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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진 음식을 주워 먹는 할머니, 의사소통이 잘되지 않는 할머니, 지렁이를 줍는 할머니. 작가는 외할머니를 생각하며 책을 만들었다. 어린 손주는 남과 달랐던 할머니를 이상하게 여기거나 피하지 않았다. 할머니와 지렁이를 함께 주워 텃밭으로 옮겼고, 병든 할머니에게 식사를 갖다드렸다. 아이는 할머니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가치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할머니 화분에 옮겨 올 지렁이를 줍기 위해 빗속으로 뛰어들었다. 아이가 건강한 가치관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할머니의 삶이었다. 할머니는 평생의 삶으로 생명과 땅의 소중함을 가르쳐 주었다.

자연은 우리에게 아낌없이 준다.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준다. 숲에 들어서면 느낌이 다르다. 핸드폰이나 TV의 자극에 늘 빳빳한 신경들이 이완된다. 쪼끄미 풀도 눈에 들어오고 살짝 스치는 바람이 느껴진다. 새소리가 들리고 풀냄새 흙 내음을 맡는다. 도시의 일상에서는 알 수 없던 즐거움이다. 또한 사람들은 자연을 탐구하고 궁금해하며 새로운 세계를 만든다. 자연과 풀어야 할 문제를 연결한다. 물총새의 뾰족한 부리로부터 공기를 부드럽게 가르는 고속 열차를 설계하는 것처럼. 서로 다른 관계이지만 유사성을 토대로 가설을 추리하고, 문제를 해결한다.

생생한 이미지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압도하는 사진과 일러스트레이션의 향연! 과학과 예술의 콜라보가 아닐까. 12가지 나무껍질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이미지, 24개 잎의 다른 모양, 열 다섯 유형의 잎 가장자리, 16가지의 꽃차례, ... , 식물의 각 부분들을 화려하고 세밀하게 보여준다. 나는 식물이 어렵다. 숲을 찾아 평온함을 얻고 꽃을 보며 좋아하지만, 알지 못한다. 알고 있는 이름이 몇 개 안된다. 그것조차도 실물을 연결하지 못할 때가 많다. 동네에 핀 분홍 꽃이 노랫말로 익숙한 해당화란 사실에 당혹스러웠다. 도감을 보고 식물 앱을 이용하지만 시원하지 않다. 식물의 이름을 익히는 과정도 어려울뿐더러, 식별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식물에 관한 여러 책들을 살펴보다가 눈에 뜨인 책이 이 식물 ...

비교하기는 개념을 이해하는 좋은 사고 기술이다. ‘개’란 동물을 구별할 수 있는 것은 어릴 때부터 고양이나 돼지, 소 같은 다른 동물들과 지속적으로 비교를 한 덕분이다. 푸들을 안다면, 다른 견종과의 비교를 통한 이해다. 알고자 하는 목적에 따라 다르지만 비교 대상은 일반적으로 하나의 유개념에 속한 대상들이 적절하다. 까치와 비교하기엔 조류에 속한 까마귀 등이 적합하다. 이 책은 속씨식물에 속한 쌍떡잎식물과 외떡잎식물을 비교한다.

저녁이면 종이 할머니는 늘 다가오는 검뿌연 어둠처럼 외로웠다. 종이 할머니의 고단한 삶과 외로운 하루가 눈앞에 선명하게 보인다. 동화 같지 않은 동화다. 힘들게 버텨온 기나긴 세월을 어린이들이 담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길지도 복잡하지도 않은 이야기에서 할머니의 고달픈 인생사가 절절하게 묻어 나온다.

서정적이고 예쁜 그림들이다. 파스텔톤의 따스한 색감이 아자르와 네모를 그리고 읽는이의 마음을 위로하는 듯하다. 가슴에 스며드는 슬픔이 어디에서 오는지 찾아간다. 하나가 되어가는 정체성을 생각하게 한다.

책의 뒷부분에는 페이스의 퀼트 작품 옥상 바닷가가 수록되었다. 이 작품과 그림책 옥상 바닷가는 많은 요소를 공유한다. 원제 Tar Beach에서 타르는 석유나 나무에서 추출한 검은색 점성 액체로 옥상이나 지붕의 재료로 사용된다. 이야기는 그녀의 어린 시절을 토대로 만들었다. 뉴욕 할렘에서 살던 페이스는 무더운 여름밤이면 주민들과 같이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가 밤하늘을 늦게까지 바라보았다.

우울증에 관한 이야기다. 주변에 우울증을 말하는 이들이 많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우울감을 경험한다. 우울증은 우울감과 다르다. 오랫동안 지속되는 슬픔, 무기력, 불안, 분노, 죄의식.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고, 모든 게 의미가 없다. 극단적 선택으로 내몬다. 성급한 이들은 우울증을 자신들이 경험한 우울감이라 여긴다. 나약한 정신을 탓하고 게으른 태도를 지적한다.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여긴다. 돕는다고 하는 조언들은 도리어 죄의식을 심고 우울증을 악화시킨다.

용기를 내어 도전을 결심하기까지 일 년여의 시간이 필요했다. 아름다운 달님을 보며 소리를 질렀다. 정말 하늘을 나는 것처럼 기뻤다. 달리는 오토바이는 탐험의 즐거움이 물씬 풍겨난다. 무지갯빛 바람 위로 시가 쓰인 그림책이다. 떠남만큼이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중요성도 함께 담고 있다.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친구가 비웃는다면? 아이라의 누나는 아이라의 친구 레지가 배꼽을 잡고 웃어댈 거라고 놀렸다. 아이라가 잠잘 때마다 곰인형을 안고 자는 것과 곰인형의 이름이 빠빠란 것을 알게 된다면. 아이라는 고민하고 고민한다. 가져갈까? 가져가지 말까? 아이라는 두 가지 두려움에 놓여 있다. 곰인형 빠빠 없이 잠을 자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친구가 자신을 놀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북미 원주민들은 인간들의 기술 발전에 의해 자연이 훼손되는지 주시하고 있다. 몇몇 북미 원주민 자치 구역에서 강물의 오염을 막기 위해 송유관 반대 운동은 이제 5백 곳이 넘는 대규모 워터 프로텍터 운동으로 커졌다. 작가는 이 그림책으로 워터 프로텍터 운동에 동참했다.

과학 실험의 대상이 되었던 쥐들의 이야기다. 지능 향상 프로젝트에 사용된 니임의 쥐들이 향상된 지능으로 탈출에 성공하며 문명의 세계를 만든다. 그들은 프리스비 부인의 문제를 해결한 후 자신들의 정착지인 계곡으로 이동한다. 실험 대상이란 객체가 아닌 느낌과 삶을 지닌 생명체의 이야기다. 치밀하고 흥미진진하다. 쥐들이 이룩하는 문명 세계를 보며 문명을 이루는 언어와 기술에 대해 탐구할 수 있다. 또한 실험용 동물과 훔치기에 관한 윤리적 문제 그리고 용기와 희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과학 실험의 대상이 되었던 쥐들의 이야기다. 지능 향상 프로젝트에 사용된 니임의 쥐들이 향상된 지능으로 탈출에 성공하며 문명의 세계를 만든다. 그들은 프리스비 부인의 문제를 해결한 후 자신들의 정착지인 계곡으로 이동한다. 실험 대상이란 객체가 아닌 느낌과 삶을 지닌 생명체의 이야기다. 치밀하고 흥미진진하다. 쥐들이 이룩하는 문명 세계를 보며 문명을 이루는 언어와 기술에 대해 탐구할 수 있다. 또한 실험용 동물과 훔치기에 관한 윤리적 문제 그리고 용기와 희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나라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복지 제도가 갖추어져 있지 않다면, 노인의 삶은 불행하다. 그들은 아프고 가난하다. 빠르게 변하는 사회로부터 결과적으로 따돌림을 받는다. OECD 국가 중 한국이 노인 자살률 1위를 오랫동안 차지하고 있다. 국내 연령별 자살률을 보면 80대 이상이 가장 높다. 생존을 위한 경제적 지원과 의료 혜택이 제공되어야 그들의 불행을 막을 수 있다. 죽음밖에 남지 않은 불쌍한 노인들이란 고정관념도 고쳐야 한다. 궁핍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두려워하는 노인들에게 지혜롭고 인자한 할머니 할아버지이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고령이지만 꿈을 갖고 열정적인 삶을 산 엠마에게서 무력한 노인은 보이지 않는다. 엠마 스턴, 멋지고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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