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의 다락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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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꽃/ 김춘수
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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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수선화에게/정호승
Просмотров 352 года назад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시낭송-귀천/천상병
Просмотров 82 года назад
귀천/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쓸어 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 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시낭송-안부/김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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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김시천 때로는 안부를 묻고 산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안부를 물어오는 사람이 어딘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그럴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사람 속에 묻혀 살면서 사람이 목마른 이 팍팍한 세상에 누군가 나의 안부를 물어준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럽고 가슴 떨리는 일인지 사람에게는 사람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걸 깨우치며 산다는 건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나는 오늘 내가 아는 사람들의 안부를 일일이 묻고 싶다
시낭송-청포도/이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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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포도/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마련해두렴
시낭송-수선화에게/ 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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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시낭송-세월이가면 /박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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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이 가면 / 박인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내 서늘한 가슴에 있건만
시낭송-국화옆에서/서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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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옆에서/ 서정주 한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
수필-엄대/김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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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대 / 김옥한 - 2018년 제주영주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잠든 남편얼굴에 주름이 가득하다. 마른논바닥 같은 그곳엔 구석구석 크고 작은 주름이 떼를 이루고 있다. 이마를 가로 지르는 주름과 눈 가의 잔주름들이 다투어 피어 있다. 마주볼 땐 몰랐는데 잠든 얼굴에서 더욱 선명하다. 어떤 주름은 분절음처럼 뚝뚝 끊기기도 했고 어떤 주름은 이랑처럼 골이 깊다. 언젠가 보았던 엄대 같다. 엄대는 옛날의 외상장부다. 반찬 가게나 푸줏간에서 외상 거래할 때 물건 값을 표시하는 길고 짧은 금을 새긴 막대기를 말한다. 엄대에다 들여놓은 물건의 분량만큼 금을 그어놓고 나중에 한꺼번에 계산을 했다고 한다. 글자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장부역할을 대신했다. 몇 해 전 여행길에 삼강주막에서 엄대를 보았다. 부엌은 물론 바깥벽까지...
시낭송-꽃/김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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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시낭송-귀천(시:천상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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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천/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쓸어 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 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시낭송-흔들리며 피는 꽃(시: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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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초혼(시: 김소월)-시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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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혼(招魂) 김소월 / 시인 ​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虛空中)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心中)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너를 기다리는 동안 (시: 황지우) -시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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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기다리는 동안/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설레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 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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Комментарии

  • @이상희-s8z
    @이상희-s8z 4 дня назад

    수필 수업을 하면서 달밤을 낭송 하게 됬다 한달에 한번 정도 달밤을 들고 무대에 오리기도한다

  • @문화예술인방
    @문화예술인방 28 дней назад

    머물다 갑니다 청포도!!

  • @강요한-o5k
    @강요한-o5k 6 месяцев назад

    너무나 아름다운 수필... 너무 아름다운 목소리... 여운이 가시질 않는다..

  • @난정의시LOVE
    @난정의시LOVE 2 года назад

    잘들었습니다 넘 좋네요

  • @백형철-d8s
    @백형철-d8s 2 года назад

    月夜 은은한, 고요한 밤공기 數千年걸쳐 地球의 人類를 지켜보고 있는 그대여!

  • @이태홍-s7x
    @이태홍-s7x 3 года назад

    써니님 목소리가 참 좋아요. 고운 목소리로 엄대 수필 낭송 감동깊게 편안하게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구독. 알람. 설정.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