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에게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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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Опубликовано: 4 янв 2025

Комментарии • 11

  • @코코-g6v
    @코코-g6v  4 года назад +50

    윤희에게 0:01
    쥰에게 6:50
    추신 9:38

  • @hammnnn5750
    @hammnnn5750 3 года назад +146

    새봄이 얘기가 나오자 윤희의 목소리가 미묘하게 밝아지는 게 너무 인상 깊어요

  • @Tooocutetodie
    @Tooocutetodie 13 дней назад

    정말 고맙습니다 ..

  • @alwayshappyjieun
    @alwayshappyjieun 3 года назад +60

    추신 부분은 정말 들을 때마다 늘 새롭고 찌릿하네요ㅠㅠ

  • @laurentstellar
    @laurentstellar 2 года назад +8

    쥰의 목소리가 좋아요❤️

  • @Chloa.y
    @Chloa.y 3 года назад +72

    혹시 새봄이 목소리 뺀 쥰과 윤희 버전만 올려주실 수 있나요 ? 잘 듣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yj163
    @yj163 2 года назад +36

    윤희에게
    잘 지내니?
    오랫동안 이렇게 묻고 싶었어
    너는 나를 잊었을 수도 있겠지
    벌써 20년이 지났으니까
    갑자기 너한테 내 소식을 전하고 싶었나 봐
    살다 보면 그럴 때가 있지 않니?
    뭐든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질 때가
    우리 부모님 기억해?
    언제나 다투던 두 사람은
    내가 스무살 때 결국 이혼하셨어
    엄마는 한국에 남았고
    나는 아빠와 같이 일본에 왔어
    일본에 온 뒤로 아빠는 나를 고모한테 맡겼어
    가끔 아빠랑 통화를 하곤 했는데
    이젠 그마저도 불가능한 일이 돼버렸어
    조금 전에 돌아가셨거든
    이상하지
    언제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아빠 때문에
    이렇게 너한테 편지를 쓰고 있다니
    우리 고모 알지?
    내가 자주 말하곤 했던 마사코 고모
    나는 고모와 함께 오타루에 살고 있어
    고모는 나와 닮은 것 같아
    큰 소리로 말하는 사람을 싫어하는 것과
    북적거리는 곳을 싫어하는 것
    사람들이 모든 잠든 밤을 좋아하는 것까지
    고모는 겨울의 오타루가 잘 어울리는 사람이야
    겨울의 오타루엔 눈과 달
    밤과 고요뿐이거든
    가끔 그런 생각을 해
    이곳은 너한테도 잘 어울리는 장소라고
    너도 마사코 고모와 나처럼 분명 이곳을 좋아하게 될 거라고
    오랫동안 네 꿈을 꾸지 않았는데 이상하지?
    어제 네 꿈을 꿨어
    나는 가끔 네 꿈을 꾸는 날이면 너에게 편지를 썼어
    하지만 이미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루고 있는 너에게
    그 편지들을 부칠 수는 없었어
    그러다 보니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쌓이게 되고
    매번 이렇게 처음 쓰는 편지인 것처럼 편지를 쓰게 돼
    망설이다 보니 시간이 흘러버렸어
    나는 비겁했어
    너한테서 도망쳤고 여전히 도망치고 있는 거야
    머지않아 나는 또 처음인 것처럼 이 편지를 다시 쓰게 되겠지
    바보 같은 걸까
    나는 아직도 미숙한 인간인 걸까
    어쩌면 그럴지도 몰라
    그런 거 아무래도 좋아
    나는 이 편지를 쓰고 있는 내가 부끄럽지 않아
    윤희,
    너는 나한테 있어 동경의 대상이었어
    너를 만나고 나서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됐어
    가끔 한국이 그리울 때가 있어
    우리가 살았던 동네에도 가보고 싶고
    같이 다녔던 학교에도 가보고 싶어
    한국에 있는 엄마는 건강하게 지내고 있는지
    또 너는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
    쥰에게
    잘 지내니?
    네 편지를 받자마자 너한테 답장을 쓰는 거야
    나는 너처럼 글재주가 좋지 않아서 걱정이지만
    먼저 멀리서라도 아버님의 명복을 빌게
    나는 네 편지가 부담스럽지 않았어
    나 역시 가끔 네 생각이 났고, 네 소식이 궁금했어
    너와 만났던 시절에 나는 진정한 행복을 느꼈어
    그렇게 충만했던 시절은 또 오지 않을 거야
    모든 게 믿을 수 없을 만큼 오래전 일이 되어버렸네
    그때 너한테 헤어지자고 했던 내 말은 진심이었어
    부모님은 널 사랑한다고 말하는 내가 병에 걸린 거라고 생각했고
    나는 억지로 정신병원에 다녀야만 했으니까
    결국 나는 오빠가 소개해주는 남자를 만나 일찍 결혼했어
    이 편지 불행했던 과거를 빌미로 핑계를 대고 싶진 않아
    모두 그땐 그럴 수밖에 없던 일이라고 생각해
    나도 너처럼 도망쳤던 거야
    그 사람과 내가 결혼식을 올리던 날
    우습게도 가장 먼저 떠올랐던 사람이 너였어
    모르는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이곳을 떠난 네가 행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빌었어
    쥰아
    나는 나한테 주어진 여분의 삶이 벌이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그동안 스스로에게 벌을 주면서 살았던 것 같아
    너는 네가 부끄럽지 않다고 했지
    나도 더 이상 내가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래
    우리는 잘못한 게 없으니까
    마지막으로 내 딸 이야기를 해줄게
    이름은 새봄
    이제 곧 대학생이 돼
    나는 새봄이를 더 배울 게 없을 때까지
    스스로 그만 배우겠다고 할 때까지 배우게 할 작정이야
    편지에 너희 집 주소가 적혀 있긴 하지만
    너한테 이 편지를 부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나한테 그런 용기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만 줄여야겠어
    딸이 집에 올 시간이거든
    언젠가 내 딸한테 니 얘기를 할 수 있을까
    용기를 내고 싶어
    나도 용기를 낼 수 있을 거야
    추신. 나도 네 꿈을 꿔

  • @정-g3p
    @정-g3p 3 года назад +58

    쥰에게
    잘 지내니?
    네 편지를 받자마자 너한테 답장을 쓰는 거야.
    나는 너처럼 글재주가 좋지 않아서 걱정이지만
    먼저, 멀리서라도 아버님의 명복을 빌게.
    나는 네 편지가 부담스럽지 않았어.
    나 역시 가끔 네 생각이 났고,
    네 소식이 궁금했어.
    너와 만났던 시절에 나는 진정한 행복을 느꼈어.
    그렇게 충만했던 시절은 또 오지 못할 거야.
    모든 게 믿을 수 없을 만큼 오래전 일이 되어 버렸네.
    그때 너한테 헤어지자 했던 말은 진심이었어.
    부모님은, 널 사랑한다고 말하는 내가 병에 걸린 거라고 생각했고 나는 억지로 정신병원에 다녀야 했으니까.
    결국 나는 오빠가 소개해 주는 남자를 만나 일찍 결혼했어.
    이 편지에, 불행했던 과거를 빌미로 핑계를 대고 싶지는 않아.
    모두 그땐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
    나도 너처럼 도망쳤던 거야.
    그 사람과 내가 결혼식을 올리던 날,
    우습게도 가장 먼저 떠올랐던 사람이 너였어.
    모르는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이 곳을 떠난 네가 행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빌었어.
    쥰아,
    나는 나에게 주어진 여분의 삶이 벌이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그동안 스스로에게 벌을 주면서 살았던 것 같아.
    너는 네가 부끄럽지 않다고 했지.
    나도 내가 더 이상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래, 우린 잘못한 게 없으니까.
    마지막으로 내 딸 얘기를 해줄게.
    이름은 새봄, 이제 곧 대학생이 돼.
    나는 새봄이 더 배울 게 없을 때까지,
    스스로 그만 배우겠다고 할 때까지 배우게 할 작정이야.
    편지에 너희 집 주소가 적혀있긴 하지만,
    이 편지를 부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한테 그런 용기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만 줄여야겠어. 딸이 집에 올 시간이거든.
    언젠가 내 딸한테 네 얘기를 할 수 있을까?
    용기를 내고 싶어.
    나도 용기를 낼 수 있을거야.
    추신: 나도 네 꿈을 꿔.

  • @akywudisoo
    @akywudisoo 17 дней назад

    나도 네 꿈을 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