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시간의 돛단배 0:00 지하철역 앞에 구멍가게를 지나 집으로 걸어갈때 어떤 사내가 슬쩍 내게 말을 걸어왔네 그는 적잖게 놀란 내 모습을 보면서 환해진 표정으로 기뻐하네 김경환 설마했는데도 맞네 정말 세상 좁다 얘 몸은 건강해? 옛날하고 똑같애 아 기억나네 열살때 전학때문에 떠난 내 꺼벙한 옛 친구 무척 조용한 내 성격관 정반대로 유별나게 촐싹대던 녀석한텐 묘하게도 공감대를 느껴 난생 첨으로 마음을 열어 주었던 그녀석 내가 똥싸개라고 불렀던 꼬마애 널 보면 꼭 거울같애 라며 혼자 얘기하던 녀석과 난 그동안에 못한 얘기들을 정답게 늘어놨네 그럼 갈게 또봐 그래 이거 우리집 전환데 꼭 연락해 바다에 비친 햇살을 보는 것 처럼 눈이 시려서 어쩌면 환영을 봤던 것만 같아 뒤를 돌아보고 싶어졌어 그 날 새벽 난 책상 서랍에서 뽀얗게 먼지덮힌 일기장을 꺼내 펼쳐봤네 서로간에 소박했던 바램 그것을 쏟아내던 날에 관한 몇장의 기록들 하지만 시간이 경과해 기억은 녹아내리고 소갑게 흘러간 세월앞에 파묻다 함께 있어 참된 행복과 옛 추억조차 퇴색되어 가네 생각해보면 낮에 수년만에 엄청나게 성장해버린 그와 뻔하게 몇 마디의 대화를 나누며 난 계속 자꾸 뭔가 꽤나 먼 관계 심지어는 동창생의 한명으로 밖엔 보이지않아 조금 혼란했어 머리속이 복잡해 난 또 혼자된 절망에 빠져 가네 날 옭아맨 험한 외로움의 골짜기에서 날 내보내줘 여긴 너무 적막해 여긴 나 혼자 있는 방 꽤나 오랫동안 여기있었지 누군가 문을 열고 이방으로 들어와줬으면 여보세요 어 난데 너한테 할말있어 한때는 너가 내 코앞에 있다는 것만해도 고맙게 생각했어 한데 니가 멀리 떠난 뒤엔 점차 내가 커감에 따라 변하게 되버렸어 난 너와의 어릴적 관계 따위는 고작해야 몇판의 오락게임 처럼 무가치하게느껴져 무표정한 얼굴로 만났던 좀 아까도 너와난 서먹했었잖아 경환아 걱정마 난 조금도 섭섭하게 느끼지 않았어 마냥 널 탓하고 속상해 하지마 시간이 흐르면 누구나 변하는게 당연한데 뭘 자책하고그래 어? 넌 참 괜한 걱정만해 대체 뭘바래 언제까지나 허황된 공상에 빠져 살래? 멀어져간 몇 몇 관계를 솎아 내는건 무정한게 아니야 괜찮아 시간은 흐르고 누구도 변해가네 멀어져가 놓치고 싶지않아 시간이 흐르고 누구도 변해가네 멀어져가 놓치고 싶지않아
2 . 잉여인간 4:56 방학도 아닌데 오늘도 방안에만 처박힌 내 모습. 가치를 잃어가는 내 목숨. 내 모든 의지를 다해도 어떻게 해볼 수 없는 나태함의 최고수준. 제 버릇 개 못준 죄로, 늘 배고픈데 먹을 게 없는 괴로움에 떠는 외골수 게으름뱅이. 매일 패닉상태인 폐인. 쓰레기 내 인생. 이런 제길. 모든 게 귀찮아. 전부 재미 하나 없는데 니가 봐도 시간낭비잖아. 일 안하고 씻지 않아도 심장만 잘 뛰잖아. 진짜 난 비참한 인간이야. 공기 중에 떠다니다 흩어지는 먼지들. 벽 귀퉁이마다 쳐진 뿌연 거미줄. 원인을 알 수 없는 의욕 결핍증으로 종일 누워 있는 내 허리춤에 느껴지는 결림증. 고민으로 가득해 터질 듯한 머리는, 현기증으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지, 늘. 현실은 날 병신으로 만들었어. 지금 난 아무것도 집중 할 수 없어. 실은 모든 게 귀찮아. 전부 재미 하나 없는데 니가 봐도 시간낭비잖아. 일 안하고 씻지 않아도 심장만 잘 뛰잖아. 진짜 난 비참한 인간이야. 물론 아직도 난 방바닥을 굴러다니고, 두 번 다신 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긴 한숨 속에 뿌려대. 그렇게 방구석에 틀어박혀 하루를 보내는 한 마리 부엉새. 운동부족으로 불어난 배 둘레 때문에 비명을 질러대는 체중계. 최근에 부쩍 핼쓱해진 내 눈엔 뵈는 게 하나 없어. 그래도 알게 뭔데? 모든 게 귀찮아. 전부 재미 하나 없는데 니가 봐도 시간낭비잖아. 일 안하고 씻지 않아도 심장만 잘 뛰잖아. 진짜 난 비참한 인간이야. 매일을 해 뜰 때 까지 난 게임을 해. 폐인들의 대축제 Battle Net. MMO RPG의 세계로 빠진 뒤엔 가상과 현실의 경계조차도 애매모호. Level Up을 위해 계속 헤매고, 또 헤매고, 또 헤매고, 또 헤매고, 또 헤매고, 또 헤매고, 또 헤매고... 또 헤매. 도대체 뭐 땜에? 나도 모르겠네. 모든 게 귀찮아. 전부 재미 하나 없는데 니가 봐도 시간낭비잖아. 일 안하고 씻지 않아도 심장만 잘 뛰잖아. 진짜 난 비참한 인간이야. 오늘도 눈 떠 컴퓨터를 켜. 손을 뻗어, 멈출 수 없는 저 유혹들 속으로. 속물로 가득 찬 동물농장, 그 욕망의 소굴로 난 서둘러. 자, 노를 저어. 골은 텅 비우고, 모든 걸 비웃고 거들먹거리는 법을 배워. 입을 더 이죽거릴수록 내 기분은 더 크게 부풀어 올라. 그래도 역시 모든 게 귀찮아. 전부 재미 하나 없는데 니가 봐도 시간낭비잖아. 일 안하고 씻지 않아도 심장만 잘 뛰잖아. 진짜 난 비참한 인간이야. 리모콘을 쥐고 돌리기도 지겨워. 힘없어. 지쳤어. 난 피곤모드. 빌어먹을 단 일초도 견딜 수 없어. 난 미쳐 돌아버릴 정도야. 모두 찢어버리고 싶어. 짜증만 자꾸 나. 따분한 삶은 나를 잡고 놔주지 않아. 하품만 하는 날의 연속은 제발 그만. 한숨과 싸우다 하루가 다 끝나, 잠든 다음에야 나오는 말은 아뿔싸. 아뿔싸... 아뿔싸, 아뿔싸... 아뿔싸, 아뿔싸... 아뿔싸...
3 . 가면무도회 9:20 탐욕스럽게 모든걸 삼켜쥐려해 한번 두번 세번 네번 마음껏 우려내 자연스럽게 거짓감정을 표해 가면무도회 그곳에 가면 우선 모두 가면을 써 늘 서로 가벼운 넉살을 가미한 후 살가운 면을 요구하며 웃어 감언이설 가득찬 그 거머리 소굴 시꺼먼 입술과 머릿속 잔뜩 커버린 썩은 욕망 또 위선 완전히 본색에 가로 막고 있던 망토 뒤 넌 잔머릴 써 맘껏 잇속만 편히 쏙 파먹지 영락없이 겉만 좀 비교하고 이용 값어치로 나눴지 그러나 뻔히 속 사정들을 알고 있건 말건 다 널 믿고 반겨 왜나면 이건 바로 쉽고 간편히 원한걸 얻는 방법이고 약속 필요하면 지켜왔던 자존심도 안녕 오늘은 나도 그들과 뜻을 같이 품을까해 무슨가면을 쓸까 웃을까 혹은 울까 오 그게 마음에 들어 나는 이게 나은데 더 아무튼 가운데로와 다음에는 너 탐욕스럽게 모든걸 삼켜주려해 한번 두번 세번 네번 마음껏 우려내 자연스럽게 거짓 감정을 표해 가면무도회 오늘도 한명을 더 해 탐욕스럽게 모든걸 삼켜쥐려해 한번 두번 세번 네번 마음껏 우려내 자연스럽게 거짓감정을 표해 가면무도회 모두가 늘 입으로만 웃지 애써 얼굴 가죽 비틀어 만든 티 팍팍 나는 가면 가식으로 파묻힌 그 심드렁한 눈빛 의심으로 가득히 찬 시들어가는 믿음 허나 우린 보란듯이 속아주지 뻔한 구실로 말끔히 썩 잘꾸민 격과 품위 그저 일부로 미끼를 물어 다들 지 뒷구멍 빠는 짓에 기분 좋아 죽으니 아 즐거운 연회가 곧 시작되 그러니 각색에 거짓관계로 치장해 번질나게 연질 뺨에 떡칠한채 또 친한채 오리발 내밀고 신나게 어릿광대 놀이나해 어서 저 서러운 서커스 속 오손도손 또 섞여 서로 속고 속여 봐 씩 억지로 인조 미소지어 먹일 노리고 위선 뒤로 기꺼이 널 지우고 탐욕스럽게 모든걸 삼켜쥐려해 한번 두번 세번 네번 마음껏 우려내 자연스럽게 거짓감정을 표해 가면무도회 오늘도 한명을 더해 탐욕스럽게 모든걸 삼켜쥐려해 한번 두번 세번 네번 마음껏 우려내 자연스럽게 거짓감정을 표해 가면무도회 희로애락 저 필요에 맞춰 빚어낸 감정 이면에 감춘 인간 위선의 감투 가증시런 갖은 시늉으로 가진 신용들과 진심어린 관심 쉽게 산 환심 표적 엮기 위한 표정연기 볼수록 멋진 인간의 변검 솜씨 끝없이 펼쳐내온 그천의 얼굴 표정에 얽은 검띠검은 모정의 언급 성별과 나이 가족과 타인 적과 아군 모두저마다의 설정과 모습으로 다가서 그러다가 서로의 배역들이 포개어졌을때 요동처 깨어진 가면 속 인상 수많은 성격이 얽히고 섞인 사람들 그 자신들도 속인 상처투성에 가여운 고백 가면무도회 자연스럽게 오늘도 자신에게 또다른 인격 한명을 더해 가면무도회 오늘도 한명을더해 가면무도회 오늘도 한명을더해 가면무도회 오늘도 한명을더해 가면무도회 오늘도 한명을더해 탐욕스럽게 모든걸 삼켜쥐려해 한번 두번 세번 네번 마음껏 우려내 자연스럽게 거짓감정을 표해 가면무도회 오늘도 한명을 더해 탐욕스럽게 모든걸 삼켜쥐려해 한번 두번 세번 네번 마음껏 우려내 자연스럽게 거짓감정을 표해 가면무도회 오늘도 한명을 더해 탐욕스럽게 모든걸 삼켜쥐려해 한번 두번 세번 네번 마음껏 우려내 자연스럽게 거짓감정을 표해 가면무도회 덧씌운 듯 지은 수많은 표정 지울 수 없는 억지웃음과 울음 뒤 정해진 배역에 맞춰 대사를 읊지 이젠 나도 모르겠어 내가 누군지
4 . 화약고 13:29 아마도 난 바본가 봐 또 화나고 아파도 참아버리고 말았거든 하마터면 화난 표정이 나타날 것 같아 얼굴을 감싸고 바깥으로 박차고 나갔어 한참 동안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어 갑작스럽게 참았던 화가 터져 나와서 눈앞은 하얗고 꽉 찬 머릿속은 당장 폭발할 것만 같은 화약고 힘이 쫙 빠져나간 몸을 잡아끌어 방향도 없이 마냥 걷다 가까스로 집에 도착하면 다시 아까 전 약간 접어놨던 악감정들이 화산처럼 끌어올라 난 결국 밤잠 설쳐 참 바보 같아 거울에 비친 빨간 얼굴 산산조각나버린 내 마음 파편을 또 침묵의 상자 속으로 싹 다 주워 담아 오늘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상처받은 너의 마음 아마도 난 바본가 봐 또 화나고 아파도 참아버리고 말았거든 남과 멀어질까봐서 살살거리기 바빴어 진심은 죄다 가면 낯짝 속에다 감춰 달갑잖거나 막상 별로 할 말 없던 사람과도 만나면 반가운 척 화답하고 인살 나눠 영양가도 없는 값싼 농담 맞받곤 내 얄팍한 모습에 깜짝 놀라 나도 감당 못할 약속 까다로운 부탁받곤 딱 잘라 거절 하나 못해 왕창 도맡아 꼭 닦아온 이미지 다 까먹을 까봐 못내 귀찮아도 싫단 말없이 따랐고 사랑도 만남도 항상 손해만 봤던 나란 놈 하지만 달아나고 싶다가도 막상 혼자 남겨져버리면 답답하고 불안한 걸 고개 들어 시원한 바람 너의 눈물 지울 수 있게 아마도 난 바본가 봐 또 화나고 아파도 참아버리고 말았거든 장난 섞인 말과 조롱으로 날 차고 망가뜨려 바닥으로 처박아 욕하고 짓밟아도 알량하고 잘난 자존심 하나로 강한 척한다고 잠자코 참아 그러다 간혹 악 받쳐 심한 말로 닦달하곤 막상 또 남 맘 속상할까 걱정한 바보 살갗으로 난 상처와 파란 멍은 반창고 한 장으로 가라앉고 사라져 하지만 맘속에 난 상천 과거란 흉으로 남아서 밤낮으로 날 망쳐 난 상념의 바다 속에 가라앉고만 파손된 난파선 단 한 번만 날 좀 가만둬 아냐 더 날 꽉 끌어 안아줘 기억해 봐 따듯한 날들 자유로운 너를 찾아서 La la la la 자유로운 너를 찾아서
5 . 투명인간 17:38 분명히 난 투명인간 내가 그려나간 관계란 단편 만화 속, 난 또 날 담아내다 망쳤나 봐. 꼭 , 바보 같아. 한 쪽, 한 장, 작은 한 컷마다 낯선 사람들 틈에 섞여 서성거리던 하찮은 녀석 어떤 표정 , 시선과 마주쳐도 아무 것도 적어 넣지 못한 말풍선 곧 꽁꽁 얼어버린 허무한 한숨으로 가득 차 터져버렸지 홀로 덧없이 허공 저 어딘가로 떠돌던 먼질 주연 삼아 그저 못난 낙서 마냥 써나간 또 하나의 졸작, 낯 부끄러운 만화 정말 난 소질 없나 봐 어떤 한 가지도 잘하는 것 없이 엉망이야 뭔가 한참 엇나가 버렸나봐 더는 못 참아 혼자 남는 것 말이야 _길을 걷다가 멈춰 서서 주위를 둘러보지만,_ _자신의 지금에 바쁘게 지나치는_ _사람들은 나를 볼 수가 없고._ _그들을 향해 내 입에서 빠져나간 말_ _한마디는 바람결에 휩쓸려가,_ _아무리 공중에다 팔을 휘저어 봐도_ _달아나는 바람 끝자락마저도_ _절대로 붙잡을 수 없지._ 어느 곳을 가도 그리 환영받지 못한 손님. 난 여기 말없이 남겨진 '나머지'. 말벗이라곤 시린 바람과 모진 찬 공기뿐야 오직. 추위로 떨다 모든 게 그리워져, 주윌 겉돌다 두리번거리며 흘린 멀건 눈물이 번져 흐리멍텅 풀린 동공. 늘 입속으로만 되뇌어, "Please, don't go..." _계속해서 이 길을 걷다보면_ _똑바로 이 길을 걷다보면_ _투명인간들만의 세계에 닿을 수 있을 지도 모르지_ 분명히 난 투명인간 혹은 여기 다른 모두가 눈먼 이일까 _아무에게도 보이지 않아_ _아무리 애를 써도 보이지 않아_ 난 그저 길가 구석진 자리 그 어딘가 그어진 작은 선이나 풍경인가 _아무에게도 말을 건넬 수 없지_ _이제 아무에게도 손 뻗지 말자_ _다시 길을 걷자. (길을 걷자)_ _길을 걷는다. (걷는다)_ _나는 투명인간._ _투명인간._ _다시 길을 걷자. (길을 걷자)_ _길을 걷는다. (걷는다)_ _나는 투명인간. (투명인간)_ _투명인간._ (투명인간) _투명인간._ (투명인간) _투명인간._ 분명히 난 투명인간. 분명히 난 투명인간. 분명히 난 투명인간.
아차차.. 영상 만들 때 음악 소리가 너무 커서 작업할 때 잠시 줄인 걸 그대로 업로드해서 다시 업로드 합니다...
잉여인간,누에고치는 진짜 들을때마다 기분 묘해지고 소름돋는 노래
중학생때 내 우울을 담당했던 노래들.....ㅋㅋ서른이 넘어서 들어도 너무 좋네요 아마도 난 바본가봐 또~
시간의 돛단배 ㄹㅈㄷ
잉여인간은 진짜 우울의 끝장판인 듯..
항상 고마워요 정말...
마지막 곡이 길잡이별이라 너무 좋아요
꺅 내가 원한거다 ㅇ왕아
내가 좋아하는거 다 있네! ㅎㅎ 항상 잘 듣고 있습니다!
잉여인간은 들을때마다 힘이 빠지지만 의욕도 샘솟는 노래라서 좋아요
이비디오에 사용하신 비디오가 저의 비디오인데... 라고 적다보니...크레딧은 적어주셨네요. ㅎㅎ
비디오 사용 원치 않으시면 바로 비공개 하겠습니다. 양해를 구하지 않고 사용한 점 정말 죄송합니다. 비디오가 너무 아름다워서ㅠ
화나 노래 많이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화나만이 낼수있는 독보적인감성..
이런 풍의 화나 노래를 쭉 듣고 싶을 때가 있는데,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간의 돛단배는 진짜...
최고
오랫만에 듣네
화나틱 2 기원
FANAbyss 곡들은 다 들어갔네요 ㄷㄷ
FANAbyss 앨범 처음 돌릴 때 눈을 뜬건지도 감은건지도 분명치않은 성킨 응어리 같은 것들이 잔뜩 엉킨 암흑 라인에 홀렸지
Lyric
1 . 시간의 돛단배 0:00
지하철역 앞에 구멍가게를
지나 집으로 걸어갈때 어떤 사내가
슬쩍 내게 말을 걸어왔네
그는 적잖게 놀란 내 모습을 보면서
환해진 표정으로 기뻐하네
김경환 설마했는데도 맞네 정말 세상
좁다 얘 몸은 건강해? 옛날하고 똑같애
아 기억나네 열살때 전학때문에 떠난
내 꺼벙한 옛 친구
무척 조용한 내 성격관 정반대로
유별나게 촐싹대던 녀석한텐 묘하게도
공감대를 느껴 난생 첨으로 마음을 열어
주었던 그녀석 내가 똥싸개라고 불렀던
꼬마애 널 보면 꼭 거울같애 라며
혼자 얘기하던 녀석과 난 그동안에
못한 얘기들을 정답게 늘어놨네
그럼 갈게 또봐
그래 이거 우리집 전환데 꼭 연락해
바다에 비친 햇살을 보는 것 처럼
눈이 시려서 어쩌면 환영을 봤던 것만 같아
뒤를 돌아보고 싶어졌어
그 날 새벽 난 책상 서랍에서 뽀얗게
먼지덮힌 일기장을 꺼내 펼쳐봤네
서로간에 소박했던 바램 그것을 쏟아내던 날에 관한
몇장의 기록들 하지만 시간이 경과해
기억은 녹아내리고 소갑게 흘러간 세월앞에
파묻다 함께 있어 참된 행복과 옛 추억조차
퇴색되어 가네
생각해보면 낮에 수년만에 엄청나게 성장해버린
그와 뻔하게 몇 마디의 대화를 나누며 난 계속 자꾸
뭔가 꽤나 먼 관계 심지어는 동창생의 한명으로 밖엔
보이지않아 조금 혼란했어 머리속이 복잡해
난 또 혼자된 절망에 빠져 가네
날 옭아맨 험한 외로움의 골짜기에서 날 내보내줘
여긴 너무 적막해
여긴 나 혼자 있는 방
꽤나 오랫동안 여기있었지
누군가 문을 열고 이방으로
들어와줬으면
여보세요
어 난데 너한테 할말있어 한때는 너가 내
코앞에 있다는 것만해도 고맙게 생각했어
한데 니가 멀리 떠난 뒤엔 점차 내가 커감에
따라 변하게 되버렸어 난 너와의 어릴적 관계
따위는 고작해야 몇판의 오락게임
처럼 무가치하게느껴져
무표정한 얼굴로 만났던
좀 아까도 너와난 서먹했었잖아
경환아 걱정마 난 조금도 섭섭하게 느끼지 않았어
마냥 널 탓하고 속상해 하지마 시간이 흐르면
누구나 변하는게 당연한데 뭘 자책하고그래 어?
넌 참 괜한 걱정만해 대체 뭘바래
언제까지나 허황된 공상에 빠져 살래?
멀어져간 몇 몇 관계를 솎아 내는건
무정한게 아니야 괜찮아
시간은 흐르고 누구도 변해가네
멀어져가 놓치고 싶지않아
시간이 흐르고 누구도 변해가네
멀어져가 놓치고 싶지않아
2 . 잉여인간 4:56
방학도 아닌데 오늘도 방안에만 처박힌 내 모습.
가치를 잃어가는 내 목숨.
내 모든 의지를 다해도 어떻게 해볼 수 없는
나태함의 최고수준.
제 버릇 개 못준 죄로,
늘 배고픈데 먹을 게 없는 괴로움에 떠는
외골수 게으름뱅이.
매일 패닉상태인 폐인. 쓰레기 내 인생.
이런 제길.
모든 게 귀찮아.
전부 재미 하나 없는데 니가 봐도 시간낭비잖아.
일 안하고 씻지 않아도 심장만 잘 뛰잖아.
진짜 난 비참한 인간이야.
공기 중에 떠다니다 흩어지는 먼지들.
벽 귀퉁이마다 쳐진 뿌연 거미줄.
원인을 알 수 없는 의욕 결핍증으로 종일 누워 있는
내 허리춤에 느껴지는 결림증.
고민으로 가득해 터질 듯한 머리는,
현기증으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지, 늘.
현실은 날 병신으로 만들었어.
지금 난 아무것도 집중 할 수 없어.
실은 모든 게 귀찮아.
전부 재미 하나 없는데 니가 봐도 시간낭비잖아.
일 안하고 씻지 않아도 심장만 잘 뛰잖아.
진짜 난 비참한 인간이야.
물론 아직도 난 방바닥을 굴러다니고,
두 번 다신 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긴 한숨 속에 뿌려대.
그렇게 방구석에 틀어박혀
하루를 보내는 한 마리 부엉새.
운동부족으로 불어난 배 둘레 때문에
비명을 질러대는 체중계.
최근에 부쩍 핼쓱해진 내 눈엔 뵈는 게 하나 없어.
그래도 알게 뭔데?
모든 게 귀찮아.
전부 재미 하나 없는데 니가 봐도 시간낭비잖아.
일 안하고 씻지 않아도 심장만 잘 뛰잖아.
진짜 난 비참한 인간이야.
매일을 해 뜰 때 까지 난 게임을 해.
폐인들의 대축제 Battle Net.
MMO RPG의 세계로 빠진 뒤엔
가상과 현실의 경계조차도 애매모호.
Level Up을 위해 계속 헤매고,
또 헤매고, 또 헤매고,
또 헤매고, 또 헤매고,
또 헤매고, 또 헤매고... 또 헤매.
도대체 뭐 땜에? 나도 모르겠네.
모든 게 귀찮아.
전부 재미 하나 없는데 니가 봐도 시간낭비잖아.
일 안하고 씻지 않아도 심장만 잘 뛰잖아.
진짜 난 비참한 인간이야.
오늘도 눈 떠 컴퓨터를 켜.
손을 뻗어, 멈출 수 없는 저 유혹들 속으로.
속물로 가득 찬 동물농장,
그 욕망의 소굴로 난 서둘러. 자, 노를 저어.
골은 텅 비우고,
모든 걸 비웃고 거들먹거리는 법을 배워.
입을 더 이죽거릴수록 내 기분은 더 크게 부풀어 올라.
그래도 역시 모든 게 귀찮아.
전부 재미 하나 없는데 니가 봐도 시간낭비잖아.
일 안하고 씻지 않아도 심장만 잘 뛰잖아.
진짜 난 비참한 인간이야.
리모콘을 쥐고 돌리기도 지겨워.
힘없어. 지쳤어. 난 피곤모드.
빌어먹을 단 일초도 견딜 수 없어.
난 미쳐 돌아버릴 정도야.
모두 찢어버리고 싶어. 짜증만 자꾸 나.
따분한 삶은 나를 잡고 놔주지 않아.
하품만 하는 날의 연속은 제발 그만.
한숨과 싸우다 하루가 다 끝나,
잠든 다음에야 나오는 말은 아뿔싸.
아뿔싸...
아뿔싸, 아뿔싸...
아뿔싸, 아뿔싸...
아뿔싸...
3 . 가면무도회 9:20
탐욕스럽게 모든걸 삼켜쥐려해
한번 두번 세번 네번 마음껏 우려내
자연스럽게 거짓감정을 표해
가면무도회
그곳에 가면 우선 모두 가면을 써
늘 서로 가벼운 넉살을 가미한 후
살가운 면을 요구하며 웃어
감언이설 가득찬 그 거머리 소굴
시꺼먼 입술과 머릿속
잔뜩 커버린 썩은 욕망 또 위선
완전히 본색에 가로 막고 있던 망토 뒤 넌
잔머릴 써 맘껏 잇속만 편히 쏙 파먹지
영락없이 겉만 좀 비교하고
이용 값어치로 나눴지
그러나 뻔히 속 사정들을 알고 있건 말건
다 널 믿고 반겨
왜나면 이건 바로 쉽고 간편히
원한걸 얻는 방법이고 약속
필요하면 지켜왔던 자존심도 안녕
오늘은 나도 그들과
뜻을 같이 품을까해
무슨가면을 쓸까
웃을까 혹은 울까
오 그게 마음에 들어
나는 이게 나은데 더
아무튼 가운데로와 다음에는 너
탐욕스럽게 모든걸 삼켜주려해
한번 두번 세번 네번 마음껏 우려내
자연스럽게 거짓 감정을 표해
가면무도회 오늘도 한명을 더 해
탐욕스럽게 모든걸 삼켜쥐려해
한번 두번 세번 네번 마음껏 우려내
자연스럽게 거짓감정을 표해
가면무도회
모두가 늘 입으로만 웃지
애써 얼굴 가죽 비틀어 만든 티 팍팍 나는 가면
가식으로 파묻힌 그 심드렁한 눈빛
의심으로 가득히 찬 시들어가는 믿음
허나 우린 보란듯이 속아주지
뻔한 구실로 말끔히
썩 잘꾸민 격과 품위
그저 일부로 미끼를 물어 다들
지 뒷구멍 빠는 짓에 기분 좋아 죽으니
아 즐거운 연회가 곧 시작되
그러니 각색에 거짓관계로 치장해
번질나게 연질 뺨에 떡칠한채 또 친한채
오리발 내밀고
신나게 어릿광대 놀이나해 어서
저 서러운 서커스 속 오손도손 또 섞여
서로 속고 속여 봐
씩 억지로 인조 미소지어 먹일 노리고
위선 뒤로 기꺼이 널 지우고
탐욕스럽게 모든걸 삼켜쥐려해
한번 두번 세번 네번 마음껏 우려내
자연스럽게 거짓감정을 표해
가면무도회 오늘도 한명을 더해
탐욕스럽게 모든걸 삼켜쥐려해
한번 두번 세번 네번 마음껏 우려내
자연스럽게 거짓감정을 표해
가면무도회
희로애락 저 필요에 맞춰
빚어낸 감정 이면에 감춘 인간
위선의 감투
가증시런 갖은 시늉으로
가진 신용들과
진심어린 관심
쉽게 산 환심
표적 엮기 위한 표정연기
볼수록 멋진 인간의 변검 솜씨
끝없이 펼쳐내온 그천의 얼굴
표정에 얽은 검띠검은
모정의 언급
성별과 나이
가족과 타인 적과 아군
모두저마다의 설정과 모습으로 다가서
그러다가 서로의 배역들이
포개어졌을때 요동처 깨어진
가면 속 인상
수많은 성격이 얽히고 섞인 사람들
그 자신들도 속인
상처투성에 가여운 고백
가면무도회 자연스럽게
오늘도 자신에게 또다른 인격
한명을 더해
가면무도회 오늘도 한명을더해
가면무도회 오늘도 한명을더해
가면무도회 오늘도 한명을더해
가면무도회 오늘도 한명을더해
탐욕스럽게 모든걸 삼켜쥐려해
한번 두번 세번 네번 마음껏 우려내
자연스럽게 거짓감정을 표해
가면무도회 오늘도 한명을 더해
탐욕스럽게 모든걸 삼켜쥐려해
한번 두번 세번 네번 마음껏 우려내
자연스럽게 거짓감정을 표해
가면무도회 오늘도 한명을 더해
탐욕스럽게 모든걸 삼켜쥐려해
한번 두번 세번 네번 마음껏 우려내
자연스럽게 거짓감정을 표해
가면무도회
덧씌운 듯 지은 수많은 표정
지울 수 없는 억지웃음과 울음 뒤
정해진 배역에 맞춰 대사를 읊지
이젠 나도 모르겠어
내가 누군지
4 . 화약고 13:29
아마도 난 바본가 봐
또 화나고 아파도 참아버리고 말았거든
하마터면 화난 표정이 나타날 것 같아
얼굴을 감싸고 바깥으로 박차고 나갔어
한참 동안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어
갑작스럽게 참았던 화가 터져 나와서
눈앞은 하얗고 꽉 찬 머릿속은
당장 폭발할 것만 같은 화약고
힘이 쫙 빠져나간 몸을 잡아끌어
방향도 없이 마냥 걷다
가까스로 집에 도착하면
다시 아까 전 약간 접어놨던
악감정들이 화산처럼 끌어올라
난 결국 밤잠 설쳐
참 바보 같아
거울에 비친 빨간 얼굴
산산조각나버린 내 마음 파편을 또
침묵의 상자 속으로 싹 다 주워 담아 오늘도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
상처받은 너의 마음
아마도 난 바본가 봐
또 화나고 아파도 참아버리고 말았거든
남과 멀어질까봐서 살살거리기 바빴어
진심은 죄다 가면 낯짝 속에다 감춰
달갑잖거나 막상 별로 할 말 없던 사람과도
만나면 반가운 척 화답하고 인살 나눠
영양가도 없는 값싼 농담 맞받곤
내 얄팍한 모습에 깜짝 놀라 나도
감당 못할 약속 까다로운 부탁받곤
딱 잘라 거절 하나 못해 왕창 도맡아 꼭
닦아온 이미지 다 까먹을 까봐
못내 귀찮아도 싫단 말없이 따랐고
사랑도 만남도 항상 손해만 봤던 나란 놈
하지만 달아나고 싶다가도
막상 혼자 남겨져버리면 답답하고 불안한 걸
고개 들어
시원한 바람 너의 눈물 지울 수 있게
아마도 난 바본가 봐
또 화나고 아파도 참아버리고 말았거든
장난 섞인 말과 조롱으로 날 차고 망가뜨려
바닥으로 처박아 욕하고 짓밟아도
알량하고 잘난 자존심 하나로
강한 척한다고 잠자코 참아
그러다 간혹 악 받쳐 심한 말로 닦달하곤
막상 또 남 맘 속상할까 걱정한 바보
살갗으로 난 상처와 파란 멍은
반창고 한 장으로 가라앉고 사라져
하지만 맘속에 난 상천 과거란
흉으로 남아서 밤낮으로 날 망쳐
난 상념의 바다 속에 가라앉고만 파손된 난파선
단 한 번만 날 좀 가만둬
아냐 더 날 꽉 끌어 안아줘
기억해 봐
따듯한 날들
자유로운 너를 찾아서
La la la la
자유로운 너를 찾아서
5 . 투명인간 17:38
분명히 난 투명인간
내가 그려나간 관계란 단편 만화 속,
난 또 날 담아내다 망쳤나 봐.
꼭 , 바보 같아.
한 쪽, 한 장, 작은 한 컷마다
낯선 사람들 틈에 섞여
서성거리던 하찮은 녀석
어떤 표정 , 시선과 마주쳐도
아무 것도 적어 넣지 못한 말풍선
곧 꽁꽁 얼어버린 허무한 한숨으로
가득 차 터져버렸지
홀로 덧없이 허공 저 어딘가로
떠돌던 먼질 주연 삼아
그저 못난 낙서 마냥 써나간
또 하나의 졸작, 낯 부끄러운 만화
정말 난 소질 없나 봐
어떤 한 가지도 잘하는 것 없이 엉망이야
뭔가 한참 엇나가 버렸나봐
더는 못 참아
혼자 남는 것 말이야
_길을 걷다가 멈춰 서서 주위를 둘러보지만,_
_자신의 지금에 바쁘게 지나치는_
_사람들은 나를 볼 수가 없고._
_그들을 향해 내 입에서 빠져나간 말_
_한마디는 바람결에 휩쓸려가,_
_아무리 공중에다 팔을 휘저어 봐도_
_달아나는 바람 끝자락마저도_
_절대로 붙잡을 수 없지._
어느 곳을 가도 그리 환영받지 못한 손님.
난 여기 말없이 남겨진 '나머지'.
말벗이라곤 시린 바람과 모진 찬 공기뿐야 오직.
추위로 떨다 모든 게 그리워져,
주윌 겉돌다 두리번거리며 흘린 멀건 눈물이 번져
흐리멍텅 풀린 동공.
늘 입속으로만 되뇌어, "Please, don't go..."
_계속해서 이 길을 걷다보면_
_똑바로 이 길을 걷다보면_
_투명인간들만의 세계에 닿을 수 있을 지도 모르지_
분명히 난 투명인간
혹은 여기 다른 모두가 눈먼 이일까
_아무에게도 보이지 않아_
_아무리 애를 써도 보이지 않아_
난 그저 길가 구석진 자리
그 어딘가 그어진 작은 선이나 풍경인가
_아무에게도 말을 건넬 수 없지_
_이제 아무에게도 손 뻗지 말자_
_다시 길을 걷자. (길을 걷자)_
_길을 걷는다. (걷는다)_
_나는 투명인간._
_투명인간._
_다시 길을 걷자. (길을 걷자)_
_길을 걷는다. (걷는다)_
_나는 투명인간. (투명인간)_
_투명인간._ (투명인간)
_투명인간._ (투명인간)
_투명인간._
분명히 난 투명인간.
분명히 난 투명인간.
분명히 난 투명인간.
대면이 없는 게 아쉽네요
@@moodfm4778 대면이 안 우울하면 뭐가 우울해요
대면도 초반에 넣을까 고민했는데 다음에 좀 더 힘내자는 시리즈로 플레이 리스트 만들 계획이라 아쉽게 빠지게 되었습니다 ㅠㅠ
대면이란 곡 자체가 결국 할 수 있는 게 위로 뿐인 곡이라 우울한 곡도 맞고 어쩌면 힘이 될 수 있는 곡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