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내가 있어 아무렇지 않게 하루하루를 살아온 한 사내가 있어 별다를 것 없이 남들처럼 살아왔던 그 남자는 말야 지난 겨울 러시아 여행중에 그 남자는 말야 몰아치는 거대한 폭풍을 만나 온 몸이 다 얼어붙었지 손과 발과 코와 입술 귀까지 완벽하게 얼어붙었어 발가락과 손가락 머리털 끝까지 다 다행히도 죽진 않았어 심장만은 뛰고 있었으니까 다행히도 녹아내렸지 뜨거워진 눈물만은 끝없이 흘러내려 [그런데 그림자가 바닥에 얼어붙었어요] 미친듯이 뜯어냈지 그림자를 꼼짝도 하지 않았어 울며불며 소리쳤지 세상에다 아무도 오지 않았어 하루 이틀 사흘 그렇게 밤이 지나고 두고왔네 그림잘 그곳에 얼어붙은 자신을 그곳에 불쌍한 자신을 그곳에 [그 친구를 위해 그림자를 그려주시겠습니까 불쌍한 제 친구를 위해서, 부탁드립니다] 향기라곤 없지 그림 속 꽃들은 먹을 수도 없어 그림 속 와인은 사랑할 수 없지 그림속 여인은 그건 그저 어리석은 욕망일 뿐 욕망의 끝은 허무할 뿐 [그건 상관없어요 그 친구가 감당해야 할 몫이니까] 도대체 얼마나 정신머리없길래 그림자를 잃었을까 그림마저 잃어버릴거야 제 그림자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돈은 얼마든지 드릴 겁니다! 원하시는 만큼요!] 가질 수도 없어 그림 속 보석들은 잃을 수도 없지 그림 속 황금은 허상일 뿐이야 엄청난 재산도 돈은 그저 인간들의 욕망일뿐 욕망의 끝은 허무할 뿐 [그림자가 없는 사람은 영원히 태양 아래 서지 마라] [방법은 그것 뿐이라고 그 친구에게 전하세요] 영혼마저 잃어버릴거야 제 그림자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제 그림자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그림자를 판 사나이 그림자를 판 사나이 달콤한 유혹의 문 앞에서 그림자를 판 사나이 그림자를 판 사나이 캄캄한 운명의 문 앞에서 그림자를 판 사나이 그림자를 판 사나이 반짝이는 황금에 두 눈이 멀어 지독한 어둠에 갇혀버린 이 세상 가장 슬픈 (그림자 그림자 그림자) 운명의 (그림자 그림자 그림자) 그림자를 판 사나이 그림자를 판 사나이 그림자를 판 사나이
한 사내가 있어
아무렇지 않게 하루하루를 살아온
한 사내가 있어
별다를 것 없이 남들처럼 살아왔던
그 남자는 말야
지난 겨울 러시아 여행중에
그 남자는 말야
몰아치는 거대한 폭풍을 만나
온 몸이 다 얼어붙었지
손과 발과 코와 입술 귀까지
완벽하게 얼어붙었어
발가락과 손가락 머리털 끝까지 다
다행히도 죽진 않았어
심장만은 뛰고 있었으니까
다행히도 녹아내렸지
뜨거워진 눈물만은 끝없이 흘러내려
[그런데 그림자가 바닥에 얼어붙었어요]
미친듯이 뜯어냈지 그림자를
꼼짝도 하지 않았어
울며불며 소리쳤지 세상에다
아무도 오지 않았어
하루 이틀 사흘 그렇게 밤이 지나고
두고왔네 그림잘 그곳에
얼어붙은 자신을 그곳에
불쌍한 자신을 그곳에
[그 친구를 위해 그림자를 그려주시겠습니까
불쌍한 제 친구를 위해서, 부탁드립니다]
향기라곤 없지 그림 속 꽃들은
먹을 수도 없어 그림 속 와인은
사랑할 수 없지 그림속 여인은
그건 그저 어리석은 욕망일 뿐
욕망의 끝은 허무할 뿐
[그건 상관없어요 그 친구가 감당해야 할 몫이니까]
도대체 얼마나 정신머리없길래
그림자를 잃었을까
그림마저 잃어버릴거야
제 그림자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돈은 얼마든지 드릴 겁니다! 원하시는 만큼요!]
가질 수도 없어 그림 속 보석들은
잃을 수도 없지 그림 속 황금은
허상일 뿐이야 엄청난 재산도
돈은 그저 인간들의 욕망일뿐
욕망의 끝은 허무할 뿐
[그림자가 없는 사람은 영원히 태양 아래 서지 마라]
[방법은 그것 뿐이라고 그 친구에게 전하세요]
영혼마저 잃어버릴거야
제 그림자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제 그림자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그림자를 판 사나이
그림자를 판 사나이
달콤한 유혹의 문 앞에서
그림자를 판 사나이
그림자를 판 사나이
캄캄한 운명의 문 앞에서
그림자를 판 사나이
그림자를 판 사나이
반짝이는 황금에 두 눈이 멀어
지독한 어둠에 갇혀버린
이 세상 가장 슬픈 (그림자 그림자 그림자)
운명의 (그림자 그림자 그림자)
그림자를 판 사나이
그림자를 판 사나이
그림자를 판 사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