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 한잔 무협단편: 검을 더 견식하려거든 - 보름달이 화산 수련터를 비추는 것을 보며, 화산제자는 하산에대한 섭섭함, 이곳에서 지낸 날들에대한 그리움이 몰려들었다. 그러한 제자의 마음을 읽기라도 했는지, 사부가 먼저 말을 건냈다. "하산하면 더 넓은 공부를 위해 중원을 벗어날거라 들었다. 어디로 갈지 정하였느냐?" 예를 갖추고 답하길, "제자, 비록 경황이 없사오나 우선 서쪽의 대리국이나 토번국의 검법을 살펴보려합니다." 사부는 고개를 끄덕이며 제자를 걱정하는 눈으로 말했다. "네 뜻을 모르는게 아니다만...검을 더 견식하려거든 네 고향인 고려로 가라. 제자가 대답을 못하자 이어서 말했다. "네가 한때 홀로 고려에서 생존하느라, 고향에대해 좋은 기억이 없겠지. 허나...진정 검을 더 견식하려거든 고려로 가거라." 사부는 수련터쪽으로 잽싸게 몸을 날리더니 검을 뽑았다. 척추와 검을 기이한 각도로 꺾은 후, 곧바로 질풍처럼 사방팔방으로 검을 베고 찌르며, 순식간에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녔다. 검에는 음산한 살기가 맺혔다. 신법과 보법은 회전없이 직선이었는데, 마치 유령같이 빠르게 앞으로 갔다가 뒤로 물러섰다. 화산검법의 빠름이 아니었다. 시전을 마친 사부는 말했다. "이건 월광검법 이다. 나는 간신히 흉내만 내는 정도. 십이년전 고려를 여행중에 이 검법에 패하였다. 극도로 방어만해서 목숨을 건졌지. 그 후로 이 검법에대한 자료를 계속 모으고 있으나, 수련법이 까다롭고 비밀스러워서 연구가 어렵구나. 주문으로 귀신을 부리며 시전하는 검법이라, 어차피 제대롭게 보인 것도 아니다. 기억하라. 절대로 이 검법과 승부하려들지 마라." 화산제자는 기대감과 호승심에 가슴이 두근거렸으나, 침묵하고 있었다. 제자에게 마지막으로 얘기하듯, 사부는 강렬한 어조로 말했다. "구파일방 고수들...자신들이 최고인줄 알지. 천만에. 규모가 큰 명문정파 고수들일수록 순진하다. 그들이 '묘향뇌력검법', '설악유운검법' 등을 알까? 고려의 고수들은 거대한 문파를 만들지 않는다. 월광검법을 쓴 자도 홀로 유랑하는 기인이었지." [*월광검법은 실제 있는 검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임경업 장군이 시전했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검색해보시면 나옵니다. *적어도 삼국시대나 고려시대부터 구한말까지 한반도내 명산에서 수련단체가 있었다는건 역사적 사실입니다만, 위의 '묘향뇌력검법', '설악유운검법'은 지어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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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 한잔 무협단편: 검을 더 견식하려거든 -
보름달이 화산 수련터를 비추는 것을 보며, 화산제자는 하산에대한 섭섭함, 이곳에서 지낸 날들에대한 그리움이 몰려들었다. 그러한 제자의 마음을 읽기라도 했는지, 사부가 먼저 말을 건냈다. "하산하면 더 넓은 공부를 위해 중원을 벗어날거라 들었다. 어디로 갈지 정하였느냐?"
예를 갖추고 답하길, "제자, 비록 경황이 없사오나 우선 서쪽의 대리국이나 토번국의 검법을 살펴보려합니다." 사부는 고개를 끄덕이며 제자를 걱정하는 눈으로 말했다. "네 뜻을 모르는게 아니다만...검을 더 견식하려거든 네 고향인 고려로 가라. 제자가 대답을 못하자 이어서 말했다. "네가 한때 홀로 고려에서 생존하느라, 고향에대해 좋은 기억이 없겠지. 허나...진정 검을 더 견식하려거든 고려로 가거라."
사부는 수련터쪽으로 잽싸게 몸을 날리더니 검을 뽑았다. 척추와 검을 기이한 각도로 꺾은 후, 곧바로 질풍처럼 사방팔방으로 검을 베고 찌르며, 순식간에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녔다. 검에는 음산한 살기가 맺혔다. 신법과 보법은 회전없이 직선이었는데, 마치 유령같이 빠르게 앞으로 갔다가 뒤로 물러섰다. 화산검법의 빠름이 아니었다.
시전을 마친 사부는 말했다. "이건 월광검법 이다. 나는 간신히 흉내만 내는 정도. 십이년전 고려를 여행중에 이 검법에 패하였다. 극도로 방어만해서 목숨을 건졌지. 그 후로 이 검법에대한 자료를 계속 모으고 있으나, 수련법이 까다롭고 비밀스러워서 연구가 어렵구나. 주문으로 귀신을 부리며 시전하는 검법이라, 어차피 제대롭게 보인 것도 아니다. 기억하라. 절대로 이 검법과 승부하려들지 마라."
화산제자는 기대감과 호승심에 가슴이 두근거렸으나, 침묵하고 있었다. 제자에게 마지막으로 얘기하듯, 사부는 강렬한 어조로 말했다. "구파일방 고수들...자신들이 최고인줄 알지. 천만에. 규모가 큰 명문정파 고수들일수록 순진하다. 그들이 '묘향뇌력검법', '설악유운검법' 등을 알까? 고려의 고수들은 거대한 문파를 만들지 않는다. 월광검법을 쓴 자도 홀로 유랑하는 기인이었지."
[*월광검법은 실제 있는 검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임경업 장군이 시전했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검색해보시면 나옵니다.
*적어도 삼국시대나 고려시대부터 구한말까지 한반도내 명산에서 수련단체가 있었다는건 역사적 사실입니다만, 위의 '묘향뇌력검법', '설악유운검법'은 지어낸 것입니다.]
힘에는 대가가 있는 법. 그 힘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만큼의 몫을 해내야 하는 법. 어찌 보면 힘을 갖는다는 것은 선물이 아닌, 짐을 짓는 것이라 할 수 있는 것.
의미있고 망각하기도 쉬운 점 입니다. 계속 명심하겠습니다. 이 교훈을 나중에 무협 단편으로도 풀어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쉽지는 않겠습니다만, 그만큼 유익하겠지요. 정말 감사드리며, 좋은 초가을의 일요일 되십시요. ^_^
안녕하세요. 매화검 잘 보고 있어요.
저도 배우고 싶은데 시간이 안 납니다 ㅠㅠ
그래도 예리한 칼놀림이 2023년에도 새해처럼 향기로운 봄날 가득히 福(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이번에도 이렇게 힘있는 격려 감사합니다. ^_^ 바쁘신 중에 남겨주신 새해인사도 감사히 담겠습니다. 형민님께서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_^
화려하게 피는 매화를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화산귀환 청명에게 어울리는 검법같습니다
길가로 물러난 매화이므로, 겸손함과 함께 화려함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