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아침 - 송수권 (낭송 김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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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Опубликовано: 20 сен 2024
  • 새해 아침
    송수권 시
    김윤아 낭송
    새해 아침은 불을 껐다 다시 켜듯이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답답하고 화나고 두렵고
    또 얼마나 허전하고 가난했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지난밤 제야의 종소리에 묻어둔 꿈도
    아직 소원을 말해서는 아니 됩니다
    외로웠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억울했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슬펐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얼마나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습니까?
    그 위에 우레와 같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그 위에 침묵과 같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낡은 수첩을 새 수첩으로 갈며
    떨리는 손으로 잊어야 할 슬픈 이름을
    두 줄로 금긋듯
    그렇게 당신은 아픈 추억을 지우십시오
    새해 아침은
    찬란한 태양을 왕관처럼 쓰고
    끓어오르는 핏덩이를 쏟아놓으십시오
    새해 아침은
    첫날밤 시집온 신부가 아침나절에는
    저 혼자서도 말문이 터져 콧노래를 부르듯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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