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릴 때마다 한 잔 [앵커칼럼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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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Опубликовано: 19 янв 2025
  •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전후(戰後) 예술인의 사랑방이었던 명동 대폿집 은성에서 탄생한 명곡이지요. 시인 박인환이 즉석에서 시를 쓰고, 극작가 이진섭이 곡을 붙였습니다.
    1958년 은성집 외아들이 서라벌예대에 합격했습니다. 문단의 주당, 시인 변영로가 축하한다며 대폿잔 가득 막걸리를 따라줬습니다. 청년이 빈 잔을 돌려 드리려다 찌꺼기가 남아서 바닥에 털었습니다. 시인이 따귀를 때리며 호통쳤습니다.
    "어디 감히 귀한 술을 버리느냐."
    그 뒤로 술이든 음식이든 남기지 않으려 했다는 청년이 배우 최불암 씨 입니다.
    대폿집들은, #잔술 에 간단한 공짜 안주를 곁들이다 타산이 안 맞아 돈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1960년대 초 막걸리 두 잔에 10원, 술적심 국 한 그릇이 5원이었지요. 잔술과 낱담배는 가난한 문학청년의 낙이었습니다.
    '낱담배를 사고 잔술 두어 잔이라도 마신 날은, 두어 시간 집까지 걸어야 했다.'
    법으로 생맥주와 칵테일에만 허용됐던 잔술이 모든 술로 확대됐습니다. 하지만 이미 탑골공원 뒷골목에선 21도짜리 '빨간 소주'를 종이컵에 8할쯤 채워 천 원을 받곤 했지요.
    그러던 지난해 국세청이 사실상 허용하면서 서민의 사정을 살펴주는 신상품으로 떠올랐습니다. 과음을 삼가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세태가 함께 투영돼 있습니다.
    팍팍한 일상에 또 그나마 작은 숨길을 틔워주는 게 복권입니다. 지난 1분기 #복권 을 산 집이, 근래 처음으로 열에 한 가구를 넘어섰습니다. 사람들은 복권 한 장이 인생역전의 희망을 복권시켜 주기를 꿈꾸며 또 사고 또 긁습니다.
    흔히 인사치레로 "술 한잔하자"고 합니다. 붙여 쓰는 한 단어 '한잔하자'는 '간단하게 한 차례 마시자'는 뜻입니다.
    잔을 주고받는 어울림이 있습니다. 잔술은 그러나 '#혼술'이기 십상입니다. 혼자 동전으로 복권을 그어대듯 한 잔, 또 한 잔…
    '세상 한구석에서 외로워서 마셨다. 외롭지 않기 위해 혼자 마신다.'
    잔술은 역설입니다. 위안이자 외로움입니다. 삶에 치여 컬컬한 서민의 목을, 달고도 쓰게 넘어갑니다.
    5월 31일 앵커칼럼 오늘 '흔들릴 때마다 한 잔' 이었습니다.
    [Ch.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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Комментарии • 3

  • @미리내-p1f
    @미리내-p1f 6 месяцев назад +1

    79년 포장마차 소주 한잔에 50원 하던 시절이 그립다...

  • @feel_251
    @feel_251 7 месяцев назад +1

    흔들릴 때마다 한 잔? 윤석열?

  • @여공주시
    @여공주시 7 месяцев назад +1

    앵커님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