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달, 처음 여기 글을 썼을때
6월 9일이 지나면
거짓말같이
물거품처럼
아픔이 사라지기만을 바랬다.

역시나 사라지지 않았다.
아픔은 지속되었고
자고 일어나면 입이 텁텁해
이빨을 닦듯이
머리가 간지러우면
머리를 감듯이
하루를 시작하면
늘 아픔부터 앉고 시작한다.

여전히 그 아픔은 존재한다.
비록 넌 아픔을 주고 있지 않지만
또한 난 아픔을 받고 있지 않지만
여전히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아물기는커녕 여전히 쓰라리다.
쓰라리다 못해 따갑고
따갑다 못해 뜨겁다.

형선아
나는 루비콘의 강을 건넜어.
그저 시간이 약일 수 있었는데
나는 너를 기다리지 못했어.
기다릴 수 없었어.
불안했어.
한 시도 편하게 보낼 수 없었어.
잠을 못자는게 불편하지 않았어.
밥을 못먹는게 불편하지 않았어.
너무 많이 불안했어.
같은 날 같은 장소로 돌아가도
난 늘 불안했을 것 같아.

가정을 단정짓는건
내 성격이 아니지만
아마 난 같은 선택을 했을거야.

그림같이 예뻤던 네 웃음이
사탕같이 달콤하던 네 말이
여전히 내 가슴 속에 존재해.
마음이 없었더라면
나는 널 기다리지 않았을거야.
너가 보기엔 기다리는 시간이
나에게는 잊는 시간이었을거야.
그렇게 나는 너를 잊고
너를 지우고 태웠을거야.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어서
나는 너를 기다려.
상황이 바뀌어도
결론이 바뀌진 않을거야.

사는 동안
아마 평생 가슴 한 켠에
그렇게 품고 갈 형선아
나는 너의 안녕을 빌어주지 못해.
너의 불행보다는
나의 안녕을 위해서
너의 안녕을 빌어주지 못해.
지금의 나는
나의 안녕을 챙기기에 바빠.

세상이 어두워지는 밤이 되면
하늘과 땅을 구분 짓기 힘들어.
내가 보는 빛이
하늘에 떠있는 별빛인지
지상에 떠있는 등불인지
역시 구분하기 힘들어.
지금 내가 사는 곳은
천국일까 지옥일까

지난 1년간
천국 같은 장소에서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어.
앞으로는 널 마주할 수 있는
지옥 같은 장소에서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겠지?
언젠가 너가 없는
천국 같은 장소에서
천국 같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형선아 저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