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밤
시 읽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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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디트리히 본 회퍼)
나는 누구인가?
Who Am I ?
디히트리히 본회퍼
Dietrich Bonhoeffer

나는 누구인가?
그들은 종종 내게 말한다
내가 감방에서 나올 때의 모습은
마치 거대한 성(城)에서 나오는 성주(城主)처럼
의연하고 유쾌하며 당당했다고.
나는 누구인가?
그들은 종종 내게 말한다
내가 나를 지키는 간수들과 이야기할 때의 모습은
마치 사령관이나 되는 것처럼
자유롭고 유쾌하며 확고했다고.
나는 누구인가?
나는 사람들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어왔다.
나는 불행한 나날을 보낼 때에도
마치 승리에 익숙한 사람처럼
침착하고 웃음을 잃지 않으며 당당했다고.
정말 나는 그들이 말하는 바로 그 사람인가?
아니면 나는 내 스스로가 알고 있는 바로 그 사람에 불과한가?
마치 새 장엔 갇힌 새처럼
불안하고 갈망하며 병든 나
마치 누군가가 내 목을 조르는 것처럼
숨을 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나
빛깔, 꽃, 새들의 노래에 굶주리고
친절한 말과 인간적 친밀함에 목마르고
변덕스런 폭정과 아주 사소한 비방에 분노하여 치를 떨고
근심에 눌리고
결코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엄청난 사건들을 기다리고
두려움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못하고
먼 곳에 있는 친구들을 걱정하고
지치고 허탈한 채 기도하고 생각하며 행동하고
연약하여 이런 것들 모두를 포기할 준비가 된 나
나는 누구인가?

이런 사람인가 아니면 저런 사람인가?
그렇다면 오늘은 이런 사람이고 내일은 저런 사람인가?
아니면 내 안에 그 두 사람이 동시에 존재하는가?
다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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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내 모든 것은 시작되었다(박노해)그렇게 내 모든 것은 시작되었다(박노해)
그렇게 내 모든 것은 시작되었다(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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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흐르지 않는 것은 상대하지도 않았다 아름답지 않은 것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성스럽지 않은 것은 다가서지도 않았다 내 모든 것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사랑도 노동도 혁명도 얼마든지 아름답게 할 수 있는 것을 아무렇게나 하는 것은 견딜 수가 없었다* 힘들어도 詩心으로 할 수 있는 것을 괴로워도 성스럽게 할 수 있는 것을 아무렇게나 하는 것은 용납할 수가 없었다 내 모든 것은 그렇게 무너져 내렸다 이념도 조직도 투쟁도 그렇게 내 모든 것은 다시 시작되었다 긴 침묵 속에 천천히 비틀비틀
막차의 손잡이를 바라보며막차의 손잡이를 바라보며
막차의 손잡이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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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의 손잡이를 바라보며 유하 겨울 늦은 밤, 텅텅 빈 17번 버스를 타고 귀가하는 길에 여럿 딸린 동그란 입의 식구들과 하루의 이야기들을 딸그락거리며 죽하니 가로로 서 있는 버스 손잡이를 언제나 그렇듯 무심코 바라보았습니다. 온 삶의 부스러기, 버려진 입김들이 차창의 성에로 번져 가는 어둠의 버스 안 그 생명 없는 버스 손잡이를 한없이 바라보고 있으려니까 시큰 어리가 아파 왔습니다. 오만 잡동사니들의 억센 손아귀에 온 삭신 다 내주고도 묵묵히 딸린 동그란 식구들을 딸그락 딸그락 어르면서 삶의 종점으로 저물어 돌아가는 버스 손잡이 난 얼마나 삶의 까탈 부리며 살아왔던가요 버스 손잡이 같은 사람들이 버텨 주는 한세상 흔들거리는 이 땅에서 여태껏 난 그 누구의 손잡이도 되지 못하였습니다 출처 : 서귀포신문...
산수유꽃 진 자리산수유꽃 진 자리
산수유꽃 진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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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꽃 진 자리 나태주 / 시인 사랑한다, 나는 사랑을 가졌다 누구에겐가 말해주긴 해야 하는데 마음 놓고 말해줄 사람이 없어 산수유꽃 옆에 와 무심히 중얼거린 소리 노랗게 핀 산수유꽃이 외워두었다가 따사로운 햇빛한테 들려주고 놀러온 산새에게 들려주고 시냇물 소리한테까지 들려주어 사랑한다, 나는 사랑을 가졌다 차마 이름까진 말해줄 수 없어 이름만 빼고 알려준 나의 말 여름 한 철 시냇물이 줄창 외우며 흘러가더니 이제 가을도 저물어 시냇물 소리도 입을 다물고 다만 산수유꽃 진 자리 산수유 열매들만 내리는 눈발 속에 더욱 예쁘고 붉습니다.
단추 하나단추 하나
단추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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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추 하나 조금엽 세 번째 단추가 결석을 했습니다. 마음먹고 산 옷이건만 단추가 떨어진 옷은 입을 수가 없습니다. 바느질을 합니다. 제자리를 찾은 작은 단추 하나가 그렇게 소중한 것인 줄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얼마나 좋은 옷감인지, 얼마나 멋진 디자인인가도 중요하지만 제자리를 지키는 작은 단추 하나가 옷을 옷답게 하고 옷의 값어치와 품위를 지켜주는 것임을 비로소 깨닫습니다. 나를 나답게 하고 나를 빛나게 하는 내 삶의 작은 단추 하나의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성탄제(김종길)성탄제(김종길)
성탄제(김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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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제 김종길 어두운 방 안엔 바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러히 잦아지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이윽고 눈 속을 아버지가 약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오신 그 붉은 산수유 열매― 나는 한 마리 어린 짐생, 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에 열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 이따금 뒷문을 눈이 치고 있었다. 그날 밤이 어쩌면 성탄제의 밤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느새 나도 그때의 아버지만큼 나이를 먹었다. 옛 것이란 거의 찾아볼 길 없는 성탄제 가까운 도시에는 이제 반가운 그 옛날의 것이 내리는데, 설어운 설흔 살 나의 이마에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눈 속에 따오신 산수유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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