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변하더라도, 우리에게 변치 않는 것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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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Опубликовано: 10 фев 2025
- 마이너 리뷰 갤러리의 책 [오타쿠의 욕망을 읽다] 판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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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작품을 보면서 종종 생각하곤 했습니다
'왜 SF 작품들의 주제는 대부분 인간성이나 윤리 따위일까?'
'SF 작가들은 왜 현재 당연히 여겨지는 가치들을
미래를 배경으로 해서 쥐고 뒤흔들면서 못살게 굴까?'
한 때는 그것이 작가들의 의심인 줄 알았습니다.
시로 마사무네의 공각기동대는 의심보다는 확신에 가까웠죠
인간이 지금 분류하고 정의한 가치들은 몽땅 허상이다라는
그런데, 공각기동대가 특이한 것이었어요
다른 작품들은 굉장히 도발적인 설정을 취하면서도
가령 '인간과 AI가 구분되지 않는다면?'이나
'뇌를 기계로 바꿔버릴 수 있다면?' 같은
결국 그들이 전부 인간성이라고 하는
의미모를, 정의할 수 없는 것으로 회귀하더라구요
'끊임없이 정체성을 흔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등장인물들은 모두 인간성을 보여줬다...' 같은
어느 순간 저는 작가들의 마음을 조금 이해한 듯 했습니다
사실 누구보다 질문을 많이 던지는 저 예술가들은
자신이 믿고 있는 가치가 부정되길 바라는 것이 아니구나.
정의가 조금 달라진다고 하더라도, 변치 않는 무언가가 있기를
우리의 낭만이 변치 않기를 바라고 있구나.
총몽은 공각기동대와 동시기에 나온 SF작품이고
공각기동대와 설정은 거의 유사하지만
접근법은 완전히 정 반대에 있습니다.
공각기동대가 유니크하고, 총몽은 비교적 흔하죠
현실적으로도 낭만을 찾는 쪽이 더 인기가 많잖아요?
감동 포인트를 삽입하기 쉬우니 클라이막스도 쳐주기 쉽고
총몽은 끊임없이 등장인물들에게 이입하게 만듭니다
뇌가 없이 컴퓨터가 박혀있는 자렘인들이든
뇌 빼고 모든 것이 갈아치워지는 갈리든
고철마을을 지키려고 하는 사람이든
자렘을 무너트리려는 반동분자든
그들이 모두 '변치않는 인간성'을 가진 존재처럼
시대와 모습이 바뀌었을지언정
과거와 미래의 인류는 다르지 않을 것처럼
우리가 얼마나 흔들리든, 우리에게 변치 않는 것이 존재하기를.
그것을 바라고 염원하는 듯 보이는 총몽은
공각기동대에 비하면 조금 진부한 주제의식입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언제나 진부한 법
우리는 도발적이고 과감한 작품도 좋아하지만
가상, 창작물에서 전달해줄 수 있는 낭만도 좋아합니다.
총몽과 공각기동대는 접근법이 완전히 반대인 작품이지만
어느 한 쪽이 우월하다고 볼 수 없는 작품이죠.
둘 다 싸우는 작품이긴 하지만
총몽은 배틀물 요소가 좀 더 크고
공각기동대는 정치극, 수사물에 가깝기도 하고요.
총몽은 진부하긴 하지만, 정석적입니다
정석적으로 잘 만든 작품이에요
완전판으로 1~5권 그리고 외전을 판매중이지
총몽 1부 정도는 읽어도 인생에 손해는 안볼겁니다.
트랜스 휴머니즘에 대한 두 만화
공각기동대와 총몽에 대한 리뷰였구요
오늘도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