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너희는 코로나 이후로 6번째 서울 콘서트를 했어
21년 겨울, 22년 여름, 22년 겨울, 23년 봄, 23년 겨울
다시 24년 여름까지
그 많은 시간과 계절을 함께 경험하며
우리는 참 많이 단단해졌다고 느껴
사실 작년까지는 서로의 존재만으로 덮지 못 하는
일말의 불안을 지니고 있었잖아 우리
과거의 괴로움, 미래가 주는 막연함을 가득 안은 채로
우리는 현재의 행복만을 좇으며 서로를 바라봤잖아
끝없이 붕괴되고 넘어지면서도
우리는 함께하는 시간을 등에 지고 수없이 달리고 또 달렸어
그게 눈에 보일 땐 모든 순간이 헛된 꿈이 되어버릴까 봐 두렵더라
우리가 이렇게 서로를 보고 있어도, 영원을 아무리 갈망하고 좇아도
눈 깜빡임 한 번에 모든 게 과거가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필연적으로 알고 있었으니까
시간의 유한성 안에서
영원이라는 막연함을 바라는 게 사실 너무 슬펐어
그런데 우리 이번 콘서트는 이상하리만치 행복만 했다 그치
과거, 미래 모두 상관없이
우리는 현재에 존재하는 서로만을 바라봤잖아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삶을 가득 채울 수 있는 것처럼,
그 외에 모든 것은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들처럼 말이야
늘 물음표로 가득한 삶이지만,
이제 이 문장 하나엔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것 같아
나는 불완전함과 막연함, 불안감 같은 무중 속에서도
너희를 계속 사랑할 거라고
어떤 변수에도, 나를 덮치는 두려움에도
나는 결국 너희를 사랑하는 걸 택할 거라고
사랑해서 가끔 슬퍼도 슬...