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존엄함과 저열함, 그 극치를 보다-88]토지(10)/박경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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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Опубликовано: 12 янв 2025
- 이보다 더 존엄한 사람이 있을까, 싶은 강포수는 사랑을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강포수의 사랑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글을 알고 배운 사람보다도 훨씬 맑은 사랑을 보여줍니다. 사랑은 그저 함께 하고, 보살피고, 챙겨주는 것임을 강포수에게서 배웁니다. 사랑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고, 마음으로 하는 것도 아님을 강포수에게 배웁니다. 사랑은 손수 몸을 움직여 행동하고 실천하는 것임도 강포수에게 배웁니다. 손상되지 않은 사랑의 감정을 고스란히 몸으로 보여주는 강포수에게서 존엄한 인간의 모습을 봅니다.
강포수의 극진하고도 순수한 사랑을 체험한 귀녀는 회개했습니다. 그러니까 회개는 진심어린 사랑을 경험한 자에게 주어지는 행운일 듯합니다. 잘못을 지적하거나 뉘우치라는 명령에서는 절대 회개가 일어나지지 않습니다. 회개는 사랑에 대한 보답과 감사의 마음에서 저절로 자각되어지는 것입니다. 강포수의 훌륭한 사랑을 흠씬 받고 그 사랑을 귀하게 받들면서 회개하고, 생을 끝내고, 해산한 귀녀는 어쩌면 복받은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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