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률철학티비 제134강 아첨꾼인가, 상남자인가 이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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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Опубликовано: 7 фев 2025
  • 강성률 철학 티비 제 134강 아첨꾼인가, 상남자인가?-이규보
    “우스운 일 하도 많으나 낮에는 바빠서 다 웃지 못하고, 밤중에 이불 속에서 혼자 웃노라!” 이 글은 고려의 문신이자 시인인 이규보의 시 ‘금중소’에 나오는 첫 구절입니다. 그는 무엇이 그렇게 우스웠을까요?
    첫째는 글 재간이 모자라면서도 잘난 체 뽐내는 선비들, 둘째는 뇌물 받아먹고 청렴하다고 소리치는 고관 대작, 셋째는 예쁘지도 않으면서 미인인 양 착각에 빠진 여자, 넷째는 어쩌다 고위직에 올랐으면서도 자기 능력으로 출세했다고 큰소리치는 고급 공무원, 마지막으로 맘속에는 음욕이 가득하면서도 거룩한 척 가장하는 성직자들이랍니다. 어쩐지 요즘의 세태를 비꼬는 것 같아 뒷맛이 씁쓸해지는데요.
    이처럼 세태를 신랄하게 비판할 수 있는 인물이라면, 당연히 고결하고 청렴했을 것 같은데요. 실상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과거에 급제하고도 벼슬을 받지 못했던 이규보는 가난에 시달리다가 무신 정권의 요직자들에게 관직을 구하는 편지를 썼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최고의 권력자 최충헌을 ‘국가적인 대공로자’로 칭송하는 시를 쓴 후에야 관직에 오를 수 있었는데요.
    그는 최씨 정권과 밀착되어 끊임없이 '최비어천가'를 부르며 출세의 길을 달려갑니다. 고∙몽 전쟁 기간 백성들의 삶을 망가뜨린 최씨 정권과 백성들의 현실 인식 사이에는 너무나 큰 괴리가 존재했는데도 말이지요. 그것은 ‘구름처럼 자유분방하다’는 뜻의 그의 호 백운거사(白雲居士)와도 들어맞지 않는 행보임에 틀림없었습니다.
    청소년 시절, 진사시 합격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이번에는 비록 꼴찌로 합격하였지만, 나중에 문생들을 양성할 사람이 될지 알아요?”라고 큰소리쳤던 이규보, 그는 권력에 대한 욕망을 불태운 끝에 드디어 자신의 장담대로 가장 큰 과거시험을 주관하는 지공거 자리를 여러 차례 역임합니다.
    이규보의 철학은 자연과학적 유물론에 가까웠습니다. 그리하여 가령, “강도 당한 일을 하늘의 뜻이라고 말하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관념론을 공박하기도 하는데요. 나아가 무당에게 점 치는 것, 돈을 많이 들여 장례를 치르고 제사를 지내는 일, “사람이 죽기 전에는 시루가 저절로 깨진다.”는 등의 미신에 대해서도 맹렬한 공격을 가합니다.
    이밖에 본 영상에는 당시 유명한 유학자 오세재가 30년이나 손아래인 이규보와 교류한 사연, 10대의 이규보가 진사·생원시에 수차례 낙방한 까닭, 과거시험 전날 꿈에서 규성(奎星, 별)의 화신이 합격을 예언해준 일이 너무 고마워 이름를 규보(奎報, ‘규성이 결과를 알려준 은혜에 보답’)로 바꾸었다는 이야기, 오늘날 보기에도 너무나 기발한 제품 ‘네 발 바퀴가 달려있는 정자’를 발명해냈다는 이야기(현재도 실물로 전시), ‘노래 시합에서 꾀꼬리가 까마귀에게 패배한 까닭’ 등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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