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詩 Poem _ 중랑천 中浪川 하루] 선정주 시인(1935-2012) | 제9회 에피포도문학상 시조 대상 | 배경사진 • Newport Bay Nature, by sc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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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Опубликовано: 1 янв 2025

Комментарии • 4

  • @eaal3
    @eaal3  3 года назад +2

    [시 詩 Poem _ 중랑천 中浪川 하루] by 선정주
    폭우 쏟아진 날에
    흙탕물이 된 강을 보다가
    문득 이소離騷를 쓴 굴원屈原이 생각난다. 같이 흐리지 아니한 굴원, 강은 한 번도 흐린 적이 없다. 강이 흐린 것은 허물을 쓴 것뿐이다. 허물을 쓰고도 굳이 변명하지 않은 것뿐이다. 강은 한 번도 죽은 일도 없다. 그 많은 오명汚名을 받고도 느긋한 것뿐이다.
    한 번도 다급해지지 않고
    느긋한 강을 보다가

  • @eaal3
    @eaal3  3 года назад +2

    [선정주 시인 _ Profile]
    혜산惠山 선정주 시인(1935-2012)은 1963년 부산고려신학교(현, 고려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이미 중학교 시절 고성학생신우회를 조식 이란 동인지 발행. 1960년대부터 등의 문학동인으로 참여했다.
    1970년 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이사역임. 목양문학회회장 역임. 한국펜클럽회원. 계간현대시조 편집위원. 계간현대시조 주간. 현대시조문학상. 신문예문학상. 문예한국문학상 대상. 백자예술상. 한국크리스천문학상 대상. 가람시조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시집으로 등 다수. 서울 성림교회 담임목사로 사역했다.

  • @eaal3
    @eaal3  3 года назад +2

    [시인의 말] by 선정주 시인
    중랑천에 살게 된 것은 우연 같지만 어찌 보면 크신 손길에 의한 섭리라는 생각이 든다. 거품이 이는 탁한 물에서는 화약내 같은 냄새가 피어올라 강의 오염을 중랑천으로 대명사처럼 부르던 때였다.
    뚝 양편에 달라붙은 판잣집에서 버리는 쓰레기까지 겹쳐서 말 그대로 죽은 강이었다. 산다는 일이 너무 막막해서 달밤이면 천변에 나와 볼라치면 낮에 보는 것과는 달리 강의 숙연한 모습과 함께 내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
    언뜻 생각하기를, 이 큰 도시가 쏟아내는 하수를 이 강이 받아 내지 않는다면 어찌 되었을까, 이 큰 도시를 위해서 중랑천이 죽어 주고 있어 사람의 허물을 누군가가 대신해 주는 형상 같은 신앙심을 읽을 수 있었다. 이제 날더러 중랑천 시인이라고 불러준다. 나에게 중랑천 시인이라고 이름을 달아 주신 분들께 고마움의 마음을 보내며, 달리 외람되다고 비웃지 말기를 바란다.

  • @eaal3
    @eaal3  3 года назад +2

    [선정주 시인의 작품 세계] 중에서, by 백승철 문학 평론가
    선정주 시인을 이번 해 에피포도문학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시인의 목회자적 생애와 삶에 묻어나는 존경심, 문단에서 작품 활동의 모든 상황을 살피면서 올해의 문학상 대상으로 선정한 것이다.
    특히 이번 수상시집 는 그의 시집 서문에서 밝혔듯이 “이 중랑천 가에서 살아온 30년! 그의 애환을 내 애환인 듯, 내 애환이 그의 애환인 듯 살을 섞고 살아왔기에 자연히 소재가 될 수밖에 없었고, 중랑천은 내게 있어 시의 강 이었다”로 적고 있다.
    흐르는 물은 한 번도 동일한 순간, 찰나, 역사를 만들지 않는다. 하지만 시인은 그 일순간을 언어로 마치 사진으로 남기듯 멈추어 서서 언어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세계, 신의 영역 세계로까지 이어져 갔다.
    그것은 존재와 근원의 세계 사이를 중랑천이 이끌고 마침내 인간이 도달해야 될 성화의 세계다. 모든 독자에게 일독을 권한다. 에피포도가 선정주 시인에게 특별한 감사는 에피포도예술상이 9회까지 진행되면서 이번 회 처음으로 시조부문으로 대상으로 선정된 것이다.
    시의 분석별 분류를 따르지 않더라도 시조란 철학적, 형이상학의 세계, 한자문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포함하지 않고는 표현할 수 없는 누구나 시조를 쓸 수 없기 때문에 이번 수상은 더욱 값진 것이며 한 세대를 넘어 영원히 잊히지 않는 그의 작품 세계를 고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