️
헐 다음편 나오면 알려쥬세요 이거 좀 짱이다...🥺🥺
완결까지 냈습니다! 제 별 거 없는 소설 좋아해 주셔서 감동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잠결에 뱉은 말포이의 말이였다××××
말포이의 진심어린 고백이였다○○○○○○○○○○○○
ㅋㅋㅋㅋㅋㅋㅋ 팅커벨 님 댓글만 보면 웃겨요... 제 웃음을 책임 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디키리즈 언제나 디키님 웃음을 책임지겠습니다!!!!!!!!
계속 쓰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끝까지 열심히 연제해주셔서 너무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완결까지 냈습니다! 기다리시느라 고생하셨어요 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님 필력이 대단하세요❤️❤️❤️
완결까지 냈습니다! 헉 필력이라뇨... 제게 너무 과분한 말이지만, 너무 감사드려요 ㅠ.ㅠ 💚☺️
@@디키리즈 사랑해요 작가님💚💚
@@디키리즈 작가님 사랑해요💚💚
오 재밌어요 사실은 장미 때매 조금 불안해여 😔 해..해피길!
완결까지 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기다려 주시느라 고생하셧어요 ㅠㅠ 감사합니다💚☺️
혹시 다음편이 나온다면 저에개 하트를 주실수 있을까요?ㅠㅠ 너무 조화여
완결까지 냈습니다! 관심 가져 주시고 읽어주셔서 너무 너무 감사드려요 ㅠㅠ🥺💚
ㅇㄷ박을게요 담편나로면 알려주세요 ㅠㅠㅠ
완결까지 냈습니다! 기다리시느라 고생하셨고, 너무 너무 감사드려요 ㅠ.ㅠ💚☺️
작가님 적게 일하시고 많이 버세요♡
(+ 혹시 다음편 나오면 알려주실 수 있나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지금 불미스럽게 유튜브 댓글을 다는데 분량이 길어져서 원래 업로드 하려던 1편을 어쩔 수 없이 현재 두 편으로 나눠 총 2편까지 업로드 했습니다. 말씀 드려야 할 것 같아서 답글 달아요! 3편은 나오는 대로 하트 눌러서 알려드릴게요! 급작스럽게 끊긴 1편 내용에 놀라셨다면 죄송합니다. ㅠㅠ!
완결까지 냈습니다! 너무 오래 기다리셨죠 ㅠㅠ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담편 기다리겠습니다 🤭❤️
완결까지 냈습니다! 먼저 기다리시느라 고생하셧고 읽어주셔서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정말 재미있어요!!!
나올때마다 알려주세요 넘 재미써용!!
완결까지 냈습니다! 재미있게 봐 주셔서 너무 감동입니다 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ㄴ.. 너모 좋코만요.. 소장하ㄹ겡요🥺❤️❤️
이건 혁명ㅇㅇ이야!!!!🤭🤭🤭
완결까지 냈습니다! 헉 제 소설로 인해서 기분이 좋아지셨다면 너무 감동이에요 ㅠㅠ 감사합니다💚☺️
@@디키리즈 77ㅑ❤️ 완결알림 감사해요🥺❤️❤️ 마지막 까지 열심ㅁ히 볼깨요🙇♀️
이건 제목부터 게임끝!!!
와 작가님 사랑해요💖
다음편 나오면 알려주세요!!
완결까지 냈습니다! 헉 저도... 사랑한다고 해도 될까요! 읽어주시고 기다려 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슨생님.. 사랑합니다..
완결까지 냈습니다! 저도... 기다려 주시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디키 처음부터 관심이 있었구나🤗🤗
카일이 이렇게 쉽게 죽을 줄은 몰랐는데...🙊
완결까지 냈습니다! 제 소설에 관심 가져주시고 이렇게 귀여운 감상평 댓글두 너무 감사합니다 ㅠ.ㅍ💚☺️
작가님 필력 사랑해요
완결까지 냈습니다! 저도 읽어주시고 기다려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와드여~~
잠깐만요.. 제 눈에서 나오는 물좀 멈춰주실래요..? 아부지와의 대립에서 을매나 슬펐는지.. 아부지의 사랑..💗갬동적.. 진짜.. 눈물이 차올라서 고갤 들게요
담편나오면 알려주새요 !!
완결까지 냈습니다! 읽어주시고 좋아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ㅠㅠ💚☺️
저도 완결나면 알려주실 수 있으실까요? 너무 재밌어요🥰🥰
완결 소식은 대댓글로 바로 알려드릴게요☺️🤭
@@디키리즈 감사드립니다😌❤️
완결까지 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관심 가져 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ㅠㅠ💚☺️
@@디키리즈 앗 저두 재밌게 봤습니다! 글 쓰시느라 수고하셨어요🥰🙌🏻
맨첫번째노래 21그거 들어가보니까 기타? 그런건없고 피아노랑목소리만있는데 기타같은소리도같이있는거 어디서 들을수잇나요?ㅠ
뮤직비디오 버전에는 기타 소리가 없는 것 같아요! 원래 음원에는 기타 소리가 포함되어있을 겁니다!
우오아이아어 와드요요용••¡¡
완결까지 냈습니다! 기다리시느라 고생하셨어요 ㅠㅠ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카일 죽여도 괜찮은건가요.?.?.? 아 카일을 걱정하는건 아니구 우리 디키 손에 피 묻히기 싫어서여... 우리 맘여린 디키는 소듕하다고요..
뭐여 디키가 안죽인것 같은데.. 설마 여주 아빠가 죽인건가.?..?.?.?? 아 몰라 작가님 글 너무 잘쓰세요 감사항오ㅛ요요오옹🥰
완결까지 냈습니다! 헉 저야말로 너무 감사드려요 ㅠㅠ 이런 귀여운 댓글... 정말 사랑합니다💚☺️
다음편 나오면 하트 좀여ㅠㅠ
완결까지 냈습니다! 기다리시느라 넘 고생하셧어요 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와드를 선고합니다 탕탕탕
완결까지 냈습니다! 헉 와드를 선고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ㅋㅋ ㅠㅠ💚☺️
ㅇㅋ 작가님 짱
완결까지 냈습니다! 헉... 저 짱 먹어도 되나요?! 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담편이 나올 때마다 하트 눌러주싲쇼..
완결까지 냈습니다! 별 거 없는 소설 읽어주시고 기다려 주셔서 너무 고생하셧고 감사합니다 ㅠㅠ💚☺️
흫흐흫흐흐 드디어 카일 이 나쁜 녀석이 죽었군요 흐흐루ㅡㄹ흫 여주야 디키 미워하지 마렴. 흐흐흐흫 그냥 지나가는 일 이라고 생각하렴 흐흐흫 🤪🤪
완결까지 냈습니다! 악 ㅋㅋㅋ ㅠㅠ 이런 댓글 너무 좋아요 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담편 알람 부탁드려도 될까요!!!
완결까지 냈습니다! 읽어주시고 기다려 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ㅠㅠ💚☺️
아니 여주를 위해서라도 카일을 죽이는건 아니지 .. 죽이는건 아니야 ..
완결까지 냈습니다! 카일 때문에 많이 힘드셨죠. 수고 많으셨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편나오면 알려주세요
완결까지 냈습니다! 오래 기다리셧죠... 고생하셨어요 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카일은 아무리 말을 나쁘게햇다지만..... 안쓰럽기도 한것 같네요 ㅠㅠ
완결까지 냈습니다! 맞아요... 이 댓글 보고 조금 놀랐어요 추리력이 대단하신 분 ㅠㅠ 감사합니다💚☺️
하...너무 좋은데 어떡하죠??
완결까지 냈습니다! 좋아해 주시고 기다려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ㅠㅠ 감사합니다💚☺️
작가님 죄송하지만 저의 사랑을 받아주세욥
카일인가 카멜레온인가 아무튼 적당히 나대라.... 얼굴이 어떻게 생긴진 몰라도 성격이 더러우면 좋아해줄 사람 없음..
카멜레온 ㅠㅜㅜㅠㅠㅠ
완결까지 냈습니다! 아 ㅋㅋ 카멜레온 ㅠㅠ 너무 센스 있는 댓글 감사합니다💚☺️
씹더랏존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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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까지 냈습니다! 악 ㅋㅋㅋㅋ 이 댓글 너무 좋아요 ㅠ.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