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인과 나 ] 윤희상 - 카스바의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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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Опубликовано: 26 дек 2024
  • #카스바의여인 #윤희상 #노인과나
    저만치서 한 노인이 앞서간다.
    구부정한 허리에 거북이걸음이다.
    길은 좁고 마음은 급한데 양보할 기색이 없다.
    헛기침을 한번하고 기다려보았다.
    반응이 없다.
    다시 한 번 큰소리로 기척을 내보았다.
    역시나 마찬가지다.
    이제는 할 수 없이 기회를 노리는 수밖에 없다.
    마침 그때 노인이 걸음을 멈추고 허리를 펴기 시작했다.
    이때다 싶어 얼른 앞지르기를 했다.
    팔과 어깨가 잠시 부딪쳤지만 무시해버렸다.
    순간 뒤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여보게, 젊은 양반이 뭐가 그리 바쁜가?
    그렇게 천천히 가던 길을 그날따라 왜 그리
    서둘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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